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음부를 손으로 만지거나 핥는 등의 추행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년 등)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양형부당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을 하지 않아 부당하다.
2) 부착명령청구 기각 부당
이 사건 각 범행 경위 및 방법, 피고인이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보인 태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성범죄 재범위험성의 상당한데도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은 부당하다.
2. 직권 판단
검사는 당심에서 공소사실 제2항의 죄명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준강제추행)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준강제추행)으로 변경하면서 그에 따라 적용법조를 추가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아래 제3.가.의 2)항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했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이 부분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사실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면 법률적용이 일부 변경되었다). 한편,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포함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사건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검사의 주장과 함께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사건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2008. 12.생)의 친모와 2017년경부터 사실혼관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피해자의 사실상의 계부이다.
1) 2021. 9월에서 10월 사이 범행
피고인은 2021. 9월에서 10월 사이 일자불상 오후경 피고인의 주거지인 울산 동구 C건물 D호에서 피해자의 친모와 피해자의 여동생이 개를 산책시키기 위해 외출하고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위 주거지에 있는 피해자의 방 안에서 수학 숙제를 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나와서 TV 좀 봐라.”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거실로 나오게 하여 쇼파에 앉게 한 다음, 피해자에게 다시 “누워서 봐라.”라고 말하여 피해자가 거실 쇼파에 옆으로 눕자, 피고인도 피해자의 뒤에 옆으로 누워 피해자의 바지를 벗긴 다음 피해자의 속옷 위로 피해자의 음부를 손으로 주무르듯이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미만이면서 사실상의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2021. 11. 중순경 범행
피고인은 2021. 11. 중순 밤경 위 주거지에서 피해자의 친모와 피해자의 여동생이 마트에 물건을 사기 위해 외출하고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잠을 자고 있는 피해자의 방에 들어가 “큰딸 자?”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침대 위로 올라간 뒤,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모두 벗긴 후 혀로 피해자의 음부를 핥아 추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미만이면서 사실상의 친족관계에 있는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피해자가 잠들어 있지 않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해자의 피해 진술은 피해사실의 주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고, 이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행동 등 나이 어린 피해자로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진술 내용에 특별히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피해자가 피해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일부 있으나, 피해자는 두 번의 피해에 관하여 그 시기, 범행 경위 및 행위의 내용과 차이점을 분명하게 구별하여 진술하고 있고, 전체 지능 67, 사회연령 만 8세 9개월의 경도 지적장애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은 장애에 따른 인지능력 및 표현능력의 한계로 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② 진술분석전문가 E는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③ 피해자의 친구인 F는 원심 법정에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 관하여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을 했고, F가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 듣게 된 경위에도 달리 의심스러운 사정이 없다.
④ 이 사건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하면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친구인 F에게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는 취지로 피해사실을 털어놓자, F가 학교 상담선생님에게 이야기하고, 상담선생님이 112에 신고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피해자의 피해사실 폭로 후 수사가 개시된 경위는 전후 정황에 비추어 자연스럽고, 달리 제3자가 인위적으로 개입되었다든가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처벌받도록 할 의도로 허위 내용을 꾸며내어 진술할 만한 동기나 계획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해자는 2021. 11. 22.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을 마친 뒤 F에게 “내가 당한거 너가 말했어? 아니 경찰분이 알고 있었어. 지금은 해바라기센터에 있어. 엄마한테는 말못했고 경찰분한테만 솔직하게 말했어.”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경찰 신고를 예정하고서 F에게 피해사실을 밝힌 것도 아니었다.
