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
피고인은 피고인이 소유하던 성남시 분당구 C 대 232.1㎡(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에 피해자가 피해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성남시 분당구 T 철근콘크리트구조평지붕, 경사지붕 2층 다가구주택(2가구) 지1층 112.19㎡, 1층 111.49㎡, 2층 115.44㎡(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를 건축할 당시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관하여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그에 관한 상호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건물의 공유 약정에 관한 인식이 없었으므로 배임의 고의도 없다. 설령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중 1/2 지분씩을 공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을 상대로 여전히 지분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 및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것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인에게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제대로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배임)죄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중 1/2 지분씩을 공유하기로 합의한 바 없고, 피해자에게 이 사건 건물 중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절차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임무를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단독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이어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행위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피고인에게 그에 대한 고의도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 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피고인과 피해자 B은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 왔던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 사이이다. 피고인은 2015. 3.경까지 피해자에게 '함께 주택을 지어 같이 살자'는 취지의 제안을 여러 차례 하였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제안을 거절해 왔다.
그 후 피고인은 2015. 3. 26.경 이 사건 토지를 7억여 원 상당에 매수하여 2015. 5.26.경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같은 날 주식회사 D(이하 'D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위 토지에 대한 매매잔대금 지급을 위하여 4억 원을 대출받은 후 D은행에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 채무자 피고인으로 된 근저당권을 경료하여 주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이후인 2015. 6.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이 사건 토지 위에 다가구주택을 신축하여 같이 살자'고 재차 제안하였고, 피해자는 이를 수락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다가구주택을 건설한 경제적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토지 상에 피해자의 비용으로 다가구주택을 신축하고, 이 사건 토지 및 다가구주택을 2분의 1 지분씩 공유하되 1층에는 피고인의 가족이, 2층에는 피해자의 가족이 거주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위 다가구주택에 대한 신축공사가 2015. 10.경 시작되었고, 위 다가구주택은 거의 대부분 피해자의 노력과 비용으로 건축되었을 뿐만 아니라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또한 대부분 피해자가 처리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6. 7.경 피해자로부터 위 다가구주택에 대한 준공명의를 피고인과 피해자의 공동명의로 진행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고, 그 후 피해자는 관할구청으로부터 준공신청을 재촉받자 부득이 우선 피고인 명의로 위 다가구주택에 대한 준공신청을 하게 되어 위 다가구주택에 관한 사용승인이 이루어졌으나, 피해자는 여전히 피고인에게 위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공동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위와 같은 약정 등에 따라 위 다가구주택을 준공한 다음 피해자와 공동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고, 만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피고인의 단독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다면 피해자에게 토지 및 그 지상에 있는 다가구주택의 2분의 1 지분을 피해자에게 이전해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16. 8. 23.경 수원시 중원구 산성대로 451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분당등기소에서, 위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피고인 단독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고, 그 후 2016. 9. 4.경 위 분당등기소에서 위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 채무자 피고인, 근저당권자 D은행으로 하는 추가 근저당권을 임의로 경료함으로써, 위 다가구주택의 시가에 해당하는 16억여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피고인은 2016. 8. 23.경 수원시 중원구 산성대로 451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분당등기소에서,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있는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위와 같은 피해자와의 약정 및 피해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명불상의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피고인 단독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게 하였고, 그 후 2016. 9. 4.경 같은 등기소에서 위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위와 같이 추가 근저당권을 경료하게 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인 위 다가구주택에 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불실의 사실이 기록되도록 하고, 그 무렵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전국 법원 및 등기소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전산 등재되도록 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나. 인정사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오랜 기간 동안 친분을 유지하여 왔던 친구 사이이다.
2) 피고인은 2015. 3. 26. 이 사건 토지를 7억 500만 원에 매수하여 2015. 5. 26.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같은 날 D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잔대금 지급을 위하여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D은행 앞으로 채권최고액 4억 8,000만 원, 채무자 피고인으로 된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을 설정해주었다.
3)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5. 6.경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뒤 1층에는 피고인의 가족이, 2층에는 피해자의 가족이 거주하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하였고, 2015. 10.경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축공사가 시작되었다.
