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인테리어업을 하는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의 대표이고, 피해자 C는 부산 연제구 D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의 건축주이며, E은 위 호텔의 시공사로 인테리어 공사를 B에 하도급주었다.
피해자는 호텔 신축을 위하여 2021. 10. 29.경 F조합(이하 'F조합'이라 한다)으로부터 30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F조합에서 대출금 계좌를 관리하면서 대출금을 집행한 후 시설자금 명목으로 8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1. 11.초순경 이 사건 호텔 사무실에서 피해자와 위 호텔 1~3층의 추가 인테리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실제 예상공사금액이 1억 원 상당임에도 피해자가 위 호텔을 건축하면서 발생한 미지급 공사대금과 대출이자 등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사대금을 11억 원으로 부풀린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해자가 도급계약서를 F조합에 제출하여 피고인이 대출금을 수령하면 실제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제외한 금액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대출금을 수령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실제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제외한 금액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대출금을 사용할 의사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F조합에 도급계약서 및 세금계산서 등을 제출하면서 대출금 집행신청을 하게 하여 F조합으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2021. 11. 16.경 3억3,000만 원, 2021. 12. 17.경 2억7,500만 원 합계 6억500만 원을 B 명의의 G은행 계좌로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 택일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인테리어업을 하는 B의 대표이고, 피해자 C는 부산 연제구 D호텔의 건축주이며, E은 위 호텔의 시공사로 인테리어 공사를 B에 하도급주었다.
피해자는 호텔 신축을 위하여 2021. 10. 29.경 F조합으로부터 30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F조합에서 대출금 계좌를 관리하면서 대출금을 집행한 후 시설자금 명목으로 8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2021. 11.초순경 위 D호텔 사무실에서 피해자와 위 호텔 1~3층의 추가 인테리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실제 예상공사금액이 1억 원 상당임에도 피해자가 호텔을 건축하면서 발생한 미지급 공사대금과 대출이자 등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사대금을 11억 원으로 부풀린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해자가 도급계약서를F조합에 제출하여 피고인이 대출금을 수령하면 실제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제외한 금액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기로 합의하였다.
피고인은 그 무렵 피해자로 하여금 F조합에 도급계약서 및 세금계약서 등을 제출하면서 대출금 집행신청을 하게 하여 2021. 11. 16.경 공사대금 명목으로 3억 3,000만 원, 2021. 12. 17.경 같은 명목으로 2억 7,500만 원 합계 6억 500만 원을 F조합으로부터 송금받아 피해자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대여금 명목 등 개인적 용도에 임의로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소유의 대출금 합계 6억 500만 원을 횡령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대출금 8억 원이 필요하였던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피해자 측이 이 사건 계약서를 F조합에 제출한 것일 뿐 처음부터 위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지 않을 생각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를 기망한 적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택일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해자는 대출금 8억 원을 F조합으로부터 받기 위하여 공사대금을 11억 원으로 하는 허위의 계약서를 피고인과 작성하여 F조합에게 제출하였고, 이에 속은 F조합이 피고인에게 대출금 6억 500만 원을 지급한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위탁관계는 횡령죄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관계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2)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또는 기타의 본권자) 사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서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위탁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재물의 보관자와 소유자 사이의 관계, 재물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보관자에게 재물의 보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여 그 보관 상태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판결 참조).
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대한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호텔의 건축주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호텔의 시공사인 E으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하도급받은 자인바, 이러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및 그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이 사건 호텔에 대한 추가 인테리어 공사 여부 및 그 공사의 규모 내지 공사대금 액수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고, 만일 피해자의 동의가 없었다면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거나 F조합에게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가 제출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시공사인 E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운영자금등으로 쓸 재원이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F 조합으로부터 대출금 8억 원을 추가 집행 받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 H, I와 2021. 10.경 추가 인테리어 공사 및 대출금 8억 원의 추가 집행등을 논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을 1억 원으로 하여 추가 인테리어 공사를 맡기거나 공사대금을 11억 원으로 허위로 부풀린 계약서를 작성하여 F조합에 제출하자는 등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거나 주도한 것은 이 사건 호텔의 상무로서 그 공사 진행 등을 관리하였던 J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도 이 법정에서 그 당시 J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의견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즉, 이 사건 당시 F조합으로부터 대출금 8억 원을 추가로 집행 받을 필요성은 피해자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이고, 이를 위하여 피해자 측의 사람인 J이 주도하여 피고인과 공사대금을 허위로 부풀린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대출금을 추가 집행 받은 후 이를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방법을 계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또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만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및 E 사이에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가 존재하긴 