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을버스 안에서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 및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은 각 무죄.
위 무죄 부분에 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2022고합356)
피고인은 2020. 7. 7.경부터 같은 해 8. 말경까지 경기 연천군 B 소재 C 안에서 피해자 D(가명, 여, 15세)가 거부하였음에도 입을 맞추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빨고, 피해자의 손을 잡아 피고인의 성기에 가져다 대는 등 행위를 5회에 걸쳐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20. 10. 18.경까지 총 19회에 걸쳐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D(가명)의 일부 법정진술
1. D(가명)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수사보고서(의율죄명추가), 수사보고서(범행횟수에 대해)
1. 피해자 제출 페이스북 대화 캡쳐 사진
1. 영상녹화 CD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형법 제298조(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2020. 10. 18.자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죄에 정한 형에 경함범 가중]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1. 수강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본문
1.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의 면제
가. 공개‧고지명령의 면제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0. 5. 19. 법률 제17282호) 제3조,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5. 19. 법률 제172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나. 취업제한명령의 면제 : 구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12. 8. 법률 제17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1항 단서, 구 장애인복지법(2020. 12. 29. 법률 제17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의3 제1항 단서
다. 각 면제의 이유 : 신상정보의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피고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 신상정보의 등록, 수강명령으로 어느 정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위험성 등 행위자의 특성과 이 사건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결과 및 죄의 경중 등 범행의 특성과 공개‧고지명령 및 취업제한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거나 취업제한을 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C 내에서 한 행위(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각 범죄사실)는 피해자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한 추행행위임을 인정하면서도 같은 C 계단에서 한 행위(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 각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동의하에 이루어졌고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C 내에서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빨고, 피해자의 손을 잡아 피고인의 성기에 가져다 대는 행위를 하였고, C가 문을 닫은 경우에는 카페 계단에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C에서 이루어진 신체접촉 당시 모두 거부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C 계단에서 한 추행행위와 C 내에서 한 추행행위는 그 행위태양이 동일한 점, 위 두 장소에서의 피고인의 행위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접촉을 요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행한 행위로서, 그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이 달랐을 만한 사정은 기록상 발견되지 않는 점(피해자가 밀폐된 공간인 만화카페 내에서는 피고인의 신체접촉행위에 대해 거부하면서 그와 달리 상대적으로 개방된 공간인 계단에서의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동의하였다고 볼만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는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C 계단에서도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신체에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22년6개월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 내지 3범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나.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2유형] 청소년 강제추행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유형력의 행사가 현저히 약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2년
[일반양형인자] 감경요소: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 형사처벌 전력 없음
나.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3년8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연인관계라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과도한 성적 행위를 강요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는바,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건전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해 나갈 시기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도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비교적 심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500만 원을 형사공탁 하여 금전으로나마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직업, 가정환경,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각 범죄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의 장에게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마을버스 안에서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2022고합356) 피고인은 2021. 7.말경 마을버스 안에서 피해자 D(가명, 여, 15세)가 거부하였음에도 손으로 피해자의 무릎을 1회 만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2022고합406)
피고인은 2020. 10. 19.경 피고인의 주거지인 연천군 E, F호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옆구리를 때리며 거부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상의와 하의를 강제로 벗기고, “속옷을 안벗으면 먹어버리겠다.”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팬티도 강제로 벗긴 후,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강하게 눌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강간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마을버스 안에서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과 관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 자체가 없었고,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과 관련하여,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뒤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런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함께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무릎을 만졌고, 이에 피해자가 “공공장소니 하지마라”고 말하자 손을 바로 내렸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부의사에 따라 무릎을 만지던 손을 바로 내렸다는 점, 당시 피해자와 피고인이 교제하는 중이었던 점,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 부위 및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무릎을 만진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의 행사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강제추행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이러한 원칙은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539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나)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그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2608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61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전후의 사정 및 피해 당시 상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 2020. 10. 19. 학교 단축수업이 끝난 후 피고인과 시내에 가기 전에 피고인이 집에 가서 씻고 옷만 갈아입고 나오자고 하여 피고인의 집으로 갔다.
– 집에 들어가자마자 피고인이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말하였고, 피해자가 싫다고 하자 피고인이 양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뒤로 밀어서 이불 위에 강제로 눕혔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했고, 피해자가 싫다고 하자 피해자의 티셔츠와 바지를 벗겼다. 피고인이 속옷을 안 벗으면 먹어버린다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그 말에 겁을 먹어 속옷을 벗었다.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몸 위에서 피해자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성기를 삽입하였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옆구리를 때렸지만 힘으로 막을 수 없어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피고인이 손목을 잡아 당겼다.
