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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노동조합의 안면인식기 철거 행위, 전원 무죄 판결 사례 – 송파구 형사전문로펌 법무법인 여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통제 시스템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이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대응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사측이 설치한 안면인식기와 화재감지기를 철거·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전원 무죄를 선고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특수재물손괴·업무방해 혐의란 무엇인가

특수재물손괴의 성립요건

특수재물손괴는 형법 제36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 제366조에서 정한 재물손괴를 저지르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69조(특수손괴)
①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366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을 손괴하거나 은닉하여 그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나 니퍼를 사용하여 타인 소유의 물건을 파손하면 특수재물손괴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업무방해의 성립요건

업무방해는 형법 제314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12.29>

여기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세력을 의미하고, 반드시 폭행·협박을 수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가 있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되는 법리

정당행위의 의미와 요건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이에 따라 어떤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행위로 인정되면 위법성이 없어 처벌받지 않습니다.

정당행위로 인정받으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보충성 등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각 요건의 구체적 의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은 행위의 측면에서 정당행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균형은 결과의 측면에서 판단하는 기준이며, 긴급성과 보충성은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 중 하나로 참작됩니다.

특히 보충성의 요건은 ‘일체의 적법한 수단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당행위의 효과

정당행위가 인정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되거나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단지 특정한 상황 아래에서 해당 행위가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두 가지는 명확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해 회사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출입 관리를 위하여 안면인식 출입통제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로부터 안면인식 정보를 포함한 대규모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서를 징구하였습니다.

또한 피해 회사는 소방청의 권고에 따라 화재감지 기능과 함께 CCTV 녹화 기능이 내장된 화재감지기를 창고 내부에 설치하였습니다.

이에 노동조합 지부 간부들인 피고인들은 드라이버로 안면인식기 거치대를 벽에서 분리하여 보관하고, 니퍼로 화재감지기에 연결된 통신선 일부를 절단하였으며, 이 행위로 특수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우선 사측의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였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16조는 필요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제22조 제1항과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7조는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 제1항 및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8조는 안면인식 정보와 같은 생체인식 정보를 민감정보로 규정하여 더욱 엄격한 보호를 요구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동의서가 수십 가지에 달하는 방대한 개인정보를 한꺼번에 수집하도록 구성되어 있었고, 동의를 거부할 경우 근로계약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어 근로자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근로자참여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14호가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를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검토하였습니다.

이 사건 안면인식기와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는 근로자 감시 설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설치 전에 노사협의회 협의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점 역시 사측 행위의 위법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고려되었습니다.

정당행위 요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근로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이 기기 본체 자체를 파손하지 않고 거치대와 전선만을 분리하거나 절단하였으며 분리한 부품을 원형 그대로 보관하였다는 점에서 수단의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안면인식 정보 수집이 임박한 상황이었고 대체 수단을 마련하려는 사측의 실질적인 노력이 부족하였다는 점, 사건 이후 노사 협의를 통해 카메라 기능을 가린 채 출입증 태깅 방식으로 전환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요건도 충족된다고 보아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울산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N노동조합 O 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의 지부장으로, 피고인 B은 이 사건 지부의 정책기획실장으로, 피고인 C는 이 사건 지부의 정책기획부장으로, 피고인 D은 이 사건 지부의 P 분소장으로, 피고인 E, 피고인 F은 각 이 사건 지부의 노동안전보건실장으로, 피고인 H은 이 사건 지부의 조사통계부장으로, 피고인 G은 이 사건 지부의 선전편집부장으로, 피고인 I는 이 사건 지부의 선전편집실장으로, 피고인 J는 이 사건 지부의 교육강화실장으로, 피고인 K은 이 사건 지부의 재정후생복지부장으로, 피고인 L은 이 사건 지부의 재정후생복지실장으로, 피고인 M은 이 사건 지부의Q분소장으로 각각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1. 안전출입시스템 관련 범행
피해자 R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 사내협력업체 대표들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의 출입관리, 보안 및 추가 공수 관리 등을 위하여 눈, 코, 입 등의 위치정보(안면 정보)를 활용하여 출입자와 등록이 허용된 사람의 동일성 여부를 식별하는 안전출입시스템을 설치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한 후 비용문제로 피해자 회사 측에 위 시스템을 설치하여 임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해자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여 2024. 초경부터 위 시스템 설치 작업에 착수하였다.
