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은
무죄.
피고인 A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 A의 폭행은 소극적인 방어 내지 저항행위로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다. 설령 피고인 A이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 한다)를 폭행하였더라도 피해자가 먼저 특수협박을 하였고, 차에서 내려 피고인 A에게 시비를 건 것이므로 피고인 A은 상당한 방어행위를 한 것이다.
2) 피고인 B은 자신이 피해자의 차를 내리쳤는지 기억이 없고, 단지 피해자가 아들인 피고인 A을 메쳐 피고인 A에게 뇌진탕이라는 상해를 가하고 도망을 가려고 했으므로 이를 제지하려고 했을 뿐이다. 피고인이 지팡이로 피해자의 차를 내리쳤다고 하더라도 지팡이로 내리친 자리는 조수석 손잡이 안쪽 부분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지팡이끝 부분은 고무로 되어있어 피해자의 차에 흠집이 나기도 어렵고, 설령 재물손괴가 인정되더라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벌금 50만 원, 피고인 B: 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1) 관련 법리
맞붙어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공격행위와 방어행위가 연달아 행하여지고 방어행위가 동시에 공격행위인 양면적 성격을 띠어서 어느 한쪽 당사자의 행위만을 가려내어 방어를 위한 정당행위라거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든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과 그로부터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의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A이 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당시 상황을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과 녹음한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 시간, 장소에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여 한강 북단쪽에서 한강 남단 쪽으로 편도 2차로 중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1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려 하였으나, 1차로에 차량이 정체되어 있어 곧바로 진입하지 못하고 서행하게 되었다. 이때 피해자 뒤쪽에서 차를 운전하여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피고인 A은 경적을 수회 울렸고, 피해자는 1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다가 갑자기 2차로 쪽으로 다시 진로를 변경한 다음 피고인 A의 차 앞에서 급제동하였다.
(2) 피해자는 차에서 내려 “왜 이렇게 빵빵거리는 거예요?”라고 말했고, 피고인 A은 차에서 내려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였다.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 A의 몸을 밀치자, 곧바로 피고인 A은 오른손으로는 피해자의 멱살을, 왼손으로는 피해자의 오른손을 잡았고, 피해자도 이에 맞서 피고인 A의 멱살을 잡은 채 실랑이를 벌였다. 피고인 A과 피해자는 그 후에도 서로 욕설을 주고받았고, 피고인 A과 피해자는 서로의 목을
손으로 치거나, 서로를 때릴 것처럼 주먹을 허공에서 휘두르기도 하고, 서로의 몸을 밀치기도 하였다.
(3) 피해자는 자신의 차로 돌아가 운전석에 앉았으나, 피고인 A은 피해자를뒤따라가 피해자의 옷을 잡고 차에서 내리도록 끌어당겼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유형력의 행사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으로서 폭행에 해당한다.
다) 나아가 피해자가 차선 변경을 위해 서행하거나 급제동한 잘못은 있으나 피고인 A도 과도하게 경적을 울린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과 피해자는 상대방의 공격행위에 즉시 반격하면서 거의 대등하게 싸웠으며, 양자 모두 공격의 의사를 가지고 상대방의 멱살을 잡거나 몸을 밀치는 등 서로 비슷한 정도의 폭행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 A의 행위는 단지 소극적인 방어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 내지 반격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공격행위를 종료하고 떠나려는 피해자를 쫓아가차에서 내리도록 끌어당기기까지 하였는바, 이를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 B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과 그로부터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B은 현장에서 이탈하는 피해자의 차량 측면을 판시 기재와 같이 지팡이로 내리친 사실, 그로 인해 피해 차량에 수리비 4만 원 상당의 흠집이 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66조 소정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바,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과 그로부터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B이 피해자의 차 조수석 외 캐치 부위에 흠집이 나게 하여 4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위 차를 손괴하였는지 여부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면 ‘조수석 뒷부분을 내리쳐 조수석 외 캐치(문 손잡이를 의미하고, 이하 ‘문 손잡이’라고 한다) 부위에 흠집이 나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 당시 상황을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B이 지팡이로 내리친 부분은 피해자의 차 조수석 뒷문 부위이고, 조수석 문 손잡이 부위를 내리친 것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는 경찰에서 여러차례 조사받으면서 피고인 B이 지팡이로 자신의차 조수석 문을 쳐서 ‘조수석 뒷문’에 기스(흠집)가 났다거나 조수석 뒷문을 내리쳐흠집이 났다고 진술하였을 뿐 ‘조수석 손잡이 부위’에 흠집이 났다고 진술한 사실이 없다.
(3) 피해자가 제출한 2023. 5. 7. 촬영 사진 2장과 2023. 6. 4. 촬영 사진 2장을 보면, 2023. 5. 7. 촬영 사진은 차문 손잡이를 촬영한 것인데, 사진만으로는 조수석앞문 손잡이인지 아니면 뒷문 손잡이인지 알 수 없고, 지팡이로 내리쳐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흠집도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3. 6. 4. 촬영 사진에서는 차 뒷문 부위에 흠집(기스)이 난 것이 확인될 뿐 차문 손잡이에 흠집이 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수석 쪽 뒷문인지 운전석 쪽 뒷문인지도 알 수 없고, 더구나 위 사진은 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1개월 이후 촬영되어 흠집(기스)이 난 부분조차도 피고인 B이 내리친 지팡이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4) 피해자가 제출한 견적서를 보더라도, 피해자는 2023. 11. 24.경에야 발급일이 ‘2023. 11. 8.’, 견적내용이 ‘조수석 뒤 외 캐치 교환’, 부품단가 ‘4만 원’이라고 기재된 견적서를 제출하였고, 위 견적서에는 수리 사진이 첨부되어 있거나 수리 일자가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
(5) 그밖에 피고인 B이 피해자 차량을 지팡이로 내리치기 전 피해자 차량의
상태나 피해자 차량 조수석 외 캐치의 상태가 어떠하였는지를 확인할 자료가 없다.
3.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A이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그 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원심이 든 유리한 정상 및 불리한 정상에다가,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및 경제적 형편,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5. 7 16:10경 서울 강서구 가양동 437 가양대교 북단에서 남단 방향으로 김포공항과 종합운동장 방면으로 갈라지는 진입 램프에서 피해자 C가 A과 다툰후 피해자 소유인 (차량번호 1 생략)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나려 하자, 소지하고 있던 플라스틱 소재 지팡이로 위 승용차 조수석 뒷부분을 내리쳐 위 승용차 조수석 외캐치 부위에 흠집이 나게 하여 4만 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위 승용차를 손괴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피고인의 주장은 위 제1의 가. 2)항 부분 기재와, 이에 대한 판단은 위 제2의 나. 2)항 부분 기재와 같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