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에 양보하지 않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라며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의 교통사고를 전제로 한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에서 무죄를 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고의의 의미와 무죄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특수폭행·특수재물손괴·보험사기, 무엇이 문제인가
특수폭행과 특수재물손괴의 성립요건
특수폭행이란 형법 제261조에서 규정하는 범죄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사람을 폭행하는 행위를 말하며, 자동차도 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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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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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재물손괴는 형법 제369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죄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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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69조(특수손괴)
①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366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두 범죄 모두 단순한 과실이 아니라 고의, 즉 그러한 결과를 발생시키려는 의도 또는 결과 발생을 인식하면서도 감수하는 마음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의 성립요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8조는 보험사고를 고의로 발생시키거나 발생하지 않은 보험사고를 발생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받은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8조(보험사기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 2. 제5조의2를 위반하여 보험사기행위를 알선ㆍ유인ㆍ권유 또는 광고한 자 ② 제1항제1호의 경우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 |
따라서 이 범죄가 성립하려면 교통사고 자체가 고의로 발생된 것이어야 하므로, 고의성의 입증이 핵심 요건이 됩니다.
만약 교통사고가 고의가 아닌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8조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2. 고의란 무엇이며 어떻게 판단하는가
고의의 개념
형사법에서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고의에는 결과 발생을 확실히 의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감수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반면에 단순히 결과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거나 부주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고의 판단의 어려움
고의는 사람의 내면적 심리 상태에 관한 것이므로, 외부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고의 여부는 사고 당시의 상황, 행위자의 행동 양식, 사고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 등 여러 간접적인 사정들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교통사고의 경우, 고의사고와 과실사고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사전 행동, 사고 직전의 반응, 사고로 인한 이익의 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3. 이 사건에서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는가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신호를 위반하여 좌회전하는 상대방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노려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뒤 보험금을 편취했다고 보아,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으로 기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정말로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고의를 부정한 세 가지 이유
법원은 먼저, 사고가 상대방 차량의 신호 위반으로 인해 발생하였고, 피고인이 법규 위반 차량을 미리 물색한 흔적이 없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또한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 운전 습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고 발생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즉 피고인이 사고 회피를 위한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급제동이나 급조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전방주시의무 위반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고의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익의 규모와 고의 판단
법원은 보험회사들이 지급한 보험금이 대부분 차량 수리비와 병원비로 제3자에게 지급되었고, 피고인에게 직접 돌아간 금액은 합의금, 치료비, 위로금을 합쳐도 비교적 소액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직업, 정기적인 소득,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감안할 때, 이처럼 크지 않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부상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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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공 소사 실 피고인은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사고를 일으킨 후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1.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피고인은 2023. 2. 2. 13:20경 (차량번호 1 생략) 미니쿠페 승용차를 운전하여 전주시덕진구 추천로 5에 있는 그랜드힐스턴 호텔 사거리를 추천대교 방면에서 B병원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신호대기로 정차하게 되었고, 이후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마침 반대편 차선에서 신호를 위반하여 좌회전하는 피해자 C(남, 53세)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쏘나타 승용차를 발견하고, 위험한 물건인 피고인 차량의 오른쪽 앞부분으로 피해차량의 오른쪽 뒷부분을 고의로 들이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휴대하여 피해자 C을 폭행함과 동시에 피해자 D 소유인 위 쏘나타 승용차를 수리비 158,000원 상당이 들도록 손괴하였다. 2.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제1항과 같은 방법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후, 제1항 기재 C으로 하여금 그가 가입한 피해자 E 주식회사에 연락하여 마치 위 교통사고가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처럼 보험접수를 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2023. 2. 6. 위로금 명목으로 보험금 200,000원을 교부받는 등 2023. 2. 6.경부터 같은 달 13.경까지 보험금 합계 7,600,000원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9. 12. 3.경부터 2023. 2. 13.경까지 총 2회에 걸쳐 피해자 보험회사들로부터 보험금 합계 14,989,025원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하였다. 판 단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피고인이 고의로 공소사실 기재 각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각 사고’라고 한다)를 일으켰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를 고의로 발생시킨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고의로 이 사건 각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각 사고는 상대방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여 좌회전하거나 유턴하던 도중 발생한 것으로서 그 사고 발생에 상대방의 과실이 크고, 피고인이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상대방 차량을 물색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비록 피고인이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운전하는 차량들에게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 운전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진행하는 차량이 있을 경우 통상 주변 차량 운전자에게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방어운전 또는 양보운전을 할 것이 기대된다고 하더라도 주변 차량 운전자가 적극적인 방어운전 또는 양보운전을 하지 아니하여 사고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주변 차량 운전자에게 사고 발생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이 사건 각 사고에 관한 디지털 분석서, 사고연구보고서, 감정서(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사후적으로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의 위험을 인지할 수 있었으리라고 짐작되는 시점과 실제 각 사고 발생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통상인의 반응속도(약 0.8초)보다 약간의 여유(0.9초 내지 1.1초의 여유)가 있었고 그럼에도 피고인이 급격하게 제동 또는 조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시간적 간격은 피고인이 전방주시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의 교통사고 회피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소에 불과하고, 일정한 교통상황에서 교통사고 발생 위험의 정도에 관한 평가나 회피 방법의 결정은 해당 운전자의 주관적 경험과 운전능력에 영향을 받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에 관한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 각 사고 발생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추단하는 요소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다. 더욱이 보험회사들이 이 사건 각 사고로 인하여 지급한 보험금은 대부분 차량수리비, 병원비에 관한 비용으로서 피고인 이외의 제3자에게 지급되었고, 피고인에게 직접 지급된 돈은 2019. 12. 3. 발생한 사고 관련 대인 합의금 1,250,000원, 치료비282,455원, 2023. 2. 2. 발생한 사고 관련 위로금 200,000원에 불과한바, 피고인의 직업이나 정기적인 소득,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위와 같이 비교적 크지않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의로 이 사건 각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고의로 이 사건 각 사고를 일으켰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 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
4. 결론
이와 같이 고의 교통사고 및 보험사기 혐의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사건으로, 당사자가 혼자 대응하기에는 법률적 판단의 한계가 분명합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사고 경위, 감정 자료의 의미, 금전적 이익의 규모 등 고의를 부정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의 교통사고나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된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