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수원형사전문변호사 – 공전자기록위작·업무상배임미수 무죄 판결 사례

공공기관 직원이 업무 관련 전자기록을 조작하거나 배임 행위에 가담하였다는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업무방해, 업무상배임미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공모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각 범죄의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이 사건에서 문제된 범죄들의 성립요건

공전자기록등위작과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공전자기록등위작죄는 형법 제227조의2에 따라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이 처리하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거나 변작함으로써 성립합니다.

형법
제227조의2(공전자기록위작ㆍ변작)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죄는 형법 제229조에 따라 위와 같이 위작된 전자기록을 실제로 행사하였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229조(위조등 공문서의 행사) 제225조 내지 제228조의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문서, 도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공정증서원본, 면허증, 허가증, 등록증 또는 여권을 행사한 자는 그 각 죄에 정한 형에 처한다.

두 죄 모두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과 실제 기록의 위작 또는 행사라는 객관적 행위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업무방해죄

업무방해죄는 형법 제314조에 따라 허위사실의 유포 또는 위계,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합니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12.29>

이 사건에서는 허위로 작성된 전자공문을 발송하여 공공기관의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방해 행위와 업무 방해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업무상배임미수죄

업무상배임미수죄는 형법 제356조 및 형법 제359조에 따라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59조(미수범) 제355조 내지 제357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배임죄에서 핵심은 행위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고,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미수의 경우에도 그 행위가 기수에 이를 위험성이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처벌이 가능합니다.

공모의 요건

위 범죄들이 여러 사람 사이의 공모를 전제로 하는 경우,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로 의사가 합치되었음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공모는 직접적인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묵시적 합의로도 성립할 수 있으나, 어떠한 형태로든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고, 공모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신빙성이 있어야 합니다.

2. 사안의 개요

사건의 배경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연탄 최고판매가격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원가와 판매가격의 차액을 보전하기 위해 연탄제조업자에게 가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연탄공장의 재고탄을 직접 실측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피고인은 가격안정지원금 조사 및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팀원이었고, A는 재고탄 측량 계획 수립 및 현장지휘를 담당하는 팀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팀 내에서 직급 차이는 있었으나 모두 팀원으로서 대등한 지위에 있었고, 상하관계가 아니었습니다.

A의 범행과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A는 특정 연탄공장의 실측 재고량이 장부상 재고량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음에도,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처럼 측정값을 임의로 하향 조정하여 허위의 전자공문을 작성하고 결재권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결재하도록 한 뒤 관련 부서에 발송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A에게 측량결과 조작을 지시하여 위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고 보아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업무방해, 업무상배임미수 혐의로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원심 법원은 A의 진술 등을 근거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A 진술의 신빙성 문제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A와 공모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증거가 A의 진술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광해관리공단은 팀제로 운영되었고 팀원 사이에는 상하관계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이 A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A로부터 실측결과를 보고받을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A는 피고인의 능력을 저평가하고 피고인 때문에 자신이 재고탄측량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불만을 드러낸 바 있어, A가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피고인을 공범으로 지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없다는 점

법원은 증톤 제도의 실질적 의미를 살펴보았을 때, 증톤을 하더라도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 시기가 다소 늦어질 뿐 지급 총액은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연탄공장이 증톤을 피하기 위해 담당 직원에게 조작을 부탁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더불어 피고인은 문제의 연탄공장에 대해 이미 가격안정지원금 지급이 보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증톤 여부가 해당 공장이나 공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A에게 측량값을 조작하도록 지시할 동기 자체가 없었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무죄 선고

