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
피고인은 2021. 7. 15. 11:26경 인천 서구 B 모텔의 객실에서, 지인의 소개를 통하여 알게 된 아동‧청소년인 피해자 C(여, 17세)을 만나 위 객실에 들어가 함께 술을 마신 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던 피해자에게 입을 맞추자, 피해자가 “뭐하는 거냐”고 말하며 피고인을 밀쳐냈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내가 아다(성관계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비속어)이다. 친구들에게 모텔에 가서 술 마신다고 말을 했는데, 아무 것도 못하고 나가면 병신 된다. 한번만 하자”는 등으로 성관계를 제안하였다가 거절당하자, 갑자기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피해자의 어깨를 붙잡아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뒤, 발버둥 치며 피고인을 밀어내는 피해자의 다리를 몸으로 누른 채 피해자의 옷과 속옷을 전부 벗기고,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피고인은 2021. 11. 1. 16:00경 인천 서구 D아파트 ○○○○동 부근의 정자에서, 피해자를 만나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겨 피해자를 피고인의 무릎 위에 앉힌 뒤, 이를 피하여 위 정자의 기둥 쪽으로 옮겨 간 피해자에게 “뽀뽀 해달라”고 말하였으나, 피해자로부터 “싫다. 역겹다”는 말을 듣자, 피해자의 팔을 다시 잡아 당겨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입을 맞추고, 피해자의 가슴을 1회 만져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피고인 주장의 요지
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
고소인을 강제로 제압하여 성관계를 한 것이 아니고 고소인과의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이다.
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
고소인이 안아주어 포옹하고, 고소인에게 ‘뽀뽀해도 되냐’고 물어 고소인이 고개를 끄덕이기에 뽀뽀를 한 사실은 있으나, 고소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입을 맞추거나 가슴을 만진 사실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5.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고소인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고소인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657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의 점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는 고소인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다. 고소인은 이 사건 당시의 상황에 관하여『피고인과 술을 마시다가 피고인이 나에게 성관계를 하자고 했다. 내가 ‘못하겠다’는 취지로 계속 거절했는데 피고인이 내 위에 올라와서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내 옷을 벗기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고, 나는 그게 싫어서 베개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라는 취지로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적인 성관계를 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나)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고소인의 위 피해 진술은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줄 만한 충분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고소인이 성관계 당시 피고인에게 거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아니하였거나, 소극적으로 성관계에 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⑴ 고소인은 이 법정에서 변호인의 질문에『(평소 본인이 판단을 하거나 결정을 해야 되는 사안에서 본인이 결정을 못하는 편인가요) 네. (그렇게 되면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그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거나 떠넘기는 편인가요) 아니요. 떠넘기지는 않는데 떠넘긴다기보다는 결정을 잘 못하는 편이기는 해요. (지금 이걸 물어보는 이유가 뭐냐면 검사님 신문할 때고 그렇고 이 사건 사실관계라든가 행동에서 나타나는 바를 볼 때 지금 본인이 뭔가 이렇게 결정해야 되는 상황에서 항상 그냥 가만히 방치하고 나서 나중에 의사를 밝히는 식으로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예. 맞아요』라고 진술하였고, 경찰에서는『(진술인은 당시 원하지 않는 성관계였다고 했는데 모텔에서 곧바로 신고할 수 없었던 특별한 상황이 있었는지 진술하세요) 그때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처음에 저는 아무 생각이 정말 안났고 신고를 해야겠단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하루 정도 지나서 내가 이게 당한 거구나 생각을 했고』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고소인이 성관계 당시 분명한 거부 의사를 가지고 이를 분명하게 표현하였는지 의문이 드는 태도를 보였다. 피고인도 검찰에서『고소인으로부터 ‘임신테스트기를 해봤더니 1줄 떴다. 