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이 피해자 주식회사 F(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K(변경 전 상호 농업회사법인 I 주식회사, 이하 상호 변경 전후를 불문하고 'K'라 한다)에 대물변제조로 양도한 경기 가평군 D, H(이하 개별적으로 'D', 'H', 총칭하여 'S 토지'라 한다)의 경우, 피고인의 처분행위 당시 가액은 총 297,162,800원인 반면, 변제된 채무액이 200,000,000원이고, K가 인수한 위 토지 관련 채무액이 97,286,370원을 초과한다. 결국 피해회사의 재산상태를 총체적으로 보았을 때 위 대물변제로 인해 전체적 재산가치가 감소한 사실이 없다.
2)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 Q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강원 화천군M, N(이하 개별적으로 'M', 'N', 총칭하여 'T 토지'라 하고, S 토지와 함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경우, 피고인의 처분행위 당시 가액은 36,383,000원인 반면, 위 토지에 설정된 선순위 근저당권 및 압류의 피담보 내지 피압류채무액이 위 가액을 초과한다. 결국 피고인은 잔존 담보가치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것이다.
3)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각 처분행위로 인하여 피해회사가 재산상 손해를 입었거나 K 또는 Q이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점을 간과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4.경 그가 운영하는 'B'에 방문한 손님으로 알게 된 C와 함께, C는 그 소유 부동산인 D 등 토지 6필지와 서울 도봉구 E 건물 1동(이하 'E 건물'이라 한다)을 출자하고, 피고인은 C가 출자한 위 부동산들의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동사업을 하기로 약정하고, 위 공동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2018. 8. 21. 피해회사를 설립하면서 발행주식 20,000주 중 10,200주(51%)는 피고인이, 9,800주(49%)는 C가 그의 아들 G 명의로 각 보유하기로 하고, 피고인은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G을 사내이사로 선임하였다.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등 회사의 업무집행을 하고자 할 때에는 법령 및 정관에 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고, 그 외에 회사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함으로써 피해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1) S 토지 관련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19. 10. 10.경 K에 피해회사 소유인 경기 남양주시 J 토지 5402분의310.8 지분을 대금 2억 원에 매도하였는데, 위 지분에 대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고 2020. 7. 10. 매각됨으로서 K는 위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중요한 자산을 처분 또는 양도 때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고 해당 자산을 정당하게 평가하여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처분함으로써 피해회사의 이익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도 않고 대물변제하려는 부동산의 시가 등에 대한 평가를 거치지도 아니한 채,2020. 8. 26.경 불상의 장소에서 K에 경기 남양주시 J 토지 5402분의 310.8 지분 매매계약에 의한 지분이전등기의무에 대한 대물변제로 피해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445,744,200원 상당의 S 토지를 양도하고 같은 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하여 K에 위 부동산의 시가 합계 445,744,200원에서 경기 남양주시 J 토지 5402분의 310.8 지분 매매대금 2억 원을 공제한 245,744,200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T 토지 관련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경기 양주시 O 소재 공장의 소유권을 주식회사 P(이하 'P'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Q에게 이전해 주기로 약정하고 그 대가로 Q으로부터 2018. 12. 14.경 계약금으로 3,000만 원, 2019. 4. 1.경 1차 중도금으로 1억 원, 2019. 4. 5.경 2차 중도금으로 1억 원 등 합계 2억 3,000만 원을 송금 받았으나, 2020. 3.경 위 공장 소유권 이전이 무산되어 위 2억 3,000만 원을 반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반환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외에 Q으로부터 개인적인 용도로 수회에 걸쳐 돈을 차용하여 2020. 5. 29.경에는 그 미변제 차용금의 합계가 1억 2,000만 원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자 피고인은 Q의 채무 독촉을 면하기 위하여 피해회사 소유인 T 토지에 Q을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중요한 자산을 처분 또는 양도 때에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고 피해회사의 이익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도 아니하고 이사회 구성원인 사내이사 G에게 알리지도 아니한 채, 2020. 11. 3.경 Q에 대한 위 각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Q에게 피해회사 소유인 시가 합계 80,222,960원 상당의 T