항소심 법원은 A의 진술이 연탄제조업체들의 진술과도 상반되고, 조작 방법에 관한 진술이 전문측량업체의 객관적 측정결과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피고인이 A의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A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E공장에 대한 재고탄 실측결과를 임의로 조작하였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A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피고인은 A에게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기초사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물가 안정과 서민생활 보호를 위하여 시행되고 있는 연탄 최고판매가격 제도에 따라 발생되는 연탄 생산원가와 판매가격 간의 차액을 보전해 주기 위하여 연탄제조업자 등의 신청을 받아 가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석탄 및 연탄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지침에 의거하여 연1회 이상 직접 또는 공인된 기관에 의뢰하여 연탄제조업자의 연탄공장 내 재고탄을 실측한 후, 실측된 재고탄의 양이 해당 연탄제조업자가 관리하는 장부에 기재된 재고량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 차이에 해당하는 양을 장부에 추가하여 기재(이른바 '증톤')시키고 해당 연탄제조업자의 차회 가격안정지원금 신청이 있을 때 위 증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하여 지급함으로써 가격안정지원금이 이중으로 지급되는 등 부당하게 지급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한국광해관리공단 C지사 석탄지역진흥팀의 부장으로서 위 가격안정지원금 산정에 필요한 조사 등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고, A는 위 석탄지역진흥팀의 팀원으로서 위와 같은 재고탄 실측의 계획 수립 및 현장지휘 등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피고인과 A는 광산피해의 방지 및 복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법 그 밖의 법률에 의한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된다.
[범죄사실]
1) 공전자기록등위작
피고인과 A는 2016. 5. 17.경 D에 있는 E공장에 재고탄 실측을 나가 A는 광파기와 '서퍼' 프로그램을 통하여 체적값을 측정하고 피고인은 비중값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재고탄 측량을 실시한 결과 장부에 기재된 재고량인 약 5,800톤의 2배 정도에 이르는 약 10,000톤의 재고탄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공장이 폐업하는 시점에 재고탄을 최종적으로 측량하여 과다 지급된 가격안정지원금을 환수하는 등 조치를 취하면 족하다고 만연히 판단한 나머지 실측 결과를 조작하여 실측된 재고탄의 양이 장부상의 재고량과 오차범위 내에 있어 '증톤'의 필요성이 없다는 내용의 허위 보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과 A는 2016. 6. 13.경 F빌딩 8층에 있는 한국광해관리공단 C지사 사무실 안에서, 위 측량을 통해 확인한 비중값, 체적값을 각각 임의로 하향 조정하여 산출한 약 6,000톤이 위공장의 실측 재고량에 해당하여 장부상 재고량과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내용의 '2016년도 C지사 관내 연탄공장 재고량 측량결과 총괄표'를 작성한 후 '2016년도 연탄공장 재고탄 측량결과 보고'라는 제목으로 기안한 전자공문에 이를 첨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G으로 하여금 위 전자공문을 결재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과 A는 공모하여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였다.
2)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피고인과 A는 공모하여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 1)항과 같이 위작한 전자공문을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 석연탄지원실에 발송하여 위작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행사하였다.
3) 업무방해
피고인과 A는 공모하여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1)항과 같이 마치 E공장의 재고탄 실측량이 장부상의 재고량과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전자공문을 피해자 한국광해관리공단의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석연탄지원실에 발송하여 위계로써 피해자의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업무를 방해하였다.
4) 업무상배임미수
피고인과 A는 피해자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 연탄제조업자의 재고탄 측량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연탄제조업자의 실제 재고탄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고 장부상의 재고량과 비교하여 증톤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를 피해자의 담당 부서에 즉시 보고하여 피해자가 연탄제조업자에게 가격안정지원금을 이중으로 지급하는 등 과다하게 지급하게 되는 결과를 방지해야하는 업무상 임무를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A는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위 1)항과 같이 마치 E공장의 재고탄 실측량이 장부상의 재고량과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전자공문을 피해자의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석연탄지원실에 발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과 A는 공모하여 E공장의 운영자 H으로 하여금 불상 액수의 초과 가격안정지원금을 지급 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위 E공장이 불법 잔여탄을 매입하였다는 별건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피해자가 2016. 