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발생 이후 뒤늦게 이루어진 음주측정 결과를 근거로 음주운전 혐의가 적용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통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음주측정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음주운전 범죄의 성립요건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음주운전 죄의 성립요건
음주운전의 기본 요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에 따라 처벌됩니다.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50조의3,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8.3.27, 2023.10.24> |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③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혈중알코올농도가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2. 혈중알코올농도가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3.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
따라서 음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을 한 그 시점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치 이상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운전 이후 시점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만으로는 운전 당시의 음주 상태를 곧바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운전 당시 음주 상태의 증명 문제
음주측정이 운전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 이루어진 경우, 측정된 수치가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반영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러한 경우 수사기관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하여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드마크 공식을 통한 역추산은 개인의 알코올 분해 능력, 음주량, 음주 시점 등 여러 변수가 정확히 확인되어야만 신뢰할 수 있으며, 그 전제 사실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역추산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사후 음주 가능성과 증명의 한계
특히 교통사고 발생 이후 운전자가 사고 현장을 이탈한 뒤 술을 마신 경우, 이후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사고 이전의 음주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사고 이후 새롭게 마신 술에 의한 것인지를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운전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어야 하며, 사후 음주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다면 음주운전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반대 차선에서 마주 오던 택시를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택시 운전사와 동승 승객이 각각 부상을 입었습니다.
피고인은 사고 직후 택시 문을 열어주는 것 외에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하였고, 교통사고 발생으로부터 약 5시간 14분이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진 호흡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0%가 검출되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교통사고 발생 당시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며, 사고 이후 자신의 농막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1병을 구입하여 마셨고, 그 결과 이후의 음주측정에서 수치가 나온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피고인이 제출한 편의점 영수증에 의하면 교통사고 발생 이후 소주 1병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어,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였습니다.
또한 교통사고 발생 직후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피고인의 언행, 얼굴 혈색, 신체 움직임 등이 혈중알코올농도 0.093%에 해당하는 음주 상태로 보기 어려운 정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목격자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의 의미
교통사고 발생 직후 피고인과 직접 대면하였던 피해자들은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가 나거나 얼굴에 붉은 혈색이 돌거나 비틀거리는 등 음주 정황을 전혀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습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을 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피고인에게서 직접 음주 정황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고 법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피고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사고 전 출발 당시 비포장 도로에서 좁고 굴곡진 지형을 능숙하게 운전하는 모습이 확인되어, 운전 당시 심한 음주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인정되었습니다.
3. 위드마크 공식 역추산의 신뢰성 문제
역추산의 전제 조건 불충족
수사기관은 음주측정 결과를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교통사고 발생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역추산은 피고인이 교통사고 발생 당시 이미 음주 상태였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은 것이어서, 그 전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역추산 결과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나 사고 이후 마신 술의 정확한 양 등이 확인되지 않았고, 역추산에 사용된 자료도 피고인이 실제로 마신 소주병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같은 종류의 소주병을 구입하여 피고인의 대략적인 진술을 근거로 음주량을 추측한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역추산 계산 자체의 오류