토지에 근저당권자 'Q', 채무자 '주식회사 F', 채권최고액 '3억 5천만 원'으로 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하여 Q에게 위 토지시가 합계 80,222,960원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와 C는 C 소유의 부동산에 무궁화 묘목을 심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피해회사를 설립하였고, C는 위 회사에 위 부동산을 출자한 사실, ② 그 후 출자 부동산 중 일부가 경매절차를 통해 제3자에 매각됨에 따라 피해회사는 이 사건 토지만을 소유하게 된 사실, ③ 이 사건 토지 중 사실상 S 토지에만 무궁화 묘목을 심을 수 있었기 때문에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할 경우 피해회사의 존속기반이 소멸되는 결과가 초래됨에도, 피고인은 피해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치거나 S 토지에 대한 가치평가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297,162,800원 상당의 위 토지로 피해회사의 K에 대한 채무200,000,000원을 대물변제한 사실, ④ 피고인은 Q에 대한 개인채무 350,000,000원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T 토지에 관하여 Q 앞으로 채권최고액 35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 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각 처분행위를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경영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과 C의 공동사업약정, 피해회사의 설립과 C의 부동산 출자
(1) 피고인은 2018. 4.경 C와 사이에, C는 아들 G과 배우자 AL 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아래 [표] 기재 각 부동산 내지 부동산 지분(이하 '출자 부동산'이라 한다)을 출자하고, 피고인은 위 부동산을 개발하여 그 수익을 피고인과 C측이 51:49로 나누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였다.
[표]
(2) 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피고인은 2018. 8. 21. 피해회사를 설립하였다. 피해회사는 자본금 100,000,000원의 소규모회사로 이사회 없이 이사 2인으로 구성되어있고, 피고인을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 G을 사내이사로 각 선임하였으며, 발행주식의51%는 피고인, 49%는 G이 각 취득하였다.
(3) C측은 2019. 1. 21.부터 같은 해 7. 1.까지 피해회사에 출자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각 마쳐주었다. 그러나 위 [표] 순번 1, 6, 7 기재 각 부동산 또는 부동산 지분은 2020. 5.경부터 같은 해 7.경 사이에 강제경매, 임의경매 또는 공매를 이유로 제3자에게 매각되었고, 결국 피해회사는 2020. 7.경 이 사건 토지만을 보유하게 되었다.
나) 피고인의 S 토지 처분
(1) 피해회사는 2019. 10. 10. K에게 위 [표]의 순번 7 기재 토지지분 중 5402분의 310.8 지분을 340,000,000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K로부터 매매대금 중 일부로194,000,000원(증거기록 제1003면)을 지급받은 후 2019. 12. 24.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그런데 위 순번 7 기재 토지 전부에 관하여 2013. 4. 22.자 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2020. 7. 16. 위 근저당권의 실행에 따른 임의경매로 위 토지가 제3자에게 매각되었다. 이로 인해 K도 피해회사로부터 양수한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사후적으로 상실하였다.
(2) 피해회사는 매도인의 담보책임 이행의 일환으로 2020. 8. 25. K와 사이에, 피해회사가 K에게 기지급받은 매매대금 반환채무에 대한 대물변제조로 S 토지를 양도하고, K는 위 토지를 대물변제로 인도받는 대신에 해당 토지의 등기부상 채무 전부를 인수하기로 약정하였고(증 제3호증), 다음 날 K에게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이하 '이 사건 대물변제'라 한다).
(3) T 토지는 맹지로 무궁화 묘목을 심을 수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피해회사의 주된 사업목적, 즉 무궁화 묘목을 심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부동산은 S 토지가 유일하였다.
(4) 피고인은 S 토지에 대한 가치평가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피해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등 상법상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5) 이 사건 대물변제 당시인 2020. 8. 26.을 기준으로 ① S 토지에는 근저당권자 AN조합, 채무자 G, 채권최고액 70,000,000원의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2016. 2.16.자 도봉세무서, 2016. 12. 21.자 포천세무서, 2017. 8. 31.자 서울특별시 도봉구, 2018.1. 15.자 가평군, 2018. 5. 3.자 여주시, 2020. 4. 14.자 노원세무서장에 의한 각 압류등기가 마쳐져 있으며, ② H에는 추가로 2017. 5. 12.자 서울특별시 북부수도사업소에 의한 압류등기가 마쳐져 있다(증거기록 제457 내지 464면).
