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권리 목적이 된 자기 소유의 물건을 취거하거나 손괴하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권리행사방해죄의 의미와 성립 요건, 처벌 및 무죄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권리행사방해죄 성립
권리행사방해죄는 쉽게 말해 ‘타인의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 물건에 대한 절도나 손괴’ 행위를 의미합니다.
즉, 자신의 물건이라도 그것이 타인의 권리(예: 담보권, 질권 등)의 대상이 된 경우 이를 임의로 가져가거나 훼손하면 처벌됩니다.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자신 소유의 물건일 것, ②당해 물건이 타인의 점유 내지 권리의 목적이 되었을 것, ③해당 물건을 취거, 은닉, 손괴하였을 것이 요구됩니다.
|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예를 들어 A가 B에게 돈을 빌리며 자신의 자동차를 담보로 맡겼는데, 이후 A가 그 차량을 임의로 가져갔다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합니다.
비록 자동차 소유권은 A에게 있지만, 이미 담보로 제공되어 B의 권리 목적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죄는 단순히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범죄입니다.
구체적인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위자 소유의 물건일 것
소유권이 타인에게 있다면 절도죄가 성립할 수는 있어도 권리행사방해죄는 아닙니다.
다만 양도담보, 명의신탁, 조건부 매매 등으로 소유권 귀속이 불분명할 때는 법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점유 내지 권리의 목적이 되었을 것
타인이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면 점유, 저당권·유치권·임차권 등의 법적 권리가 설정되어 있다면 권리의 목적이 된 것입니다.
단, 불법적으로 점유가 시작된 경우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아래 사례는, 타인이 절도를 통해 물건에 대한 점유를 개시한 경우 이는 보호받지 못하는 점유이므로, 물건의 소유자가 이를 가져갔다고 하더라도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입니다.
|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343 판결 [무고·절도]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점유라 함은 권원으로 인한 점유 즉 정당한 원인에 기하여 그 물건을 점유하는 권리 있는 자의 점유를 의미하는 것(1960.9.14. 선고 4293형상448 판결 참조)으로서 본권을 갖지 아니하는 절도범인의 점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자신의 집 마당에 보관하고 있는 이 사건 솥을 피고소인들이 피고인의 허락 없이 함께 운반하여 가져갔다 하더라도 그 솥이 피고소인 공소외 1의 소유이고 피고인이 이를 절취하여 점유보관하고 있던 것인 이상 피고소인들의 소위는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니 피고소인들의 소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논지도 이유 없다 할 것이고, 논지가 원용하는 판례는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
해당 물건을 취거·은닉·손괴 하였을 것
취거란 타인의 점유를 배제하고 물건을 자신의 점유로 옮기는 행위를 뜻하며, 절도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다만 기망 등으로 점유가 이전된 경우는 편취행위이므로 권리행사방해죄가 아닙니다.
| 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도1952 판결[권리행사방해] 형법 제323조 소정의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취거」라 함은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그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자의 점유로부터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하므로 점유자의 의사나 그의 하자있는 의사에 기하여 점유가 이전된 경우에는 여기에서 말하는 취거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
은닉은 물건을 숨기거나 소재를 알 수 없게 하는 행위를, 손괴는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2. 권리행사방해죄 처벌
처벌 수위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물건의 가액, 전과 유무, 합의 유무 등에 따라 벌금형에서 실형까지 다양하게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실제 처벌 사례
아래 사례는, 피고인이 양도담보의 목적물인 선반기계를 임의로 처분하였던 사례로서, 피고인에게 징역 8월이 선고된 사례입니다.
| 창원지방법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피고인은 2015. 9. 17.경 창원시 성산구 I에 있는 J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이 사건 회사의 명의상 대표인 K를 통해 피해자 L로부터 4,500만 원을 차용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 사용할 선반기계 1대(L210 8인치 선반)를 매수하면서 위 기계 및 이 사건 회사의 다른 선반기계 1대(LYNX200A 6인치 선반) 총 2대에 관하여 피해자와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고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위 기계를 계속 점유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업운영이 어려워지자 2015. 11. 말경 이 사건 회사의 공장에서 성명불상의 기계 매매업자로부터 1,500만 원을 받고 위 LYNX200A 6인치 선반기계 1대를 임의 처분하고 인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피고인 소유의 위 LYNX200A 6인치 선반 기계 1대를 위와 같이 인도하는 방법으로 은닉하여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 |
3. 무죄 사례
무죄 사유
그러나 자기 물건을 가져갔다고 해서 항상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유권이 타인에게 있거나, 타인에게 권리가 없거나, 취거·은닉 행위가 인정되지 않거나, 고의가 없을 경우 무죄가 선고됩니다.
