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만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는 계약 체결 경위, 일시 등에 관하여 객관적인 증거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하고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오히려 피해자 측에서 C에 대한 채권을 입증할 자료를 보완하여야 할 필요성 때문에 피고인 A으로부터 불기소결정서 등 자료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채권의 50%를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일 뿐 피고인들의 기망에 의하여 피해자가 채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2년, 피고인 B: 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은 ㈜C의 채권자이자, 위 C의 대표청산인 D 변호사로부터 채권자들과 연락, 사건 수임계약서 제출 독려 등의 업무를 위임받았던 사람이고, 피고인 A은 B의 지인이자 위 C의 채권자이고, 피해자 E도 위 C의 채권자로서, 위 C에 대한 채권 청산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고인들과 상호 알게 된 사이이다.
피고인들은 2020. 9. 22.경 서울역 인근 커피숍에서 피해자를 만나, 위 C의 대표청산인 D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F의 사건위임계약서, 위임장을 제시하며, '우리는 ㈜C의 대표청산인 D 변호사 사무실의 채권 청산팀 직원이다. 당신의 채권자 지위를 보완하고, D 변호사가 선별하는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 단, 이를 위해서는 모든 절차 진행을 D 변호사에게 위임하여야 하고, 절차상 채권의 50%를 C 채권청산팀에 양도하여야 하며, 편의상 명의는 A으로 하여야 한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B은 D 변호사로부터 단지 채권자들의 모집, 위임장 작성 등의 권한만 위임받았을 뿐 채권자 지위를 보완하거나, 피해자가 D 변호사가 선별하는 보상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었고, 특히 위 보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 피해자가 가진 채권의 50%를 피고인 A에게 양도하여야 할 필요성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해자가 위 C에 가진 채권의 50%를 피고인 A이 양도받음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일관되게 피고인들이 절차상 채권의 50%를 양도하여야만 채권 보상이 된다는 취지로 속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전체적인 내용과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거짓을 꾸며 진술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피해자 역시 G에 대한 불기소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어 이를 얻기 위하여 피고인들에게 채권의 50%를 양도할 필요가 없었던 점, ③ 위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특별히 어려워 보이지 아니한바, 당시 채권의 회수가능성이 희박하였음을 감안해보더라도 그 대가로 채권의 50%를 양도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④ 자료 제공이 채권양도의 대가였음에도 피고인 A은 채권양도 당시 이를 제공한 바 없고 자신의 채권신고를 하면서 자료를 제출하여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보유한 나머지 채권도 인정받게 된 것인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기망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은 허위진술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믿을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피고인 A에게 자신이 보유한 채권의 50%를 양도하는 처분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채권의 50%를 양도받았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의 기망행위 내용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하였다는 기망행위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즉 ① 피고인 B만 D 변호사로부터 채권자들의 모집, 위임장 작성 등의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인데도 피고인들이 C의 대표청산인 D 변호사 사무실의 채권청산팀 직원이라고 속였다는 부분, ② 피고인들이 D 변호사가 선별하는 보상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의 채권자 지위를 보완하고 D 변호사가 선별하는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고 속였다는 부분, ③ 보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 피해자가 가진 채권의 50%를 피고인 A에게 양도할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절차 진행을 D 변호사에게 위임하여야 하고 절차상 채권의 50%를 C 채권청산팀에 양도하여야 하며, 편의상 명의는 A으로 하여야 한다는 부분이다.