한편 이 사건 지부 측은 사측이 위 시스템을 활용하여 근로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한다며 그 설치에 반대하였고, 지부장인 피고인 A은 이 사건 지부 간부들에게 이를 철거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이 사건 지부 간부들인 피고인 B 등은 이에 동의하여 피해자 회사가 설치한 위 시스템을 손괴하기로 공모하였다.
가. 피고인 A, B, C, D
1) 2024. 4. 8.자 범행
피고인들은 2024. 4. 8.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T관 U호에 있는 협력업체 ㈜V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총 20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6,060,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2) 2024. 4. 9.자 범행
피고인들은 2024. 4. 9.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T관 W호에 있는 협력업체 ㈜X탈의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2,424,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피고인 A, J
피고인들은 2024. 4. 9.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Y공장 Z 1층에 있는 협력업체AA 탈의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같은 날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총 5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1,515,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다. 피고인 A, L
피고인들은 2024. 4. 9.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B관 AC호에 있는 협력업체 ㈜AD 탈의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총 2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시가 합계 606,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라. 피고인 A, E, F
피고인들은 2024. 4. 11.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E공장 AF호에 있는 협력업체㈜AG 취부탈의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5 기재와 같이 총 3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909,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마. 피고인 A, E, I, D, F
피고인들은 2024. 4. 12.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H관 AI호에 있는 협력업체AJ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6 기재와 같이 총 15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시가 합계 4,545,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바. 피고인 A, D, K
1) 2024. 4. 12.자 범행
피고인들은 2024. 4. 12.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H관 AK호에 있는 협력업체AL㈜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7 기재와 같이 총 2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시가 합계 606,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2) 2024. 4. 15.자 범행
피고인들은 2024. 4. 15.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M관 AN호에 있는 협력업체㈜AO 공구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8 기재와 같이 총 19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5,757,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사. 피고인 A, G
피고인들은 2024. 4. 16.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P관 AQ호에 있는 협력업체㈜AR 여자탈의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9 기재와 같이 총 9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2,727,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아. 피고인 A, H, B
피고인들은 2024. 4. 22.경 울산 동구 S, 피해자 회사 AS관 AT호에 있는 협력업체AU㈜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 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그곳 외벽에 설치된 안전출입시스템의 브라켓, 전선 및 통신 단자 등을 떼어내는 등 같은 날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10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소유인 시가 합계 3,333,0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안전출입시스템 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2. 화재감지기 관련 범행
피해자 회사는 2024. 1.경부터 소방청의 화재방지 대책 마련 권고에 따라 불꽃감지기능 및 CCTV 녹화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게 되었고, 현장에서 화재 발생등으로 불꽃이 감지되어 화재 신호가 들어올 경우에 화재 신호 10분 전부터 CCTV 녹화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이를 설정하기로 하였다.
위 지부 측은 사측이 위 화재감지기에 내장된 CCTV를 이용하여 근로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한다며 그 설치에 반대하였고, 지부장인 피고인 A은 위 지부 간부들에게 이를 철거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위 지부 간부들인 피고인 B 등은 이에 동의하여 피해자 회사가 설치한 위 화재감지기를 손괴하기로 공모하였다.
가. 피고인 A, B, M
피고인 B, M은 위와 같은 피고인 A과의 공모에 따라 2024. 4. 11. 16:00경 울산 동구 S에 있는 피해자 회사 통합내자창고에서, 위험한 물건인 니퍼를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가 그곳 남쪽에 설치한 화재감지기 단자함 내 통신선 등을 절단하여 수리비 2,430,000원이 들도록 피해자 회사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화재감지기 관리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나. 피고인 A, B, M, E
피고인 B, M, E은 위와 같은 피고인 A과의 공모에 따라 2024. 4. 11. 16:10경 울산 동구 S에 있는 피해자 회사 통합내자창고에서, 위험한 물건인 니퍼를 이용하여 피해자 회사가 그곳 북쪽에 설치한 화재감지기 단자함 내 통신선 등을 절단하여 수리비 2,430,000원이 들도록 피해자 회사 소유의 재물을 손괴하고,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화재감지기 관리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판 단
1. 인정사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지부의 구성
이 사건 지부는 R(주), AV(주), AW(주), AX(주)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 조합에 가입한 자로 구성된 N노동조합 산하 지부 단위의 노동조합이다. 이 사건 지부의 규정(피고인들 제출 증 제8호증)에 따르면, 이 사건 지부는 그 산하에 AY지회, AZ지회, BA지회, 사내하청지회 및 일반직지회 등 5개 지회가 있다.