5. 24.경 위 공장에 대한 가격안정지원금 지급을 보류하고, 같은 해 8. 29.경 위 공장을 가격안정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처분을 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증거들을 토대로 피고인이 A와 공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공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하고, 이를 행사하였으며, 위계로써 피해자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업무를 방해하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E공장의 운영자 H으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여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범행이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도960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르면, A는 E공장에 대한 재고탄실측 과정에서 획득한 비중값과 체적값을 토대로 재고탄의 양이 장부에 기재된 재고량인 5,817톤의 약 2배 정도인 10,000톤에 이른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럼에도 A는 재고량이 오차범위(±3%) 내인 5,989톤이 되도록 실측결과를 조작하여 허위의 연탄공장 재고탄 실측결과표를 작성하였고, 이를 전자공문에 첨부하여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G 팀장으로 하여금 위 전자공문을 결재하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피고인에게 E공장의 실측 결과가 장부상 재고량보다 많이 나왔다고 보고하자, 피고인이 '증톤을 하겠다는 연탄공장은 증톤을 시켜주고 나머지는 오차범위 내인 ±3%로 맞춰서 결과 보고 문서를 올려라'라고 지시하였고, 그 지시에 따라 증톤을 원하지 않았던 E공장의 재고량을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처럼 조작하였다"라고 진술한다. 반면에 피고인은 "A에게 그러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해 왔다. A의 진술은 피고인이 A의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유일한 증거이다. 그러나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A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A의 범행에 공모·가담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조직구조·기업문화와 업무분장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등에 따르면, 한국광해관리공단은 팀제로 운영되고 있고 각각의 팀원은 독자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팀장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필요한 경우 서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팀원들 사이에서 직급의 차이는 존재하나 상하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직운영 방식 및 기업문화 속에서 특정 팀원이 다른 팀원에게 직장 동료로서 도움을 청하거나 팀원들 사이에서 동등한 지위에서 업무상 협조가 이루어질 수는 있으나, 팀원들 상호간에 업무 지시는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광해관리공단 C지사 석탄지역진흥팀의 업무분장은 팀장과 4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피고인이 연탄가격안정지원금 조사 및 관련 업무(이하 '가격안정지원금업무'라고만 한다)를, A가 재고탄 측량계획 수립 및 현장지휘 등 업무(이하 '재고탄측량업무'라고만 한다)를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증거기록 제1329면). 피고인(2급)과 A(5급)는 직급은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팀원'으로서 대등한 지위에 있었고 상하관계가 아니었다. C지사 석탄지역진흥팀은 2016. 5. 17. E공장에 재고탄 실측을 나갔고, 피고인은 비중계를 이용하여 석탄의 비중값을 측정하는 역할을, A는 광파기와 '서퍼'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체적값을 측정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하였다. 이처럼 가격안정지원금업무 담당자인 피고인이 현장에서 재고탄측량업무 담당자인 A의 재고탄측량업무을 보조하거나 협력해줄 수는 있었지만, 피고인이 A를 상대로 업무지시를 하거나 측량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지는 않았다(재고탄 실측결과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하는 사람은 당시 팀장이던 G이었다).
따라서 A의 진술처럼 '피고인'에게 E공장의 재고탄 실측결과를 보고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측정값과 관련된 지시를 받는다는 것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조직구조와 기업문화 및 C지사 석탄지역진흥팀의 업무분장에 배치되는 업무처리 방식이다.
나) 피고인과 A가 지시·복종관계에 있었는지 여부
A는 범행 동기에 관하여 '상급자'인 피고인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해왔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A는 모두 '팀원'으로서 대등한 지위에 있었다. 한편 피고인은 1987년경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전신인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에 입사하였고 이후 AB지사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 4.경 C지사에 '팀원'으로 발령이 나서 사실상 좌천되었다. 이에 대하여 A는 "피고인이 원래 AB지사에서 팀장 보직으로 근무했는데 2014년에 C지사에 무보직으로 발령이 난 것입니다. 비록 오랫동안 공단에 근무했지만 업무능력도 경력에 비례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습니다(증거기록 제1281면)"라거나, "피고인은 성향이 일을 대충 대충 처리하는 사람(증거기록 제295면)"이라고 피고인의 능력을 저평가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피고인이 A에게 직급, 나이, 근속기간 등을 내세우면서 권위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피고인과 A가 서로 지시·복종하는 관계에 있었는지도 의문스럽다.