4) 피고인과 피해자의 합의 하에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았고, 이 사건 건물은 대부분 피해자의 노력과 비용으로 신축되었으며,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또한 대부분 피해자가 처리하였다.
5) 피해자는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가 완료되어 준공을 앞둔 시점인 2016. 7. 18.경 피고인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준공명의를 피고인과 피해자의 공동명의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필지 분할 및 건물집합체의 이등분'을 주장하며 이를 거부하였다.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공유 여부 등을 두고 의견대립이 지속되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6) 관할구청에서 준공신청을 재촉하자, 피해자는 2016. 8. 9. 다시금 피고인에게 '구청관계 좀 심각하니 이 사건 토지 건은 추후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이 사건 건물 먼저 공동으로 해서 내일 오전 준공 받기로 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를 거부하였다. 피해자는 2016. 8. 11.경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 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2016. 8. 12.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이 이루어졌다.
7) 피해자는 2016. 8. 22. 이 사건 건물의 공동소유 형태를 반대하는 피고인에게 ① 공동명의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는 방안, ②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채권자를 피해자로 하여 피담보채무액 15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에 관한 권리를 각 1/2씩 보유하는 약정을 체결하는 방안, ③ 이 사건 토지는 피고인 명의로 하고, 이 사건 건물을 피해자 명의로 하되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권리는 각 1/2씩 보유한다는 약정을 체결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였으나, 피고인이 '공동재산 분할'을 주장하면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공유 여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8) 피고인은 2016. 8. 23.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피고인 단독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이하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9) 피고인은 2016. 9. 7. D은행에 이 사건 건물을 이 사건 근저당권의 담보물로 추가 설정해주면서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10) 피해자는 2016. 9. 26. 피고인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가합205980호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고, 2017. 8. 22. 위 법원으로부터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각 1/2씩 공유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부승소판결을 받았다. 피고인은 위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3850호로 항소하는 한편, 항소심에서 서울고등법원 2028나2020062(반소)호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한 9,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으로부터 2018. 7. 4. 본소에 대한 항소기각 및 반소청구 전부인용 판결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위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3850(본소)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대한 인지를 보정하지 아니하여 2018. 8. 16. 상고장각하명령을 받았고,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하고, 위 제1심 판결과 항소심 판결을 합하여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2018. 8. 31.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중 1/2 지분에 관하여 확정된 관련 민사판결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부인하다가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이르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자백하였고,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라. 이 법원의 판단
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참조).
배임죄는 타인과 그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하여야 할 신임관계에 있는 사람이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타인의 재산상 이익을 침해할 때 성립하는 범죄이다. 계약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되었을 때 형사법에 의해보호받는 신임관계가 발생한다고 볼 것인지, 어떠한 형태의 신뢰위반 행위를 가벌적인 임무위배행위로 인정할 것인지는 계약의 내용과 이행의 정도, 그에 따른 계약의 구속력 정도, 거래 관행, 신임관계의 유형과 내용, 신뢰위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타인의 재산상 이익 보호가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었는지, 해당 행위가 형사법의 개입이 정당화될 정도의 배신적인 행위인지 등에 따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와 같이 배임죄의 성립 범위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형벌법규로서의 배임죄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개인의 재산권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47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관련 법리 및 위 인정사실을 비롯하여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타인사무처리자에 해당한다거나 배임의 고의로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및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함으로써 임무위배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관련 민사판결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5. 6.경 '이 사건 토지 지상에 피해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각 1/2 지분씩 공유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토지및 건물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위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증거기록 순번 44번 49~54쪽).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인이 부담하는 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중 각 1/2 지분을 피해자의 재산으로 보호 또는 관리하기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약정 당시 '반반씩 해서 같이 살자'라는 포괄적인