나. 안면인식을 이용한 협력업체 안전출입시스템 도입 경위 및 근로자들에 대한 동의서 징구
1) 피해자 회사의 사내협력사협의회는 2023. 4. 11. '전염병 확산 방지 및 근로자 근태 관리를 위한 생체인식 출입시스템 도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피해자 회사에 발송하였다(수사기록 1권 217쪽).
2) 피해자 회사와 사내협력사협의회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안전출입시스템에 설치된 안면인식기에 얼굴을 대면 위 시스템이 사전에 제공된 근로자들의 안면인식 정보를 통해 근로자들의 출 · 퇴근을 확인하는 안전출입시스템을 설치하되 피해자 회사가 이를 구입하여 협력업체에 임대하기로 하고, 피해자 회사는 2024. 2. 19. ㈜BB와 안면인식 출입 확인시스템 구축공사-안면인식 출입장비 및 네트워크 공사'를 약 7억 원에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3) 한편 피해자 회사의 각 협력업체들은 2024. 1~2.경 개인정보 수집 · 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에 근로자들의 서명을 받는 방법으로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기 시작하였다.
● 이 사건 동의서에서 수집 대상으로 하는 개인정보에는 ① 신체정보(안면 등 생체 인식정보 포함), 병력, 산재이력, 건강진단결과, 백신접종내역과 같은 민감정보, ② 성명, 생년월일, 국적, 성별, 주소, 연락처, 사진, 외국인정보(체류자격, 입출국일, 취업허가서, 고용허가서 등), 혈액형, 가족사항(BC그룹 이해관계자 유무 포함), 자격증 정보,긴급연락처, 계좌번호, 경력, 안전교육일, 복리후생일자 등의 개인정보, ③ 고유식별정보 중 주민등록번호 및 필요시 여권번호, 운전면허번호, 외국인등록번호가 포함되어 있다.
● 또한 이 사건 동의서는 위 개인정보뿐만이 아니라 4대보험, 산재이력, 가족관계증명서, 학자금 영수증, 주택담보대출 서류, 재산세납세내역서, 주택임대차계약서, 교육이 수정보, 비자만료일 등의 개인정보를 항목에 따라 R, BC그룹사, 사내협력회사 협의회및 공조회, 사내협력사협동조합 및 공동근로복지기금, 외국인인 경우 추가적으로 R 외국인지원센터에 제공하는 데 동의하는지, 신체정보, 백신접종내역, 병력, 건강진단결과 등의 민감정보를 그 항목에 따라 R, BC그룹사, 외국인지원센터에 동의하는지, 외국인의 경우 고유식별정보 중 외국인등록번호, 여권번호를 외국인지원센터에 동의하는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 이 사건 동의서는 수집 · 이용의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를 나열한 뒤 각 항목마다그 아래쪽에 "위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단,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등의 이행과 관련하여 불이익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기재가 들어 있었고, 그 아래에 각 해당 개인정보의 수집 · 이용에 동의하는지에 관하여 '□동의' 또는 '□미동의' 란에 동의 여부를 표시하게 되어 있었다.
다. 이 사건 지부의 안면인식 출입시스템 도입 반대 및 이 사건 분리행위가 행해진 경위
1) 이 사건 지부 및 이 사건 지부 산하 사내하청지회는 위와 같이 진행되는 안면인식을 이용한 안전출입시스템 설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상대로 'CCTV, 안면생체인식기기 감시 · 통제 반대 서명지'에 서명을 받는 한편(피고인들 제출 증 제4호증),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안내를 하지 않고 '서명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이 사건 지부 및 사내하청지회가 각각 발행하는 소식지에 수차례 게재하였다.
