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상 범죄는 원칙적으로 고의범을 처벌하고, 과실범의 경우 예외적으로 처벌합니다.
따라서 어떠한 행위를 고의로 했는지 과실로 했는지는 매우 중요한 구분이며, 그 중간 영역에 미필적 고의가 있습니다.
오늘은 고의와 미필적고의의 의미 및 실제 사례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고의 의미
고의의 의미와 중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형사처벌 체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범죄는 기본적으로 고의범을 처벌함
형사범죄의 근간에는 ‘책임주의’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행위자가 스스로 인식하고 의도한 결과에 대해서만 형사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을 말합니다.
따라서 형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범’을 처벌 대상으로 하고, 단순한 부주의나 실수에 의한 ‘과실범’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처벌합니다.
이에 따라 형법 제13조는 명시적으로 고의범만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형법 제13조(고의)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
고의의 요소와 내용
고의란 범죄 구성요건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즉, ①인식요소와 ②의사요소가 함께 존재해야 하며, 이 두 요소는 행위 시점에서 동시에 충족되어야 고의가 성립합니다.
인식요소란 자신의 행위와 결과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을 의미하고, 의사요소란 그러한 행위와 결과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결과 발생을 의욕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신체를 때리면 상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주먹을 휘둘렀다면, 이는 상해의 결과를 인식하고 이를 용인한 것으로 고의가 인정됩니다.
반면, 자신의 행위의 의미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했지만, 상해의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니라면 고의가 부정됩니다.
과실과의 구별
고의는 행위자가 그 결과의 발생을 실제로 인식하고도 행위를 실행한 경우를 말하고, 과실은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즉, 고의는 ‘알면서도 했다’는 의식적 행위인 반면, 과실은 ‘조심했으면 피할 수 있었던 실수’에 불과합니다.
이 차이는 행위자의 심리 상태에서 비롯되며, 그만큼 형사처벌의 수위도 크게 달라집니다.
고의범은 일반적으로 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형벌의 전 범위에서 처벌되지만, 과실범은 형법 제14조에 따라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처벌됩니다.
| 형법 제14조(과실)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주의)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 |
결국 결과가 동일하더라도, 행위자의 인식과 의사에 따라 고의와 과실이 구별되고, 이에 따라 법적 책임이 현격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고의 판단 방법
고의는 행위자의 주관적 상태이므로 직접 증거로 입증되기 어렵고, 통상은 행위 전후의 정황, 행위의 수단·방법, 진술의 일관성, 결과 예견 가능성등을 통해 판단됩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행동 패턴, 준비 정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고의를 입증하려 하며, 반대로 피의자 측에서는 합리적 동기 부재, 이익의 결여, 또는 우발적 상황 등을 통해 고의의 부존재를 주장하게 됩니다.
고의가 문제된 실제 사례
아래 사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판매 시간 경과 제품을 섭취한 행위에 대해 횡령죄로 구공판 기소된 사안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편의점에서 근무 중 보관 중이던 음식을 폐기대상으로 착오하여 취식하였는데, 검찰은 이를 ‘고의에 의한 횡령행위’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인이 해당 제품이 정상 판매 가능한 물품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몰래 먹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단순히 판매시간이 지난 제품을 폐기 대상이라고 오인하고 섭취한 행위는 횡령의 ‘고의’가 인정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B<각주1>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C 소재 D에서 주말에만 15:00부터 22:00까지 매장관리 아르바이트의 업무에 종사하였던 자이다. 피고인은 2020. 7. 5. 19:40경 D에서 매장관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관 중이던 B 소유의 5,900원 상당의 ‘반반족발세트’를 취식하는 방법으로 이를 횡령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해당 반반족발세트가 판매 가능시간이 경과한 폐기 대상제품이라고 생각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편의점에서 근무할 당시 폐기 대상제품은 먹어도 된다고 교육 내지 전달받은 바 있었는바, 이에 따라 위 반반족발세트를 먹은 것이지 이를 횡령한다는 고의는 전혀 없었다.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건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521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염두에 두고 이 사건을 돌아와 본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횡령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는바, 검사는 제출한 증거들 및 그에 따른 여러 간접사실 및 정황사실 등에 기초하여 그 고의를 증명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B의 고소장, B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반반족발세트를 폐기 등록하고 먹을 준비를 하는 것이 촬영된 CCTV 사진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위 각 증거는 믿기 어렵거나 그것들만으로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에게 반반족발세트를 횡령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그 반반족발세트가 멀쩡히 판매될 수 있는 물품이라는 것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먹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B의 고소장이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취지는 기본적으로 ‘반반족발세트는 밤 11시 30분이 지나야 폐기 대상이 되는데, 피고인은 그 전인 오후 7시 40분경 이것을 먹었다.’