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 현장에서 운전자가 음주측정기에 제대로 숨을 불어넣지 못하는 경우, 경찰은 이를 고의적인 측정 거부로 판단하여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신체적 질환으로 인해 충분한 호흡을 불어넣지 못한 운전자가 음주측정거부죄로 기소되었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음주측정거부죄의 성립 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음주측정거부죄란 무엇인가
음주측정거부죄의 기본 구조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에게 호흡 방식으로 음주 여부를 측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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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② 경찰공무원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개정 2014.12.30, 2018.3.27> |
또한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운전자에게 그 측정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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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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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핵심 요건입니다.
신체적 이상이 있는 경우의 예외
그런데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의한 음주측정 의무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운전자의 신체적 이상 등으로 인하여 호흡측정기로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경우에는, 경찰공무원이 그러한 방식의 측정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반면에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의 신체적 이상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호흡 방식의 측정을 요구하여, 운전자가 측정 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충분히 불어넣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음주측정 거부로 볼 수는 없습니다.
즉, 신체적 원인으로 인해 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고의적인 거부가 아니므로,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 음주측정거부죄의 핵심, ‘고의성’ 판단
고의적 거부의 의미
음주측정거부죄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요건은 결국 운전자가 고의로 측정을 거부하였는지 여부와 직결됩니다.
단순히 측정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거부 의사를 인정할 수는 없으며, 운전자가 의도적으로 측정을 방해하거나 회피하려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외형상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신체적 사정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면 고의적 거부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신체 이상을 경찰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한편,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신체적 이상 상태를 경찰관에게 직접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고의적인 측정 거부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신체적 이상으로 인한 측정 불능의 가능성이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면, 운전자가 현장에서 자신의 상태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결론을 바꾸지 못합니다.
이처럼 음주측정거부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측정 결과라는 외형적 사실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신체 상태와 측정 불능의 원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실제 사건: 구강암 수술 후 음주측정거부로 기소된 사례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피고인은 음주 후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주차된 오토바이를 충격하는 사고를 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로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음주측정 요구를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1, 2차 측정 시 측정기에 호흡을 전혀 불어넣지 않았고, 3, 4차 측정 시에는 호흡을 불어넣기는 하였으나 충분히 불어넣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음주측정거부로 단속되어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시늉만 하는 방법으로 측정을 고의적으로 회피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신체 상태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구강암으로 인해 우측 하악골 절제 수술을 받았고, 그 결과 오른쪽 입술과 아래턱, 혀 부위의 감각이 없으며 오른쪽 치아 9개가 발거된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상태로 인해 피고인은 입술을 완전히 닫거나 기구를 물고 바람을 세게 부는 행위 자체에 심각한 제약이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 사용된 음주측정기는 폐활량이 1.5ℓ 이상이어야 측정이 가능하였는데, 피고인의 폐활량은 이후 검사에서 정상 수치의 2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신체적 상태와 폐활량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신체적 이상으로 인해 측정 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현행범인체포서에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측정을 방해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었지만, 그 기재만으로는 고의적인 거부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음주측정을 거부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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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2. 11. 00:30경 성남시 분당구 B 앞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번호 1 생략) K3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음주운전이 의심 된다’는 내용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기분당경찰서 C지구대 소속 경사 D, 순경 E으로부터, 피고인이 횡설수설하고 걸음걸이가 많이 비틀거리고 얼굴색이 붉고 음주감지기에서 ‘음주’로 감지되는 등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같은 날 00:46경부터 같은 날 01:02경까지 약 16분간 4회에 걸쳐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방법으로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받았음에도,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는 시늉만 하는 방법으로 이를 회피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의하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경찰공무원은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 여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할 의무가 있으나, 운전자의 신체 이상 등의 사유로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이 불가능 내지 심히 곤란한 경우에까지 그와 같은 방식의 측정을 요구할 수는 없으며, 이와 같은 경우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의 신체 이상에도 불구하고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하여 운전자가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한 결과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이 제대로 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7125,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293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당일 K3 자동차를 운전하여 주차되어 있던 오토바이를 충격하는 사고를 발생시켰고 이에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00:46경부터 약 5분 간격을 두고 4차례에 걸쳐 음주 측정을 요구한 사실, 피고인은 00:46경, 00:52경 실시된 1, 2차 음주측정 당시 ‘음주측정에 응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먼저 112신고자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음주측정기에 호흡을 불어넣지 않아 음주측정거부 고지를 받았고, 그 후 00:57경, 01:02경 실시된 3, 4차 음주측정 시도에서는 음주측정기에 호흡을 불어넣기는 하였으나 제대로 숨을 불어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국 음주측정거부로 단속되기에 이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2020. 7. 27. 법랑모세포섬유육종(구강암)으로 우측 하악골 절제술을 받고 오른쪽 하치조 신경 및 설신경 손상으로 우측 입술, 아래턱, 우측 혀 부위 감각이 없고 오른쪽 치아 9개가 발거된 상태여서 이 사건 당시 입술 폐쇄 및 기구를 물고부는 행위에 제약이 있었던 점, 당시 호흡측정에 사용된 ㈜F의 음주측정기는 폐활량이 1.5ℓ 이상이면 호흡측정이 가능하였는데, 2023. 3. 23. 피고인의 호흡기능 검사 결과 폐활량은 1.13ℓ(정상수치의 23%), 1초 노력성 호기량은 1.02ℓ(정상수치의 26%), 2023. 10. 27.경 검사 결과 폐활량은 0.83ℓ(정상수치의 18.8%), 1초 노력성 호기량은 0.73ℓ(정상수치의 20.6%)에 불과하였던 점, 한편 2023. 2. 18.경 이루어진 호흡기능 검사에서는 피고인의 폐활량이 1차 2.11ℓ, 2차 3.49ℓ, 3차 2.44ℓ로 측정되었으나, 위 검사를 담당하였던 의사 송준하는 ‘측정 당시 피고인의 구강 결함 상 입술이 완전히 폐쇄되지 않아 호흡이 밖으로 새어 나와 인위적으로 벌어지는 입술 부분을 손으로 막고 측정하여 위 측정값이 도출된 것이므로, 이를 막지 않고 측정하였다면 그보다 훨씬 낮은 측정값이 도출되었을 것이다.’라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어 위 2023. 2. 18. 검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당시 작성된 현행범인체포서에는 ‘체포의 사유’ 부분에 피고인이 음주측정기의 빨대를 물고 불기는 하였으나 호흡측정기에 ‘호흡채취시료부족’으로 표시되게 하거나 계속 밖으로 바람을 불어 측정 게이지가 확인되지 않게 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그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호흡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어넣는 시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경찰관으로부터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 신체이상으로 인하여 음주측정수치가 나타날 정도로 숨을 불어넣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고, 이는 비록 피고인이 당시 술에 취하여 자신의 신체 상태를 경찰관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달리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하게 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
4. 결론
음주측정거부죄는 단순히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결과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신체적 이상 여부와 고의성 유무 등 복잡한 사실관계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다투어야 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이를 효과적으로 소명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의료 기록, 폐기능 검사 결과, 담당 의사의 소견서 등 신체적 이상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법적으로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신체적 사정으로 인해 음주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음주측정거부로 단속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