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6년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5. 1. 1.경 피해자 B(여, 12세)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게시한 'C'라는 제목과 '#12년생(내년에 중학교 올라갑니다)'라는 태그를 보고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만나 영화를 본 후 같은 날 18:00경 헤어지고, 같은 날 21:45경 피해자에게 다시 연락하여 만나 고양시 일산서구 D아파트 E호 피고인의 주거지로 피해자를 데리고 갔다.
피고인은 2025. 1. 1. 22:30경부터 23:00경까지 사이 위 피고인의 주거지 거실에서, 피해자의 입에 키스를 하고, 손을 잡아 끌자 피해자가 "왜요? 왜 그래요?"라고 말했고, 이에 피해자에게 "침대 가서 하게. 불편하잖아"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안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피해자를 눕혀 손으로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가슴을 빨고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오빠 아래는 안돼요. 저 생리대 찼어요"라고 거절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바지를 벗기려고 하고, 이에 피해자가 "그러면 생리대만 빼고 올게요. 이것만 빼게 해주세요 제발'"이라고 말하며 화장실에 다녀오자 재차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하고, 피해자가 "왜요, 왜 그래요? 뭐 하려고요?"라고 말하였음에도 계속하여 바지를 벗기려고 하자 피해자가 "그러면 차라리 내가 벗을게요"라고 말하며 침대 옆 자리로 이동하여 바지를 벗지 않고 있자 피해자에게 "아직 안벗었네? 내가 벗겨줄까?"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상의와 하의를 벗기고 침대로 이동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CCTV 영상 쳐사진
1. 피혐의자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역
1. 신고자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역
1. 감정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피해자의 바지를 강제로 벗겨 성관계를 시도하거나 다른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은 없다.
2. 관련 법리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 한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 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경험칙이란 각개의 경험으로부터 귀납적으로 얻어지는 사물의 성상이나 인과의 관계에 관한 사실판단의 법칙이므로 경험칙을 도출하기 위하여서는 그 기초되는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성폭력 범죄는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구조화된 성을 기반으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며, 피해상황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 누구든지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수 있고(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참조), 피해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이 경험칙상 합리성이 없고 그 자체로 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정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거나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과 결합하여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정황이 될 수 있다(위 2018도7709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참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에서 규정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위력에 의한 추행죄는 '13세 미만의 아동이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물리력의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장애 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며,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위력으로써 추행한 것인지 여부는 피해자에 대하여 이루어진 구체적인 행위의 경위 및 태양, 행사한 세력의 내용과 정도 내지 이용한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피해자에게 주는 위압감 및 성적 자유의사에 대한 침해의 정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도7164, 2011전도124 판결 참조). 이러한 판례 법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에서 규정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3.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기재와 같이 위력으로 13세 미만인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1) 피해자는 피해사실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는데,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 당시에 피고인이 했던 말과 행동,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과 당시 느꼈던 감정 등에 대하여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진술 자체로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피해자는 2024. 12. 31. 'C'라는 제목으로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었고, 피고인이 2025. 1. 1. 오후 1시경 연락을 해 서로 대화를 주고받다가 같은 날 오후 1시 50분쯤 처음 만났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까지 차를 타고 데리러 와 피고인의 차를 타고 카페, 영화관 등에 함께 갔다가 피고인이 다시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피고인이 같은 날 오후 9시 45분경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여 자냐고 물어보았고 안 잔다고 하자 잠깐 보자고 하여 피고인을 다시 만났는데 피고인이 집으로 가자고 하여 피고인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피고인을 따라 피고인의 집에 들어가 쇼파에 앉아 있었는데 피고인이 화장실을 갔다 온 후 피해자의 옆에 앉아 왼쪽 손으로 피해자의 옆구리와 골반을 만진 다음 피해자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였고, 일어나서 피해자의 손을 잡고안방으로 가려고 하였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왜요? 왜 그래요?"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침대 가서 하게. 불편하잖아"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안방으로 데려가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후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고 속옷을 올려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빨았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침대 위쪽으로 올라가라고 하였고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고 피해자의옷 밖으로 피해자의 생식기를 만지다가 바지를 벗기려고 해서 피해자는 "오빠 아래는 안돼요. 저 생리대 찼어요"라고 하면서 피고인을 말렸다. 피고인이 계속하여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하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생리대만 빼고 올게요. 이것만 빼게 해주세요. 제발"이라고 얘기를 하자 피고인이 알겠다고 하면서 피해자를 놓아주었고, 피해자는 화장실에 가 패드를 제거하고 거실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이방에서 나와 피해자에게 "밖에서 뭐해? 왜 안 들어와"라고 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방에 혼자 계시길래 뭐 하고 계신 줄 알았어요"라고 대답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을 잡고 방으로 다시 들어가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다음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해서 피해자가 "왜요? 왜 그러세요? 뭐 하려고요?"라고 말하였음에도 계속 벗기려고 하자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차라리 제가 벗을게요"라고 하였다. 피해자는 옷을 벗기 싫어서 한쪽 구석에 서서 옷을 벗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아직안 벗었네? 내가 벗겨줄까?"라고 말하면서 피해자가 서 있는 쪽으로 가 피해자가 입고있던 셔츠를 벗기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다음 팔로 피해자를 감싸 침대에 눕힌 다음 피해자에게 키스를 하다가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였다. 피고인이 성관계를 끝낸 다음 피해자의 몸에 묻은 것을 닦아주고 피해자에게 샤워하고 옷을 입으라고 하여 피해자는 방에서 나와 휴대전화를 확인한 다음 알고 지내던 남성에게 도와달라고 카톡을 보냈고, 그 남성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하여 핸드폰을 확인하던 도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씻으라고 하여 화장실로 들어가 물을 틀어 놓고 씻는 척을 하면서 자신이 있는 장소를 위 남성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 얼마 후 경찰이 피고인의 집에 도착하였다.
