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이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타인이 놓고 간 물건을 습득한 후 이를 돌려주지 않아 점유이탈물횡령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항에서 타인이 두고 간 지갑을 가져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점유이탈물횡령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9. 28. 13:03경부터 같은 날 13:16경 사이에 인천 중구 공항로 272에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7번 게이트 앞에서 피해자 B이 그곳 의자위에 실수로 두고 간 피해자 소유인 시가 100만 원 상당의 루이비통 여성용 지갑 1개를 습득하였음에도 이를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2023. 9. 28. 13:00경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7번 게이트 앞 긴 의자에 그날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루이비통 여성용 지갑과 홍보전단지가든 작은 주황색 쇼핑백을 의자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 오른쪽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파란색 큰 가방의 오른쪽에 놓아 둔 채로 37번 게이트를 통해 출국장으로 이동한 후 그대로 해외로 출국하였다. 2) 피고인은 다른 볼일을 보고 당일 13:03:37경 돌아와 위 의자 앞으로 다가왔다. 피고인은 그 앞에 서서 왼손에 들고 있던 짐을 자신의 파란색 가방 왼쪽에 내려놓으면서 고개를 숙여 오른쪽에 놓여 있는 피해자의 주황색 쇼핑백 안을 들여다본 다음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파란색 가방을 쳐다보다가 다시 주황색 쇼핑백을 한 번 더 쳐다본 후 다시 파란색 가방을 쳐다보면서 짐을 정리한 다음 13:04:10경 오른손으로 자신의 파란색 가방을 들고 그 자리를 떠나 같은 의자의 반대편 끝으로 이동하여 파란색 가방등 여러 짐을 내려놓고 그 의자에 앉아 잠을 자기도 하는 등 대기하다가 15:23경 출국을 위해 37번 게이트를 통해 출국장 안으로 이동하였다. 3) 당시 촬영된 CCTV 영상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황색 쇼핑팩과 자신의 파란색 가방이 나란히 놓여 있는 의자 앞에서 서서 짐을 정리할 때 피고인의 오른손이 주황색 쇼핑백 쪽으로 내려가는 듯한 모습이 두 번 정도 보이는데, 두 번 모두 피고인이 주황색 쇼핑백 밖으로 지갑을 꺼내는 장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 중 첫 번째는 피고인의 오른 팔의 높이가 손이 주황색 쇼핑백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낮지는 않아 보이고, 피고인이 두 번째로 오른손을 주황색 쇼핑백 쪽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때는 주황색 쇼핑백 안으로 손이 들어갈 정도로 내려간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도 피고인이 주황색 쇼핑백에서 오른손을 꺼냈을 때 그 손에 지갑 같은 물건은 보이지 않고, 피고인은 그 동작 후 곧바로 오른손으로 오른쪽에 있는 파란색 가방의 위쪽 손잡이를 잡아들고 의자 반대쪽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파란색 가방을 의자에 내려놓았는데, 이때도 피고인의 오른손에 지갑 같은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자신의 파란색 가방을 들고 의자 반대편 끝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주황색 쇼핑백을 힐끗 쳐다봤고,그렇게 의자 반대편 끝으로 이동해 짐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을 때도 한 번 더 주황색 쇼핑백을 쳐다봤다. 4) 이후 13:16:45경 공항에서 청소하는 직원이 의자에 홀로 놓여 있는 주황색 쇼핑백을 보고 다가와 힐끗 쳐다보고 그냥 가버리는데, 그때 피고인이 왼손으로 주황색 쇼핑백 쪽을 가리키며 뭐라고 얘기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지만, 그 직원은 별다른 반응없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러자 피고인은 13:16:55경 의자에서 일어나 주황색 쇼핑백 쪽으로 걸어가 13:16:59경 오른손으로 주황색 쇼핑백을 잡았다. 하지만 피고인이 주황색 쇼핑백을 잡는 순간에서 CCTV 영상이 끊기고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는 바람에 피고인이 주황색 쇼핑백을 잡고 난 후 어떻게 하는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5) 그 후 13:29:10경 중국인 여성(C, D생)이 주황색 쇼핑백이 놓여 있는 의자로 다가왔는데, 당시 피고인은 그 의자 반대편 끝에 앉아 자고 있었고, 주황색 쇼핑백은 의자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져 있는 상태였다. 위 중국인 여성은 주황색 쇼핑백이놓인 가운데 테이블 바로 왼쪽에 앉았는데, 14:04:50경 주위를 한 번 쳐다보더니 오른쪽에 있는 주황색 쇼핑백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을 그 안으로 넣어 뒤적이더니 홍보전단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 놓은 다음 쇼핑백을 접어 자신의 가방 안에 넣었고, 이후 피고인과 같은 시각인 15:23경 위 가방을 들고 출국장으로 이동하였다. 6) 피고인은 2024. 1. 28. 경찰 조사에서 당시 피해자의 주황색 쇼핑백 안에 있는 지갑을 만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쇼핑백 안에 두었고 이를 가져가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였다. 즉,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CCTV 영상을 열람한 후 "인제 영상을 보니까 제가 꺼낸 거 같아요.", "물건을 두 번 정도 꺼내서는 종이가방(피해자의 주황색 쇼핑백을 의미함)에 넣어놨어요. 