다) 연탄제조업체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사정
① A는 피고인으로부터 "증톤을 하겠다는 연탄공장은 증톤을 시켜주고 나머지는 오차범위 내로 맞춰라"라는 지시를 받고 그에 따라 E공장의 L 사장에게 전화하여 증톤 여부를 물어보았고, L가 "증톤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재고량을 오차범위 내로 조작하였다고 진술한다(증거기록 제711면 등). 그러나 L는 "당시 A와 통화한 사실이 없고 실측 결과 증톤이 발생했다는 얘기를 들은 사실도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제708면). ② 한편 2016. 5.경 연탄공장 재고탄 실측 당시 E공장 외에 AC과 AD 2개 업체에 대하여도 장부상 재고량 보다 실측된 재고량이 많은 이른바 '증톤' 사유가 발생하였는데, AC과 AD에 대하여는 E공장과 달리 실제로 증톤이 이루어졌다(증거기록 제128면). 따라서 A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A는 당연히 AC과 AD에도 전화하여 증톤 여부를 물어보고 '증톤을 원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AD는 A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AD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이처럼 A와 연탄제조업체들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도 A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을 갖게 하는 사정이다.
라) 조작방법의 신빙성
피고인은 2016. 5. 17. E공장에 실측을 나가서 자신이 측정한 비중값을 메모지에 적어 A에게 전달하였다. 한편 A는 E공장의 재고량을 오차범위 내로 조작한 구체적인 방법에 관하여, "체적값과 비중값 모두를 임의로 낮춰서 5,989톤을 만들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286면). A가 조작한 비중값은 "수입탄 1.24, 일반탄 1.38"인데(증거기록 제132면), 전문측량업체인 AE가 2016. 10. 4. 측정한 E공장의 비중값은 "수입탄 1.19, 일반탄 1.37"이었다(증거기록 제1034면). A는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은 메모지에 기재된 비중값보다 더 낮게 비중값을 조작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후 전문측량업체가 측정한 비중값보다도 조작된 비중값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비중값까지 낮추었다"는 취지의 A의 진술은 객관적인 자료인 전문측량업체의 비중값 측정결과와도 부합하지 않는다(A는 자신이 측정한 체적값만을 낮추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A는 피고인으로부터 비중값을 적은 메모지를 전달받은 뒤 메모지에 기재된 비중값을 자신의 수첩에 옮겨 적었고, 메모지는 폐기하였으며, 수첩은 수사기관에 제출하지 않았다. 그런데 만약 A가 수첩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면, 비중값 비교 등을 통해 자신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수첩을 의도적으로 제출하지 않았을 여지가 있다.
마) A의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A는, 피고인이 부임하기 전에는 가격안정지원금업무와 재고탄측량업무를 한 명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부임하여 가격안정지원금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프로그램이 영어로 되어 있는 측량장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팀 내에서 가장 젊은 자신이 재고탄측량업무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하면서, 원래 재고탄측량업무는 피고인의 업무였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반복해서 진술해왔다. 결국 A는 피고인 때문에 자신이 재고탄측량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서 나)항에서 본 피고인의 능력을 저평가하던 A의 태도 등을 보태어 보면, A는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자 책임을 전가하거나 감면받으려는 의도로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피고인을 '공범'으로 지목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바) 피고인의 범행 동기
①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연탄제조업자의 연탄공장에 대하여 재고탄을 실측하여 장부에 기재된 재고량보다 많은 경우에 이를 장부에 추가하고 해당 물량만큼 가격안정지원금을 공제하는 이른바 '증톤'을 해온 이유는 연탄공장에서 불법으로 석탄을 반출 또는 반입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연탄 제조시 발생하는 수분 등으로 인하여 장부상 재고량과 실제 재고량이 차이가 생기는 것을 줄이기 위함이고, 가격안정지원금을 이중으로 지급받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이후 재고탄 실측의 부정확성 등을 이유로 2020. 1.경 재고탄 실측 업무는 폐지되었다). 