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류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증가하면서, 수사 과정의 적법성과 증거의 신빙성이 유무죄 판단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마 보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요건과 증거 적법성 문제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요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0호는 마약류 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대마를 재배·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 또는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마를 실제로 보관하거나 소지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증거에 의해 명확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주거지에서 대마가 발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 대마가 피고인의 지배·관리 아래에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합니다.
2. 증거 적법성과 임의제출의 요건
형사소송법상 증거 수집의 원칙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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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215조(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
다만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유류물 또는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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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검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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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제출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영장 없는 압수가 허용됩니다.
임의제출의 임의성 입증 책임
그런데 어떤 물건이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진정으로 임의 제출된 것인지에 대해 다툼이 있을 경우, 그 임의성에 대한 의심을 없애는 증명은 피고인이 아니라 검사 측에서 해야 합니다.
따라서 제출자가 자발적인 의사 없이 경찰의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응한 것에 불과하다면, 그 압수는 적법한 임의제출 압수로 볼 수 없고 그렇게 수집된 증거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재판에서 배제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적법한 절차 준수를 강제함으로써 피고인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입니다.
3. 실제 판례 사안의 분석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 내 방 안에서 대마 1.21g을 보관하였다는 혐의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모친이 청소 중 발견한 대마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대마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방에 대마를 보관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하였습니다.
제보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수사는 제3자의 제보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제보자는 자신의 마약 관련 혐의 사건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제보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보 내용 중 피고인이 지역 내 대마를 유통하고 필로폰까지 투약한다는 부분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제외하고는 기소로 이어진 내용이 없어, 제보 내용 자체가 과장된 것으로 볼 여지가 컸습니다.
더욱이 제보일로부터 무려 5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압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압수물이 제보 내용과 관련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압수물의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협박 혐의로 집에서 강제퇴거 조치된 이후 경찰이 피고인의 모친으로부터 해당 물건을 확보하였는데, 피고인의 모친은 법정에서 경찰들이 물건을 가져갈 당시 겁에 질렸으며 경찰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은 것에 불과하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요구하는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임의제출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이 압수는 영장 없이 집행한 위법한 압수·수색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였습니다.
또한 전구박스 내부를 열어 살펴보는 행위가 ‘청소’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전구박스에 대한 소유·보관 지위는 피고인에게만 있기 때문에 피고인의 모친이 전구박스 내 물건을 임의제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도 의문이었습니다.
감정 결과의 동일성에 대한 판단
설령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정한 감정물의 무게는 6.01g이었던 반면 이 사건 압수물인 ‘대마(창호지)’의 무게는 1.21g으로 서로 달랐습니다.
그리고 감정물의 무게 6.01g이 대마 1.21g과 창호지 무게를 합산한 값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대마라고 감정한 물질이 실제로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물건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보의 신빙성 부족, 압수물의 증거능력 결여, 감정물의 동일성 미확인이라는 세 가지 이유를 종합하여 대마 보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주 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의 점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니면 대마를 재배 · 소지 · 소유 · 수수 · 운반 · 보관 또는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상시각 경부터 2023. 11. 21.경까지 춘천시 C아파트 D호 피고인의 주거지 내 자신의 방 안에서, 창호지에 싸여 있는 대마 1.21g을 보관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 내에 대마를 보관한 적이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부분(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 부분’이라 한다)과 같이 대마를 소지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부분에 대한 수사는 H의 2023. 6. 21. 자 자백 및 피고인에 대한 마약 투약 등의 제보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① H의 제보는 자신에 대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대마) 피혐의사건의 형량 등을 낮추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제보내용을 진정한 사실이라고 그대로 신뢰하기는 다소 어려운 점, ② 위 제보는 ‘춘천 지역의 대마 상선이 I이고, 그로부터 대마를 받아 춘천 지역에 대마를 뿌리는 사람이 피고인이다’, ‘피고인이 대마 흡입은 물론 필로폰 투약도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되는데, 위와 같은 내용 중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제외하고 공소제기에 이른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여 위 제보 내용 자체가 상당히 부풀려진 것으로도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의 모친으로부터 ‘대마’라고 특정된 물품(이하 ‘이 사건 압수물’이라 한다)을 취거한 일자가 위 제보일로부터 무려 5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어서, 과연 이 사건 압수물이 H이 제보한 내용인 ‘I로부터 피고인이 수수한 대마’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의 제보 내용을 이 사건 공소사실 부분의 유 력한 증거로 삼을 수 없다. 2) 이 사건 압수물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증거능력이 없다. 가) 임의제출물을 압수한 경우 압수물이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실제로 임의제출된 것인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때에는 임의제출의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을 피고인이 증명할 것이 아니라 검사가 그 임의성의 의문점을 없애는 증명을 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도1517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압수물을 압수할 당시 작성된 압수조서(증거목록 순번 17번)에는 ‘피고인의 모친이 2023. 11. 21. 10:00경 피고인의 방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압수물 중 일회용주사기와 창호지에 쌓여 있는 대마를, 진열대 위 전구박스 안에 들어있는 대마를 각각 발견하여 이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다) 피고인은 2023. 11. 16. 오후 특수존속협박에 따라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퇴거 조치되었고, 이에 관한 법원의 임시조치결정은 2023. 11. 19. 04:00경 집행된 것 으로 보인다. 위 압수조서의 내용에 따른다면 짧아도 약 이틀 가량은 피고인의 방바닥에 이 사건 압수물 중 일부가 방치되었다는 것인데, 이는 쉽게 납득되지가 않는다. 특히 피고인의 모친 측이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2023. 11. 20.경 피고인의 방에서 의류를 챙겨 집밖으로 내보내 준 적이 있어 보인다. 만일 방바닥에 방치된 압수물이 있었더라면 이 사건 압수조서 등에 기재되어 있는 2023. 11. 21. 10:00경이 아니라 2023. 11. 20.경에 발견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라) 이 사건 압수물 중 전구박스 안에 들어있는 대마의 경우, 위 압수조서에 의하면 피고인의 모친이 피고인의 전구박스를 열어 그 내부를 들여다보았다는 것인데, 이러한 내용이 과연 ‘청소’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의문인데다가, 위 전구박스에 대한 소유자 내지 보관자 지위는 피고인에게만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전구박스 내에 위치한 마약에까지 피고인의 모친을 보관자의 지위로 보기도 어렵다. 마) 무엇보다도 피고인 모친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나와, ‘경찰들이 이 사건 압수물을 가져갈 당시 겁에 질렸고, 자신은 경찰들이 부르면 그냥 받아쓴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바) 결국 이 사건 압수물은 임의제출의 형식을 빌려 영장 없이 집행한 압수 · 수색에 의해 취거된 물품으로 볼 여지가 크다. 3) 설령 이 사건 압수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한 감정물은 ‘6.01g’이고, 이 사건 압수물 중 ‘대마(창호지)’의 무게는 ‘1.21g’으로 서로 다른 점에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에서 감정한 감정물의 무게 ‘6.01g’이 대마 1.21g의 무게와 창호지 무게를 합한 값이라는 점을 인정할 그 어떠한 자료도 확인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밝힌 ‘대마’가 과연 피고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된 대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마약류 관련 사건은 수사 과정의 적법성, 증거의 신빙성, 감정 결과의 동일성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률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대응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방어 논리를 충분히 펼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압수 절차의 위법성을 즉각 파악하고 증거능력을 다투는 전략을 세우는 등, 일반인이 놓치기 쉬운 핵심 쟁점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약류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면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