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금융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법인 명의 계좌를 이용한 금융범죄와 관련된 형사 사건이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포통장 목적으로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한 사람이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방해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업무방해죄란 무엇인가
업무방해죄의 기본 구조
업무방해죄는 형법 제314조에 규정된 범죄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12.29> |
이 중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는 상대방을 속이는 수단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모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핵심 요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신청인의 속임 행위가 실제로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어야 합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일정한 자격요건을 심사하는 업무에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담당자가 자격요건을 심사하고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담당자가 충분한 확인 없이 허위 내용을 그대로 믿고 신청을 받아들인 경우라면, 그 결과는 신청인의 속임 때문이 아니라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법인 명의 계좌 개설 신청과 업무방해죄
대포통장 목적으로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면서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 등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경우, 금융기관 담당자가 추가적인 확인 조치 없이 신청서에 기재된 허위 답변만을 그대로 믿고 계좌를 개설해준 경우라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는 계좌 개설 결과가 신청인의 속임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청인의 허위 행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어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공범과 함께 인터넷에서 고수익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접촉한 성명불상자로부터,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여 연결된 현금카드, OTP 카드, 비밀번호 등을 넘겨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하였습니다.
피고인과 공범은 실제로 법인을 운영할 의사 없이 두 개의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명의로 총 4회에 걸쳐 여러 금융기관에서 계좌를 개설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공범은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 등에 통장을 사업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양도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허위 답변을 하였고, 이에 대해 검사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기소하였습니다.
금융기관의 심사 과정
피고인과 공범이 계좌 개설 시 제출한 서류는 거래신청서,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 사업자등록증, 법인인감증명서,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 주주명부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증, 법인인감증명서,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 주주명부 등은 회사가 관련 법령에 따라 성립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닙니다.
또한 피해자 금융기관들은 모두 신청 당일에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해 주었고, 금융거래 목적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이를 확인하는 등 적절한 심사를 거쳤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법원은 앞서 설명한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여, 피고인과 공범이 허위의 소명자료만을 제출하였음에도 피해자 금융기관들의 담당자가 추가적인 확인 조치 없이 이를 그대로 믿고 계좌를 개설해 준 이상, 계좌 개설은 금융기관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인과 공범의 허위 행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업무방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유령 법인을 이용한 공전자기록 불실기재 및 행사, 접근매체 양도로 인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과 B은 2020. 10.경 인터넷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성명불상자에게 연락하여 그로부터 ‘법인을 설립하고 그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여 계좌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보내주면 일정 금액의 돈을 주겠다.’는 제 의를 받고 이에 응하여, 사실은 법인을 설립하여 실제로 운영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B을 대표이사로 한 유령법인을 설립한 후 이를 이용하여 위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고, 그와 연결된 접근매체인 현금카드, OTP 카드, 비밀번호 등을 건네주기로 공모하였다. 1.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가. 주식회사 C 관련 범행 피고인과 B은 2020. 10. 12.경 수원시 팔달구 D에 있는 E 법무사 사무소에서, 위 법무사로 하여금 같은 날 안산시 단원구 광덕서로 75에 있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등기과에서 피고인을 대표이사로, B을 사내이사로, 자본금 5,000,000원, 본점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F, 2층 G호’으로, 목적을 ‘동물병원, 펫샵, 펫카페 프랜차이즈업’ 등으로 하는 ‘주식회사 C’에 대한 법인설립등기 신청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과 B은 속칭 유령회사를 설립하여 이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할 계획이었기에 자본금을 납입할 의사가 없어 성명불상자가 빌려준 400만 원을 포함한 500만 원을 피고인 명의 H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입금하고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위 4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성명불상자에게 반환하고, 나머지 금원은 계좌이체 또는 체크카드 이용에 사용하는 등 실제로 자본금을 납입하여 법인에 보유시킨 사실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위 법무사로 하여금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신청하게 하여 이름을 알 수 없는 담당공무원은 공전자기록인 ‘주식회사 I’ 법인등기부 전산에 자본금에 관한 내용을 전산 입력하고,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위 법인등기부 전산을 비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인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법인등기부 전산에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 나. 주식회사 I 관련 범행 피고인과 B은 2020. 10. 19.경 수원시 권선구 J에 있는 K 법무사 사무소에서, 위 법무사로 하여금 같은 날 제1의 가.항 기재 장소에 있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등기과에서 B을 사내이사로, 피고인을 감사로, 자본금 5,000,000원, 본점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L건물, M호’으로, 목적을 ‘반려동물 국내, 해외 분양업’ 등으로 하는 ‘주식회사 I’에 대한 법인설립등기 신청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과 B은 속칭 유령회사를 설립하여 이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할 계획이었기에 자본금을 납입할 의사가 없어 성명불상자가 빌려준 500만 원을 B 명의 H조합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입금하고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위 5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성명불상자에게 반환하는 등 실제로 자본금을 납입하여 법인에 보유시킨 사실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위 법무사로 하여금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신청하게 하여 이름을 알 수 없는 담당공무원은 공전자기록인 ‘주식회사 I’ 법인등기부 전산에 자본금에 관한 내용을 전산 입력하고,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위 법인등기부 전산을 비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인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법인등기부 전산에 비치하게 하여 행사하였다. 2. 전자금융거래법위반 3.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증거의 요지 |
4. 결론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실제로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는지에 대한 정밀한 법리 분석이 필요하므로, 당사자가 혼자 사건을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체적인 성립요건과 관련 법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사건의 무죄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