2) 피고인들이 변호사 사무실의 채권청산팀 직원이라고 기망한 부분
가) 피고인 B은 C 대표청산인인 D 변호사의 청산업무를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신이 수행한 업무에 대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았을 뿐 아니라 D 변호사로부터 법무법인 F(대표변호사 D) 명의로 사건위임계약서 작성 등의 권한을 위임받아 법무법인 F의 업무도 일부 수행하였다. 피해자는 2019. 6. 5. 피고인 B에게 '채권신고서에 대한 보완 자료를 같은 달 13일까지 보내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2020. 5. 7. 및 2020. 9. 8. 피고인 B과 통화할 당시 그 전화번호를 O 또는 P이라고 저장하여 두기도 하였다(증거순번 84). 피고인 B은 평소 '주식회사 C 대표청산인 변호사 D의 청산 업무 보조인'으로 기재된 명함을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피고인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로서는 C에 채권신고를 한 후 보완자료 제출과 관련하여 피고인 B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이는 C의 청산업무와 관련이 있을 뿐 법무법인 F나 변호사 사무실의 업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피고인 B이 법무법인 F의 직원이 아니라 C의 청산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채권의 50%를 변호사 사무실의 채권청산팀이 아니라 "C 채권청산팀에 양도하여야 하며"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변호사 사무실의 채권청산팀 직원이라고 속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나) D 변호사는 C의 대표청산인으로서 청산업무와 관련한 별도의 사무실을 두지 않은 채 법무법인 F의 사무실에서 변호사 업무와 청산업무를 동시에 처리하였고, 피고인 B 역시 D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F(대표변호사 D) 명의의 사건위임계약서를 소지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가 피고인 B을 법무법인 F의 직원으로 오인하였고(피해자 역시 피고인 B이 법무법인 F 명의의 사건위임계약서를 소지하고 있어 그와 같이 믿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 B이 피해자가 그와 같이 오인토록 할 언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은 실제 D 변호사로부터 사건위임계약서 작성 등의 권한을 위임받아 변호사 사무실의 업무를 일부 수행하였으므로 자신을 변호사 사무실의 직원으로 오인할만한 언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의 주된 기망행위의 내용은 D 변호사가 선별하는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는 것인데, 그와 같은 업무는 법무법인 F의 업무와는 무관한 C의 청산업무와 관련된 것이므로, 그와 같은 언행과 이 사건 채권의 양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라) 한편, 피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제출한 준비서면(증거순번 40)에 의하면 피고인들과 서울역 커피숍에서 만났을 당시 피고인 A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A이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라고 기망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3) 채권자 지위를 보완하고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고 기망한 부분 가) 먼저, 채권자 지위를 보완해주겠다고 기망하였다는 부분에 대해서 보면,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증인한테 채권자 지위를 보완해준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나요'라는 검사의 물음에 '채권자 지위를 보완해 준다. 그런 정확한 취지는 아니고요. 보상대상자로 해주겠다. 그게 지위를 보완하는 거죠'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직접 '채권자 지위를 보완해준다'라고 기망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가 '보상대상자로 해주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그와 같이 해석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또한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자에게 채권신고서에 대한 보완 자료로 피고인 A이 소지하고 있는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피해자의 채권50%를 양도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채권자 지위를 보완해주겠다는 것은 결국 피해자의 채권신고서에 대한 보완 자료인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를 제공해준다는 의미라고 볼 여지도 크고, 그 경우 오히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변소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일 뿐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다음으로,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고 기망하였다는 부분에 대해서 본다. 피고인 B은 C의 청산업무를 보조하는 지위에 있었을 뿐이므로 피고인들이 D 변호사가 선별하는 보상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기는 하다. 그러나 D 변호사가 2019. 9.경 피해자에게 보낸 C 채권신고 관련 보완 요청서에 의하면, '보상집행 대상 선투자자 순위 기준 해당 여부는 귀하가 제출한 증거자료에 기초하여 대표청산인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심사가 이루어질 것이며, 자칭 투자자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사설단체에 대한 자료제출이나 심사는 일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보상대상 선투자자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업무는 청산인이 담당하고 그와 같은 권한이 피고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피해자 역시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권한이 있었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그와 같이 믿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결국 피고인들이 D 변호사가 선별하는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D 변호사가 선별하는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도와주겠다거나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 C은 1997. 9. 7.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의 해산명령 확정 후 수십 년간 청산절차가 진행되었는데, C에 대한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변제할 별다른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C과 Q 사이에 체결된 1994. 4. 22.자 선투자자 정리 및 집행을 위한 특별협약서 등에 근거하여 보상대상 선투자자들에게 보상하기로 정한 토지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러므로 C에 대한 채권자들이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보상대상 선투자자의 지위를 인정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해당하려면 1994. 4. 22.자 협약 체결 전 C으로부터 개발예정부지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토지매매대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한 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G으로부터 양수받은 채권 대부분은 보상대상 선투자자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이는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들이 존재하였다.