는 것인바, 이는 기본적으로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 내지 증거이지, 위와 같은 고의의 영역에 관한 진술 내지 증거는 아니다. CCTV 사진 등도 마찬가지이다. ② 물론 위와 같은 진술 및 사진 등이 있고 다른 정황이 없다면, 그와 같은 증거들 및 그에 따른 사실관계에서 피고인의 고의를 추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 피고인의 고의를 단정지을 수 없게 하는 다른 유력한 정황이 존재한다. ③ 즉 피고인은 D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당시 점장 또는 전임자로부터 판매 가능시간이 지난 제품은 폐기할 수 있고, 이러한 폐기 대상제품의 경우 아르바이트생이 이를 폐기하는 대신 먹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실제 위 편의점에는 시간대별 폐기상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아래와 같은 표가 스티커로 붙여져 있었다(증거기록 8쪽). ④ 물론 이와 같은 정황은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별다른 의미 없는 정황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위 편의점에서 점장 내지 전임자가 새로이 아르바이트생이 된 자에게 위 시간대 별 폐기상품 표에서 말하는 도시락, 냉장식품 등의 의미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실제로 그 종류는 어떻게 되는지를 상세하게 교육하였다는 자료가 있다든지, 피고인이 이미 몇 차례 폐기시간을 어겨서 먹은 전력이 있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추가적인 증거들이나 정황사실들이 제출되거나 드러나 있지 않다. ⑤ 반면 피고인은 자신의 비용으로 위 편의점에서 최소 15만 원 이상의 물품들을 자비를 들여 구입하였다(피고인이 2021. 7. 19.에 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등 참조). 피고인이 위 편의점에서 근무한 일수가 5일에 불과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아무런 전과가 없다. 이러한 피고인이라면, 5900원짜리 반반족발세트를 정말 먹고 싶었다면 돈을 내고 먹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의 먹거리를 돈을 안내고 허위로 폐기처리를 하면서까지 취식하였다는 것은, 위와 같은 자료에서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성행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 ⑥ 요컨대 피고인은 위 편의점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판매 가능시간이 경과한 식품은 버리는 대신 직접 먹어도 된다고 전달받았다. 그리고 위 편의점에서 도시락의 판매 가능시간은 저녁 7시 30분이었고, 해당 반반족발세트는 도시락과 같은 외형을 띠고 있었다. 피고인은 도시락의 판매 가능시간이 경과한 저녁 7시 40분에 반반족발세트를 폐기 처리한 후 먹었다. 피고인은 해당 편의점에서 5일 근무하면서 최소 15만 원 이상의 물품을 구입한 바 있었을 정도로 행위 구분이 뚜렷하였고, 실제 아무런 범죄전력도 없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그 주장과 같이 반반족발세트가 판매가 능시간이 경과하여 폐기 대상상품이 된 것으로 생각하고, 사전 교육 등에 따라 먹어도 되는 제품인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먹은 것으로 보일 뿐,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
이 사건은 피고인이 결과를 인식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위를 한 경우, 즉 구성요건적 고의가 부재할 때에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한 판례로 평가됩니다.
2. 미필적 고의의 의미
고의는 그 강도에 따라 ‘확정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로 구분됩니다. 실무적으로 미필적 고의는 매우 자주 문제되고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 뜻
미필적 고의는 행위자가 결과의 발생을 확실히 예견하지는 않았더라도,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내심에서 받아들인 경우를 말합니다.
즉, “결과가 발생해도 어쩔 수가 없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행위에 나아간 것을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2004. 2. 27. 선고 2003도7507 판결에서 “미필적 고의란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행위자가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을 때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처럼 미필적고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감수하겠다는 심리적 용인 의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필적 고의는 ‘결과 발생의 인식’과 ‘그 결과를 용인하는 의사’가 결합된 상태로 정의됩니다.
|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507 판결 미필적 고의라 함은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즉, 행위자에 있어서 그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그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으로, 이러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음을 요한다 할 것인바(대법원 1985. 6. 25. 선고 85도660 판결, 1987. 2. 10. 선고 86도2338 판결 등 참조) |
예를 들어 운전자가 인적이 많은 지역에서 과속을 하면서도 “사람이 다칠 수도 있지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이는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한 것으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람이 다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 했으나 결과가 우연히 발생했다면, 이는 단순한 과실에 불과합니다.
