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강제추행 무죄 판결 비결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 그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법적 판단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과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강제추행죄란 무엇인가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입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서, 선량한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또한 ‘폭행’은 반드시 강한 유형력의 행사일 필요는 없고, 기습적으로 신체 접촉을 하는 방식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의 고의 요건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추행을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행동하였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외부적 반응이나 표시된 의사와 무관하게 내면에서만 존재하는 거절 의사만으로는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내심으로는 거절하고 싶었더라도, 그 의사가 피고인에게 표출되지 않았다면, 피고인의 강제추행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2. 형사재판에서 증거 판단의 원칙

합리적 의심이 없는 증명의 의미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이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법관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에 다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검사가 충분한 증명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의 진술 증명력 판단

성범죄 사건에서는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면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므로,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 진술을 무조건 유죄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진술의 일관성, 다른 증거와의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결국 피해자 진술이 객관적 증거나 제3자의 진술과 상당 부분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 신빙성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이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연극 극단의 주요 배우였고, 피해자는 같은 극단의 연수 단원이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산책 도중 피해자를 강하게 껴안고, 이후 피해자의 주거지 복도에서 피해자의 볼에 입맞춤을 하였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강제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고, 피해자가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 당시 말한 내용이 이후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중요한 부분에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친구에게 전달한 피해 내용에 의하면 피해자가 포옹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의하였을 가능성이 있었고, 피해자의 내심의 거절 의사는 피고인에게 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피해자가 추행 이후 피고인에게 감사와 그리움을 표현하는 메시지를 보낸 점, 일기 내용 등 피해자의 행동과 진술 사이에도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피고인의 사과 메시지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었으나, 법원은 이를 강제추행 사실의 인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당시 피고인이 출연한 작품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상황에서, 피해자가 사과만 받으면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응하여 사과를 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여 사과한 것이 아니라 그 동안의 부적절한 언행 전반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사과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최종 판결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에 합리적 의심이 남고 검사가 이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을 가능성은 있으나, 그것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는 합리적 의심이 남는다고 명시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당시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보낸 사과메시지를 사실상 자백으로 취급하여 유죄 인정의 중요한 근거로 삼았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강제추행을 인정하기 때문에 사과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고 경험칙 또는 객관적 증거에 반하며 제3자의 진술에도 배치되는바,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수강명령 4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을 면제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7년 여름경 B극단에서 상연한 연극 'C'의 주인공이었던 사람이고, 피해자 D(가명, 여, 범행 당시 22세)은 위 극단의 연수 단원이었던 사람이다.
1) 피고인은 2017. 8. 하순경부터 2017. 9. 초순경까지 사이에 대구 달서구 E에 있는 'F' 부근 산책길에서, 피해자와 함께 산책을 하던 중 피해자에게 "한 번 안아보자"라고 말하며 갑자기 양팔을 벌려 피해자를 강하게 껴안았다.
2) 피고인은 2017. 9. 초순경부터 2017. 9. 19.경까지 사이에 대구 달서구 G, △△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 앞 복도에서, 피해자가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던 중 복도에 설치된 자동 센서등의 불이 꺼지자 갑자기 피해자의 오른쪽 볼에 입맞춤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2회에 걸쳐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 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는 성범죄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2)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 시점으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2018. 3. 15. 피고인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일기를 작성하였고, 2018. 3. 21. H 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 피해상담을 받았던 점, 피해자는 친한 동료 몇 명에게 이 사건 강제추행의 피해사실을 알리기도 하였던 점, 피해자가 2021. 10. 10.경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한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을 가능성은 있으나, 그 부적절한 언행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추행을 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의심이 남는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과 유사한 상황에 대하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억이 왜곡됨으로 인하여 피해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에 따라 유죄의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①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 시점부터 4년이 더 지난 2021. 12.경 피고인을 고소하였는바, 피해자의 피해진술 요지는 아래와 같다.