(1) G이 1994. 3. 2. C(대표 R)으로부터 S 1,363평(울산 동구 T에 있는 S 내U롯트 418.66평, V롯트 250.33평, W놋트 275평, X놋트 419.9평)을 7억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 2통이 작성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매매계약서에 날인된 C의 인감도장은 그 무렵 사용되던 인감도장과 그 형태가 다르다. 또한 계약내용 3항에 'C과Y의 협의사항에 의거하여 C이 책임지고 우선적으로 G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C과 Y 사이의 협약은 매매계약서 작성일 이후인 1994. 4.22. 체결되었고, Y은 1994. 3. 12. Z에서 그 명칭이 변경된 회사로서 매매계약서 작성일 당시에는 Y 명의를 사용하지 않았다. G은 H단체 대표 AA에 의하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기로 고발당한 후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기각결정을 받고, 사기에 대해서는 무혐의결정을 받기는 하였다. 그러나 그 불기소결정서에 의하면, 위 매매계약서에 입회인으로 날인한 AB의 아들 AC이 2006년 말경 당시 C 대표이사 AD가 AB에게 G과의 계약서 작성에 필요한C, R, AB 도장을 주면 2억원을 주겠다고 해서 AC이 레이저로 도장을 파서 AB에게 건네준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위 매매계약서는 실제2006년 말경 작성되었으나 그 일자를 1994. 3. 2.로 소급하여 기재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고, 그 경우 위 매매계약에 따른 채권은 1994. 4. 22.자 협약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서 보상대상 선투자자의 채권으로 인정될 수 없다.
(2) G은 1994. 6. 20. C에 선투자자 신고서 제출하였는데, 그 당시 채권의내역에는 1985. 11. 5. 상가부지 301평을 9,030만 원에 매수했다는 부분만 기재되어 있었고, 이후 1999. 3. 22., 2000. 4. 26., 2000. 9. 26., 2005. 8. 25. 각각 선투자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도 여전히 상가부지 301평에 대한 매매계약서만 첨부하였을 뿐, 1994. 3. 2.자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이는 위 각 선투자자 신고서를 제출할 당시에는 1994. 3. 2.자 매매계약서가 실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3) 피해자는 G으로부터 채권을 양수한 후 2019. 3. 11. 및 2019. 6. 18. C에 채권신고서를 제출하였다. C은 2019. 9.경 피해자에게 부동산매매계약서와 영수증의 C 대표이사 인영이 1994년 당시 사용하던 C 대표이사의 인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매매계약서상 C 대표이사 인영이 실제 C 대표이사의 인영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보완요청을 하면서 매매계약서와 영수증, 채권양도양수계약서, 인감증명서의 각 원본과 G의 확인서 및 인감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2019. 11.25. C에 매매계약서와 영수증의 사본에 변호사의 원본대조필 인증을 받아 제출하였을 뿐 그 인영이 실제 C 대표이사의 인영임을 입증하는 자료는 제출하지 못하였다.