그리고는 제 가방을 갖고 한쪽으로 옮겼어요.", "제가 다른 사람 물건을 꺼내서 만진 거는 인정을 해요", "전혀 다른 사람 물건을 제 가방에 넣지 않았어요.", "제가 물건을 몇 번 만지고는 다시 종이가방에 넣어났어요.", "제 물건이 아니고 알고 있었지만 그 가방 안에 뭐가 있었는지 확인하려고 가방 안에서 물건을 꺼냈어요.", "남의 물건인지 알지만 가방 안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려고 보고 꺼낸 거에요.", "정확히는 기익이 가물가물해서 모르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동그란 모양인데, 약간높이가 있는 물건인데 하나는 모르겠는데 근데 완전히 기억이 안 나요.", "그냥 내 가방 옆에 있는 물건이 있어서 그 안에 뭐가 들었나 해서 계속 꺼내고 만지고 했어요", "나중에는 루이비통 쇼핑백 가방 안에 물건을 넣었어요.", "제가 가져가지 않았어요."라고 진술했다. 7) 위 중국인 여성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지갑을 가져갔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두 번 정도 주황색 쇼핑백 안에 손을 넣어 지갑을 만진 사실은 인정하면서 지갑을 가져가지 않고 주황색 쇼핑백 안에 그대로 두었다고 진술하였다. 당시 촬영된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두 번 정도 주황색 쇼핑백 쪽으로 오른손을 내렸고 특히 그 중 한 번은 주황색 쇼핑백 안으로 손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이 주황색 쇼핑백 밖으로 지갑을 꺼내는 장면이나 피고인이손에 지갑을 들고 있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경찰 진술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② 피고인은 그 후 주황색 쇼핑백 오른쪽에 있던 자신의 파란색 가방을 들고 같은 의자의 반대편 끝(이는 출국장 게이트에 가까운 위치이다)으로 이동하여 장시간 계속 앉아 있었고 심지어 잠을 자기도 했다. 당시 그 의자에는 피고인 혼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만일 그때 피해자가 돌아왔다면 혼자 있는 피고인이 범인으로 의심받기 쉬운 상황이었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동은 피해자의 지갑을 훔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피고인은 자신의 파란색 가방을 들고 자리를 떠나면서도 다시 주황색 종이가방을 힐끗 쳐다봤고 그 후 왼쪽 끝으로 이동해 자신의 가방 등을 모두 내려놓고 의자에 앉을 때도 한 번 더 쳐다보았는데, 이 또한 이미 지갑을 꺼내 간 범인의 모습보다는 지갑을 만져보기는 했지만 가져가지는 않았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보인다. ③ 그 후 약 12분이 경과한 후 청소하는 직원이 다녀간 직후 피고인은 다시 주황색 쇼핑백 쪽으로 다가가 주황색 쇼핑백을 잡았는데, 피고인이 위 쇼핑백을 잡는 순간 CCTV 영상이 끝나 버려 피고인이 위 쇼핑백을 잡아 그 안에 든 지갑을 꺼냈는지 여부를 전혀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그 후 약 13분 뒤 중국인 여성이 다가왔을 때 주황색 쇼핑백이 그 옆 가운데 테이블 위로 옮겨져 있는 점과 피고인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 조사관이 이 부분을 추궁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시 피고인이 사람들이앉는 의자에 놓인 주황색 쇼핑백을 사람들이 앉지 않는 가운데 테이블로 옮겨 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만일 피고인이 처음 주황색 쇼핑백이 있는 의자 앞으로 다가와 서서 짐을 정리할 때 이미 피해자의 지갑을 꺼내 갔다면 그 이후에 의자 반대편 끝으로 이동한 이후에 다시 그쪽으로 돌아와 새삼 주황색 쇼핑백을 잡을 이유가 없다. ④ 피해자의 지갑은 그 이후 중국인 여성이 가져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중국인 여성은 주황색 쇼핑백에서 홍보전단지를 꺼낸 다음 주황색 쇼핑백을 접어 그대로 자신의 가방 안에 넣었는데, 수사기관은 주황색 쇼핑백이 얇게 접힌 것으로 보이는 점을 근거로 그 안에 지갑이 들어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막 새로 구입하여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작은 여성용 지갑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시 피해자의 지갑이 주황색 쇼핑백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구나 당시 중국인 여성은 주황색 쇼핑백에 손을 넣어 뒤적인 다음 홍보전단지를 꺼낸 후 주황색 쇼핑백을 접어 자신의 가방에 넣었는데, 만일 당시 쇼핑백 안에 지갑은 없고 홍보전단지 밖에 없었다면 굳이 위 여성이 쇼핑백 안에 손을 넣어 뒤적이면서까지 홍보전단지를 꺼낼 이유가 없고, 오히려 뭔가를 뒤적여 홍보전단지를 꺼낸 움직임은 그 쇼팽백 안에 홍보전단지 외에 다른 물건, 즉 지갑이 들어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위 중국인 여성이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주황색 쇼핑백을 굳이 가져갈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오히려 이는 주황색 쇼핑백이 그 자리에 있었던 흔적 자체를 지워 버려 피해자가 돌아오더라도 지갑의 행방을 찾지 못하게 하는 행동일 수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점유이탈물횡령과 같은 형사 사건에서는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수사 경위 등 다양한 증거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므로, 법률 지식이 없는 당사자 혼자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증거의 허점을 찾아내고, 수사기관의 판단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다투어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형사 혐의를 받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