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10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제추행치상의 점은
무죄.
이 유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19. 8. 12. 01:20경 고양시 일산동구 B건물의 3층에 있는 ‘C’ 카운터 앞 소파에서 피해자 D(여, 44세)가 위 소파에 앉아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피해자의 옆에 앉아 “왜 우세요.”라고 물어보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쓰다듬고, 피해자가 놀라서 “왜 그러세요.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몸을 빼며 피했음에도, 재차 어깨동무하듯이 팔을 뻗어 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를 잡고 강제로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D, E, F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D,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F, D, E의 각 진술서
1. 112사건신고부서통보표, 수사보고(발생지 수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98조(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수강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9. 11. 26. 법률 제166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에게 국내에서의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및 수강명령만으로도 일정 수준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비하여 이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효과 등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사회적 유대관계와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19. 11. 26.) 제2조, 부칙(2023. 4. 11.) 제3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단서, 장애인복지법 부칙(2024. 10. 22.) 제2조,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방법에 비추어, 피고인이 추후 자신의 직업을 이용하여 성범죄를 용이하게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거나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전력, 범행 후의 정황,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울고 있는 피해자의 어깨를 2번 정도 가볍게 툭툭 쳤을 뿐이고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피해자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2)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등 참조).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3)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가) 범행 당일 작성한 피해자의 2019. 8. 12. 자 진술서에는 ‘피해자가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데 피고인이 어깨를 만지고 주물렀으며, 하지 말라고 말하였음에도 계속 추행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11쪽). 이어서 피해자는 2019. 8. 14.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프론트 앞 의자에 앉아 있는 중 그 왼쪽 자리에 피고인이 앉았고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면서 왜 우냐고 물어봤으며, 피해자가 그러지 말라고 어깨를 뺐는데도 재차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이에 피해자가 몸을 피하면서 항의하자 피고인은 팔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를 잡더니 자신 쪽으로 잡아당겼고, 그러던 중 남편(E)이 노래방에 도착하여 추행 장면을 보고 왜 자신의 와이프에게 함부로 손을 대냐고 피고인에게 항의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6쪽).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의 구체적인 언동, 피해자의 상황 및 대응 등에 관하여 그 내용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이며,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지 않거나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나아가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신랑과 살짝 다퉈서 소파에 앉아 울고 있는데, 피고인이 와서 제 어깨에 손을 대고 손을 잡아당겼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기도 하였다(D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2 내지 4쪽).
나) E은 2019. 8. 12. 자 진술서에 ‘로비 의자에 앉아 있던 피해자 옆에 어떤 남자가 어깨에 손을 얹고 당기는 것을 보고 112에 신고하였다.’라고 기재하였다(증거기록 제12쪽). 또한 피해자의 일행인 F는 2019. 8. 12. 자 진술서에 ‘동생 성추행을 봤다.’라고 기재하였고(증거기록 제10쪽), 2019. 8. 14. 경찰 조사에서 ‘F와 남편이 노래방의 룸 안에 있다가 밖이 시끄러워서 나가보니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울고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6쪽). 판시 범죄사실에 관한 위 각 진술서의 기재 및 F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내용은 피해자의 진술서 및 각 진술 내용과 일치하여 그 신빙성을 뒷받침하며, 객관적 증거인 112사건신고부서통보표의 기재에 따르더라도 E이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112에 신고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증거기록 제13쪽). 나아가 E, F는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피해자가 뿌리치고 있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기도 하였다(E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2, 3쪽, F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3, 4쪽).
