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245조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공연음란죄라고 합니다.
형법
제245조(공연음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신체를 노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연음란죄가 성립하려면 그 행위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이어야 합니다.
2. 공연음란죄와 경범죄의 차이
단순 불쾌감과 음란행위의 구별
신체 노출 행위가 있었다고 해서 모두 공연음란죄로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노출의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과 정도, 노출의 동기와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해당 행위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그친다면 형법 제245조의 음란행위로 볼 수 없습니다.
경범죄 처벌법과의 관계
이전에는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가려야 할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 행위를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로 처벌하는 규정이 있었으나, 헌법재판소 2016. 11. 24. 선고 2016헌가3 결정으로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였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단순한 신체 노출 행위가 공연음란죄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면, 형사처벌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이처럼 공연음란죄와 단순 불쾌감을 주는 노출 행위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가 실제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아파트 후문 앞 인도 화단 부근에서 바지와 팬티를 살짝 내리고 성기를 노출한 채 소변을 보았습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피고인이 성기를 잡고 흔들면서 웃고 윙크를 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고, 1심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행위가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단순히 술에 취해 주변을 의식하지 못하고 노상방뇨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항소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여러 사정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피고인이 공연음란죄의 요건을 충족하는 음란한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우선 피고인은 소변을 본 후 곧바로 일행과 함께 이동하였을 뿐, 자위행위나 기타 성행위를 암시하는 별도의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소변을 본 장소는 화단에 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전신주와 안내판 기둥이 인접해 있으며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으로서, 만취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가림이 되는 장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목격자 진술에 대한 평가
목격자는 피고인이 성기를 흔들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정작 어두워서 앞뒤로 흔들었는지 좌우로 흔들었는지조차 명확하게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웃으면서 윙크를 한 행동 역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노상방뇨를 지적받자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공공장소에서 성기를 노출하여 불쾌감을 준 행위를 넘어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술에 취해 주변을 의식하지 못하고 노상방뇨를 한 것에 불과하고 공연음란행위를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① 피고인이 인도의 화단 앞에서 차도 쪽을 향해 성기를 꺼내어 한 손으로 잡은 채 소변을 본 점, ② 피고인이 설령 단순히 소변을 보고자 하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벽 등을 바라보는 방법으로 피고인의 성기를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었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피고인의 성기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향해 서 있었던 점, ③ 당시 피고인을 목격했던 D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성기를 잡고 계속 흔들고 있어 피고인에게 가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라고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행동을 멈추지 않았고, 계속 서서 지켜보았더니 윙크를 여러번 했다’고 진술한 점, ④ 당시 위 목격자의 일행으로 목격자의 배우자, 딸 2명, 처형이 있었고 현장에 다른 행인들도 있었던 점, 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성기를 노출한 상태가 상당시간 지속되었던 점 등 피고인의 노출 부위와 방법, 정도,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는 일반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공연음란죄에서의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형법 제245조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공연음란죄로 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음란한 행위’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위 죄는 주관적으로 성욕의 흥분, 만족 등의 성적인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그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의미의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 그러나 구 경범죄 처벌법(2017. 10. 24. 법률 제149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3호(헌법재판소 2016. 11. 24. 선고 2016헌가3 결정으로 실효)가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체의 노출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정도, 노출 동기·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에 규정된 행위에 해당할지언정 형법 제245조의 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6514 판결 참조). 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행위’ 정도를 넘어서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까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할 수 없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사건 당일 퇴사 기념으로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이 사건 장소에서 화단에 소변을 본 사실이 있으나, 당시 술에 만취하여 주위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줄 몰랐고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여 급히 소변을 본 것일 뿐, 자위행위를 하여 공중에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끼도록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피고인이 다수인이 통행하는 인도 부근에서 성기를 노출하기는 하였으나, 성기를 노출한 후 소변을 보고 곧바로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과 함께 이동한 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② 피고인이 아파트 담장 등을 향하여 돌아서서 소변을 보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이 소변을 본 장소는 인도에서 차도 쪽이 아닌 아파트 담장에 가까운 곳으로서 화단이 설치된 곳이므로, ㉠ 비록 키가 크지는 않지만, 화단에는 나무가 식재되어 있는 점, ㉡ 피고인을 기준으로 화단 바로 좌측에는 전신주가 설치되어 있고, 우측에는 안내판 기둥이 설치되어 있는 점, ㉢ 차도에 가까운 곳에 비하여 불빛이 적어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인 점, ㉣ 화단과 담장 사이는 좁은 통로라 피고인이 그곳에 서서 소변을 보고 있을 경우 다른 사람들이 그곳으로 통행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도 그나마 일부를 가리면서 상대적으로 급히 소변을 보기에 적합한 곳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③ 당시 피고인을 목격했던 D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성기를 잡고 계속 흔들고 있어 피고인에게 가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라고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행동을 멈추지 않았고, 계속 서서 지켜보았더니 윙크를 여러 번 했다’고 진술하였으나, ㉠ D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성기를 꺼내 놓고 흔들고 있었다는 말인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본 것은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좀 어두운 곳이었기 때문에 앞뒤로 흔들었는지 좌우로 흔들었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라고 답변한 점, ㉡ D는 “담벼락을 보고 봐야 되는 게 정상인데 그 사람은 인도를 향해서 소변을 보는 것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라고 진술한 바, 피고인이 인도를 향해서 소변을 보는 것이 이상해서 신고한 것인 점, ㉢ 피고인은 당심법정에서 D에게 씨익 웃으면서 윙크를 한 것은, 술에 취하여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남성에게 윙크를 한 것은 노상에서 소변을 보는 것을 지적받자 미안한 생각 즉, 쑥스럽고 미안하여 어색한 생각이 들어 그러한 행동을 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 ㉣ 피고인이 바지와 팬티를 내린 것도 과도하게 내린 것은 아니라, 소변을 볼 수 있을 정도로만 바지와 팬티를 살짝 내린 것에 불과할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D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떠하였는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소변을 보는 행위의 일환을 넘어 자위행위나 기타 성행위를 위하여 성기를 꺼내 놓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그 밖에 피고인에게 평소 특이한 성적 취향이나 성적 일탈행동을 저지르는 성향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8. 29. 21:45경 서울 구로구 B아파트 C동 후문 앞 인도에서 손으로 바지와 팬티를 내려 성기가 보이게 하여 그 앞을 지나가는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도록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의 나.항 기재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공연음란죄 사건은 행위의 외형만으로는 유무죄를 판단하기 어렵고, 행위의 동기, 방법, 장소, 전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므로 당사자 혼자서 적절히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거나 행위의 음란성 여부에 관한 법리를 효과적으로 주장하려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공연음란죄로 기소되었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