실제 무죄 사례
아래 사례는, 피고인이 자동차에 대하여 저당을 설정해준 뒤 자동차를 제3자에게 담보조로 양도한 사례인데, 대전지방법원은 은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대 전 지 방 법 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피고인이 고의로 승용차를 은닉하였는지 여부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7. 20. 대전 유성구 유성대로 510, 206호에 있는 주식회사 굿모터스 사무실에서 32더3584호 그랜저 승용차를 구입하면서 피해자 BNK캐피탈주식회사로부터 1,500만원을 대출받고, 같은 달 24. 위 승용차에 관하여 피해자 명의로 위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8.경 대전 유성구 지족동 이하 불상지에서 위 승용차를 지인인 감희조에게 그 무렵 감희조에게 부담하고 있던 1,000만원의 금전채무의 담보로 인도함으로써 위 승용차에 대한 소재 발견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피고인의 물건을 은닉하여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 나. 관련법리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은닉’이란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 물건 등의 소재를 발견하기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하고, 그로 인하여 권리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이르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고 현실로 권리행사가 방해되었을 것까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13734 판결 참조).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결문의 ‘피고인의 주장 및 판단’ 항에서 적시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행위는 이 사건 승용차의 소재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근저당권 행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권리행사방해죄의 은닉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대출금 변제를 중단한 후 근저당권 행사가 있을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위와 같이 이 사건 승용차를 감희조에게 담보로 제공한 것을 감안하면, 미필적이나마 피고인에게 권리행사방해죄의 고의가 있었음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라. 이 법원의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고의로 이 사건 승용차를 은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 피고인이 2015. 7. 20. 피해자 회사로부터 1,500만원을 대출받고, 같은 달 24. 그 담보로 위 승용차에 관하여 채권가액 1,050만원으로 된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피해자의 저당권은 위 승용차에 대한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공시됨). ○ 피고인이 위 승용차의 대출금을 연체하던 중 2016. 5. 18. 감희조로부터 1,000만원을 차용한 다음, 그 담보로 그 무렵 감희조에게 위 승용차에 관하여 채권가액 1,000만원으로 된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2018. 8. 하순경 위 승용차까지 인도하여 주었다. 그때로부터 감희조는 위 승용차를 점유하면서 운행하였다. ○ 위 대출금 채권 등을 양수한 동양자산관리대부주식회사(이하 ‘고소인 회사’라 한다)가 피고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한 계약해지, 차량반납 등을 구하는 내용증명이 피고인에게 송달되지 않고 위 주소지에서 위 승용차를 발견하지 못하자, 2018. 10. 15. 피고인을 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하였다. ○ 위 고소 직후 고소인 회사와 수사기관에, 피고인은 감희조에게 위 승용차를 인도하여 감희조가 이를 점유하고 있다며 감희조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감희조도 위 승용차를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하였다. 감희조는 위 고소일로부터 3개월 남짓 지난 2019. 1.경 위 승용차를 고소인 회사에게 반납하였다. ○ 위 대출금 채무를 연체한 피고인이 연락되지 않고 피고인으로부터 위 승용차의 인도 사실을 통지받지 못하거나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위 승용차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으로 피해자 또는 고소인 회사의 입장에서 위 승용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하였다거나, 피고인은 고소 이후 위 승용차를 감희조에게 인도하였으니 그에게서 받으라고 하면서 위 승용차의 구체적 보관 장소를 고소인 회사에게 이야기해 주지 못하고 감희조는 위 승용차를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채무 변제받기 전에는 반납하지 아니하겠다며 그 구체적 보관 장소를 밝히지 아니하다가 피고인으로부터 변제약속을 받고서야 고소인 회사에 반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승용차의 소재가 불분명하게 되어 피해자의 저당권 행사가 방해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위 대출금 채무를 연체한 피고인이 연락되지 않고 피해자 등의 입장에서 위 승용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피해자의 저당권 실행으로 위 승용차에 대한 임의경매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저당권의 등록으로 대항력을 갖춘 담보권자인 피해자로서는 그 저당권의 실행으로 위 승용차에 대한 임의경매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후순위 권리자로서 위 승용차를 점유·운행하고 있는 감희조에 대하여 인도명령을 신청하여 그 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점 ▪승용차는 본래 장소를 이동하면서 사용될 것이 예정되어 있고, 감희조가 위 승용차를 점유·운행하면서 주로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하다가 운행필요에 따라 집, 지방 등에 주차만 한 것이어서{감희조는 수사기관에 참고인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현재 위 승용차를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중이라고 하였다(수사기록 7쪽)}, 감희조가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을 요량으로 그 구체적 보관 장소를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인도명령의 집행이 불가능하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
이 사례에서는 피고인이 차량을 제3자에게 맡겼지만, 실제로 피해자의 저당권 행사에 현저한 장애가 없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즉, 단순히 차량의 위치가 불명확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은닉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유사한 사안이라도 구체적 행위 태양에 따라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리행사방해죄는 ‘내 물건’이라도 타인의 권리 목적물이 되어 있다면 함부로 가져가거나 처분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범죄입니다.
행위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자기 물건의 회수로 생각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평가됩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된 경우에는 사안별 권리관계와 소유 구조를 정확히 검토해야 하며,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