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유죄 판단의 핵심 증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고인이 억울하게 처벌받을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특히 강간죄는 직접적인 물증이 없는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부족과 객관적 증거와의 불일치를 이유로 강간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강간죄의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강간죄의 성립요건과 증명 기준
강간죄의 구성요건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사람을 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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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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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삼아 간음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강간죄는 단순히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강제적인 수단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형사재판에서의 증명 기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수준의 증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형사재판의 기본 원리로서, 강간죄와 같이 중대한 범죄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유죄를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신빙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객관적 증거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진술은 유죄의 근거로 삼기 어렵습니다.
2. 사건의 개요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2개월간 연인관계를 유지하였으나, 금전 문제 등으로 다툼이 잦아지면서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에 침입하여 폭행한 후 강간하고, 약 12시간 동안 감금하였다는 취지로 피해를 신고하였습니다.
검사는 이를 근거로 피고인을 강간 및 감금 혐의로 기소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전면 부인하였습니다.
3. 강간 및 감금에 대한 법원의 판단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부족
법원은 먼저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최초 경찰 출동 당시 약 3~4시간 감금당하며 폭행과 강간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이후 참고인 조사에서는 범행 일시, 폭행을 개시한 이유, 감금과 강간의 순서 등을 전혀 다르게 진술하였고, 그 변경 이유에 대하여 아무런 해명을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강간 피해 당시 저항 여부에 관한 진술도 재판장의 신문과 검사의 신문에서 서로 다른 취지로 답하는 등 핵심 부분에서 일관성이 결여되었습니다.
진술 내용과 객관적 증거의 불일치
피해자는 범행 당일 감금당하여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신고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실제로 그 시간대에 피해자가 스스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상해 부위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범행 전날인 2023. 8. 5.에도 피고인과의 합의 하에 성관계를 5회 가졌음을 법정에서 인정하였고, 그날 정상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피고인과 연락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해자가 범행 전날 범죄피해를 당하였다거나 신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감정 결과와 진술의 불일치
법원은 피해자 신체에서 채취한 감정물 분석 결과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과 성기 등에 침을 여러 차례 뱉고, 항문과 성기에 손가락 및 성기를 삽입하는 행위를 반복하였다고 하였으나, 실제 감정 결과 피해자의 가슴, 목, 얼굴, 외음부, 항문 내용물 등 직접적인 피해 부위에서는 타액 및 피고인의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질 내와 자궁경부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합의 하에 이루어진 전날의 성관계에 의하여 검출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강간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의 태도와 진술 동기에 관한 의문
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채무변제를 독촉받을 때마다 강간 피해를 당하였다는 취지의 말로 대응한 점에도 주목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낼 때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며 채무를 변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였고,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마저 성폭행이라고 주장하는 등 진술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는 정황이 여럿 확인되었습니다.
나아가 피해자의 모친이 아직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 피고인의 정액이 검출되었다며 항의한 사실도 드러났는데, 최종 감정 결과에서는 피고인의 정액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준의 신빙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강간 및 감금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각 주거침입의 점 1) 2023. 8. 2.자 주거침입 피고인은 2023. 8. 2. 02:54경부터 같은 날 20:00경 사이 부산 부산진구 **로 ************* 아파트 ***동 ***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 그 전부터 소지하고 있던 피해자 주거지 스마트키를 이용하여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2) 2023. 8. 3.경부터 2023. 8. 4.경 사이 주거침입 피고인은 2023. 8. 3. 20:16경부터 2023. 8. 4. 01:00경 사이 위와 같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3) 2023. 