즉, 연탄공장에서 '증톤'이 발생하면 해당 물량만큼을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범위에서 공제하지만, 이후 장부에 추가로 등재한 증톤 물량에 대하여 가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게 되므로, 가격안정지원금을 지급받는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는 있어도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 규모는 결국 동일해진다(한국광해관리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증인 AF 진술, 연탄공장 재고탄 실측 개선 방안 보고 등 참조, 한편 한국광해관리공단의 감사실 직원인 I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증톤 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증톤을 하지 않으면 가격안정지원금이 제대로 공제되지 않아 부당이익이 발생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는 I이 증톤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진술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탄제조업체가 가격안정지원금을 이중으로 지급받으려는 목적으로 한국광해관리공단의 담당 직원에게 '증톤'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이유는 없다. ②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E공장 사이에 금품수수나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여부에 대하여 조사하였지만 피고인에 대하여 어떠한 혐의도 드러나지 않았다. ③ 더욱이 한국광해관리공단은 E공장에 대한 재고탄 실측이 이루어지기 이전인 2016. 4. 14.에 E공장에 대하여 불법 무연탄을 매입했다는 이유로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을 보류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는데(행정처분을 발령하기 전에 하는 예고통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도 당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증인 K 진술 녹취록 제19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E공장에 대한 '증톤' 여부는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 여부나 규모 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 없었고, 증톤을 하지 않는 것이 E 공장에 이득을 가져다준다거나 한국광해관리공단에 손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가격안정지원금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피고인으로서는 A에게 "증톤을 하겠다는 연탄공장은 증톤을 시켜주고 나머지는 오차범위 내로 맞춰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 지원금 지급이 보류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한 사정
반면에 A는 E공장의 재고량을 오차범위 내로 조작할 당시 한국광해관리공단이 E공장에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을 보류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A는 뒤늦게 수사과정에서 "저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E공장은 실측 결과와 상관없이 지원금 지급이 정지될 상황이었습니다. 증톤을 하든 하지 않든 E공장 입장에서는 이득을 볼 것이 없는데 부탁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에 대하여 "그렇다면 (피고인이) 왜 오차범위 내로 해달라고 한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하여는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증거기록 제1284면). 이와 같이 A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조작을 지시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만약 A가 사전에 미리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E공장의 재고량을 오차범위 내로 조작하는 행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A는 이 법원에서 "E이 지원금 지급이 보류된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것을 조작할 이유가 있었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하여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었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증인 A 녹취록 제31면).
아) A가 진술하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 등
A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에 대하여, "측량값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혹시나 공장에서 이의를 한다면 민원에 대응하거나 다시 측량하는 것이 귀찮아질 수도 있어서 업무 편의상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증거기록 제1288면)", "어차피 나중에 연탄공장이 폐업할 때 증톤 처리를 해서 정리를 하면 되니까 피고인도 그렇게 지시를 한 것 같습니다(공판기록 제253~254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E공장에 대한 가격안정지원금의 지급이 보류되었다는 사정 등을 알고 있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앞서 가)~사)에서 살펴본 사정과 이 사건의 경위 및 A의 지위 등을 고려해 볼 때, 이는 A 자신의 범행 동기로 보일 뿐이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부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제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4. 결론

공전자기록등위작, 업무방해, 업무상배임미수 등 여러 혐의가 복합적으로 제기된 형사사건에서는 증거의 신빙성과 공모 여부 등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다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증거 분석, 공모 요건의 법리 검토, 진술의 신빙성 탄핵 등 전문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복합적인 형사 혐의를 받게 된 경우에는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