⑤ 피해자가 거짓말에 능숙하기 때문에 피고인에 대한 평소 불만으로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거짓말하고 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이 사건 수사 당시 피해자의 담임이었던 G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는 일관성 있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피해자는 사소한 거짓말이나 들키기 쉬운 거짓말을 자주하였을 뿐, 심각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다.”라고 진술하였고, 피해자의 지적장애 정도에 비추어도 피해자가 의도적으로 없던 사실을 만들어 내어 허위진술을 하기는 어려우며, 설령 그러한 거짓말을 하더라도 쉽게 간파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모친인 H가 밝힌 피해자가 그동안 하였다는 거짓말 내용 또한 ‘공부를 안 했는데, 했다고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성폭행 피해사실과 같이 중한 형사책임이 수반되는 사실관계에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될 당시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평범한 학생으로 보호자의 보호가 필요한 상태였다. 피해자가 단순히 피고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거짓으로 진술하였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65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피해자의 친구 F, 진술분석전문가 E의 각 진술 등이 있으나, F와 E의 진술은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거나 그 진술을 평가한 것에 불과하므로, 결국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뿐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해자는 2021. 11. 22. 해바라기 센터에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과 대체로 부합하는 진술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해바라기 센터에서도 처음에는 ’피고인이 방에 들어왔을 때 귀찮아서 자고 있는 척을 했는데, 피고인이 바지랑 속옷을 벗긴 후 혀로 제 생식기를 핥았다(공소사실 제2항 관련). 이런 일이 이번 달에 한번 더 있었는데, 엄마랑 동생이랑 강아지 산책 갔을 때 피고인이 나와서 TV 좀 보라고 해서 나갔더니 피고인이 손으로 제 생식기를 만졌다(공소사실 제1항 관련)‘고 진술했다(증거기록 24쪽). 그런데 이후 수사관이 공소사실 제2항 추행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하자, 피해자는 ’피고인이 와서 제 생식기를 막 만졌다‘는 취지로 추행행위의 태양에 관하여 직전에 했던 진술과 다른 진술을 했고, 수사관이 전에 진술했던 내용을 알려주자 다시 ’혀로 생식기를 핥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다(증거기록 25쪽). 또 피해자는 공소사실 제1항의 추행에 관하여 처음에는 ’바지랑 속옷 안 벗기고, 그냥 바지를 입은 상태로 생식기를 만졌다‘고 진술하였다가 ’바지만 벗기고 속옷은 안 벗긴 상태에서 추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다(증거기록 27쪽). 그리고 피해자는 공소사실 제1항의 추행이 있었던 시기에 관하여 처음에는 앞서 본 대로 ’이번 달‘이라고 진술하였다가 구체적인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는 ’언제 있었던 일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충 10월 아니면 9월 쯤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11월에는 안 그랬기 때문이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증거기록 28쪽).
이처럼 피해자의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공소사실 제2항의 추행행위 태양, 공소사실 제1항의 추행이 있었던 시기와 추행 당시 바지를 벗겼는지 여부 등에 있어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은 공소사실 제2항의 범행이 있던 때로부터 불과 며칠 만에 이루어졌고,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의 음부를 2회 추행당한 피해자로서는 추행 부위와 횟수 등을 고려할 때 그 2번의 추행에 관하여는 기억이 보다 선명하게 남아있을 법하다는 점에서 위와 같이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기억력의 한계나 경도 지적장애에 있는 피해자의 표현능력의 한계로 인한 것이라고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②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도 전체적으로는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구체적인 진술 내용과 그 진술이 이루어진 경위를 살펴보면,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과 일관성이 없거나 이 사건 각 공소사실과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은 검사가 해바라기 센터에서 진술했던 내용을 알려준 후 묻는 질문에 대하여 긍정하는 답변을 했던 것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먼저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피해를 입은 장소에 관하여 ’2번의 피해 장소 중 한 번은 제 방이었고, 다른 한 번은 부모님 방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는데(공판기록 78쪽), ’부모님 방‘은 피해자가 해바라기 센터에서 진술했던 추행의 장소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피해자는 해바라기 센터에서는 ’자신의 방‘과 ’거실 쇼파‘에서 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는데, ’거실 쇼파‘와 ’부모님 방‘은 기본적인 구조와 가구 배치, 피해자의 방에서 그곳까지 이동하기까지의 동선 등을 전혀 달리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행 장소에 관한 진술의 변경이 단순한 착각 내지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피해자가 한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거실 쇼파‘는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난생 처음 추행을 당했던 장소인데, 그 장소를 쉽게 잊기 어려워 보인다는 사정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한편, 피해자는 위와 같은 답변을 한 직후 검사가 ’피해자가 해바라기 센터에 가서 진술할 때, 거실 쇼파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였는데 이는 맞는가요‘라는 질문을 하자 ’예‘라고 답변했고, 그 다음부터는 ’부모님 방‘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은 채 ’거실 쇼파‘에서 추행이 있었던 것을 전제로 답변을 계속했다.