8. 6.자 주거침입 피고인은 2023. 8. 6. 06:00경부터 위와 같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피고인의 지인과 함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나. 2023. 8. 4.자 폭행의 점 피고인은 2023. 8. 4. 01:00경 위와 같은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피해자가 포르쉐 파나메라 승용차 열쇠를 숨겨 놓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차 키 내놔라 씨발년아”라고 욕설을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다. 강간의 점 피고인은 2023. 8. 6. 06:00경부터 판시 상해죄 범죄사실과 같은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한 채로 침대에 쓰러져 있자 피고인의 오른손 손가락을 피해자의 항문에 넣었다 빼는 행동을 반복하다가 다시 피고인의 손가락을 피해자의 음부에 넣었다 빼는 행동을 반복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침을 뱉은 후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라. 감금의 점 피고인은 2023. 8. 6. 06:00경부터 2023. 8. 6. 18:00경까지 사이 피해자가 위 제1의 다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강간 당한 이후 피해자가 주거지 문 밖으로 도망치려고 하자 피해자를 잡아 피해자가 위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고, 그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이 화장실에 있는 사이 방문을 통해 나가려다 힘이 없어 방문 앞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고인의 양팔과 양손으로 피해자의 온 몸을 밟고 때려 약 12시간 동안 피해자가 위 주거지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감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참조). 2)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657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각 주거침입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스마트키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주거에 각 침입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스마트키 또는 마스터키(이하 ‘스마트키’라고 한다)를 이용하여” 주거에 침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위와 같은 진술에 기초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법정에서는 2023. 8. 3.경부터 2023. 8. 4.경 사이에 있었던 주거침입에 관하여는 ‘도어락 건전지를 빼 두었는데, 피고인이 문을 밀고 들어와 버렸다.’는 취지로, 2023. 8. 6.자 주거침입에 관하여는 ‘비밀번호가 너무 쉬워서 피고인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방법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다. 나)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2023. 7. 31.경 귀국한 이후 주방에 보관하고 있던 스마트키를 피고인이 몰래 가져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법정에서는 스마트키 중 하나는 지갑에, 나머지 하나는 피고인 때문에 주방에 숨겨두었는데 그 중 지갑에 보관하고 있던 스마트키가 없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처럼 스마트키의 보관장소, 도난 경위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도 일관성이 없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한편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하면, 스마트키의 존재, 피고인이 스마트키를 절취하였는지 여부 및 그 방법 등을 알 수 있는 증거는 전혀 제출되어 있지 않다. 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에 들어온 것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법정에 이르러서는 2023. 8. 2.자 주거침입에 관하여 ‘그날은 제가 주거침입이라고 이야기 안 했잖아요.’라고 하였고, ‘그 날은 (사이가) 좋았죠. 그런데 나중에 (싸운 거예요).’라고 하기도 하였으며, 같은 달 6.자 주거침입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아는 동생이랑 온다고 하기에, 그래 그러면 잠깐 밥 먹고 가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결국 피해자 본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거지에 출입한 행위가 과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한편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통화의 녹취록, 메시지 등에 의하여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출입을 승낙한 정황이 엿보인다. 예컨대, 피해자는 2023. 8. 2. 02:54경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피고인이 ‘조금 이따 보자.’라고 하자 ‘어.’라고 답하였고(증 제5호증 ‘통화 4’), 2023. 8. 6. 06:15경 피고인과의 통화에서 피고인이 ‘아이스크림 뭐 사갈까?’라고 묻자 피고인에게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다. 빨리 와.’라고 하였으며(증 제4호증 ‘통화 8’), 같은 날 06:44경 통화에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올라간다.’고 하자 피고인에게 빨리 오라고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주거지에 출입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로 일관성이 없고, 객관적인 자료와도 들어맞지 않아 이를 믿기 어렵다. 2) 2023. 8. 4.자 폭행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의 양이 매우 적고, 단편적·제한적이서 그 자체로 실제 경험을 진술한 것인지를 판별하기에 충분한 자료로서의 성질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피해자는 법정에서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거의 진술한 바 없고, 일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마저도 시점을 혼동하거나 폭행 유무에 관한 진술내용이 일관되지 못해 이를 쉽사리 믿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일시 경인 2023. 