2) 피해자는 자신이 먼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였다고 하거나, 피고인의 집에 자발적으로 따라 갔으며 피고인이 성관계를 시도할 때 자신이 바지를 스스로 벗겠다고 말하였다는 등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사실들에 대하여 스스럼없이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을 무고할 동기가 있었다면 피고인이 폭행·협박 등의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사실에 대하여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것인데 그렇지 아니하고 자신이 경험한 바를 사실대로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은 피해자의 체구가 컸고 허벅지도 매우 두꺼워 피해자의 자발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피해자의 바지를 내릴 수 없었다는 점을 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하의를 벗는 것을 돕기만 하였을 뿐 피해자가 스스로 하의를 벗었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하의를 벗겼다는 피해자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하의를 벗겼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입고 있던 바지가 좀 통이 살짝 넓은 고무줄형 바지였다고 진술하고 있고(증거순번 제18번 제241, 242쪽 각 참조), 이 사건 직전에 촬영된CCTV 영상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의 바지가 허벅지에 꽉 끼일만큼 작은 사이즈로 보이지는 않는다(증거순번 제7번 제63, 64쪽 각 참조).
② 피고인 역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할 때 피해자가 거부의사를밝혔다고 진술하고 있고(증거순번 제12번 제133족 참조), 피해자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할 때 계속 거부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는 사실대로 진술하면서 바지를 누가 벗겼는지에 관하여만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바지와 속옷(팬티, 거들)을 잡고 그냥쭉 내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이 피해자가 거들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내리는 것은 경험칙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입고 있던 바지의 형태로 보아 피고인이 피해자가 거들을 입고 있는 줄 몰랐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벗기는 과정에서 거들까지 벗겨지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④ 또한,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강제로 벗기려고 하였다면 피해자의 골반이나 허벅지에 쓸리거나 긁힌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아니하고, 바지를 강제로 벗긴 이후에 뒤따르는 상황에 대한 진술이 없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내릴 때 피고인의 팔을 양손으로 잡고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증거순번 제18번 제249쪽) 피해자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내리는 과정에서 이를 넘어 더 크게 반항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길 때 피해자가 거부하는 의사를 밝히기는 하였지만 나이 어린 피해자의 양손을 뿌리칠 정도의 물리적인 강제력을 사용하면 충분했던 것으로 보여 피해자의 몸에 긁히는 등의 상처가 생기지는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피해자는 수사관의 질문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겼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진술한 것으로 보일 뿐 피해자의 연령에 비추어볼 때 피해자가 수사관이 질문하지도 않은 바지를 벗긴 이후의 구체적인 정황에 대하여 성인과 같은 수준에서 자세하게 진술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긴 이후의 상황에 대한 진술의 부재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는 어렵다.
4)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서 성폭력범죄에서 정형화된 '피해자다움'이란 상정할 수 없으며, 성폭력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에 반드시 전형적인 어떠한 모습이 드러나거나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사고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일종의 편견에 불과하다. 피해자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였다고 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①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 'C'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고인과 만나게 되었다. 피해자는 피고인 이외에도 피해자의 범죄사실을 신고해 준 남성과도 계속하여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위와 같이 사궐 사람을 구한다는 것이 모르는 남성과의 성관계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실제 피해자는 피고인과 성관계 이전에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해 본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② 성폭력 피해자라고 하여 반드시 피해사실을 밝히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취지에서 판시 범행 피해를 당한 이후 피해자가 SNS에 남자친구를 찾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하거나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는 것이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과 관련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피고인의 위력 행사
피고인의 변호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강제로 벗긴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겼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해자의 성적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력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를 제압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성관계를 전제로 만남을 가진 것은 아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들어갔을 때도 성관계를 하기 위하여 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피고인은 쇼파에 앉아 있는 피해자에게 갑자기 키스를 하였고 더 나아가 피해자를 안방으로 데리고 가 성관계를 하였다.
