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이 취재 및 보도를 대가로 금전을 수수한 사건에서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자가 언론사와 계약을 맺기 전에 금전을 수수한 경우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배임수재죄란 무엇인가
배임수재죄의 기본 구조
배임수재죄는 형법 제357조 제1항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6.5.29> |
이 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반드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야 하고, 그러한 신분을 갖추지 못한 자는 원칙적으로 이 죄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배임수재죄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는 행위자가 해당 신분을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의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타인과의 내부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인정되는 자를 의미합니다.
반드시 제3자에 대한 외부 관계에서 권한이 있을 필요는 없고, 포괄적인 위탁 사무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신임관계의 발생 근거는 법령,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해서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2. 청탁 시점과 신분 취득 시점의 관계
지위 취득 전 청탁 수수의 문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를 가진 자에게 부정한 청탁이 행해져야 성립하는 범죄로서, 형법 제357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사무처리자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구성요건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지위 취득 전에 청탁을 받은 경우에는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합니다.
즉, 청탁을 받은 시점에 행위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는지 여부가 배임수재죄 성립의 결정적인 기준이 됩니다.
청탁 시점 판단의 중요성
따라서 행위자가 나중에 언론사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특정 지위를 얻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청탁 자체가 그 지위 취득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라면 배임수재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청탁 시점과 신분 취득 시점의 선후 관계는 배임수재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 점을 간과할 경우 배임수재죄의 범죄 성립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이 사건 피고인은 특정 언론사의 취재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기자로 복귀하기 전 상태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G으로부터 특정 종교단체 총무원장 승려의 비리를 취재하고 보도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언론에 복귀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전 지급을 요구하였고, G이 이를 승낙하여 피고인은 총 2억 8,00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한 언론사와 TV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취재기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청탁을 받을 당시 장래에 기자로 복귀할 것이 합리적으로 기대되었고, 실제로 단기간 내에 언론사와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배임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
또한 원심은 G이 피고인에게 보도 대상자와 내용을 특정하여 청탁한 행위가 언론 보도의 공정성 및 객관성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으로서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도 판단하였습니다.
항소심의 판단
반면에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G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시점에는 아직 어떤 언론사와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타인과의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언론사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G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진술은 기존에 이루어진 청탁의 구체적인 이행 또는 확인에 관한 것일 뿐이고, 계약 체결 이후에 새로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청탁을 받을 당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
부산고등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
4. 결론
배임수재죄는 범죄 성립 요건이 복잡하고 청탁 시점, 신분 취득 시점, 금전 수수 경위 등 여러 사실관계가 정밀하게 검토되어야 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청탁 시점과 사무처리자 지위 취득 시점의 선후 관계, 금전의 성격 등 배임수재죄 성립에 핵심적인 요소를 면밀히 분석하여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임수재죄와 관련된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