내용의 구두 약정을 하였을 뿐(증거기록 순번 1번 53~55쪽), 피고인이 소유하고 있던 이 사건 토지와 피해자의 노력과 비용으로 신축하는 이 사건 건물의 소유 관계에 대하여 구체적인 합의를 한 바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였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의 구체적인 이행방식 중 최선의 방법을 '필지 분할 및 건물집합체의 이등분'으로 인식하였으나, 이 사건 건물의 준공을 앞둔 2016. 7. 19.경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분할하여 등기부상 서로 별개의 부동산으로 소유하는 방법이 법률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약정의 구체적인 이행방식 중 차선의 방법으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공동명의'를 제안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를 거절하였다(증거기록 순번 21번 71~82쪽). 관할구청에서 준공신청을 재촉하자, 피해자는 2016. 8. 9. 다시금 피고인에게 '구청관계 좀 심각하니 이 사건 토지 건은 추후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이 사건 건물 먼저 공동으로 해서 내일 오전 준공 받기로 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여 결국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이 사건 건물의 준공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2016. 8. 12.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이 이루어졌다(증거목록 순번 21번 88, 89쪽, 증거목록 순번 42번 33쪽). 피해자는 2016. 8. 22.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공동명의로 하는 방안,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피고인 단독명의로 두고 피해자를 채권자로 하여 피담보채무액 15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에 관한 권리를 각 1/2씩 보유한다는 약정을 체결하는 방안,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피고인 명의로 하고,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은 피해자 명의로 하되 이 사건 토지및 건물의 소유권을 피고인과 피해자가 각 1/2씩 보유한다는 약정을 체결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21번 90, 91쪽).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에 단독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이후인 2016. 10. 5.경 피고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최선의 방법을(이) 뭐가 있어. 공동명의 그게 답도 아니야. 그냥 내가 했던 제안일 뿐 이야. 뭐가 있을까. 그럼 공동명의. 나는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 얘기를 자꾸 했을 뿐이지 그게 답도 아닌 거야. 그래 가지고 내가 제안을 했는데 그건 아니다. 너가 제안을 좀 해 줘라 하는 제안이 약간 뭔가 수용할 수 없는 그 제안을 너는 했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4번 48쪽). 이렇듯 이 사건 약정 이후의 진행 경과를 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및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칠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부담하게 될 의무가 확정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피해자가 관련 민사소송 이전에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인이 부담하는 의무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여 그에 대한 이행을 신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결국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의 이행방법과 관련하여 계속 의견이 대립되자, 피해자는 피고인을 상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을 원인으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중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의 취지는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형성을 위해 지출된 금액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간의 균등한 분담과 정산"을 하여야 한다는 의미'이고, 오히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을 피해자의 비용으로 신축하되,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피고인에게 귀속시키기로 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건물의 신축비용에 관한 담보권을 설정해주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증거기록 순번 43번 39, 40쪽, 증거기록 순번 44번 48쪽).
④ 관련 민사판결에서는,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참조)'라는 법리를 설시한 다음, ㉠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5. 6.경 이 사건 토지 지상에 피해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면서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각 소유권을 서로 나누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 위 약정의 구체적인 형태가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각 공유를 의미하는 것인지 또는 이 사건 토지 또는 건물을 분할하는 등 등기부상 서로 별개의 부동산으로 소유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소 불분명하나,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공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2015. 6.경 '이 사건 토지 지상에 피해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각 1/2 지분씩 공유하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으며, ㉢ 한편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지출한 비용의 차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하여는, 이 사건 토지 및 건물과 관련하여 각 지출한 비용이 균등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에 대한 고려없이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에 따라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각 1/2 지분씩 공유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약정에는 원고와 피고의 지출 비용의 차이에 대하여 추후에 균등하게 부담하는
내용으로 정산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하면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출 비용의 차이가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증거기록 순번 43번 39, 40쪽, 순번 44번 49~54쪽). 결국 관련 민사판결은 이 사건 약정을 둘러싸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견이 있는 부분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이 사건 약정의 본질적 내용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토지 지상에 피해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각 1/2 지분씩 공유하기로 하는 약정이었다고 보고, 그에 따른 피고인의 구체적인 의무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2) 신축된 건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는, 사용검사필증이 교부된 후 건축허가를 받은 건축주를 소유자로 하여 건축물대장이 작성되면 그 대장에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는 사람이 그 대장의 등본을 첨부하여 등기를 신청함으로써 마쳐지는 것이 부동산등기법과 건축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된 원칙적인 절차이다(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다19139 판결 등 참조).