– 피고인이 성기를 삽입한 후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자 피고인은 성관계를 중단하고, 샤워를 한 후 집에서 나와 피해자를 버스터미널까지 바래다주었다.
나)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 및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전날까지도 피해자에 대하여 지속적인 성적 접촉을 시도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일관되게 거부의사를 나타내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여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
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협박을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관련해서 일관되게 ‘싫다고 거부했다’, ‘옷을 벗으라고 강요했다’, ‘강제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고, 앞서 본 이전에 이루어진 성적 접촉에서의 피해자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성관계를 원하였다거나 이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음은 명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이 행한 유형력의 행사와 관련하여서는 ‘제 어깨를 잡고 뒤로 밀었다’, ‘위에서 저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손목을 잡아 당겼다‘라고만 진술하고 있을 뿐 더 이상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 진술하고 있는 피고인의 행동은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성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다.
(2)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팬티를 벗기려고 하자 싫다고 말하며 피고인에게 뒤로 돌아서 있으라고 하였고, 그동안 피해자가 속옷을 벗었다’, ‘피고인이 옷을 벗고 콘돔을 착용하는 것을 보았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눕힌 뒤 삽입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아프다고 하여 바로 그만두었다’, ‘피고인이 자위를 하다가 힘들어하자 피해자가 손으로 자위를 도와주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어떠한 협박이나 폭행을 하였음은 나타나지 않는다. 나아가 피해자의 위 진술은 피해자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기도 한다.
(3) 피해자는 스스로 속옷을 벗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했고, 피해자가 싫다고 하자 피해자의 티셔츠와 바지를 벗겼다. 피고인이 속옷을 안 벗으면 먹어버린다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그 말에 겁을 먹어 속옷을 벗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는 ‘속옷을 안 벗으면 먹어버리겠다’는 말이 나오게 된 상황이나 그 맥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위 말이 어떤 면에서 피해자를 겁먹게 하였는지 또한 짐작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위 말이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협박하는 말로 들렸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4) 피해자의 국선변호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피해자에 대한 심리평가보고서(증거목록 순번 29 첨부자료, 기록 224쪽)에 의하면, 피해자의 전체 지능은 52로 지체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지적능력 중 언어 이해와 작업 기억 영역이 다른 영역에 비하여 더 저조한 양상을 보이며, 인지적 특성면에서 사회생활 및 관습적인 행동을 따르는 데 다소의 제약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피해자의 특성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원인이었다거나 이후 피고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데 제약이 될 수는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강간으로 기소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피해자의 진술에 나타난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정도나 당시 피고인의 언행이 피해자에 의사결정에 미친 영향을 과대평가할 수는 없다.
라) 나아가 아래와 같은 이 사건 발생 전후의 사정들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 협박하여 강간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한다.
(1) 피고인과 피해자는 고등학교 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2020. 7. 초순경부터 교제를 시작하였다. 피해자는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만화카페나 학교복도, 공원 등에서의 강제추행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2020. 9.경 피고인이 다른 여자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다투다가 헤어졌고, 그로부터 3주 정도 뒤에 피고인에게 다시 사귀자고 하여 피고인을 만나게 된 상황이었다. 이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는 애초에 피고인이 함께 만화카페를 가기로 했음에도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갑자기 약속을 취소하자 이에 화가나 피고인의 신발을 밟는 등 불만을 표출하였고 그러다가 피고인의 제의로 피고인의 집으로 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 협박하였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하여 겁먹을 만한 상황이 발생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2)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는 동안 수시로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표현을 하였고, 이 사건 당일 피고인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도 수차례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말과 행동을 하였던 것으로 나타난다(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여러 번 성관계를 나타내는 손 모양을 취하며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해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집에 가는 도중 편의점에서 콘돔을 구매하였고, 피해자 또한 피고인이 콘돔 사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3) 피고인이 이 사건 이후 피해자의 연락을 받지 않자 피고인이 자신과의 성적 접촉이나 성관계 사실을 다른 사람한테 알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 피해자는 친오빠에게 피고인과의 성관계 사실을 알리게 되었고, 친오빠를 통하여 그 내용을 알게 된 피해자 부모가 학교에 이를 알리면서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된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이후 이루어진 피해자의 진술이 다소 과장되거나 기억이나 인식에 있어 외부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4) 한편 피고인은 2020. 10. 25. 피해자가 친오빠에게 성관계 사실을 알린 직후 친오빠로부터 연락을 받고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한 것’에 대한 사과의 문자를 보내기도 하였으나, 이는 피해자와 교제하는 동안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부에도 지속적으로 성적행위를 시도하고 요구한 것에 대한 사과로 볼 여지도 있어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뒤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을 피고인이 인정한 바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론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뒤 피해자를 간음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부분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