2) 또한 이 사건 지부는 2024. 4. 1. 피해자 회사에 '하청노동자 안면인식기 설치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를 대상으로 에스크로 계좌 제도 도입과 허위기성 방지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안면인식 기기 설치 시행 예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 사업장 출입 시 현재 사원증 확인과 식사태깅, 터치원 작업지시서 작성 등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면인식 기기를 추가하는 것은 목적에 상관없이 노동자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대해 노동자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수단인 안면인식 기기 설치를 철회하고 다른 대체 수단을 마련하여 노사관계의 신뢰와 노동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권리 침해 방지를 요청하오니 협조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피고인들 제출 증 제15호증)을 보냈다.
3) 그러나 피해자 회사는 2024. 4.초 각 협력업체가 사용하는 사무실이나 탈의실에 안면인식기 기계 본체를 거치할 브라켓(거치대), 전선 및 통신단자를 설치하는 등 안면 인식 시스템 설치를 위한 공사를 시작하여 이를 계속 진행하였다.
4) 피고인들은 협력업체 근로자들 등으로부터 위 브라켓 등이 설치되었다는 제보를 받으면 그곳에 직접 가서 공소사실 제1항에 기재된 것과 같이 2024. 4. 8.부터 2024.4. 22.까지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브라켓을 떼어낸 다음(이하 위 행위를 '이 사건 분리행위'라 한다), 위와 같이 분리한 브라켓, 전선 및 통신단자 합계 92개를 원형 그대로 이 사건 지부 사무실에 보관하였다.
5) 위와 같이 안전출입시스템 기기를 수거하는 피고인들 측의 행위가 계속되자, 피해자 회사의 사내협력회사협의회는 2024. 4. 15. '노조는 불법행위를 당장 멈춰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지부가 협력회사 사무실과 탈의실 등에 무단으로 침입해기물을 파손하고 훔쳐가는 불법행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바 이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이를 중단하고 훼손한 설비를 원상복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소식지(수사기록 1권 223쪽)를 발행하였다.
피해자 회사 또한 '현재까지 약 93%의 근로자들이 동의서에 서명하였고, 안전출입시스템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의 효율적인 출입관리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것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도입하였음에도 노조가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안전출입시스템 장비를 무단으로 철거하는 불법행위까지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을 소식지에 게재하였다(수사기록 1권 221쪽).
라. 피해자 회사의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의 도입 및 이 사건 절단행위가 행해진 경위
1) 피해자 회사는 2023. 7. 경 통합내자창고 등 13개소에 스마트형 불꽃감지기를 설치하는 내용의 시설투자계획을 세우고, 2024. 1. 통합내자창고부터 설치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2) 피해자 회사는 2024. 1. 30. 이 사건 지부에 통합내자창고 내에 카메라 기능이 있는 스마트 화재감지기를 설치 · 운영할 계획이라고 통보하였고, 이에 이 사건 지부는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는 근로자의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감시가 가능하므로 노사협의회의 협의나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는 이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3) 이 사건 지부는 2024. 4. 8.경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화재감지기 24대가 통합내자창고에 설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공소사실 제2항에 기재된 바와 같이 니퍼를 이용하여 2대의 화재감지기에 연결된 단자함 안에 있는 통신선을 절단하였다(이하 '이 사건 절단행위'라 한다).
4) 피해자 회사는 2024. 4. 12. 이 사건 지부에 '스마트 불꽃감지기 설치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절단행위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불법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과 함께 원상복구를 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피고인들 제출 증 제7호증).
5) 이 사건 지부는 2024. 4. 15. 및 2024. 5. 27. 2차례에 걸쳐, 이 사건 지부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CCTV일체형 불꽃감지기 설치를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화재예방을 위한 스마트 불꽃감지기 설치에는 동의하지만, CCTV 기능이 있는 스마트 불꽃감지기의 설치 강행은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참여법'이라 한다)에 위반되므로 이를 철거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마. 안면인식 출입시스템에 관련한 노사 협의의 진행 및 수거 행위의 중단 등
1) 피해자 회사와 이 사건 지부는 2024. 4. 22. 1차 협의를 진행하여,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지부에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고, 동시에 피해자 회사도 관련 설비의 설치를 중단하겠으니 이 사건 지부도 이 사건 시스템 관련 설비의 수거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하여 이 사건 지부도 이에 동의하였다(피고인들 제출 증 제16호증, 피고인들이 참고자료로 제출한 이 법원 2024. 7. 3. 자 2024카합10102 결정 4쪽 참조).
