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면 도주치상죄가 문제될 수 있는데, 도주치상죄는 단순한 교통사고와 달리 ‘도주’라는 행위가 결합된 중대한 범죄로 평가됩니다.
무심코 현장을 벗어났더라도 피해자가 부상을 입었다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법적 기준과 실제 사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도주치상죄는 사안별로 법원의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구성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초기 단계부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죄의 성립요건, 실제 처벌 사례, 무죄 사유 및 실제 무죄 사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도주치상죄 성립
도주치상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에 근거하며, 정식죄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죄입니다.
이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조치의무를 위반하고 도주한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기 위한 조항입니다.
도주치상죄는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경우 성립하게 되는데, 핵심적인 성립요건은 교통사고의 발생, 피해자의 상해, 도주입니다.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의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이하 “자동차등”이라 한다)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자동차등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자동차 등을 운전하다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을 것
도주치상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운전자가 자동차 등을 운전하던 중 과실로 교통사고를 발생시켰을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과실’이란 운전자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제한속도를 위반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거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운전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만약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도주치상죄가 아닌 다른 범죄가 문제됩니다.
따라서 교통사고가 운전자의 과실이 아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피해자의 일방적 과실로 발생한 경우에는, 도주치상죄의 성립 자체가 부정됩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을 것
도주치상죄의 두 번째 요건은 교통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물적 피해가 아닌, 사람의 신체에 현실적인 상해가 발생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상해란 형법 제268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하며, 그 결과로 피해자가 치료를 요하는 신체적 손상이나 생리적 기능의 훼손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경미한 통증이나 일시적 타박상 등 단순 불편감에 불과한 경우에는 상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객관적인 의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판단하며, 진단서나 병원 진료기록이 주요 판단 자료로 활용됩니다.
|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도2396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운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에게 사상의 결과가 발생하여야 하고, 생명·신체에 대한 단순한 위험에 그치거나 형법 제257조 제1항에 규정된 ‘상해’로 평가될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로서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건강상태를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본조의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결국 도주치상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그 결과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음이 명백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부상을 입지 않았거나, 상해의 원인이 교통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에는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였을 것
도주치상죄가 성립하기 위한 마지막 요건은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도주했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현장을 벗어난 행위만으로는 부족하며,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구호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탈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고,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나는 경우 ‘도주’로 평가되어 도주치상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여기서 구호조치란 피해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거나 119에 신고하는 등, 피해자의 생명·신체 보호를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도와줄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거나 “다친 줄 몰랐다”는 변명만으로는 의무 위반이 면책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부상 사실을 인식하고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면, 이는 도로교통법상 조치의무 위반으로 간주되며 도주치상죄가 인정됩니다. 반면, 피해자를 병원에 이송하거나 즉시 신고한 경우 등 구호조치가 적절히 이행된 때에는 도주로 보지 않습니다.
한편 단순히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도주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사고의 경위, 피해자의 나이, 상해 부위 및 정도, 사고 직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호 필요성’이 인정되어야만 도주치상죄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운전자가 피해자의 부상 정도를 인식하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명백히 도주치상죄가 인정되지만,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매우 경미하여 구호 조치 필요성 자체가 없었던 경우에는 도주치상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1339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소정의 치상 후 도주의 죄는 자동차 등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인바, 피해자를 구호할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는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그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2. 도주치상죄 처벌
도주치상죄는 단순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 중범죄입니다.
법률상 근거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이며,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하고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처벌 수위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거나, 운전자가 음주운전·무면허 운전 상태에서 사고를 낸 뒤 도주한 경우에는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사고 후 차량을 숨기거나 번호판을 교체하는 등 은폐 행위를 한 경우, 피해자가 현장에서 방치되어 추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가중처벌이 불가피합니다.
반면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경하게 처벌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피해자가 단순 타박상이나 찰과상 등 경미한 상해에 그쳤거나,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경우, 초범인 경우 등에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실제 처벌 사례
피고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136%의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과실로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다수의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습니다.