8. 4. 01:03경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112 신고가 이루어졌다. 피고인은 위 112 신고전화 시 ‘전화기가 떨어지면서 SOS가 눌린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다음 전화를 끊었다. 이후 경찰이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에게 전화를 하여 사정을 청취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골프채로 피고인을 폭행하였다.’는 취지로 말한 반면, 피해자는 ‘경찰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하였고 폭행 피해사실에 관하여는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 이는 2023. 8. 2. 피해자가 폭행을 당하였다고 스스로 112 신고를 하고, 폭행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과 대비된다. 다) 피고인은 위 112 신고 당시 피해자로부터 골프채로 폭행당하였다고 진술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해자 역시 수사기관에서 2023. 8. 4. 피고인의 폭행에 대항하여 방어차원에서 피고인을 골프채로 폭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통화 녹취록 및 메시지를 살펴보아도, 피해자가 피고인을 골프채로 폭행한 사실이 여러 번 언급되었고, 피해자가 이를 시인하는 내용의 대화가 확인된다. 그러나 피해자는 법정에 이르러서는 2023. 8. 4.에 피고인을 골프채로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하여 종전 진술을 번복하고 통화 녹취록에 반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도 2023. 8. 4.자 폭행피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3) 강간 및 감금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된 증거로는 피해자의 진술 및 각 감정서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고 신빙할 만한 증명력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고, 위 각 감정서를 비롯하여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간 및 감금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2023. 8. 6.자 발생보고서 및 112신고사건처리표(2023고합519호 사건 증거목록 순번 1, 10)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2023. 8. 6. 18:31 112 신고를 하였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2023. 8. 5. 07:00 집에 들어와 피해자 소유 자동차키를 숨겨놓았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고, 얼굴을 때리거나 밟았다. 나는 3~4시간 감금당한 채로 계속해서 맞고 강간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에 경찰관이 ‘왜 어제(2023. 8. 5.)에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묻자 ‘어제부터 휴대폰을 빼앗기고 계속 감시당하여서 신고를 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2023. 8. 5. 피고인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5회 가진 사실을 진술한 바 있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통화, 메시지 등 내역을 살펴보면 피해자는 2023. 8. 5. 정상적으로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하여 피고인과 연락을 취한 사실도 알 수 있어, 위 2023. 8. 5.에 범죄피해를 당하였다는 진술 및 피해자가 그날 범죄피해를 신고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진술 등은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는 그로부터 약 2주 뒤에 이루어진 제1회 참고인 조사시 범행일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폭행을 개시한 이유, 감금과 강간범행의 순서 등에 관하여 위 최초 피해진술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진술을 하였고, 그것이 곧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피해자는 위와 같이 진술내용이 크게 변경된 이유에 관하여 수사과정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해명을 제시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강간 및 감금에 관한 피해진술은 이를 쉽사리 믿기 어렵다. 나)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관계가 유지되던 기간의 대부분을 채권·채무관계로 다투어 왔다. 그런데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인 2023. 7. 20., 같은 달 23., 같은 달 27. 피해자에게 메시지로 채무변제를 독촉하자 피고인에게 ‘우리 집에서 나를 강간했잖아. 강간에, 폭행에. 성폭행도 당했고.’라고 답함으로써 자신은 피고인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하였으니 채무를 변제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여러 차례 보였다. 또한 피해자는 2023. 8. 5. 피고인과 합의 하에 5회 성관계를 하였음에도 피고인과 2023. 8. 10.에 한 통화에서는 피고인이 2023. 8. 4. 피해자로부터 골프채로 맞았다는 취지로 말하자 ‘나는 성폭행 다섯 번 당했는데, 어떡해?’라고 답하였다. 다) 피해자는 2023. 8. 6. 이후에도 같은 달 말경까지 피고인과 통화,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2023. 8. 6.에 있었던 일에 관하여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위 대화 중 피해자가 2023. 8. 6.자 상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따지거나 하소연한 부분은 있으나,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따져 물은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는 2023. 8. 10.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같은 달 5.에 있었던 합의 하에 이루어진 5회의 성관계를 가리켜 성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2023. 8. 6.에 강간 피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항의하지는 아니하였다. 라) 피해자의 모친이 2023. 8. 19.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왜 피해자를 강간하였느냐. 증거가 있다. 피고인의 정액이 검출되었다.’