2) 피해자 회사와 이 사건 지부는 2024. 5. 14. 2차 협의를 진행하였고, 위 협의에서 대안적 방법(사원증, 태깅 방식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고, 이 사건 동의서 양식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동의서로 적법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였으며, 이 사건 지부는 수거된 거치대 등을 피해자 회사에 반환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위 결정 4쪽 참조).
3) 이 사건 지부는 2024. 5. 16. '안면인식기케이블(브라켓, 통신단자함, 전선) 수거보관물품 회수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회사는 O지부에서 보관 중인 안면인식기기를 회수하여 업무협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피고인들 제출 증 제16호증).
4) 피고인들은 2024. 6. 11.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위 수거물품들을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이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였고, 수사기관은 이를 압수하여 피해자 회사에 반환하였다(수사기록 1권 423~427쪽).
바. 피해자 회사의 방해금지가처분 신청 및 기각결정
피해자 회사는 2024. 4. 19. 이 사건 지부 및 피고인 A, E, B, D을 상대로 안면인식 출입시스템 설치, 구축공사를 방해하는 행위 또는 출입시스템을 해체, 손괴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를 구하는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법원은 2024. 7. 3. '사전 예방적 조치로서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명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단결권 · 단체교섭권 ·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보다 신중하여야 할 필요가 있으며, 본안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가처분으로써 위 행위의 금지를 명하여야 할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자 회사의 신청을 기각하였고, 그 무렵 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이 사건 이후의 상황
이 사건 이후로는 2024. 10.경 노사가 협의하여 이 사건 안면인식기의 카메라 부분을 가리고 출입증 태깅 방식으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출퇴근 내역이 관리되고 있다.
2. 판 단
가. 관련 법리
형법 제20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사회상규에 의한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로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위 '목적 · 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 요건은 행위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의 판단 기준이 된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평가되려면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고려하여 그것이 법질서의 정신이나 사회윤리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어야 한다. 수단의 상당성 · 적합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은 결과의 측면에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이에 비하여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의 하나로 참작하여야 하고 이를 넘어 독립적인 요건으로 요구할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내용 역시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참조).
한편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등 참조).
나. 판 단
1)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한 여러 규정에 따를 때, 피해자 회사 또는 협력업체들은 이 사건 안면인식기와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를 설치 ·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보주체인 근로자들로부터 적법하게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을 의무가 있다.
●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개인정보를 수집 · 이용 ·제공할 수 있고(제15조), 개인정보처리자는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최소한의 정보 외의 개인정보 수집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하며, 최소한의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입증책임은 개인정보처리자가 부담한다(제16조).
●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에는 정보주체가 이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동의를 받으려는 내용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알려야 하며,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해야 하며,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제22조 제1항 및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7조).
● 안면인식 정보와 같은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 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로서 특정 개인을 알아볼 목적으로 일정한 기술적 수단을 통해 생성한 정보는 민감정보에 해당하는데(제23조 제1항 및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8조), 개인정보처리자는 원칙적으로는 민감정보를 처리하여서는 안 되며, 동의를 받아 이를 처리할 때에도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때에는 재화 또는 서비스의 제공 전에 민감정보의 공개 가능성 및 비공개를 선택하는 방법을 정보주체가 알아보기 쉽게 알려야 한다(제23조 제3항).
● 근로공간은 비공개 장소에 해당하나 근로공간에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여 수집되는 개인영상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므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어야 이를 수집 및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다(제2조, 제15조 제1항, 제25조).
2) 이 사건에서 협력업체들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 사건 동의서 양식을 받아 전체의 90%가 넘는 근로자들로부터 동의서를 제출받았으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이 정한 동의에 관한 절차와 내용을 온전히 준수하였다고 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고, 또 피해자 회사는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를 개인영상정보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설치하였는바, 이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한 개인정보 수집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
●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 · 수집 · 보관 · 처리 · 이용 등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49933 판결 참조). 또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일단 그에 대한 침해가 발생하면 사후적으로 이를 전보하거나 원상회복을 하기가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그러한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로 하여금 필요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하도록 하고,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각 항목별로 세분하여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동의를 거절하더라도 불이익이 없도록 하게끔 규정하고 있는 것이고, 근로관계에서 근로자는 사용자와 비교하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용자의 요구에 의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근로자가 갖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그 보호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 앞서 본 안면인식기를 이용한 안전출입시스템의 도입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동의서의 주된 목적은 사측이 더 효율적으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인사 관리를 하기 위하여 안면인식기를 이용한 안전출입통제시스템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각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정보로서 민감정보인 안면인식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받기 위함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동의서는 생체인식 정보와 같은 민감정보뿐만 아니라 이를 포함하여 수십여 가지의 개인정보, 고유식별정보 항목에 대한 각 협력업체의 개인정보 수집 · 이용 및 더 나아가 원청회사 등으로의 제3자 제공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필요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한 것이라 보기가 어렵다.