(4) G이 2009. 1. 14. 울산지방법원 2007가합6556호로 C에 대하여 1994. 3. 2.자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하여 승소판결을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C의 자백간주로 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판결에 의하더라도 C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1994. 4. 22.자 협약 등에 의하여 사실상 이행불능이 되었음이 적시되어 있었으므로 그 판결이 선고된 사실만으로 G이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C이 2019. 9.경 피해자에 대한 보완요청을 할 당시 그와 같은 사정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피해자가 2020. 7. 13. 울산지방법원 2020가합526호로 C을 상대로 위 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 연장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하였으나, 그 소송 제기 당시에는 이미 G이 받은 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였다.
(5) D 변호사 역시 당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제출한 채권신고서 및 2019.11. 25.자 보완자료만으로는 피해자를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 B을 통하여 피해자에게 보완자료 제출을 독려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6)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양도받은 채권 총액은 7억 원이고 G에게 빌려줬던 1억 2,000만 원과 비교해보면 헐값에 산 것인데 맞나요'라는 변호인 질문에, '그 당시로 봐서 C에서 G씨가 보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는 아주 희미한 상태였어요, G이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채권양도를 받은 겁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피해자는 2018. 7. 19. 울산지방법원 2018가단16811호로 Q에 대하여 1985.11. 5.자 상가부지 301평의 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의 양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1994. 3. 2.자 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의하면 피해자 역시 G으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당시부터 그 채권에 근거하여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피해자로서는 선투자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G으로부터 양도받은 채권 대부분을 회수할 수 없었고, 선투자자로 인정받더라도 언제,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였으므로,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G으로부터 양도받은 채권의 50%를 피고인 A에게 양도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도움을 받아 선투자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 편이 더 이익이라는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1) D 변호사는 2018.경 C의 대표청산인으로 선임되어 다른 청산인 1인과 함께 C의 채권자가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다른 청산인 1명은 보상대상자의 범위나 기준 등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여 청산인 회의에 출석을 거부하는 상태였다. 이에 청산인 1명이 2020. 11.경 추가로 선임되기는 하였으나 그 청산인 역시 나이가 80세 정도이고, 청산인회의가 개최된 2020. 12. 21.까지 불과 1달 정도 만에 150명 정도의 채권신고를 마친 채권자들이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해당하는지 실질적으로 조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사실상 D 변호사가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대한 조사 및 선정 과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2) D 변호사는 과거 소송을 의뢰받은 적이 친분관계가 있던 피고인 B의 권유로 C의 대표청산인이 되었는데, 전임 청산인들로부터 수십 년간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온 보상대상 선투자자들에 대한 과거 자료를 제대로 인계받지 못하였다. 청산인으로서 사용할 예산도 충분하지 못하여 다른 직원도 둘 수 없었다. 이에 D 변호사는 C에 대한 채권자로서 오랜 기간 C 청산업무에 관여하여 온 피고인 B로 하여금 C 청산업무의 보조업무를 담당하게 하였고, 선투자자들로부터 다시 채권신고를 받으면서 제출한 서류들만을 근거로 보상대상 선투자자에 대한 조사 및 선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D 변호사 역시 당심 법정에서 보상대상 선투자자 선정과 관련한 의문사항에 대하여 피고인 B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 B도 보상대상 선투자자 선정과 관련하여 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3) 피고인 A 역시 C에 대한 채권자로서 오랫동안 H단체에 관여해온 사람으로서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피해자로서는 그 불기소이유서에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선정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을 가능성도 크다.