–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관련(범행일시 : 2017. 8. 하순경부터 2017. 9. 초순경까지 사이) : 피고인과 저녁식사한 후 F이라는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다가 연못을볼 수 있는 조망하는 곳에 서게 되었을 때, 피고인이 안아보자고 하였고, 피해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였는데, 피고인이 갑자기 피해자를 강제로 껴안았다. 껴안았을때 그 힘이 동료로서의 세기가 아니라 너무 강하여서 깜짝 놀랐는데, 더 몸이 붙을까봐 온몸에 힘을 주는 방법으로 대처를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왼쪽에 서 있고, 피해자가 오른쪽에 서서 연못을 바라보다가 연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은데, 피고인이 갑자기 안아보자고 하면서 꽉 껴안았다.
–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 관련(범행일시 : 2017. 9. 초순경부터 2017. 9. 19.경까지 사이) : 피고인과 저녁식사 도중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생필품을 어디에서 사느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I에서 사야 된다고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같이 가달라고 하였고, 피고인은 I에서 피해자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가벼운 간이테이블을 사주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절하였음에도 간이테이블을 피해자의 집까지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피해자가 살고 있는 원룸 건물까지 따라 왔고, 건물 1층에서 피해자가 다시 거절하였음에도 2층에 있는 원룸의 문 앞까지 따라왔다. 피해자가 도어락 비밀번호를 여는데, 비밀번호 8자리를 누를 때 자동 센서등이 꺼졌고, 이때 피해자의 오른쪽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뺨에 입술을 갖다 댔다. 살짝 스치는 정도가 아니라 국 누르는 정도였다. 이후 원룸에 바로 들어가서 불을 켰는데, 피고인이 원룸 안으로 들어와서는 피해자의 방까지 들어가서 피해자의 이불에 누웠다. 그러고는 거기서'네가 여기서 자는 거냐',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
–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강제추행 이외의 성희롱적인 발언 : 이 사건 강제추행이 있기 전인 2017. 8.경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네가 여자로 보인다.'라고 말한 적이 있고, 그 이외 다른 단원들이 있을 때 '나는 요즘도 아침에 선다.', '너네가 여자로 보인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
② 피해자의 친구 J은 2017. 10.말경 피해자로부터 그 동안 일어났던 불쾌한 일에 대하여 들었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에 2021. 12. 6.자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사실확인서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공연 연습이 끝나고 저녁을 함께 먹은 후 K 앞 공원을 산책하다가 선생님께서 한번만 안아보자는 말씀을 건내셨고, D(가명)이는 찝찝한 마음에 거절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선배이기에 거절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당연히 선배로서 안는거겠지!'라는 생각으로 알겠다는 답변을 드렸지만 인사치레의 가벼운 포옹이 아닌, 팔에 힘이 들어가 부담이 느껴지는 포옹이 이어지자 D이는 불쾌한 마음에 그 자리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J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알겠다라는 말을 했다'는 부분에 관하여 "(피해자가) 알겠다고 하였으니까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지 않았을까요"라고 진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J의 위 진술을 토대로 위 사실확인서 중 '피해자가 알겠다고 답변하였다'라는 부분은 J의 추측으로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J은 당심 법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들은 피해 내용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번 안아보자'라고 말을 하였다. 그 당시에 (피고인이) 정말 높은 선생님이고 산책하면서 그런 얘기를 듣는 게 너무 불쾌했고 힘들었는데, 그래서 '왜 그러세요. 왜그러세요.'라는 식의 거절을 했지만, 정확하게 '싫어요. 안 돼요. 왜 그러세요.'라는 언행을 하기에는 조금 불편하고 어려웠다고 얘기를 해줬고요. 그래서 '그래, 나를 설마 여자로 바라보고 안는 걸까. 그냥 따뜻한 후배, 선배, 선생님 이런 마음으로 안는 거겠지.'해서 그냥 눈 꼭 감고 '알겠습니다.' 이랬다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저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당시 '싫어요'라는 말은 안 했지만 '왜 그러세요'라는 식으로 몇 차례 밀어냈다고 알고 있다.",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D이는 찝찝한 마음에 거절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선배이기에 거절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당연히 선배로서 안는 거겠지.'라는 표현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왜 그러세요'라는 말을 했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산책로에서 산책을 하다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안아보자고 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로 껴안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왜 그러세요'라면서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J의 당심 법정진술은 피해자의 위 진술과 부합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화된 진술이어서 신빙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점, J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피고인이 '한번 안아보자'라고 말하자, 피해자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선배로서 안는 거라고 생각하고 '알겠다'는 말을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J은 피해자와 친분이 있고 피해자의 부탁으로 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던바,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성할 동기가 없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친구 J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피해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안아보자'는 취지로 말을 하였고, 피해자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피고인에게 '알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으며,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하게 안았다."는 취지로 피해사실을 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작성한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42번)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관련하여 "F 산책길에서 산책을 하며 대화를 하다 연못을 보게 되었는데 가해자가 한번만 안아보자고 했다. 평소 동료들과(특히 연수단원(인턴)들과) 인사로서 포옹을 자주했던 가해자였다. 그때도 동료로서의 포옹인 줄 알았던 나는 포옹을 했는데 평소와 다르게 더 힘을 주어 꽉 껴안고는 대략 7초가량 놓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피고인이 '한 번 안아보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 피해자가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하자 피고인이 포옹을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다. 이후 피해자의 진술은 피해자가 거절하고 싶었으나 반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피고인이 갑자기 강제로 껴안은 것처럼 강제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진술이 변경되었다.