괜찮다’라는 말을 듣고 안심을 하고 있다가 1~2일 후에 고소인과 통화를 하는데, 고소인이 ‘그날 너 왜 강제로 했냐’고 따졌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각 진술을 종합하면 고소인은 피고인과 성관계를 할 당시에는 성관계를 하기 싫었음에도 그러한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였거나, 성관계를 하고 싶은 상태인지에 관하여 분명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소극적으로 성관계에 응한 후 사후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가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성관계 당시 고소인의 거부 의사표시나 저항 여부에 관하여 고소인은『말로 거부하고 발버둥쳤다』거나『거부하다가 안돼서 베개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도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경찰에서『내가 고소인에게 성관계를 하자고 했더니, 고소인이 처음에는 애매하게 말해서 내가 느끼기에는 성관계하는 것을 동의한다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 거다. 그래서 더 요구하지 않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또 성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고소인에게 ‘이럴거면 모텔에서 아무 일 없는 것도 웃긴 일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소인이 ‘전 남친과 성관계를 했었다. 그런데 너는 처음 아니냐. 너만 괜찮으면 성관계 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해서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검찰에서『고소인에게 ‘성관계 할래’라고 물어보았더니 고소인이 ‘난 그런 거 싫어한다. 성관계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다’고 말하였다. 난 으레 한 번 싫다고 하는 걸로 생각하고 다시 한 번 하자고 그랬더니, 고소인이 ‘난 전 남친과 경험이 있는데, 넌 처음인데 괜찮겠냐’라고 물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과 고소인은 고소인의 거부 의사표시나 저항 여부에 관하여 서로 배치되는 진술을 하였는데, 피고인의 위 진술은 성관계에 있어 고소인의 동의를 받았다는 것과 고소인이 성관계를 한 번 거부한 후 두 번째에 동의하였다는 내용 및 그 당시 고소인의 발언 등이 일관되는 점, ‘하루 정도 지난 후에야 내가 당한 것이 성폭력범죄인 것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의 고소인의 경찰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고소인이 성관계 후 1~2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야 강제적인 성관계에 대하여 항의하였다는 내용)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이 처음에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듯하였으나, 다시 제안하자 성관계에 응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⑵ 고소인은『모텔에서 안주 없이 술을 마시다가 치킨과 피자를 주문해서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그 후 침대에 앉아서 영화를 보다가 피고인이 강제로 성관계를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은『술을 마시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후 피자를 시켜서 먹고 퇴실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피고인과 고소인이 모텔에 입실한 시간이 11:26이고, 피고인이 피자를 주문한 시간은 14:25이었으며, 피고인과 고소인은 ‘대실’ 시간이 다 되어 모텔에서 15:00~16:00 사이에 퇴실하였다. 위 피자가 배달된 후 이를 먹는 시간, 모텔 입실 후 대실 종료시까지의 시간 등을 고려하면, 배달된 피자와 술을 함께 먹고 영화를 보다가 성관계를 하였다는 고소인의 진술보다, 성관계를 한 후 피자를 시켜서 먹고 퇴실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의 신빙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내가 (성관계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100키로가 넘는 피고인이 내 위로 올라탔다. 그때 갑자기 친구(E)한테 전화가 와서 내가 받았고 울먹이면서 ‘무섭다’고 하니까 친구가 (모텔로) 오겠다고 했다. 내가 와줄 수 있으면 와달라고 했는데 피고인이 전화를 가로채서 ‘네가 왜 오냐 여길 왜 오냐’ 하면서 전화를 빼앗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피고인은『E으로부터 전화가 온 때는 (고소인과) 성관계를 마치고 난 뒤 주문해 둔 치킨, 피자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고소인이 E한테 피자 시켰다고 말하자, E도 와서 같이 먹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모텔 업주한테 추가 요금 낼 테니 한 명 더 와도 되냐고 물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을 들었고, 고소인이 E한테 그대로 전달했다. 