게다가 수사기관이 작성한 위드마크 공식 관련 자료는 교통사고 발생 시점부터 음주측정 시점까지의 경과 시간 산정에서부터 오류가 발견되는 등 기초적인 계산에서조차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음주 상태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법원은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주 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점은 무죄. 이 유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4. 7. 12. 11:30경 세종 I에서부터 B 인근 도로에 이르기까지 약 600m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번호 1 생략) 코란도스포츠화물차를 운전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2024. 7. 12. 11:30경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이후 약 5시간 14분 가량이 경과한 같은 날 16:44경에 이루어진 피고인에 대한 호흡에 의한 음주측정 결과 0.090%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위 교통사고 발생 직후 사고현장을 이탈한 점과 사고현장 이탈 이후의 행적에 관한 설명에 다소 석연찮은 점들이 있어, 피고인이 음주운전 상태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음주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까지 종합하여 볼 때, 실제로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으나 위 교통사고 발생 이후 비로소 술을 마셨고 이로 인하여 그 후에 이루어진 음주측정 결과에서 0.090%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바,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것이고, 위와 같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상당히 높은 정도의 음주 수치이기 때문에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가 나거나 얼굴에 붉은 혈색이 돌거나 비틀거리며 걷는 등 신체에 음주로 인한 여러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피고인에 대해 2024. 7. 12. 16:44경 음주측정을 할 당시에 작성된 ‘수사보고(주취운전자 정황보고)’에 의하면, ‘언행상태: 약간 말투가 어눌함, 보행상태: 약간 비틀거림, 운전자 혈색: 약간 홍조색(붉음)’으로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순번 9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직후 피고인과 대면하였던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일관되게 피고인에게서 술 냄새가 나거나 얼굴에 붉은 혈색이 돌거나 비틀거리며 걷는 등 술에 취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 E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술을 먹었으니 도망간 것 같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이는 피고인에게서 음주 정황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 후 사고현장을 이탈했으니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취지의 추측이었다(피해자 E의 법정 증언 내용 참조). 특히 피해자 E은 피고인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피해 택시 사진을 촬영하는 등 가까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만일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면 어렵지 않게 음주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그러한 점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2)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직후의 상황이 촬영된 피해자 E의 택시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언행이나 얼굴 혈색, 신체 움직임 등에 있어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상적인 모습임이 확인된다(증거목록 순번 27 참조). 3)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직후 피고인의 차량 안에서 음주의 흔적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므로, 만일 피고인이 위 교통사고 발생 당시 음주상태였다고 한다면 차량에 탑승하여 출발하기 이전에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당일 피고인이 차량에 탑승하여 출발하는 모습이 촬영된 피고인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차량 출발과후진, 기어 변속, 전진 이동 등 일련의 운전 조작에 있어서 부자연스러운 점이 전혀 없고 매우 정상적으로 운전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특히 위 출발장소 부근은 비포장 상태이며 도로의 형태도 좁고 굴곡이 있는 등 운전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보임에도 피고인이 능숙하고 매끄럽게 운전을 하는 모습이 확인되는바(증거목록 순번 27 참조),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4) 피고인이 제출한 편의점 영수증(증거목록 순번 11 참조)에 의하면, 피고인이 실제로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인 2024. 7. 12. 13:26경 피고인의 농막 인근에 있는 J 편의점 부강대로점에서 제품명 ‘이제우린’이라는 640ml 용량의 소주 1병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어 피고인의 변소 내용에 부합한다. 5) 경찰은 2024. 7. 12. 16:44 이루어진 음주측정 결과를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연추산 방식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추정하였으나(증거목록 순번 21 참조), 이는 피고인이 위 교통사고 발생 당시 음주 상태였음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와 같은 역추산 계산은 그러한 전제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나 위 교통사고 발생 이후에 마신 술의 정확한 양 등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증거목록 순번 19, 20의 자료는 피고인이 당일 마셨던 그 소주병을 가지고 조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같은 종류의 소주병을 구입하여 피고인의 대략적인 진술을 듣고 음주 양을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 그 신빙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어렵다[게다가 위 증거목록 순번 21의 입건전조사보고서(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음주량 측정 관련)는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시점으로부터 음주측정 시점까지의 경과시간 산정에서부터 오류가 있는 등 기초적인 부분에서조차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6)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물론 피고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이후 갑자기 술을 구입하여 마셨다는 점이 석연치 않고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과도 배치되기는 하나, 교통사고 발생으로 인하여 기분이 좋지 않아 평소잘 마시지 않았던 술을 마셨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판단되며,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음주운전 사실을 단정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
5. 결론
음주운전 혐의는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 목격자 진술, 블랙박스 영상, 위드마크 공식 역추산의 신뢰성 등 다양한 증거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사건으로, 법률 지식 없이 혼자 대응하면 불리한 증거에 적절히 반박하지 못하고 유죄 판결을 받을 위험이 높습니다.
형사전문변호사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증거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무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발굴하여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통사고 후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거나 뒤늦은 음주측정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한 경우,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