위와 같이 피해자가 J에게 피고인의 '안아보자'는 말에 '알겠다'는 취지의 동의의 말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피해사실을 말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평소 공연연습 등을 하면서 단원들과 종종 포옹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와도 포옹을 한 적이 있었던 점, 피해자 작성의 위 진술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안았을 당시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받고 안았을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가 거절하고 싶었다는 내심의 의사는 피고인에게 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는지 또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추행의 고의 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마지못해 동의를 해주었으나, 피해자의 예상과 달리 포옹의 강도가 심하여 수치심이 들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포옹하는 행위 태양 자체는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던 점, 피해자가 예상한 포옹의 강도와 피고인이 실제로 행한 포옹의 강도가 어느 정도 차이인지 불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예상과 달리 포옹의 강도가 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일부터 약 6개월이 지난 2018. 3. 21. H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일지에 기재된 상담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위 상담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산책하면서 피해자를 갑자기 안았고, 같은 날 피해자의 원룸 앞에서 센서등이 꺼졌을 때 갑자기 피해자에게 뽀뽀를 하려고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상담일지에 기재된 상담내용(사건이 발생한 상황, 장소, 방법 등)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해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한다는 이유로 위 상담내용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제2항의 피해가 다른 날이 아닌 같은 날 일어난 것처럼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오른쪽 볼에 입맞춤을 한 것이 아닌 '뽀뽀를 하려고 했다'라고 하여 미수에 그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 부분은, 상담사가 피해자의 진술을 들으면서 그 내용을 간단히 메모하였다가 이후 이를 정리하여 상담일지로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였을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피해자는 H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사 L(개명 전 이름 : M), 상담소장 N와 상담하였는데, L의 주도로 상담을 하고, L이 상담일지를 작성하였다. L은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상담사들은 성폭력 고충상담시 상담신청인의 진술을 상세히 기록하고처리과정에서 상담신청인의 입장과 상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역할이다. 상담자의 판단이나 의견을 말하는 과정이 아니고, 자의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원 업무메뉴얼에 대하여 교육을 받았다.", "상담을 할 때 개인노트에 상담내용을 적고, 이를 바탕으로 상담일지를 작성한다.", "노트에 적을 때 임의로 내용을 수정하거나 순화하지는 않는다.", "상담일지를 착오로 잘못 적이 없다.", "들은 대로 상담일지를 작성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비록 L이상담내용을 녹음하거나 속기하지 않았고, 상담할 때 노트에 중요사항을 메모하고, 상담을 마친 다음에 사후적으로 상담일지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L은 피해자가 말하는 대로 상담일지를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강제추행의 일시나 강제추행의 태양(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의 볼에 뽀뽀를 한 것인지, 뽀뽀를 하려고 한 것인지 여부)은 강제추행 피해사실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L이 피해자의 상담내용과 달리 이를 잘못 기재하였을 가능성이 낮으며, 피해 내용을 축소하여 기재할 별다른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성폭력상담소는 성 피해와 관련된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이어서 '뽀뽀를 한 것'과 '뽀뽀를 하려고 한 것'의 차이에 대하여 구체적인 법적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의 차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부합한다[강제추행에 있어서 추행의 결과에 이르지 못한 경우 강제추행미수죄가 성립하는데, 이 사건과 같은 기습추행의 경우에는 추행행위에 앞선 폭행행위가 없는 점,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뽀뽀를 하려고 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명확하지 않고(뽀뽀를 