내가 E한테 모텔로 오지 말라는 말은 한 적이 없고, E의 전화를 받은 고소인이 울먹이는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은 경찰에서『고소인에게 전화하였을 당시 고소인이 피고인과 함께 음식을 시켜먹는다고 하여 나도 같이 먹어도 괜찮은지 물어보았는데, 고소인이 ‘코로나 때문에 같이 입실할 수 없다’고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이 법정에서도『고소인이 모텔에서 피고인과 음식을 시켜먹었다는 이야기는 기억이 안나지만 고소인이 ‘코로나 때문에 (모텔) 사장님과 전화를 해봤는데 (입실이) 안 된다’고 해서 (모텔로) 가지 못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E의 진술은 ‘피고인이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할 때 E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피고인이 네가 왜 오냐라고 말하면서 E의 전화를 끊었다’라는 취지의 고소인 진술에 부합하지 아니하고, ‘E도 모텔로 와서 함께 배달 음식을 먹으려고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추가 입실이 안된다는 모텔 사장님 때문에 E이 오지 못하였다’라는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바, 고소인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또한, E의 위 진술에 의하면 고소인과 E이 통화한 시점은 피자를 먹기 전이라는 것인데, 고소인은 ‘배달된 피자를 먹은 후 영화를 보다가 피고인이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E과 통화를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서 사건의 순서에 관한 고소인의 진술도 E의 진술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⑶ 피고인은 2021. 7. 16.~11. 17. 기간 동안 고소인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약 19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그 지급 횟수가 약 18회로 합의금이 나누어 지급되었고, 송금 금액도 만 원 미만 단위부터 30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여 일반적인 합의금의 지급 형태와는 다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고소인이 합의금으로 80만 원을 요구하여 50만 원을 먼저 주고, 추가로 30만 원을 주기로 했는데, 그 외에 50만 원을 더 요구하고, 다시 20만 원을 추가로 요구한 후, 나중에 합의금은 원래 500만 원이니 그 절반인 250만 원을 보내라고 하여 그 돈을 다 주지는 못하고 40만 원 정도를 더 보낸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장기간에 걸쳐 소액의 합의금을 여러 번 보낸 이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한 반면, 고소인은 ‘합의금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피고인이 150만 원을 주겠다고 말하고, 따로따로 입금하고, 자기(피고인)가 금액을 더 올렸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위와 같은 합의금 지급 방식에 관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하였다. 또한 고소인이 2021. 11. 14. 피고인에게 보낸 메시지(그래서 그때 150으로 합의보자 내가 말하고 너가 140만 보냈을때도 그냥 아무말 안했잖아 … A아 그냥 그때 10안받은거 보내고 연락 그만하자)에 의하면 고소인이 합의금 중 나머지 10만 원을 요구하기도 한 점을 알 수 있는바, 합의금에 관한 고소인의 위 진술도 믿기 어렵다.
⑷ 피고인과 고소인의 친구인 E은 이 법정에서『피고인과 고소인이 모텔에서 나온 후 검단사거리에서 만나서 셋이 노래방에 갔다. 고소인은 페이스북을 통하여 노래방에서 노는 장면을 라이브 방송하기도 하였다. 노래방에서 나와서 버스를 타고 부평으로 이동했는데, 버스 안에서나 부평에서 돌아다닐 때 피고인과 고소인이 손을 잡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부평에 있을 때까지는 고소인이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이나 고소인이 기분이 나빠 보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옷을 사 준 것이 기억나고, 서로 얘기하면서 옷을 골랐던 것 같다. 고소인이 원하지 않았는데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사준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피고인이 옷을 사주는 것에 대하여 고소인이) 괜찮다고 말 하기는 했는데, (고소인의 기분이) 그렇게 엄청 나빠 보이거나 그런 것은 못 느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고소인은 이 법정에서『노래방에 간 적이 없고, 피고인, E과 부평에 갔을 때 피고인과 손을 잡고 다니지도 않았으며, 피고인이 (나에게) 사 준 옷은 내가 고른 것이 아니고 피고인이 친구(E)에게 ‘이거 잘 어울릴 것 같냐’라고 말하면서 사 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모텔에서 나온 후 E, 고소인과 함께 셋이 노래방에 가서 놀았고, 고소인은 노래방에서 노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방(라이브 방송)을 했다. 그 후에 부평에 가서 놀았고, 내가 고소인에게 옷을 사주기도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E의 진술은 고소인의 진술이 아닌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한다.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고, 성폭력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위와 같은 사정을 유의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텔에서 나온 후의 고소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이 사건 모텔에서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강제적인 성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들게 한다.