사고 직후 피해자들을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피고인은 약 20여 분 뒤 다시 또 다른 추돌사고를 내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이로 인해 5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상해를 입어 도주주치상죄 등으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음주 상태로 두 차례의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들을 구호하지 않은 채 도주한 점을 매우 중하게 보았습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 0.136%는 만취에 해당하고, 피해자 수가 많으며, 연속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정차나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범행을 인정한 점이 참작되었지만, 사회적 위험성과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아반떼 승용차를 운전하는 자이다.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가. 피고인은 2021. 3. 17. 08:17경 혈중알코올농도 0.136%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승용차를 운전하여 광주 북구 첨단연신로 42 빛고을대로 연제교차로 부근 도로를 상무지구 쪽에서 신용교차로 쪽으로 편도 5차로 중 3차로를 이용하여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전방 교통상황을 잘 살피고 전방에서 진행 중인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으로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제동장치와 가속 페달을 착각하여 작동시킨 과실로 전방에서 서행 중이던 피해자 B(남, 55세)가 운전하는 (차량번호 2 생략) 그랜져 승용차의 뒷 범퍼를 피고인 승용차의 앞 범퍼로 들이받아 피해자 B에게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동승자인 피해자 C(남, 54세), D(남, 52세)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함과 동시에 약 3,009,809원 상당의 수리비를 들게 하고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 나. 피고인은 위와 같이 도주하던 중 같은 날 08:39경 같은 구 E에 있는 F병원 앞 편도 3차로 중 1차로를 이용하여 G쪽에서 신용동 행정복지센터 쪽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는 전방 교통상황을 잘 살피고 전방에서 진행 중인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으로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전방에서 서행 중이던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피해자 H(여, 51세)이 운전하는 (차량번호 3 생략) 그랜져 승용차의 뒷 범퍼를 피고인 승용차의 앞 범퍼로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위 그랜져 승용차가 앞으로 밀리면서 그 앞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는 피해자 I(남, 52세)가 운전하는(차량번호 4 생략) 택시 뒷 범퍼를 충격하게 하여, 피해자 H, I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함과 동시에 수리비 약 9,734,094원, 2,809,707원이 들게 하고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 2.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은 2021. 3. 17. 08:07경부터 08:39경까지 광주 서구 J에 있는 ‘K’ 주점 앞에서부터 같은 시 북구 E에 있는 F병원 앞에 이르기까지 약 8.21km구간을 혈중알콜농도 0.136%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차량번호 1 생략) 아반떼 승용차를 운전하였다. |
3. 도주치상죄 무죄
도주치상죄로 수사나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경우 언제나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운전자의 고의적인 도주 의사나 구호의무 위반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무죄로 결론이 나기도 합니다.
무죄 사유
첫째, 피고인이 피해자의 상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도주치상죄는 피해자가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해야 성립합니다. 따라서 사고 당시 충격이 미약하거나 피해자가 즉시 일어나 별다른 통증을 호소하지 않은 경우, 운전자가 상해 발생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도주치상죄의 고의가 부정됩니다.
둘째, 현장을 이탈한 행위가 정당한 사유에 의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의 2차 사고 위험을 피하거나 피해자와 함께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현장을 떠난 경우, 또는 경찰 신고를 위해 이동한 상황이라면 ‘도주’로 볼 수 없습니다.
셋째, 실질적인 구호조치가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피고인이 직접 119에 신고하거나, 피해자 주변에 즉시 구조 인력이 있는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한 경우 등 피해자 구호가 현실적으로 확보되었다면 구호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도주치상죄의 무죄 여부는 운전자의 인식, 행동의 목적, 그리고 사고 후 조치의 실질성을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실제 무죄 사례
아래 사건은 피고인이 수원시 권선구의 한 교차로에서 정차 중인 택시를 뒤에서 추돌하여 피해자 2명에게 경미한 상해를 입히고도 현장을 떠난 혐의로 도주치상죄 및 사고후미조치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은 피고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사건 사고의 충격 정도와 피해자들의 상해 정도가 매우 경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구호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즉, 블랙박스 영상상 충돌의 흔들림이 미약하고, 차량의 손상도 경미하여 피해자들이 사고 직후 별다른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이후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제출했으나, 이는 주관적 통증 호소에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상해로 보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 수원지방법원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CR-Z 승용차를 업무상 운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1. 3. 19. 23:10경 위 차를 운전하여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 547 구운오거리를 웃거리사거리 방면에서 구운사거리 방향 진행 5차로 중 4차로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경우 차의 운전자는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구운오거리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피해자 B(남,53세)가 승객 C(여,41세)을 태우고 운전하는 (차량번호 2 생략) 택시후미를 피의차량 앞범퍼 부분으로 추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 B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피해자 C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하였고, 피해차량 뒷범퍼 교환 등 수리비 약 492,666원의 물적 피해를 입게 하였다. 그리고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할 때에는 그 밖의 운전자나 승무원은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고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곧 정차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현장을 이탈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매우 경미하였기 때문에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구호하거나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필요가 없었다. 3. 판단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에 대한 무죄 판단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에 관한 규정의 입법 취지와 그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볼 때,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그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고운전자가 실제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 장소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가 되지 아니한다. 