하려고 하였다는 상황은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에 대하여 피해자의 주관적 평가가 포함되었을 여지가 많다), 따라서 강제추행의 실행에 착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뽀뽀를 하려고 한 상황에 대하여 강제추행미수죄도 성립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원심은 상담일지에 기재된 상담내용 중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부분은 신빙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이를 유죄판단의 근거로 사용하고,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지 않은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오류로 작성되었을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증명력을 배척하였는데, 이와 같이 위 두 부분을 나누어서 판단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④ 피해자의 원심 및 당심 증언 내용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 전후의 사정들을 비롯하여 피고인과 사이에 있었던 일 등에 대하여 기억이 명확하지 않거나 기억나지 않은 부분이 상당히 있다. 또한 피해자는 H성폭력상담소에서 피해자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상담일지에 피해자가 기억하고 있는 피해내용과 달리 기재되어 있는 부분에 관하여, 성폭력상담소라는 곳에 처음 갔는데, 첫 상담이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거나, L이 상담일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말한 것과 달리 잘못 기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피해자는 H성폭력상담소에서 피해상담을 받은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피고인이 출연하는 연극 'O'을 보러간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위 연극을 보러간 날짜는 2018. 2. 26.이고, H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은 날은 2018. 3. 21.이며, 앞서 본 상담일지에도 '가해자와 대화를 하기 위하여 서울에 올라가서 가해자의 공연을 보고 뒷풀이를 갔는데, 일행이 너무 많아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내려왔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연극을 보러 간 시점이 먼저이고, 피해자는 그 이후에 H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았다. 이에 의하면, 피해자의 위 선후관계에 관한 진술은 잘못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피해자의 고소 이후의 진술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담일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류로 잘못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적어 보이는 점, 피해자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거나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는 점, H성폭력상담소에서의 상담은 이 사건 강제추행일부터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진술은 이 사건 강제추행일부터 4년이 훨씬 더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않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상담일지에 기재된 피해자의 피해내용은 당시 피해자가 말한 대로 기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피해자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내용을 사실과 달리 말하거나 축소하여 말하였을 별다른 정황을 찾아볼 수 없고, 상담일지상 다른 상담내용은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일치하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제2항의 피해가 다른 날이 아닌같은 날 일어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 부분과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의 피해가 미수에 그친 것처럼 기재되어 있는 부분만 피해사실과 달리 말을 하였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관련된 부분에 대하여 상담일지에 '한날은 산책을 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고 가슴이 떨린다면서 갑자기 안았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부분을 위 ②항 기재의 사정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해자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알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는 부분은 상담사에게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과 제2항의 피해일시가 같은 날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뺨에 입숙을 꾹 누르는 정도로 갖다 댔다'는 내용으로 피해진술을 하고 있는바, 그 진술내용의 주요 부분이 앞서 본 상담일지 기재내용과 부합하지 않는다.