이 사건 동의서 징구의 주된 목적이 된 안면인식기를 이용한 출퇴근 관리는 비록 각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는 모습을 계속하여 촬영하는 것은 아니고, 또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이를 이용할 경우 편리하게 자신의 출퇴근에 관한 사항을 허위가 개재될 가능성이 거의 없이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안면인식 정보는 식별 가능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며 살아있는 동안 그 사람과 결합되어 있고, 이름이나 주소, 식별번호, 암호와 같은 다른 개인정보와는 달리 변경할 수 없는 생체정보로서 신체 그 자체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강한 일신전속성을 가진다. 안면인식 정보 또한 언제든지 정보의 축적이 가능하고 데이터베이스 연결의 고리가 될 수 있으므로, 축적된 정보가 부당하게 활용되거나 유출될 경우 정보주체에게 미칠 수 있는 피해의 위험성은 작지 않다(국가인권위원회 2022. 9. 16. 자 22진정0139800 결정 참조).
이러한 특성을 갖는 안면인식 정보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이용하기로 선택하는 것과는 달리, 사용자로부터 다른 대체수단 없이 자신의 민감정보인 안면 인식 정보를 일률적으로 제공하기를 요구받는 것은 중대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및 행사가 문제되는 사항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동의서는 민감정보, 개인정보, 고유식별정보 항목으로 각 정보의 동의 여부를 나누고 제3자 제공 동의 여부에 관하여도 위 항목별로 동의 여부를 나누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기는 하나, 근로자들이 제공에 동의하는 각 정보의 범위를 선택할 여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그 정보의 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근로계약 등의 이행과 관련하여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는 한편, 피고인들이 제출한 증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및 증인 오세일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실제 근로자들이 동의서를 작성할 때 총무 등으로부터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원청회사에서 휴가비, 귀향비 등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등의 설명을 들었다는 것인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근로관계의 일방당사자인 근로자들로서는 사측이 요구하는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각 개인정보의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동의서에 기재된 '근로계약 등의 이행과 관련한 불이익' 또는 일부 근로자들이 들었다는 휴가비 등의 미지급에 관한 사항이, 제공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각종 혜택성 금전의 지급이나 근로자의 복지를 위하여 받을 수 있는 이익 등을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는 취지의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공에 동의하는 어떤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이용될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동의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으므로, 그 동의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하기에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는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6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격, 권리가 제한되는 정보주체의 규모, 수집되는 정보의 종류와 범위,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못한 이유, 개인정보처리자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대체가능한 적절한 수단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참조).
이 사건 화재감지기는 그 주된 기능과 목적이 화재를 감지하는 데 있고, 실제로 시설물 보안 및 화재 감시를 위하여 설치된 것이라는 점에서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인정할 수 있더라도, 다수 근로자들의 직 · 간접적인 근로 현장을 찍고 있어 권리가 제한되는 정보주체가 다수이고 근로 공간이 촬영되는 것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될 수 있다. 앞서 본 화재감지기의 설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지부가 지속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사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외에 화재 감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거나 근로자들과의 협의점을 찾으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통합내자창고에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를 설치한 것이 피해자 회사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근로자참여법 제20조 제1항 제14호는 노사협의회가 협의하여야 할 사항으로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를 규정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 감시 설비'라 함은 사업장 내에 설치되어 실질적으로 근로자를 감시하는 효과를 갖는 설비를 의미하고, 설치의 주된 목적이 근로자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 참조).
이 사건 안면인식기 및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는 근로자 감시 설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를 설치할 때 근로자참여법이 정한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지부가 사전에 설치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노사협의회에서 이를 논의한 바가 없기도 하다.
4)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하여 살펴본다.
