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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뇌전증 발작 중 교통사고, 도로교통법위반 무죄 판결

교통사고 이후 운전자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를 두고 형사처벌 여부가 다투어지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뇌전증 발작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도로교통법위반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 검사출신 법무법인 여암

1. 도로교통법위반(업무상과실재물손괴)죄의 성립요건

업무상 주의의무와 과실의 의미

도로교통법 제151조는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다른 사람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51조(벌칙)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다른 사람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금고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8.3.27>

여기서 ‘업무상 주의의무’란 운전자가 차량을 운행할 때 전방과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는 등 안전운전을 위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뜻합니다.

따라서 운전자에게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되어야 비로소 이 죄가 성립합니다.

과실범 성립에서 책임능력의 역할

과실범이 성립하려면 행위자에게 주의의무 위반이라는 과실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행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즉 책임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형법 제10조 제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①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운전자가 사고 당시 정신질환 등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면, 설령 겉으로 보기에 과실이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2. 심신상실과 뇌전증 발작의 관계

심신상실의 법적 의미

심신상실이란 정신적 장애로 인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를 인식하거나 그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뇌전증(간질)은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활동으로 인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과적 질환으로, 발작의 종류에 따라 의식을 완전히 잃는 경우도 있고 의식은 일부 유지되지만 행동 통제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전증 발작 중에서도 복합부분 발작의 경우 의식이 흐려지고 목적 없는 자동 행동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이러한 발작 상태는 형법 제10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심신상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심신상실 여부의 판단 방법

사고 당시 운전자가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는지는 사고 전후의 행동, 의료 기록, 전문의 소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특히 사고 직후 피해자나 목격자가 관찰한 운전자의 행동, 운전자가 평소 앓고 있던 질환의 진단 내용, 그리고 사고 당시 해당 질환의 발작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전문의의 의견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검사는 피고인에게 책임능력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이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경우에는 심신상실로 보아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3. 실제 판례 사안 분석

사안의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승용차를 운전하여 교차로를 지나다가 전방 건물 외벽을 들이받아 건물 유리창, 외벽, 내부 물품 등 총 500만 원 상당의 재물을 손상시켰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전방 및 좌우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전한 업무상 과실로 이 같은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보아 도로교통법위반으로 기소하였습니다.

반면 피고인 측에서는 사고 당시 뇌전증 발작으로 인해 의식과 행동 통제 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사고 직후 목격자가 진술한 피고인의 행동, 즉 사고 이후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다가 타인에 의해 끌어내려진 후 주변 사람들의 말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방향 없이 주위를 배회한 사실에 주목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어린 시절부터 뇌전증을 앓아왔고, 신경과 전문의의 소견에 의하면 사고 무렵 피고인에게는 월 3회 정도 의식을 잃는 복합부분 발작이 있었으므로 사고 당시에도 같은 발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사고 당시 뇌전증 발작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책임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주            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유
1. 이 부분 공소사실(2024고단132 중 도로교통법위반 부분)
피고인은 2023. 6. 13. 19:30경 <자동차번호>호 QM5 승용차를 운전하여 <주소> 앞 도로를 ○초등학교 방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곳은 교차로이고 주위에 다수의 건물이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안전하게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만연히 진행한 과실로, 진행방향 전방에 있던 <주소>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H 소유인 위 건물의 유리창과 외벽을 약 3,615,000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하고, 위 건물 잉크충전소 내부에 있던 피해자 C 소유인 프린터기 등을 약 1,562,000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 당시 뇌전증에 의한 발작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가. 사고 직후 피고인을 목격한 H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사고 후에도 한참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있었고, 다른 사람에 의하여 차에서 끌어내려진 후에도 사람들의 말에 전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면서 이쪽저쪽으로 왔다갔다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행동을 반복하였다.
나. 피고인은 5세경부터 뇌전증 증상을 보였고, 2023. 7. 17.경부터 피고인의 뇌전증을 진료한 <병원명>의 신경과전문의 I에 의하면 2023. 7.경 무렵 피고인에게는 뇌전증으로 인하여 월 3회 정도 ‘가슴에서 심장이 뛰다가 머리가 불안해지고 이상한 생각이 들다가 정신을 잃는’ 양상의 복합부분 발작이 있었으므로, 2023. 6.경 발생한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위와 같은 발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 또한 위 I은, 위 가.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뇌전증으로 인한 복합부분 발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않는다.

4. 결론

뇌전증 발작과 같은 신체적·정신적 특수 상황이 개입된 교통사고 사건에서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법률적 판단이 함께 요구되어, 당사자가 혼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사고 당시의 상태를 입증하기 위한 의료 기록 확보, 전문의 소견서 준비, 목격자 진술 정리 등 복잡한 절차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형사 사건에 정통한 변호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뇌전증 등 신체 질환이나 심신 상태와 관련된 교통사고 형사 사건에 처해 있다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