⑸ 피고인은 고소인을 처음 만난 2021. 7. 13.에도 고소인과 가벼운 입맞춤이나 포옹을 하는 등 스킨십을 하였고(이에 대하여 고소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불쾌하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이 사건 당일인 2021. 7. 15.에는 고소인이 제안한 모텔로 가게 되었는바[피고인은 ‘고소인이 미성년자도 들어갈 수 있는 모텔을 알고 있다고 하여 그 모텔로 갔다’고 진술하고, 고소인도 이 법정에서 (사건 발생 당시에 증인이 알려준 모텔로 갔었지요) 예. (그러면 그쪽 부분은 피고인은 모르는 모텔이었나요) 그거는 저도 알 수 없죠’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과 고소인이 만난지 두 번 만에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것을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고소인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다’라는 피고인의 진술이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의 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인 고소인의 진술은 일관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 진술 부분의 신빙성 자체도 높다고 보기 어려워 결국 공소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줄 만한 충분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고소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추행행위가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고소인이 동의 하의 신체접촉을 과장하였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다. 가) 고소인은 경찰에서『10. 25.에 갑자기 내 계좌로 ‘F’라는 이름으로 1,600원이 입금되었다. 그래서 내가 피고인에게 ‘네가 F냐’라고 물어보아 자연스럽게 다시 피고인과 연락이 되었고, 피고인이 11. 초순 오후 4시경 검단으로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안 만나겠다고 했는데, 피고인이 이미 택시타고 출발했다고 하여 만나게 되었다. 피고인을 만나 우리 집 근처 정자로 가서 마주보고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피고인이 내 팔을 잡아끌어서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 뽀뽀를 하고 내 가슴을 만지면서 ‘살 빠지니까 가슴 살도 빠졌네’ 라고 말하였다. 내가 꺼지라고 하니까 피고인이 5분만 있다가 가겠다고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법정에서는『어쩌다 보니 피고인을 만나게 되었고, 피고인이 나를 들어 올려서 자기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저를 끌어당겨서 자신의 볼에 내 입이 닿도록 하고, 입뽀뽀도 했다. 가슴 만지고 그런 건 기억이 안 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피고인은『고소인에게 안아달라고 하였더니 고소인이 안아줬다. ‘뽀뽀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고소인이 고개를 끄덕여서 뽀뽀한 사실은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위와 같은 고소인의 진술은 고소인이 피고인과 만나게 된 경위나 추행행위에 대한 거부의사 표시 등 중요한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고, 특히 고소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의 추행행위 중 가장 중한 행위인 가슴을 만지는 행위에 관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에 의문이 들게 하였다. 또한 고소인은 경찰에서『피고인과 15분 정도 같이 있었고, 피고인이 그 15분 동안 내내 나를 만졌다』라고 진술하면서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입맞춤(뽀뽀)과 가슴을 만진 것 외에는 피고인이 어떻게 고소인을 15분 동안 만졌는지에 관하여는 전혀 진술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하고 있음에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는『(피고인이) G에서 검단까지 왔는데 같이 있어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고, 법정에서는『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여 공간적이나 상황적으로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소인이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납득할 수 없는 진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진술 자체도 일관되지 아니하였다.
다) 이러한 고소인의 일관되지 아니한 진술과, 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 본 것과 같이 고소인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하면 고소인의 위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추행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의 진술과 같은 신체적 접촉이 있은 후 이를 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