는 취지로 강하게 항의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신체에서 채취한 감정물에 대한 감정의뢰는 2023. 8. 23.에서야 이루어졌고, 감정의뢰에 대한 회보서는 같은 달 31.경에서야 작성되었으므로 위 통화 일시경에는 감정결과가 나오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종 감정결과에서도 피고인의 정액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모친이 위와 같이 2023. 8. 19. 피고인의 정액이 검출되었다며 피고인을 추궁한 것은, 피해자가 모친에게 그와 같은 취지로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통화, 메시지 등에서 2023. 8. 6.자 상해범행에 관하여는 대체로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하거나, 자신도 골프채로 맞았다고 하거나, 조금 밖에 때리지 않았다고 변명을 하는 등 책임의 다과를 다툴지언정 범죄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2023. 8. 19. 피해자의 모친과 한 위 통화에서는 피해자의 모친이 왜 피해자를 강간하였느냐고 따지자 당황하며 무슨 말이냐는 취지로 반문하였고, 그 직후 피해자에게 ‘내 보고 강간? 니는 진짜 사람이 아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었으며, 그 다음날인 2023. 8. 20. 통화에서도 피해자에게 “내가 언제 너를 강간했느냐. 어제는 ‘너희 엄마가 왜 그러느냐(어째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했다고 따지느냐)’고 물으니까, 엄마가 그래서 그런 거다 이렇게 얘기하더니만.”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항의하였다. 마) 참고인 조사 시에 한 진술과 달리, 피해자의 법정진술 중 강간범행에 관한 진술은 그 양이 충분하지 않고 구체성도 다소 부족해 보인다. 또한 강간 피해 당시 어떻게 옷을 벗게 되었는지에 관한 진술도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강간 피해를 입을 당시 저항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최초 재판장, 변호인 등의 신문에 대하여는 ‘힘이 빠져서 저항할 수 없었다. 계속하여 울고만 있었다.’는 취지로 답하였다가, 검사가 저항하고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예, 당연하죠.’라고 답하는 등 매우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의 피해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 바) 피해자의 가슴, 목, 얼굴, 질 내, 자궁경부, 외음부, 항문 내용물 및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감정물에 대한 각 감정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질 내 및 자궁경부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었으나, 가슴, 목, 얼굴에서는 타액과 DNA가 검출되지 아니하였고, 외음부에서는 정액, 타액, DNA가 모두 검출되지 않았으며, 항문 내용물에서도 정액 및 DNA가 검출되지 아니하였다. 피해자의 신체부위로부터 채취한 위 각 감정물은, 피해자가 강간 피해를 당한 이후 몸을 씻지 않았다고 하여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행 시각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3. 8. 7. 새벽에 채취한 것인데,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얼굴, 성기 등에 침을 수회 뱉고, 항문과 성기에 피고인의 손가락과 성기를 삽입하여 넣었다 뺐다 하는 행위를 반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가슴, 목, 얼굴, 외음부, 항문 내용물 등 직접적인 피해부위에서 타액 및 피고인의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아니하였다. 한편 위 감정결과, 피해자의 질 내와 자궁경부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피고인과 2023. 8. 5. 합의 하에 가진 5회의 성관계에 의하여 검출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특히 DNA가 손실되기 쉬운 외음부에서는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점과 함께 놓고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강간 범행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부족하다. 사)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하였음을 알 수 있는 직접 증거는 기록상 확인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현장 출동경찰관에 대한 최초 피해진술 시에는 3~4시간 감금당한 채로 계속해서 맞고, 강간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후 피해자는 2023. 8. 6. 06:00경 피고인으로부터 5시간 넘게 폭행을 당하고, 이어서 강간을 당하였으며, 강간 이후 피고인이 방심한 틈을 타 2~3회 도망하려하였으나 피고인에게 잡혀서 도망가지 못하고 휴대전화도 빼앗긴 채 같은 날 18:00경까지 감금되어 있다가 피고인이 잠든 틈을 타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신고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감금과 강간의 선후관계에 관한 진술, 감금되어 있던 시간에 관한 진술 등을 피고인에게 더욱 불리하게 변경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감금당하여 있었다고 한 2023. 8. 6. 14:20경 피해자는 스스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상해 부위의 사진을 촬영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피해자가 최초 진술 당시 ‘감금당하여 폭행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과 주고받은 통화, 메시지 등에서 2023. 8. 6.자 상해범행에 관하여 ‘감금폭행’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감금의 점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으로부터 장시간 폭행당하는 과정을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
4. 결론
강간 혐의를 받는 피고인이 법률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다 보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효과적으로 탄핵하거나 객관적 증거의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적 증거와의 합치 여부를 면밀히 분석하여 법원이 합리적 의심을 갖도록 이끌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간 혐의와 같은 중대한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