다) 피고인의 T 토지 처분
(1) 피해회사는 2018. 12. 14. P에게 타인 소유 부동산인 양주시 O 소재 공장및 그 부지를 1,200,000,000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P으로부터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230,000,000원을 지급받았으나, 2020. 3.경 위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매도인으로서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고, P에 대해 위 230,000,000원의 반환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한편 피고인은 2017.경부터 2020. 5. 29.경까지 P의 대표이사 Q으로부터 개인적으로 120,000,000원을 차용하였다.
(2) Q은 피고인에게 피해회사 및 피고인의 P과 Q에 대한 채무 350,000,000원에 관하여 담보를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해회사는 2020. 11. 3. Q 앞으로 M, N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Q, 채무자 피해회사, 채권최고액 350,000,000원으로 하는 공동근저당권을 각 설정해주었다(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이라 한다).
(3) 피고인은 위 근저당권 설정과 관련하여 피해회사의 주주총회 결의 등 상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4)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당시인 2020. 11. 3.을 기준으로 ① M에는 근저당권자 AO, 채무자 G, 채권최고액 600,000,000원, 공동담보 G 소유의 포천시 AP 중 93124분의 91474 지분(이하 'AP 토지지분'라 한다)의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2016. 1. 13.자 서울특별시, 2016. 12. 21.자 포천세무서, 2017. 5. 12.자 서울특별시 북부수도사업소, 2017. 8. 31.자 서울특별시 도봉구, 2018. 5. 3.자 여주시, 2018. 12. 5.자 화천군, 2020. 4. 14.자 노원세무서장, 2020. 9. 21.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한 각 압류등기가 마쳐져 있으며, ② N에는 2016. 2. 16.자 도봉세무서, 2016. 12. 21.자 포천세무서,2017. 5. 12.자 서울특별시 북부수도사업소, 2017. 8. 31.자 서울특별시 도봉구, 2018. 5. 3.자 여주시, 2020. 4. 14.자 노원세무서장, 2020. 9. 21.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한 각 압류등기가 마쳐져 있다(증거기록 제465 내지 473, 1354면).
2) 판단
가) 임무위배행위가 되는지 여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등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에 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를 부담하고(상법 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 상법 제382조의3),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다(상법 제3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따라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배임죄의 측면에서 타인인 회사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는 자로 볼 수 있고, 주식회사의 자산을 처분 및 양도하는 것은 그 재산관리에 관한 전형적인 사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바, 대표이사는 회사의 자산을 처분 및 양도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를 다하여 합당한 정보를 가지고 적합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하여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S 토지는 피해회사의 주된 사업목적을 수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영업용 재산이었고 해당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상실할 경우 피해회사의 주된 영업의 폐지나 중단을 초래하게 되는바 피해회사가 위 토지를 양도하려면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대법원 1991. 1. 15. 선고 90다10308 판결 등 참조). T 토지의 경우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행위 자체가 피해회사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폐지나 중단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피고인이 자신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피해회사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은 주식회사의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해회사는 상법 제383조 제4항, 상법 제398조 제1호에 따라 주주총회에 미리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상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였고, 대물변제의 경제적 타당성을 판단하려면 적정가치를 평가하여 변제로 소멸되는 채무액과 비교해야 함에도 S 토지에 대한 가치평가 등 충분한 숙고
과정 없이 만연히 기존 채무에 대한 변제 목적으로 양도하였으며, T 토지를 피해회사의 채무뿐만 아니라 개인채무에 대한 담보로도 제공하였는바, 이는 피해회사와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되고,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였을 뿐 아니라 앞서 본 처분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나) 피해회사의 재산상 손해 발생, 피고인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 여부(1) 관련 법리
(가) 배임죄나 업무상배임죄에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아니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지만,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므로, 재산상의 손실을 야기한 임무위배행위가 동시에 그 손실을 보상할 만한 재산상의 이익을 준 경우, 예컨대 그 배임행위로 인한 급부와 반대급부가 상응하고 다른 재산상 손해(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도 없는 때에는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손해발생 등의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7053 판결, 대법원 2007. 6.15. 선고 2005도4338 판결,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도9509 판결 등 참조).