(4) 피고인 B은 D 변호사로부터 피해자에게 보완 자료 제출을 독려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전화통화를 한 2020. 5.경에는 피해자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와 A 사이의 채권양도양수계약서의 작성일자가 2020. 8. 18.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해자와 피고인들 사이에서는 늦어도 그 무렵부터 피고인 A에게 자신의 채권 50%를 양도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2020. 9. 22. 당일 피고인들로부터 기망당하여 사건위임계약서와 채권양도양수계약서를 교부받고 곧바로 피고인 A에게 자신의 채권 50%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해자가 오랜 기간 숙고를 거친 끝에 그와 같은 결정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5) 피해자로서는 당시 자신이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으므로 어차피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피고인 A에게 채권의 50%를 양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손해가 크지 않은 반면에, 피고인들의 도움을 받아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받게 된다면 G으로부터 채권을 양수하면서 그 대가로 지급한 1억 2,000만 원을 훨씬 상회하는 이득을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A에게 채권의50%를 양도하고 피고인들의 도움을 받아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선정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마) 피고인 A은 2020. 10. 3. C의 대표청산인인 D 변호사에게 채권신고를 하면서 피해자가 제출하지 않았던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를 첨부하였고, 2020. 12. 21. 개최한 청산인회의에서 피고인 A이 제출한 G에 대한 불기소이유통지 등 증빙자료에 기초하여 피해자와 피고인 A을 모두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선정하였다. 비록 피해자와 피고인 A이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선정됨에 있어 피고인들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하였는지, 피고인 A이 제출한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불분명하기는 하다. 그러나 D 변호사는 당심 법정에서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가 제출되기 전에는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피해자를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나, 그 불기소이유서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후 1994. 3. 2.자 매매계약서에 근거한 채권이 허위채권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피해자와 피고인 A을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 A이 제출한 G에 대한 불기소이유서가 청산인회의에서 피해자를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하게 된 결정적인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불기소이유서의 제출 등을 통하여 C 청산인회의에서 피해자가 선투자자에 포함되었으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채권 보상대상자에 포함되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내용이 기망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절차상 채권의 50%를 C 채권청산팀에 양도하되 편의상 명의는 A으로 하여야 한다고 기망하였다는 부분
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피해자 역시 피고인 A에게 채권 50%를 양도한다는 내용의 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그 양도양수계약서의 기재 내용에 따르면 그 채권 50%의 양수인이 피고인 A임이 명백하다. 그 양도양수계약서의 기재내용과 달리 실제 그 채권 50%의 양수인이 C 채권청산팀이고 편의상 그 명의만 피고인 A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 대한 증거는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뿐이라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진술만으로 양도양수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피해자는 2020. 12. 21. C 청산인회의에서 보상대상 선투자자로 인정되었고, 보상대상 선투자자 64명이 울산지방법원 2020가합18343호로 Q과 울산광역시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청구를 한 결과 울산광역시가 보관하는 선투자자 정리용 토지를 경매에 붙여 선투자자 64명에게 지분 비율대로 분배하라는 2021. 6. 24.자 강제조정 결정이 확정되었으며, 그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2023. 5. 23. 피해자와 피고인 A에게 각824,789,082원씩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가 작성되었다. 피해자는 울산지방법원 2022가합322호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채권 50%를 양도한 행위가 기망이나 강박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를 구하는 채권양도계약취소 등의 청구를 하면서 채권 50%의 양수인이 C 채권청산팀이고, 편의상 그 명의만 피고인 A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는데, 2023. 11. 15. 피해자의 그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피해자는 그 후 피고인들을 사기죄로 고소하였으나, 여전히 피해자의 진술 외에 추가 증거는 제출하지 못하였다. 피해자가 민사재판에서 패소 후 고소에 이른 경위에 비추어 보면, 민사재판의 항소심에서 제출할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와 같이 허위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다)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채권 50%를) 양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뭐라고 설명을 하던가요'라는 검사의 물음에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어요'라면서 '보상받을 사람이 굉장히 많고 보상할 재원은 적어서 보상대상자에 포함이 되려면 절차상 채권정산팀에 50%를 양도해야 된다'는 취지로 답하였고, '구체적인 취지는 증인이 짐작하신 거지 설명까지는 없었다는 말씀이세요'라는 검사의 물음에 피해자는 다시 '제 생각이죠'라고 답하였다. 이에 의하면 절차상 채권의 50%를 C 채권청산팀에 양도하되 편의상 명의는 A으로 하여야 한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모두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볼 여지도 크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들이 직접 그와 같이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