⑤ 피해자가 2017. 8. 22. 쓴 일기장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있기 전인 2017. 8.경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네가 여자로 보인다'라고 말하였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동에 매우 당황스러워서 위와 같이 일기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2018. 3. 15. 'Me too, P, 학교생활, 내 열정, 내가 좋아하던곳, 폭력적 분위기, 대구, 남자, 할아버지, 비밀, 여태까지 합리화, 뒤집힘, 약해짐, P 자살, 결말이 안남, 내 우울함도 결말이 안남, 기준 없음, 모든게 흔들림, 괜찮다고,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 그 때마다 조그만 자극, 쉽게 울어버림, 왜 그럴까, 내가 이토록약해진걸까, 어떻게 해야하지, 포장하는 솔직하지 못한 방법 말고, 송두리째 흔들린다.'는 내용의 일기를 썼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원심에서 "너무 힘이 들어서,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좀 적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아서 일기장에 생각나는 키워드들을 나열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아프게 했던 행동들이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대구에서 있었던 일, 성별이 남자라는 것, 피해자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할아버지라는 것, 그런데 이런 것을 여태까지 비밀로 부쳤던 것, 얘기도 많이 안했던 것, 여태까지 스스로 본인한테 힘든 일 아니라고 세뇌시켰던 것, 빨리 털어야지 경력을 계속 쌓을 수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했던 것을 적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해자는 '대학생 시절부터 일기를 썼는데, 매일 쓰지는 않고 잠이 오지 않거나 뭔가 혼란스럽거나 생각 정리가 되지 않거나 남기고 싶은 일이 있거나 다짐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주로 일기를 쓴다. 이 사건 강제추행과 관련하여서는 일기를 쓰지 않았는데, 당시에는 내 아픔을 돌아보거나 왜 힘든지 돌아보는 것보다 배우로서 경력을 쌓는 것이 더 우선순위였던 때라서, 힘들 것을 따로 돌아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있기 전에 피고인이 '네가 여자로 보인다'고 말했던 날 피고인의 행동에 당황스러워서 2017. 8. 22. 위에서 본 내용의 일기를 썼고,2018. 3. 15.에도 피고인의 부적절한 언행을 암시하는 내용의 일기를 썼다. 그러나 피해자는 혼란스럽거나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며 무엇인가 남기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등에 일기를 쓴다고 진술하였으면서도, 피고인이 '네가 여자로 보인다'고 말했던 것보다그 피해정도가 더 중하게 보이는 이 사건 강제추행과 관련하여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의 일기는 쓰지 않았다(위 2018. 3. 15.자 일기장의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추측을 할 수는 있으나, 그 부적절한 언행이 이 사건 강제추행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⑥ 피해자가 2021. 12.경 피고인을 고소하기 이전에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였을 때의 메시지 내용은 아래와 같다(피해자 및 피해자의 친구 이름을 가명화하는 이외에는 오기 등도 그대로 표기한다).

위 메시지에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2017년 가을에 피고인이 지내는 원룸침대에 앉으라고 하고 여자로 느껴진다고 이야기한 일, I에서 산 짐을 들어준다고 집까지 와서 문 앞에서 볼에 뽀뽀한 일, 자취방에 들어와서 이불에 누워 여기에서 자는 거냐고 물으면서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 일, F에서 산책 중에 안아보자고 하고 꽉 껴안은 채 젊은 기운이 좋다고 한 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사과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당시 'R'이 흥행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원하는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작품과 제작진, 동료 배우 등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우선사과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보낸 사과요구 메시지에 피고인이 사과하는 입장에서 답장 메시지를 보냈으나, 이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해 내용을 모두 인정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사과 요구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사과를 요구한 피고인의 말과 행동을 열거하였지만, 끝부분에 '그때의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그 후로 그렇게 흘러버렸던 4년의 시간도 어찌할 수 없다는 거 압니다. 그래서 사실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저한테 진심으로 사과해주세요 선생님.'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사과를 하면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피고인이 처한 상황(피고인이 출연한 'R'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등을 함께 고려하면, 피해자가 보낸 메시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피해자에게 사과를 한 피고인의 행동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가 사과를 요구한 추행행위 등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그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성범죄 혐의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피고인 및 피고인이 출연한 작품의 이미지 등에 상당히 큰 타격이 불가피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메시지를 보낸 것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다.