(나) 업무상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한다. 여기서 '재산상 이익 취득'과 '재산상 손해 발생'은 대등한 범죄성립요건이고, 이는 서로 대응하여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다(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따라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여러 재산상 이익과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재산상 이익과 손해 사이에 서로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등 일정한 관련성이 인정되어야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 업무상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 함은 총체적으로 보아 본인의 재산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 즉 본인의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을 말하고, 이와 같은 법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내지 제3자가 취득하는 재산상 이익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업무상배임죄는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외에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행위자 스스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지라도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다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재산상 이익 취득 등의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6도3452 판결 등 참조).
(다) 사람을 기망하여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전받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한 경우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적용을 전제로 하여 그 부동산의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그 부동산에 아무런 부담이 없는 때에는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이 곧 그 가액이라고 볼 것이지만,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이 이루어져 있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의 그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범위 내에서의 피담보채권액, 압류에 걸린 집행채권액, 가압류에 걸린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의 피보전채권액 등을 뺀 실제의 교환가치를 그 부동산의 가액으로 보아야 하고(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업무상배임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액을 산정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5도12692 판결의 취지 참조).
(라) 수 개의 부동산이 공동담보로 제공된 경우에 그 중 한 개의 부동산에 대하여 먼저 담보권이 실행되었다면 그 매득금 중에서 선순위채권자는 담보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채권전액에 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할지라도 공동담보가 된 부동산 간에 있어서는 그 가격의 비율에 따라 피담보채권을 각 부담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공동담보가 된 부동산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담보가치의 산정은 그 공동담보가 된 부동산의 가격 비율에 의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도10541 판결 등 참조).
한편 조세우선변제권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조세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법정 담보물권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조세채무자의 부동산이 여럿인 경우에는 마치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한 공동저당권자와 유사한 지위에 서게 되므로, 납세의무자 소유의 여러 부동산에 대하여 조세우선변제권이 행사된 경우에는 공동저당권에 관한 민법 제368조가 유추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2) 피고인의 각 처분행위 당시 이 사건 토지의 교환가치 내지 담보가치
피고인의 이 사건 대물변제, 근저당권 설정으로 인해 피해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피고인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 판단하려면 위 각 처분행위 당시 이 사건 토지의 교환가치 내지 담보가치, 즉 잔존가치의 확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사건 토지에는 다수의 근저당권 내지 압류가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처분행위 당시 각 토지의 잔존가치는 해당 시점의 각 가액에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동담보목적물별로 안분하여 공제하고, 압류의 집행채권액 중 각 토지의 분담액을 구하여 공제하는 방법으로 구할 수 있다.
그런데 S 토지의 처분일은 2020. 8. 26., T 토지의 처분일은 2020. 11. 3.인 반면, S 토지의 경우 2020. 4. 27. 기준 체납액 등만 확인될 뿐 위 처분일 기준 액수가 확인되지 않는 집행채권 등이 다수 존재하고, T 토지의 경우 위 처분일 기준 집행채권액 등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이처럼 검사가 제출한 증거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손해의 발생이 증명될 경우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명백하게 산정되지 아니하더라도 배임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도15179 판결 등 참조), 기록상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된 압류의 집행채권액 등이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각 처분행위에 가장 가까운 시점인 2020. 8. 27.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전제 하에 각 토지의 잔존가치를 산정하면 별지 이 사건 토지의 추정 잔존가치(2020. 8. 27. 기준)의 표 기재와 같다.
① S 토지의 가액은 D 202,690,400원, H 94,472,400원 합계 297,162,800원이고, T 토지의 가액은 M 27,309,100원, N 9,073,900원 합계 36,383,000원이다(증 제2호증, 제7호증의2, 3).
② 이 사건 토지는 G 명의의 부동산이었고, 대부분의 압류는 G의 체납등을 이유로 설정된 것이며, 일부만 피해회사가 출자 받은 이후에 피해회사의 체납 등을 이유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동근저당권 또는 조세우선변제권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상의 채무를 분담하는 대상은 피해회사와 G 소유의 부동산이다.
2020. 8. 27.을 기준으로 피해회사가 소유한 부동산은 이 사건 토지와 E 건물이고, G이 소유한 부동산은 AP 토지지분이다.
③ E 건물의 가액은 247,000,000원이고(증거기록 제110면), AP 토지지분의 가액은 491,140,844원이다.
④ S 토지에 설정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은 약 1,000,000원이고(증거기록 제580면), M, AP 토지지분에 설정된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은 약 500,000,000원이다(증거기록 제186면).