2) 피해자는 피고인이 키스를 할 때까지는 별다른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안방으로 데리고 가거나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고 할 때부터는 피고인에게 '왜요, 왜 그래요, 아래는 안된다, 생리대를 차고 있다, 생리대만 빼게 해주세요' 등 성관계를 거부하는 의사를 계속 표현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기 전에도 피해자는 자신이 바지를 스스로 벗겠다고 하면서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였지만 피고인은 피해자가 바지를 벗지 않자 피해자에게다가가 피해자의 바지를 벗겼다.
3) 피고인과 피해자가 있던 장소는 피해자가 처음 와 본 피고인의 집이었고,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있던 시간은 저녁 10시가 넘은 늦은 밤으로 피해자는 사건 당일 처음 만난 피고인과 단둘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당시 상황에 더하여, 피해자가 만12세라는 어린 나이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로서는 건장한 성인인 피고인이키스를 넘어 성관계까지 하려고 하는 계속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피해자는 '피고인이 제 몸을 만질 때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고 제 옷을 벗기려고 할 때는 벗기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 당시 상황이 무서웠고 말을 할 용기가 없었어요', '그냥 옷 벗기는 것도 강제적이었고 성인 남성이다보니까, 그리고 첫 경험이어서 무서웠어요'라고 진술하는 등(증거순번 제5번 제52쪽 참조)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행사한 세력에 제압되어 자신에게 행해지는 성적인 행위들에 대하여 반항을 하거나 거부하지 못한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4)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의 집에 도착한 오후 10:30경 자신과 연락을 하던 다른 남성에게 카카오톡을 통하여 '저 이분 집 왔는데.. 괜찮은 거겠죠..?'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1분 후에도 '아.. 불안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오후 10:40경에는 'SOS'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바로 삭제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보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원치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가 있기 전에 이미 불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점, 피해자와 연락하던 남성이 피고인의 집에서 나오라는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피고인의 집에 자발적으로 들어간 점, 피해자가 'SOS'라는 메시지를 스스로 삭제한 점을 들어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용인하였기 때문에 '위력'에 의한 성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당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SOS'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가 삭제한 이후에도 자신과 연락을 한 남성에게 '손이 넘 떨려요', '못 나갈거 같아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이 있는 위치를 위 남성에게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이 피고인의 성관계를 용인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5) 피고인은 만 32세의 남성이고 피해자는 만 12세로 피해자는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려고 할 때 거부의사를 계속 표시하였음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는 등 유형력을 행사하면서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피고인이 계속하여 성관계를 시도하여 위축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동에 대하여 항거하더라도 피고인의 범행을 막기 어렵고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피고인의 행동에 대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기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자신의 성적 자유의사에 반하여 부득이 성관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피해자가 거실에서 휴대폰을 자유롭게 소지하고 있었다거나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었다는 객관적인 사정만으로 당시 피고인의 예기치 않은 행동으로 위축된 피해자가 손쉽게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나 수사기관에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설령 그것이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자유의사가 억압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후적 고려를 들어 피해자과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당시 자신과 연락을 하던 남성에게 자신이 처한 곤란한 상황을 알리는 방식으로 구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 제1항(유기징역형 선택)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의 나이, 직업, 범행전력,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재범의 위험성,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부칙(2024. 10. 22.) 제2조,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5년~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라.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16세 미만 대상 의제강간 등 포함) > [제5유형] 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년~12년
3. 선고형의 결정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성인과 같은 수준의 사고와 판단에 기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고 성범죄에 대한 방어 능력도 부족하므로, 이들에 대한 성범죄는 엄하게 처벌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만 12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위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간음하였는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이 아직 성에 대한 관념과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피해자가 향후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투면서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그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은 성관계 사실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할 당시 행사한 위력의 정도가 동종의 범죄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범행이 1회에 그쳤고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전과가 전혀 없는 초범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5,000만 원을 공탁한 점(다만 피해자 측은 공탁금 수령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제한적으로 참작한다), 피고인에게 부양할 가족이 있고,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는 등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도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이는 점을 고려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권고형의 범위를 벗어나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