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도로 위 인명사고, 운전자 업무상 과실 없다는 무죄 판결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에서 운전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는 사회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로 위에 앉아 있던 사람을 차량으로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운전자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교통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란 무엇인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는 자동차 운전자가 업무상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①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따라서 이 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자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어야 하고, 그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2. 업무상 과실의 의미와 판단 기준

업무상 과실이란

업무상 과실이란 직업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자동차 운전자는 운전이라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전방과 좌우를 잘 살피고, 제동장치를 적절히 조작하여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를 집니다.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을 때 비로소 업무상 과실이 인정됩니다.

예견가능성과 주의의무의 한계

그런데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려면, 운전자가 사고 발생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즉 합리적인 운전자라면 당시 상황에서 위험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통상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상황, 예를 들어 도로 한복판에 사람이 쓰러져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처럼 운전자가 도저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까지 고도의 주의의무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입니다.

따라서 사고 당시의 도로 환경, 날씨, 시야 확보 가능성, 피해자의 위치와 자세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운전자가 실제로 주의의무를 다할 수 있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운전자가 편도 1차선의 급커브 도로를 주행하던 중, 도로 중앙선 부근에 술에 취한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던 피해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차량으로 치어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입니다.

검사는 운전자가 전방 주시 의무를 게을리하였다는 이유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사고 당시는 새벽이었고, 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도로 양옆에는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어 가용 도로 폭이 좁아진 상태였고, 주변 조명도 밝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운전자의 시야 확보 가능성에 대한 판단

사고 지점은 90도가량 급격히 꺾이는 커브 구간으로,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가 이미 크게 제한된 상태였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도로 중앙선 부근에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고개를 숙인 채 주저앉아 있어, 운전자 입장에서 미리 인식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운전자가 사고 전에 피해자를 인지하는 것은 극히 어려웠다고 판단됩니다.

블랙박스 영상의 증거 가치에 대한 판단

한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 피해자의 모습이 포착된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블랙박스 카메라는 차량 전면 우측 상단에 장착되어 운전자의 눈높이 및 시각과 다르고, 사물 인식 밝기나 렌즈 시야도 사람의 눈과 차이가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운전자가 사고 전에 피해자를 인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므로, 블랙박스에 피해자가 찍혔다는 사실만으로 운전자도 피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른 차량들의 회피 사실에 대한 판단

운전자보다 앞서 사고 지점을 통과한 차량들이 피해자를 피해서 지나간 사실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앞서 지나간 승용차는 커브 부근에서 크게 바깥쪽으로 회전하여 가까스로 피해자를 피한 것이었고, 트럭은 운전자의 앉은 위치가 더 높고 차량 앞부분이 짧아 피해자를 발견하기에 더 유리한 구조였기 때문에 운전자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주차 차량들로 인해 도로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운전자가 커브 구간에서 바깥쪽으로 더 크게 회전하지 않은 것을 잘못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운전자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니로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4. 4. 24. 05:41경 용인시 수지구 B 앞 편도 1차의 도로를 그곳에 있는 C 상가 쪽에서 D 쪽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는 새벽이었고 그곳은 상가 단지 앞 왕복 2차로의 도로로서 보행자의 통행이 빈번한 곳이었는바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하여 교통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위 도로 중앙선 부분에 술에 취하여 앉아있던 피해자 E(남, 43세)을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위 승용차로 피해자를 역과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09:50경 수원시 영통구 F에 있는 G병원에서 간의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업무상과실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왼쪽으로 90도가량 급격히 꺾이는 편도 1차선 도로의 중앙선 부근이다. 당시 도로의 양 옆으로는 많은 차량들이 일렬로 주차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가용한 도로의 면적이 좁아진 상태였으며, 사고 지점인 커브 부근에서도 주차된 차량들에 의해 운전자의 시야가 방해를 받는 상황이었다. 사고 발생 일시는 4월 하순의 05:41경으로 일출이 이루어질 무렵이어서 아직 어두웠고, 사고 지점 주변의 가로등이나 건물의 조명도 밝지 않은 상태였으며, 비까지 내리고 있었으므로, 운전자인 피고인의 시야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사고 당시 피해자는 도로의 중앙선 부근에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고개를 숙인 채로 주저앉아 있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사고 발생 전에 피해자를 인지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도로 한복판에 비정상적으로 사람이 앉아 있을 것을 예상하며 고도의 주의의무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운전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나. 가해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피해자가 도로 중앙선 부근에 앉아 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블랙박스는 가해차량의 전면 우측 상단에 장착되어 있어 피고인과 눈높이 및 바라보는 위치가 서로 다르고, 사물을 인식하는 밝기나 카메라 렌즈 자체의 시야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으며,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과 사고 당시의 날씨,밝기 등의 영향을 아울러 고려하면, 위 블랙박스에 피해자의 모습이 비쳤다고 하여 피고인 역시도 그와 동일하게 피해자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위와 같은 블랙박스 카메라와 피고인의 시야 사이의 차이점을 고려하여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시물레이션을 한 결과, 피고인이 사고 발생 전에 피해자를 인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다. 피고인보다 먼저 이 사건 사고 지점을 지나간 차량들이 피해자를 피해서 지나갔고, 그중에는 피고인과 같은 방향에서 진행한 차량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다른 차량들이 피해자를 충격하지 않고서 지나갔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을 비롯한 다른 운전자들 역시 당연히 피해자를 피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피고인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했던 차량들에 관하여 보건대, 05:24경 사고 지점을 지나간 승용차의 경우에는 커브 부근에서 피고인보다 바깥쪽으로 크게 회전을 하여 가까스로 피해자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05:33경 사고 지점을 지나간 트럭의 경우에는 가해차량보다 운전자의 앉은 위치가 더 높고, 차량 앞 부분이 짧아 피해자를 발견하기에 더 용이한 구조였을 가능성이 있어, 피고인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해당 차량의 운전자들과 피고인의 앉은키 차이가 시야에 미친 영향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지점의 좌우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가용한 도로의 폭이 좁아진 상태였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커브 부근에서 바깥쪽으로 더 크게 회전하지 않은 것을 피고인의 잘못이라고 탓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해자를 피해간 차량들이 있다는 사실이 곧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으로 귀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4. 결론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한 사건에서 운전자 혼자 대응하는 경우, 어떤 증거를 수집하고 어떤 법리를 주장해야 하는지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사건처럼 블랙박스 영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다른 차량들의 운행 상황 등 다양한 증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효과적으로 반박하기 위해서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전문적인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따라서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죄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