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전체적인 문맥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특정한 행위에 대하여 사과하였다거나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메시지를 작성하였다기보다는 그 동안의 부적절한 언행(당시 일부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음은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다)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두루뭉술하게 사과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고(피고인은 피해 시점으로부터 4년 이상 흐른 뒤 피해자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바, 피고인이 2017년경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시지를 작성하였는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 피해자에게 전체적으로 사과하는 입장에서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정정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인정하는 내용만 추려내지 않은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⑦ 이 사건 공소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피해자는 '피해자가 거주하고 있는 원룸 건물 2층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고, 이후 원룸 앞으로 피해자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피해자의 원룸 문 앞에서 도어락 비밀번호 8자리를 누를 때 복도 센서등이 꺼졌다.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비밀번호 8자리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니고 분리되어 있어서 한 번에 못 칠 때도 많았고, 그래서 살면서 비밀번호를 누르는 도중에 센서등이 꺼지는 경우가 있었다. 센서등이 꺼졌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에서 피해자의 오른쪽 뺨에 입을 갖다 대었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원룸 복도의 구조(건물 계단에서 복도 쪽을 바라보았을 때, 피해자가 살던 원룸이 복도 왼편에 있다)상 피고인[당시 피고인은 I에서 구매한 간이테이블(가로 약 58.5cm, 세로 약 35cm, 높이 약 26cm)을 들고 있었다]이 피해자의 오른쪽에 있었다고 하려면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기 전 또는 누르는 동안에 피고인이 피해자의옆 또는 뒤를 지나쳐 복도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피해자는 당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보다 앞질러갔다거나 등 뒤로 갔다거나 하는 느낌이 없었다. 당시 상황이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건장면만 기억이 나고 그 이외 것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와 함께 B극단 단원으로 활동하였던 S은 원심에서 '피해자의 원룸에 많이 가본 것 같다. 저녁시간이나 밤에도 가본 적 있는 것 같다. 2층 복도에 센서등이 꺼져서 컴컴했던 기억은 없다. 피해자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틀리게 누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비밀번호를 누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인상을 받았는지에 관하여, 이에 대하여는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의 친구 J은 원심 및 당심에서 '피해자의 원룸에서 잠을 잔 적도 있다.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를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에 관하여, 피해자의 원룸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데, 비밀번호를 누르는 시간이 1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 동안 피해자가 거주하였던 모든 자취방을 가 보았는데, 비밀번호는 8자리로서 평생 똑같았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원룸 복도의 구조, 피해자와 피고인이 피해자의 원룸 앞에 도착한 상황, S, J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원룸 문 앞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왼쪽 편에 서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고,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시간이 짧아서 그 사이에 복도 센서등이 꺼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으며, 설령 센서등이 꺼졌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볼에 입맞춤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동작이 필요한바, 피고인이 간이테이블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동작을 하였을 경우, 그 과정에서 센서등이 켜졌을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의 입맞춤 이후 피해자가 원룸 문을 여는 과정에서 센서등이 켜졌을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는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이 테이블을 들고 피해자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는데 센서등이 꺼졌고, 완전히 깜깜한 암전상태가 되었다. 그 때 (피고인이) 갑자기 피해자의 오른쪽 볼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너무 놀라서 빨리 밝은 곳으로 피해야겠다 싶어서 비밀번호를 빨리 눌렀다. 문이 열리자마자 피고인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하였다(피해자는 당심에서는 '피고인이 테이블을 들고 있었는지, 바닥에 놓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센서등이 어느 정도 움직임에 켜지고, 한번켜지는 경우 켜져 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피해자와 피고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어느 정도 걸을 때 센서등이 작동되는지,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과정에서 센서등이 꺼질 가능성이나 피고인이 간이테이블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로 피해자의 오른편에 서 있었을 가능성 등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할 것이고, 그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데, 비록 피해자의 고소가 이 사건 강제추행 이후 4년이 더 지나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을 판단하거나 추론할 아무런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원룸 복도의 넓이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동안 피해자의 등 뒤로 피고인이 오가는 것이 불편하다고 보일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이 굳이 피해자의 오른편으로 갈 이유는 없어 보인다).