결국 미필적 고의는 고의와 과실의 경계에 위치하지만, 행위자가 결과를 용인했는지 여부에서 그 차이가 분명히 갈립니다.
미필적 고의 판단 기준
미필적 고의 역시 고의의 일종이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고의범의로 평가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행위자의 내심을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행위의 수단과 방법, 상황의 위험성, 결과의 예견 가능성, 행위자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미필적 고의의 존재를 추단합니다.
이러한 판단은 행위자의 심리상태 및 진술뿐 아니라, 사회통념상 결과를 감수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가 문제된 실제 사례
아래 사건은, 피고인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중 앞서가던 피해자에게 부딪혀 상해를 입힌 사안으로, 검찰은 피고인이 충분히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미필적고의를 가지고 진행했다며 상해죄를 적용하여 구공판 기소한 사건입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상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 유무가 전면적인 쟁점으로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CCTV 영상, 사고 경위, 피고인의 평소 습관,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영상에는 피고인이 구석 부분에서 회전한 후 직진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나타나 있었는데, 법원은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숙련된 스케이트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는 오히려 자신의 기술을 과신하여 충돌 위험을 과소평가한 결과일 수 있으며, 결과 발생을 용인했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부주의하거나 기술을 과신한 결과일 수는 있으나, 결과 발생을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7. 29. 20:13경 부천시 B에 있는 C 내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중 자신의 앞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피해자 D(여, 39세)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매우 숙련되게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고, 피해자를 발견한 지점은 직선주로로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나 장애물이 없었던 상태여서 충분히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 쪽으로 진행하여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팔을 잡고, 왼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부위를 밀쳐 피해자를 넘어뜨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약 2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제1요추 압박골절의 상해를 가하였다. 판단 가.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6도5789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나.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일시, 장소에서 정상적으로 진행하던 피해자의 오른팔과 어깨부위를 잡아서 밀쳐, 피해자가 2개월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 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당일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이고, 사건 이전에는 아무런 접촉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폭행 또는 상해할 확정적 고의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피고인에게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본다. 상해죄의 성립에는 상해의 원인인 폭행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상해를 가할 의사의 존재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등), ① 피고인이 충돌 직전 빠른 속도로 롤러스케이트장의 구석 부분에서 회전한 후 직진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듯한 장면이 CCTV 영상에 나타나 있어, 구석 부분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출발하여 속도가 느렸던 피해자를 순간적으로 발견하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판시 장소에서 타인과 충돌하는 사고가 있기는 하였지만, 그 사고가 피고인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볼 증거가 없고(피고인은 어린 아이가 피고인을 뒤에서 밀어 앞으로 넘어진 사고라고 진술하였고, 그 진술에 반하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그 사고를 제외하면 피고인이 타인과 충돌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여, 아래에서 보는 피고인의 주행 습관만으로 피해자와의 충돌 위험성을 용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능숙하게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평소에도 다소 위험한 방식으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은 오히려 피고인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여 타인을 상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였다고 볼 근거가 될 수도 있는 점, ④ 피해자는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하기 위하여 고의로 부딪혔다고 진술하였으나, 강제추행의 점에 대해서는 기소되지 않았고, 피해자로서는 갑작스럽게 뒤에서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고의 충돌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은 사고 당시 바퀴끼리만 부딪혔다고 거짓말을 하였으나(법정에서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앞쪽으로 발을 뻗었다고 하면서, 객관적인 증거인 CCTV 영상의 내용과는 다른,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였다) 이는 자신의 과실을 줄이기 위한 변명으로 보여 피고인에게 상해 또는 폭행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기는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는 상해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 과실치상 또는 중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상해죄의 구성요건이 과실치상 등의 사실을 포함한다고 보기 어렵고, 공소장의 변경 없이 피고인의 과실 또는 중과실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인을 과실치상죄 등으로 처단할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
이 판결은 미필적 고의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단순히 결과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사례입니다.
3. 결론
확정적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모두 고의에 해당하므로 고의범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반면 ‘과실’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과실의 경우 처벌규정이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의자 입장에서는 당시의 상황, 사고 경위, 위험 인식 여부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하여, 자신의 행위가 고의가 아닌 과실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을 일반인이 혼자서 하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초기 진술 단계부터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은 검사 출신 정정교 변호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건에서 고의와 과실의 판단이 쟁점이 된 사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이 있습니다.
고의나 미필적 고의 여부로 인해 형사처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사건의 초기부터 변호사와 함께 법리적으로 대응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고의범으로 내몰려 형사처벌의 위기를 앞두고 계시다면, 지금 바로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에 상담을 받아 사건의 방향을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