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뽑은 말뚝은 피해자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토지 사이에 임의로 설치한 말뚝이고, 기존의 경계에 설치되어 있던 경계 측량 말뚝은 현존하고 있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토지의 경계가 인식불가능하게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6. 15. 16:00경 포천시 B 토지와 포천시 C 토지의 경계 표시를 위해 설치된 경계 말뚝 10개를 손으로 뽑아 바닥에 방치함으로써 피해자 D 소유 토지의 경계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형법 제370조의 경계침범죄는 토지의 경계에 관한 권리관계의 안정을 확보하여 사권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단순히 경계표를 손괴, 이동 또는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와 같은 행위나 기타 방법으로 토지의 경계를 인식불능하게 함으로써 비로소 성립된다 할 것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경계는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인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종래부터 경계로서 일반적으로 승인되어 왔거나 이해관계인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는 등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통용되어 오던 사실상의 경계를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설령 법률상의 정당한 경계를 침범하는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토지의 사실상의 경계에 대한 인식불능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한 경계침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8973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그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포천시 B 토지(이하 ‘이 사건 B 토지’라 한다)와 포천시 C 토지(이하 ‘이 사건 C 도로’라 한다)에 관하여 2019. 8. 8.경 한국국토정보공사에 경계측량이 의뢰되어 그 즈음 경계측량이 마쳐졌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B 토지의 경계에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붉은 말뚝 8개를 설치하였는데, 그 중 3개(이하 ‘이 사건 붉은 말뚝’이라 한다)는 이 사건 C 도로를 사이에 끼는 형태로 피고인이 소유한 포천시 F대지와 포천시 G 전에 접하여 있었던 점, ② 피해자는 2021. 5. 22.경 이 사건 붉은 말뚝 중 하나를 제거하면서 이 사건 B 토지와 이 사건 C 도로의 경계에 높이 2.2미터 쇠파이프 13개를 설치하였는데, 위와 같은 설치에 관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구하지는 아니한 점, ③ 피고인은 위 13개의 쇠파이프 중 10개의 쇠파이프를 뽑았던 점, ④ 피해자가 설치한 13개의 쇠파이프 중 뽑히지 않은 나머지 3개 및 이 사건 붉은 말뚝 중 2개의 붉은 말뚝이 이 사건 B 토지의 경계에 잔존하여 경계를 표시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이 이 사건 붉은 말뚝을 포함하여 이 사건 B 토지에 설치된 8개의 붉은 말뚝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⑥ 이 사건 B 토지의 경계를 표시하는 붉은 말뚝이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는 수풀이 자라는 등 자연 현상에 따른 것으로 피고인이 붉은 말뚝을 식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비록 피해자가 경계선에 설치한 쇠파이프 10개를 뽑았다 하더라도 기존의 경계표시가 대부분 잔존하거나 피고인과 무관한 이유로 식별이 어렵게 된 상황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새삼스레 이 사건 B 토지의 경계에 대한 인식불능의 결과가 초래되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의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경계침범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당사자 혼자 사건에 대응하다 보면, 경계 표시물을 제거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유죄가 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중요한 방어 논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경계침범죄의 성립 요건인 ‘경계 인식불능의 결과 발생 여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잔존 경계 표시물의 존재나 자연적 원인에 의한 식별 어려움 등의 방어 사실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경계 분쟁과 관련하여 형사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