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에 대한 범행 당시 노래방 주인이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제18쪽) 이 법정에서는 주변에 노래방 주인, 직원 등이 없었다고 진술하여 기존의 진술과 달리 진술하였다(D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8쪽). 또한 피해자의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과 법정진술 중 E 및 F의 남편인 G 중 누가 112에 신고하였는지, 피해자에 대한 범행을 E과 F 중 누가 먼저 목격하였는지, 아래 무죄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별도로 기소된 피고인의 F에 대한 범행이 어떤 상황에서 저질러졌는지, 이를 피해자나 E이 목격하였는지, F에 대한 범행 시점이 112 신고에 따른 경찰의 도착 후인지 등에 관한 내용은 일관되지 않거나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다. 그러나 위 각 진술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범행을 당하던 중 또는 범행 후의 부차적 정황에 관한 것으로서 위 각 진술의 차이는 피해자가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으로 인하여 자신에 대한 범행사실 외의 주변 상황에 대하여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이기도 하는 점, 피해자 및 그 일행들은 모두 적지 않게 술을 마신 상태였고 피고인 측 일행들 및 출동한 경찰들까지 다수의 인원이 노래방 카운터 주변에 밀집하여 언쟁하는 등 소란스러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무엇보다도 피해자의 법정진술은 이 사건 범행 이후 5년 9개월 가량 지난 후인 2025. 5. 16. 이루어져 범죄사실과 관련한 피해자의 기억이 일부 소실되거나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에 피해를 입게 된 원인이나 피해사실 자체가 아닌 부수적 정황에 관한 일부 진술이 일관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면도 있으며, 피해자 스스로도 이 법정에서 자신이 직접적으로 당한 부분만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진술한 점(D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26쪽)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고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당시 C에서 피고인을 마주친 것은 우연적인 사정에 불과하며, 사건 직후 피해자의 남편인 E은 피고인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였는바, 이러한 신고의 경위는 자연스럽고 그 과정에서 신고의 동기가 의심스러운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범행과 112 신고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허위의 진술을 꾸며내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피해자나 E이 무고나 위증으로 처벌될 위험을 감수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 허위의 신고와 그에 따른 허위의 진술을 할 유인이나 동기에 관한 자료도 찾을 수 없다. 피해자 또는 그 일행이 피고인에게 합의금 조의 금전을 요구했다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3)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울고 있던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어깨를 2번 툭툭 쳤을 뿐이고 피해자를 추행할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다는 고의만 있으면 충분하며 그 외 성욕을 자극·흥분시키려는 의도나 목적은 필요하지 않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둘 다 범행 당시 연령이 40세가 넘는 성인이었는바, 이 사건 범행 장소인 노래방이 40세 이상의 성인들이 처음 본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신체를 건드리는 것이 일반적인 장소로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자 피해자는 거부의 의사를 명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경찰 및 검찰 조사에서「당시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사과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49, 84쪽). 위와 같은 사정들과 앞서 본 판시 범죄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께 감안하면, 피고인이 인정하는 ‘팔을 툭툭 친 행위’를 포함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 피고인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추행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에게 이에 대한 인식과 인용이 있었던 이상 성욕을 자극하려는 의도 등이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한편 피고인은 범행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피해자가 울고 있어 이를 달래주기 위해 팔을 쓰다듬었다.’라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제38쪽), 2019. 8. 31. 경찰 조사에서는 ‘어깨를 손으로 잡은 적도 없고 툭툭 손끝으로 한 번만 어깨를 건드렸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48쪽), 2019. 10. 21. 검찰 조사에서는 ‘손가락 끝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2~3회 툭툭 쳤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80쪽), 피해자를 건드린 행위에 관한 진술이 계속 조금씩 변경되었다. 그리고 피고인은 위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이후 일행이 있는 방에 돌아갔고 그 이후는 술에 취해서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제46쪽), 위 검찰 조사에서는 범행 이후 화장실을 갔다 나왔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왔다고 진술하는 등(증거기록 제80쪽) 그 진술 내용이 일관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에 더하여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라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제45, 80쪽), 새벽 시간에 모르는 남자가 와서 질문하며 신체를 건드릴 때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 경험칙상 수긍하기 어렵다는 점을 함께 살펴보면, 이 사건 범행 및 그 이후의 상황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을 쉽게 믿기 어려운 면이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나.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 일반강제추행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추행의 정도가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개월~1년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노래방에서 우연히 마주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추행하였는바, 죄질이 좋지 않다.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장 등을 송달받아 의견서까지 이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재판 계속 중인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2020. 1. 27. 임의로 중국으로 출국하여 도피한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지 한참 후인 2025. 2. 22.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에 입국하다가 체포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으며, 피해 회복의 의사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범행에서 피고인의 추행의 정도가 동종 범행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중하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주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한 것으로 보이며 다행히도 도중에 피해자의 남편 등이 제지하여 피해 상황이 지속되지 않았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국내에서의 다른 범행전력은 전혀 없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일부 고려하기로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그 밖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생활환경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8. 12. 