하였지만 상호 간에 어떠한 분쟁이나 갈등이 있었던 것 으로 보이지는 않고(다만 이후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 결국 상호 고소, 고발 등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협의 중이었던 점까지 더하여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위 돈을 반환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였다거나 피해자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인과 H 간의 전화통화 녹취록,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발송한 내용증명 등을 함께 살펴보면, 피해자의 이 법정에서의 주장과 달리 피고인은 오히려 이 사건 당시에 피해자 측의 급한 요청으로 인하여 F조합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아주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발생하는 세금의 부담도 피해자 측에서 보전해주기로 하였으며, 피고인과 피해자 측은 F조합에게 실제로 공사대금이 지출된 것으로 보이기 위하여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5)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사정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추가 인테리어 공사 범위 등을 확정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줄 것을 피해자 측에게 요청하였으나, 피해자가 수개월 동안 이를 확정하거나 제공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해자의 직원이었던 H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한 "2022. 2. 16.에서야 추가 인테리어 공사의 내용이 확정되었고 그 내용은 1층 커피숍 프론트 데스크, 3층 식당 프론트 및 블라인드, 1, 2층 유리선팅이고 이 부분 공사는 거의 완료되었다."라는 진술에 대하여, 법정에서와는 달리, 피고인의 공사 내용에 대한 진술은 사실이고 공사 내용대로 완료된 것 역시 사실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결국 피해자의 주장과는 다르게 피고인은 2022. 3.경까지 피해자와 합의된 대로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 다음으로 피해자는 피고인이 F조합으로부터 지급받은 돈을 임의로 사용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F조합으로부터 대출금을 지급받은 후 그 돈 중 일부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법인 운영비용 등으로 사용되거나 개인적인 대여금 등으로 사용된 부분이 확인되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위 대출금을 지급받은 통장은 피고인 운영의 법인 통장으로 다른 자금과 혼용되어 있고, 피고인은 2021. 11.경부터 2021. 12.경까지 허위로 공사 지출 내역을 만들거나 세금계산서를 매입하기 위하여 약 1억 1,156만 원을 지출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 측의 요청에 따라 일부 금원을 직접 송금해주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I는 2021. 12.경 피고인, 피해자 등이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하도급 공사대금의 지급을 독촉받자, 피해자에게 어차피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으로 수령한 대출금은 피해자가 E에게, E이 피고인에게 각 공사대금으로 주어야 할 돈인데, 일단 급한 돈을 먼저 써도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물어보았고, 이에 피해자가 "그래, 어차피 그 돈이 그 돈인데 일단 그걸로 급한 거는 처리해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고인은 위 대출금으로 재하도급 업체에게 공사대금 일부를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위 추가 인테리어 공사가 아닌 호텔 인테리어 본공사와 관련하여 상당한 금액의 미지급 공사대금이 있었고(현재 공사대금에 대하여 분쟁이 있어 보이나, 수사단계에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4억 원의 미지급 공사대금이 있다고 진술한 바도 있다), 위 돈을 피고인이 지급받을 당시 상호 간의 합의 내용도 이를 정산한 후 반환한다는 것이었으므로, 일부 임의로 지급한 부분은 당장 피해자의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자금이 부족한 피고인이 일단 사용하고 추후에 정산하려는 의사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결국 이는 어디까지나 범죄 이후의 사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7) 그러므로 이 사건 계약은 피해자가 그 당시 대출금을 추가 집행 받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요구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F조합으로부터 대출금을 받으면 공사대금을 제외한 돈을 돌려주겠다고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및 관계,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 등을 피고인의 대출금 사용 내역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위 대출금에 대한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택일적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택일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F조합으로부터 받은 6억 500만 원을 업무상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계약 체결 무렵 F조합은 피해자에게 승인된 대출금 30억 원 중 8억 원에 대하여 이 사건 호텔의 시설자금으로 사용될 경우에만 집행할 계획이었고, 이에 피해자 측이 제출한 이 사건 계약서나 추가 인테리어 공사에 대한 세금계산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에 따라서 대출금을 추가로 집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2) 당시 피해자 역시 F조합의 이러한 입장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해자는 미지급된 공사대금 등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하여 F조합으로부터 대출금 8억 원을 추가로 집행 받을 필요가 있었고, 이에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요구하여 공사대금을 11억 원으로 허위로 부풀린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공사대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금을 돌려받으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계약에 의한 공사대금 11억 원은 처음부터 허위로 작성된 것이 분명해 보이고, 피고인과 피해자 측은 실제로 추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음에도 마치 실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하여 서로 협의하여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F조합 측에서 현장 실사를 통해 위와 같은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그 대출금 집행 상황이나 금액 등을 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이 허위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하도급 업체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매입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하여 F조합은 피해자 측이 제출한 허위의 이 사건 계약서 등의 자료에 기초하여 피고인에게 추가 인테리어 공사의 공사대금 명목으로 대출금 6억 500만 원을 추가 집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이러한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처음부터 허위의 이 사건 계약을 이용하여 F조합을 속여 부당하게 대출금을 추가로 집행 받을 의사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이 F조합으로부터 6억 500만 원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및 관계, 피고인이 대출금을 보관하게 된 경위 등을 살폈을 때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나 필요성이 있는 신임에 의한 위탁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택일적 공소사실을 포함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