● 안면인식을 통한 안전출입시스템의 설치는 협력업체 중 일부만 이를 시행하려 한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 전체가 시행하려 한 것이고, 그 과정에 원청인 피해자 회사도 관여하였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도 그 피해자를 피해자 회사로 특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한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그 산하에 사내하청지회를 두고 있고 협력업체 근로자들 또한 그 구성원에 포함되는 이 사건 지부가, 피해자 회사 또는 협력업체들이 관련 법령에 기재된 의무를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자들의 기본권 및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보호되어야 할 절차적 권리가 침해되고, 더 나아가 안면인식기 설치가 완료되어 운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권리 침해 상태의 구체적 실현이 임박한 상황에서, 그러한 침해 상황을 막고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인들은 안면인식기 기기 본체가 아닌 브라켓을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벽에서 분리해 낸 다음 전선 등을 분리하여 정리, 보관해 두었고 기기 자체를 파손하지는 않았다. 또한 피고인들은 이 사건 화재감지기 자체를 파손하지 않았고 전체 화재감지기중 2대에 연결된 전선을 절단하여 그 작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였다.
안면인식기의 경우 그 설치가 완전히 마쳐진 것은 아니었으나,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상황에서 안면인식기 본체가 설치되어 가동이 시작되면 그 즉시 근로자들의 안면인식 정보가 수집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는 설치가 완료되어 즉시 가동이 가능한 상태에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임시조치로서 그 거치대를 설치 장소에서 떼어내거나 전선 몇 가닥을 절단하여 그 가동을 멈추게 한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근로자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상황에서 사측에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를 함과 동시에 다수 근로자들의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어 그 수단의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또한 그러한 점에서 피고인들이 드라이버 및 니퍼를 이용하였더라도, 그 본래의 이용 방법대로 위 물건들을 사용한 이 사건에서, 이를 이용하여 행위하였다 하여 피해자 및 공공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거나 물건의 효용가치를 더 심하게 떨어뜨렸다고 보기도 어려워 이를 특수재물손괴로 의율하기도 어렵다고 판단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3도2058 판결의 취지 참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도1917 판결에서 대법원은 그 공소사실 중 일부에 관하여, 사측이 설치한 CCTV가 작동되지 않거나 시험가동만 한 상태에서 근로자들이CCTV에 검정색 비닐봉지를 씌운 데에 대하여 당시 근로자들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면서, 위 행위가 정당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그러나 위 판단 부분은 문제가 된 해당 CCTV들이 공장부지 외곽 울타리를 따라 설치된 것으로 울타리를 중심으로 공장부지 외부와 내부를 함께 찍는 것으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촬영 및 식별 가능성과 근로자들의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정이 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안면인식기를 통해 다수 근로자들의 안면인식 정보가 직접 수집될 상황이 임박하였거나 근로자들의 근로 공간인 창고 내를 직접 촬영할 가능성이 있는 이 사건과는 그 사실관계가 달라서위 판결에서의 위 판단 부분을 이 사건에 원용하여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 나아가 피해자 회사가 안면인식기 및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를 설치 · 운영하여 얻는 이익,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동의서의 내용 및 그 징구 과정의 문제점, 근로자들의 민감정보 또는 개인정보가 광범위하게 수집되어 이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민감정보에 대한 침해는 사후적 전보나 원상회복이 어려운 점, 이 사건 지부에서 피해자 회사에 설치 및 운영 강행을 중단할 것을 수차례 요구하였던 상황이었고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안면인식기를 이용한 출입관리시스템의 정확한 가동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 위 기기들을 이용하지 않고도 근로자들의 출퇴근 관리나 화재 감지등의 업무 진행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던 점, 이 사건 이후의 노사 협의 과정및 그 결과 등의 사정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기기들의 가동이 임박하였음이 예정된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한 행위는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성, 긴급성과 보충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5) 결국 사회통념과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평가하였을 때, 피고인들의 행위는 안면인식기와 CCTV 기능이 있는 화재감지기의 설치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다가 사측이그 설치를 강행하였고 이러한 사측의 행위가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볼 때 위법하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권리의 침해를 막고자 한 대응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않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사건은 형사처벌 가능성과 정당행위 성립 여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법적 대응 방향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데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정당행위의 각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수사기관과 법원에 효과적으로 소명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법,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형법 등 복수의 법령을 유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사실관계에 정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형사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