⑧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피고인이 연극'C' 공연이 끝나고 서울로 올라간 다음날인 2017. 9. 25. 피고인이 거주하였던 집에 찾아간 후 "A 선생님 빈집에 세제를 가지러 갔는데 다람쥐가 없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선생님이랑 지냈던 시간들이 참 새롭게 밀려온 것들이 많았다. 정말 많이 배웠다. 많이 느꼈다. C으로 존재했던 모습은 멋있었던 동시에 짠했다. '이제 대사 많은 건 못하겠다', '힘이 들어' 내 친구가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간 느낌. 하지만 다행이다. 그곳이 서울이라서. 내가 갈 곳이라서.(후략)"라는 내용으로, 피고인과 보낸 시간에 대한 그리움, 피고인에 대한 고마움, 피고인이 서울로 간 것에 대한 아쉬움, 피고인을 다시 만날 것에 대한 기대 등을 표시하는 내용의 일기를 썼다. 피해자는 이와 같은 내용의 일기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은 연극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힘들었는데, 이런 걸 견디지 못해서 연극계에서 쫒겨날까봐 두려웠다. 힘들지 않은 일 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합리화를 시켜야만 연극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2017. 9. 28. '선생님~ 저D(가명)이에요! 선생님이 주신 식당 쿠폰으로 맛있게 식사중입니다♡♡ 덕분에 배불리먹겠습니다^^ 감사해요ㅎㅎ', 2017. 10. 28.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B극단 D이에요!! 서울 올라왔는데 선생님 생각 나서 전화드렸어요^^ 잘지내고 계시죠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와 S은 이 사건 강제추행 시점과 비슷한 무렵인 2017. 8. 30.경 피고인과 함께, 피고인의 원룸에서 술을 마시고, 피고인의 원룸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다(이 사건 강제추행의 시점과 선후관계가 명백하지 않으나, 피해자의 고소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기재 강제추행 시점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친구인 S은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해자와 2017년경 B극단 단원으로 활동하였다.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추행 직후에 피해자로부터 추행 사실을 들었다. 포옹을 했다든지, 볼에 뽀뽀를 했다든지 아니면 성적인 얘기를 했다든지,그런 얘기를 들었다. 하나는 호숫가이고 하나는 피해자의 자취방에서 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들었다. 서로 다른 날에 이루어진 추행 피해라고 들었다. 두 번의 추행피해에 대하여 각각 다른 날에 들었다. 피고인이 연수단원들에게 '나는 아침마다 선다, 너네가 여자로 보인다.'는 등의 성희롱적 발언이나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한 적이 있다. 피고인의 집 앞에서 '이제 들어가시라'고 했는데, 피고인이 갑자기 자신(S)의 팔을 당겨서 껴안은 적이 있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다. 한편 S은 피고인에게 2017. 10. 4. '풍성한 한 가위 되세요♡♡', '아이고 선생님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선생님 영향받아 항상 열심히연극인생살겠습니다 너무 보고싶습니다 선생님 순수함 잃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선생님과함께요!!!!!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선생님♡♡', 2018. 1. 1. '선생님~~~!!!! 잘지내고 계십니까ㅎㅎ 저 S입니다 벌써 2018년도네요! 올해 C 선생님께 좋은가르침받고 사랑많이 받았던 그때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ㅎㅎㅎ그리워요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들 잊지않고 열심히살게요 선생님 앞으로도 자주자주연락드릴거에요 선생님ㅋㅋㅋ 올해도 간겅조심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바랍니다~~새해 복많이많이받으십시오 사랑합니다선생님 서울가면 또 같이놀아주세요선생님ㅎsㅎ'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그 무렵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출연한 연극 'O'을 보러 가자고 제안하여 2018. 2. 26. 피해자와 함께 위 연극을 봤다(연극을 보러간 경위에 대하여, 피해자는 S이 연극을 보러 가자고 하자, S에게 '너가 그 공연을 본다면 나도 같이 보러가겠다. 이참에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말하면서 연극을 보러 가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에 S은 피해자와 공연을 보러가던 날 피해자가 자신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연극을 보러 가게 된 경위에 대하여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이 이 사건에서 그리 중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이 부분 진술또한 피해자 또는 S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반증한다). S의 진술에 의하면, S은 피해자의 이 사건 강제추행 피해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피해자에게 별다른 생각 없이 피고인이 출연하는 위 연극을 보러 가자고 제안하였다는 것이다(S은 피고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을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연극을 보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 아니다).
3.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진술의 변화 과정, 정황 증거의 의미 등 복잡한 사실관계와 법리가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이러한 쟁점들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수 있는 요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검사의 증명이 부족한 부분을 전략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