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은 사실, 피해자는 2016. 8. 11.경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준공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라 2016. 8. 12.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이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건축물대장에 건축주인 피고인이 소유자로 등재됨에 따라 피고인이 대장의 등본을 신청하여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진 사실(증 제4, 5호증)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은 부동산등기법과 건축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된 원칙적인 절차에 따라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당시 피고인이 이 사건 약정에 따라 부담하게 될 의무가 확정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상황인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경위에 대하여 '단독명의 또는 공동명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단독등기를 했는데, 그 배경은 서로 합의가 안 되다 보니까 어차피 추후에 단독 명의로 진행하고 재산권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순번 1번 53쪽),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합의 없이 건물 등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한 바는 있지만,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점(증거기록 순번 21번 90쪽),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더라도 여전히 피해자에게 이 사건 건물의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것을 두고 배임죄에서 규정한 임무위배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것이 신뢰를 위반한 임무위배행위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피고인은 2015. 3. 26.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잔대금 지급을 위하여 D은행으로부터 4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D은행에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
② 피고인이 소유한 이 사건 토지의 시가는 매수 당시 7억 500만 원에서 6개월 사이에 8억 원으로, 1년 사이에 9억 원 상당으로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순번 21번 79, 83쪽).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건물의 신축비용이 부족하다고 하자,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2016. 2. 24. 3,000만 원, 2016. 3. 4. 3,000만 원, 2016.4. 11. 3,000만 원 합계 9,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순번 44번 56쪽).
③ 피고인은 2016. 8. 23.경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고 2016. 9. 7.경 D은행에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경위에 대하여 '공사도 덜 되었고, 공사비도 정산이 안 된 상태여서 그 비용도 정산해야하기 때문에 제가 우선 명의로 하고 관리를 하려고 했다.제가 관리한다는 것이 피해자에게 주제넘게 보일 수도 있다. 다만, 토지 대출을 주택담보로 전환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이해해주길 바랬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순번 1번 61쪽).
④ 피고인은 관련 민사소송의 항소심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한 9,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고, 피해자는 이에 대하여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약정 상 각 1/2 지분 공유등기의 합의에 따라 피고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담보대출금 4억 원 중 2억 원이 피해자에게 지급되어야 하는데 그중 9,000만 원만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순번 44번 56쪽). 피해자는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된 이후 이 사건 추가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의 이 사건 토지 및 건물 중 1/2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쳤다.
(4) 피고인이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및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할 당시 이 사건 약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방법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에게는 타인사무처리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한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도2745 판결 등 참조).
2)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 부분
피고인이 부동산등기법과 건축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된 원칙적인 절차에 따라 이 사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였다거나 등기관으로 하여금 공전자기록인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 부분
(1) 형법 제22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등불실 기재죄(이하 위 두 죄를 합쳐 '공정증서원본 등의 불실기재죄'라고 한다)는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의 보장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공무원에 대하여 진실에 반하는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불실의 사실을 기재 또는 기록하게 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도2415 판결 등 참조). 공정증서원본에 기재된 사항이 부존재하거나 외관상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무효에 해당되는 하자가 있다면 그 기재는 불실기재에 해당하는 것이나, 기재된 사항이나 그 원인된 법률행위가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다만 거기에 취소사유인 하자가 있을 뿐인 경우 취소되기 전에 공정증서원본에 기재된 이상 그 기재는 공정증서원본의 불실기재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도4012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은 2016. 9. 7. D은행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을 이 사건 근저당권의 담보물로 추가 설정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원인으로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증거기록 순번 42번 36쪽). 피고인과 D은행 사이에 체결된 위 추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은 유효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추가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기재된 사항이 부존재하거나 무효에 해당되는 하자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등기관으로 하여금 공전자기록인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제2의 라.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