01:20경 고양시 일산동구 B건물의 3층에 있는 ‘C’ 입구 밖에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공간의 의자에 F(여, 48세)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F의 옆에 앉아 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엉덩이부터 오른쪽 종아리까지 쓸어내리듯 만져 추행하였고, F가 급하게 일어나 몸을 피하는 과정에서 계단 쪽으로 넘어지게 함으로써, F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F와 어떠한 접촉도 한 적이 없고 상해를 입게 하지도 않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의 진술 중 ‘피고인이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만져서 추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 진술이 비교적 일관된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범행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작성한 임의동행보고서에 F의 발목 부위에 관한 사진(증거목록 순번 2)이 첨부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2019. 9. 1. 자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3)에 D로부터의 진술 청취 중 F의 피해 진술이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고 당시 출동했던 경찰 중 한 명인 H도 이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④ F는 피고인과 일면식도 없는 관계로서 피고인을 무고하거나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할 유인 또는 동기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C 문 앞 엘리베이터 쪽에 가서 그곳의 의자에 앉아 있던 F를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강제로 추행함으로써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F, D, E, G의 각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1) (가) 이 부분 공소사실 및 그 전후 상황에 관한 F의 진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F의 경찰 조사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
진 장면을 찍지는 않았음(23 내지 25)
(나) 위와 같은 F의 각 진술은 ① 이 사건 범행이 F가 D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는지 아니면 D에 대한 범행 후 복도에 앉아있는 중 발생하였는지, ② 피고인은 F에게 갑자기 다가와서 추행한 것인지 아니면 옆에 앉아 있다가 추행한 것인지, ③ 피고인의 추행 부위와 그 순서, ④ F가 추행으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부위, ⑤ 피고인이 노래방에서 혼자 나온 것인지 아니면 D와 격리하기 위해 노래방 관계자가 데리고 나온 것인지, ⑥ F는 복도에 혼자 앉아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남편인 G과 함께 있었는지 등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고 번복되었다. 설령 F의 법정진술이 범행 후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희미해진 후 이루어져서 그 정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 대한 초동수사 당시 F가 작성한 진술서나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 내용도 위 ① 내지 ④의 사항에 관하여 상이한 면이 있으며, 아래에서 보는 D, E, G의 각 진술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다) 특히 2019. 8. 12. 자 진술서는 공소사실 기재 범행 직후인 2019. 8. 12. 02:10에서 02:15경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F의 기억이 제일 분명할 수 있는 시점에 작성된 것인데, F는 자신이 피해를 입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D에 대한 성추행을 보고 보호하려다 자신도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여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이는 F가 피고인의 D에 대한 강제추행 무렵에 그 장소에서 D에 대한 추행 범행을 직접 저지하거나 추가 피해를 막고자 시도하다가 자신도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이해되는데, 이러한 진술은 앞서 본 바와 같이 F의 이후 경찰이나 법정진술과 전혀 다르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 범행에 가장 근접하여 구체적으로 한 이와 같은 진술 내용을 불과 이틀 뒤 이루어진 경찰 조사 당시 번복한 합리적 이유나 경위가 전혀 드러나 있지도 않으며, 이는 범행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져 정확히 기억할 수 없는 사정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진술의 번복도 아니다. 이처럼 공소사실 기재 범행이 있은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특별한 이유 없이 번복된 F의 진술 내용들을 살필 때 경찰이나 법원에서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F의 일부 진술이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기억에 기초한 것인지 의심이 들고, 전반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라)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F는 경찰 조사에서 ‘오른쪽 엉덩이 옆 부분을 손바닥으로 만졌고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손으로 쓸어내리며 발목까지 훑었으며, 이는 순간적 접촉이 아니라 천천히 쓸어내린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F가 기습적으로 추행을 당하여 당황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와 같이 연속된 추행행위가 끝날 때까지 회피하지 못했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
(2) (가) 이 부분 공소사실 및 그 전후 상황에 관한 D, E, G의 각 진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표 2] D, E, G의 경찰 조사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
(나) 위와 같은 D, E, G의 각 진술은 ① F가 D에 대한 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따지다가 추행을 당했는지 아니면 계단 쪽에 혼자 앉아 있다가 추행을 당하였는지, ② D, E, G이 F에 대한 추행 장면을 보았는지, ③ F에 대한 범행 시점이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한 후인지 그 전인지, ④ F가 올라가는 계단 및 내려가는 계단 중 어디로 넘어졌는지 등의 사항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고 번복되거나, F의 진술을 포함하여 살펴볼 때 서로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시간의 경과로 인해 위 각 법정진술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초동수사 당시 작성된 진술서 또는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 내용들도 상당 부분 상이한 면이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3) (가) 피고인이 일관되게 F와의 접촉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CCTV 영상 등 충분한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어 있지 않은 이 사건에서 관련자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 및 그 전후 상황에 관한 진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각 진술서나 진술조서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위에서 자세히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인 F의 진술도 일관되지 않을뿐더러 그 일행인 D, E의 각 진술도 이 부분 공소사실 및 그 전후의 상황에 대하여 서로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 특히 위 관련자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거나 내용 자체로 모호한 진술을 한 것이 아니라,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음에도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거나 각자 다른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
(나) 이 사건 범행 당시 F 일행이 모두 적지 않게 술을 마신 상태이어서 기억이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범행 이후 일행들이 다소 흥분한 상태에서 일부 진술을 과장할 수 있다는 점, 성인지적 관점에서 성범죄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F와 그 일행의 기억이 서로 부합하지 않고 그 진술들 자체만으로는 피고인의 범행 장소, 행위 태양, 추행의 대상이 된 신체 부위 및 F가 피해를 입게 된 경위 등을 제대로 특정하기도 곤란한 바, 앞서 본 D에 대한 범행과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관련자들의 각 진술이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기에 충분한 정도에 이르렀다거나, 이를 통해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곤란하다.