⑤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된 압류의 체납액 등은 별지 기재 표의 순번 3 내지 12 각 기재와 같다(증거기록 제1079면). 2020. 8. 27. 기준 금액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2020. 4. 27. 기준 체납액으로 인정한다. 단, 2020. 4. 14.자 노원세무서 체납액은 이 법원의 2025. 2. 20.자 노원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회신결과에 따라 2020. 8. 27. 이전에 납부기한이 도래한 체납액 합계 38,892,940원으로 인정하고(증 제11호증), 2020. 9. 21.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체납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원지사 지사장의 2024. 11. 27.자 재산압류통지서에 기재된 2019. 5.경부터 2020. 8.경까지의 체납액 합계 16,864,140원으로 인정한다(증 제10호증).
⑥ 이 사건 토지, E 건물, AP 토지에 동일한 압류가 설정된 경우 해당 부
동산들이 당해 압류에 대한 집행채권액 등을 분담하는 것으로 본다(증거기록 제452 내지 473, 1349면). 검사도 동일한 기준으로 채무액 분담대상 부동산을 분류하였다(증거기록 제1079면). 위 기준에 따라 채무액을 분담하는 것으로 분류된 부동산에 한하여 체납액 등을 기재하였고, '-'라고 기재한 부동산은 해당 체납액 등을 분담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⑦ 공동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D, 105는 1,000,000원을, M과 AP 토지 지분은 500,000,000원을 각 토지 또는 토지지분의 가액비율대로 안분하였다. 이외에 각종 체납액 등은 분담대상 부동산의 가액비율대로 안분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분담한 액수는 별지 기재 표의 순번 2-1 내지 12-1 각 기재와 같다.
⑧ 이 사건 토지의 각 잔존가치는 각 토지 가액에서 위 각 분담액을 순차적으로 공제한 금액으로서 별지 기재 표의 '잔존가치'란 각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대물변제
이 사건 대물변제일 다음 날로서 2020. 8. 27. 기준 S 토지의 잔존가치는 D127,805,846원, H 49,444,118원 합계 177,249,964원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대물변제로 인한 급부는 177,249,964원이고, 반대급부는 대물변제로 소멸된 피해회사의 K에 대한 채무는 194,000,000원인바, 피해회사 입장에서 대물변제로 인한 전체적 재산가치의 감소, 즉 재산상 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K 입장에서도 S 토지를 실제 가치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일반적으로 물건의 현재 가치는 장래 그 물건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까지 고려하여 결정되므로, 배임죄의 재산상 손실을 판단함에 있어 현재가치 외에 별도의 재산상 손실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S 토지와 같이 피해회사의 사실상 유일한 영업재산이 처분될 경우 비록 그 객관적 가치가 없다 하더라도 S 토지를 개발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러한 점도 재산상 손해의 평가에 고려되어야 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피해회사는 2020. 8. 26.경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던 점, 피고인은 무궁화 묘목 사업계획에 대해 'S 토지는 지목이 임야이고 맹지이기 때문에 도로를 매입하거나 도로사용승낙을 받아 지목을 전으로 변경한 후 사업을 수행하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제166 내지 171면) 실제로 위와 같은 도로개설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1029면), 달리 피해회사가 S 토지를 개발하여 이익을 얻고 있었다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물변제로 인해 피해회사에 '다른 재산상 손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T 토지의 2020. 8. 27. 기준 잔존가치는 M (-)78,043,392원, N 603,016원이다.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일인 2020. 11. 3.과 위 기준일 사이에 약 두 달의 간격이 있으나 그 기간이 길지 않고 위 설정일 기준 잔존가치가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한다고 인정할 근거도 부족하다.
그렇다면 위 금액으로 각 토지의 잔존가치, 즉 담보가치를 인정함이 타당한데, M의 경우 근저당권 설정일 당시 잔존하는 담보가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N의 경우 603,016원의 담보가치가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위 금액 자체가 여러 전제 하에 추정적으로 계산한 수치임을 고려하면 오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2020. 11. 3.을 기준으로 정확히 계산하였을 때에도 담보가치가 존재하였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5) 소결론
형사재판에서 공소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3896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할 당시 잔존가치가 있었다거나 K 또는 Q이 위 잔존가치가 상응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섣불리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의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2.의 다.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