또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이 경우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2001 판결,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도4452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7656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2085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과 증인 B의 각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차량에서 하차하였다가 사고 내용을 확인하고서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알리는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위 각 증거와 함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들의 상해 부위와 정도, 피해차량의 손괴 부분과 정도, 교통사고 이후의 정황 등을 비롯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들을 구호하거나 나아가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의 인적사항 등을 알리지 아니한 채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위반죄 및 도로교통법 제148조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① 피해 차량인 택시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 녹화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의 차량이 피해 차량의 후미를 충돌하는 장면이 확인되는데, 위 충돌에 따른 차량의 흔들림 정도, 피해자들의 몸이 휘청거리는 모습과 그 정도 등에 비추어 위 충돌로 말미암아 피해자들이 입은 충격의 정도가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② 위 교통사고는 피고인의 차량이 교차로에서 정차해 있는 피해 차량의 후미를 추돌한 것으로 피고인 차량의 운행 속도가 빠른 상황은 아니었기에 심한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의 차량은 위 교통사고에도 특별히 훼손되지 않았으며, 피해 차량 역시 뒷범퍼가 찌그러짐 없이 살짝 긁힌 정도의 손상만 발생했을 뿐이다. ③ 피해자 B는 사고 직후 별다른 통증이나 불편을 호소함이 없이 곧바로 차에서 내려 사고 상황을 확인하고 후속조치를 취하였고, 피해자 C 역시 사고 후 통증이나 불편을 호소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④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두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피해자 C이 위 교통사고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피해자 B는 위 교통사고 이후 수회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진료와 치료는 피해자 B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 의존하여 이루어진 측면이 커 보이고, 그 상해 정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만한 자료는 찾기 어렵다. 그리고 피해자 B는 교통사고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택시 운행영업을 하였고 일상생활에 있어 특별한 지장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 역시 찾기 어려우며, 특히 재판 과정에서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였지만 워낙 경미한 사고였기에 별다른 상해를 입은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써내기도 하였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 정도가 매우 경미하여 충돌로 인한 파편물이 도로에 비산된 것도 전혀 없었기에 도로를 통행하는 데 있어서 위험이나 장해 있었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 B는 피고인에 대한 추격을 단념하고 곧바로 경찰에 사고 신고를 하였다. 또한 피해 차량이 정차해 있던 곳은 편도 5차로 중 도로변에 있는 5차로였고, 피해자 B는 사고 이후 경찰이 오기까지 수분 동안 차량을 사고현장에 그대로 세워놓았을 뿐이다. 피해자의 위와 같은 조치로 말미암아 다른 차량의 통행에 일부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이는 당시 피해자 B가 피해 차량을 이동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음에도 교통사고 현장에 피해 차량을 그대로 정차해 두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점도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의 점에 관하여 공소를 기각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이 부분에 대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나. 공소기각 부분[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의 점] 1)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죄는 형법 제268조의 죄(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위 죄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위 죄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 심리 결과 도주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가 인정되면 유죄의 판결을 하고 공소권이 없으면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하는 것이지 무죄의 선고를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2349 판결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그 범죄의 증명이 없으나, 위 공소사실 중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형법 제268조에 정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이 포함되어 있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제기 전인 2021. 3.경 피해자들과 합의하여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이 적용되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죄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피고인의 차량은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 본문이 적용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의 점은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
4. 결론
도주치상죄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사고 후 피해자를 방치한 행위로 평가되어 매우 엄중히 처벌됩니다. 피해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로 분류되며, 음주·무면허 상태에서 도주하거나 상해 정도가 중한 경우에는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다수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은 초기에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도주치상죄는 모든 교통사고 후 이탈행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상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구호조치가 불필요할 정도로 경미한 사고였던 경우, 법원은 무죄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판단이 운전자의 진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으며 사고 영상·의료기록·현장 정황 등 구체적 증거로 입증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자료의 수집과 분석은 일반인이 스스로 진행하기 어렵고, 법리 해석에서도 전문적 지식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도주치상 혐의를 받게 된 경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초기 수사단계에서의 진술 방향, 구호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해명, 피해자와의 합의 절차 등은 향후 처벌 수위와 무죄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여암은 검사 출신 대표변호사의 지휘 아래 다수의 무죄·무혐의 판결을 이끌어낸 전문 형사팀이 사건을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도주, 교통사고와 같은 복합적 사건의 경우에도 사실관계 분석과 법리 적용을 정밀하게 구분하여 최적의 방어전략을 수립합니다.
도주치상 혐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의 경험과 전문성을 통해 치밀하고 섬세한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