나) 2019. 8. 18. 자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1)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F의 피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고지한 바도 없고 피고인도 이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2019. 9. 1. 자 수사보고는 당시 출동한 H의 진술을 듣고 작성된 것인데 ‘현장 도착 시 피고인의 일행들과 F의 일행들이 언쟁을 하고 있던 상황으로 D에 대한 진술 청취 중 F의 피해 진술이 있었고 이에 진술서를 작성한 후 임의동행 하였으며, 자신들이 도착한 이후 피고인과 F가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사실이 없고, 추행할 수 있는 상황 또한 아니었으며, 현장에서 관련자들이 다소 취하고 흥분한 상태로 기억이 다소 혼동되는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피해자가 명확히 피해를 진술하였음에도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강제추행치상의 중범죄가 의심되는 피고인에 대하여 범행을 고지·확인하지 않고 현행범 체포 등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임의동행보고서에도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해 부위 중 일부에 관한 사진 1장만 첨부하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여기에 사건 발생일과 근접한 시점에 작성된 위 수사보고에 당사자들의 기억이 혼동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기재가 있는 점, 피고인 일행을 노래방 안쪽에, D 등을 계단 쪽에 분리조치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H 및 피고인 측 일행이었던 I의 법정진술이 일치하여 F가 계단 쪽에 일행과 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H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3, 7쪽, I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7, 8, 11쪽), H은 이 법정에서 F의 피해 진술이 ‘어필 내용이 확실하지 않았다.’거나 ‘진짜 피해 진술인지 긴가 민가하였다.’라고 진술한 점(H에 대한 녹취서 요지 제5, 11쪽), 피고인이 취한 상태임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의 범행으로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 경찰관이 있는 가운데 추가범행을 자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위와 같이 수사보고에도 추행할 수 있는 상황 또한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출동 경찰관의 진술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함께 살펴보면, 당시 F의 피해 호소 진술이 있었다는 점을 넘어 피고인의 F에 대한 범행이 실제로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다) 한편 F에 대한 상해진단서에는 병명으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발목의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 및 긴장, 발목 및 발의 기타 표재성 손상, 박리, 찰과상’이, 치료기간으로 ‘14일’이 각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35쪽). 그런데 이 중 임의동행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의 영상으로 확인되는 것은 출혈이 없는 발목의 찰과상이유일하고(증거기록 제9쪽) 다른 상해부위에 관한 사진은 첨부되어 있지 않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F는 사건 당일 상해 부위로 ‘발목’만 진술하였다가 그 이틀 후의 경찰 조사에서 다리, 허리, 엉치뼈, 발목을 언급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엉치 있는데도 멍이 시퍼렇게 들고 피도 되게 많이 났다면서 무릎에서의 출혈을 진술하기도 하여 그 내용이 일관되지 않기도 하며, 이런 출혈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사진만 촬영·첨부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여기에 F는 이 사건 직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지 않고 이틀이 경과한 2019. 8. 14.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야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서를 발급받은 점, 상해진단서 외에 투약 내역이나 치료 내역 등 F의 치료에 관한 객관적 자료는 전혀 제출되지 않은 점, F는 검찰수사관과의 통화에서 소염제 등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고 말하였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 법정에서 소염제, 진통제, 항생제에 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진술한 점,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지 않은 침 치료를 받은 것으로 이 법정에서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어디서 침을 맞았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점,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F의 추행 피해 진술을 신빙하기 어려운 반면, 위 상해진단서의 ‘상해의 원인’ 기재는 F의 일방적 진술에 따른 것에 불과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범행으로 인해 F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거나 생활 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배제될 만큼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