또 피해자는 공소사실 제2항의 추행에 관하여 처음에는 ’피고인이 엄마와 동생이 없을 때 제 방에서 바지를 벗기고 만졌다‘고만 진술하였는데(공판기록 79쪽), 이는 피해자의 속옷까지 벗기고 음부를 핥았다는 취지의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에서 다시 변경된 것이다. 피해자가 위와 같이 진술하자, 검사는 피해자가 했던 해바라기 센터에서의 진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면서 그런 피해를 당해서 진술했던 것이 맞는지를 물었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예‘라고 답변한 후 ’피고인이 생식기를 핥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추행행위 태양에 관한 진술이 다시 변경된 것 역시 석연치 않다.
또 피해자는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다른 추행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슴도 만졌다‘고 진술하면서(공판기록 81쪽), 종전에는 전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추행 부위에 관한 진술을 했다. 다만 피해자는 위와 같은 추행이 피해자가 진술했던 2회의 추행 과정에서 있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2회의 추행 외에 또 다른 추행이 있었다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공소사실의 주요 부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변경된 것이고, 이러한 진술의 변경은 종전에 하지 않았던 진술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라는 점에서 기억력의 한계나 피해자의 인지능력 및 표현능력의 한계로 인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③ 피해자의 친구 F로부터 피해 내용을 전해 듣고 2021. 11. 22.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상담 교사는 ’작년부터 어머니의 동거남한테 성추행이 있었다고 한다‘는 취지로 경찰 신고를 했다(증거기록 124쪽). 이와 같은 상담 교사의 신고 내용은 피해자가 했던 말이 F를 거쳐 상담 교사에게 전달되었던 내용일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작년부터‘ 추행이 있었다는 신고 내용은 2021. 9.에서 10.과 2021. 11. 중순경 단 2회 추행이 있었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해바라기 센터 진술과는 추행이 시작된 시점을 전혀 달리하는 것이어서 피해자가 친구인 F에게 사실과 다른 피해 사실을 얘기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④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다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싫었기 때문에 해바라기 센터와 원심 법정에서 허위의 진술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도 진술을 하는 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다가 여러 차례 같은 취지의 질문이 반복되자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이후 같은 취지에서 진술을 이어 나갔고, 진술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본 것처럼 피해자의 해바라기 센터와 원심 법정 진술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섣불리 인정하기 어려운 여러 의문점이 있었던 점, 피해자가 당심 법정에서 진술한 구체적인 진술 내용과 모습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해바라기 센터와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보다는 당심 법정에서 변경된 진술이 보다 높은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되고, 달리 해바라기 센터와 원심 법정에서 했던 진술이 사실임에도 피해자가 당심 법정에서 진술을 변경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당심 법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어머니 또는 피고인에게 회유당하여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가 해바라기 센터와 원심 법정에서 추행행위의 태양, 추행이 있었던 시기, 추행장소, 추행부위 등에 관하여 일관성이 떨어지는 진술을 했던 것은 당심 법정에서 진술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꾸며내어 진술하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⑤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싫었기 때문에 친구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피고인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당시에는 신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경찰 신고에 이르게 되어 해바라기 센터에서 진술할 당시 당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처음부터 경찰 신고를 염두에 두고 F에게 거짓말을 시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단지 자신의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피고인이 나쁜 사람으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거짓말을 시작했던 것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이 사건이 경찰 신고에 이르게 되어 해바라기 센터에서 진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미 F에게 했던 거짓말을 바로잡지 못한 채 해바라기 센터에서와 원심 법정에서도 거짓 진술을 이어 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4.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검사의 항소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대로 이 법원은 피고사건의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므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부착명령청구도 기각하여야 한다. 검사의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이 부분 검사의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피고사건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
제3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앞서 제3의 다.항에서 판단한 대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