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사건은 피해 아동의 진술이 주요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아,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 글에서는 만 4세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추행의 성립요건과 아동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13세 미만 아동 강제추행죄란 무엇인가
법률상 처벌 근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을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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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③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20.5.19> |
이 규정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아동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일반 강제추행보다 무거운 처벌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아동에 대한 신체접촉이 문제될 경우, 해당 행위가 이 조항에서 말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추행의 의미와 판단 기준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건전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나이,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주변의 객관적인 상황 및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이 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 즉 피해자를 성적으로 추행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하며, 단순히 돌봄이나 놀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신체접촉은 추행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2. 아동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아동 진술의 특수성
성추행 피해 아동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일반 성인 피해자의 진술과 다른 특별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아동은 질문하는 사람의 암시나 유도에 영향을 받기 쉽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의 출처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아동의 나이, 사건 발생 후 진술까지의 시간적 간격, 진술 과정에서 편향된 유도 질문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신빙성 판단의 구체적 요소
수사관이나 보호자가 아동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복적인 질문을 통해 특정 답변을 유도함으로써 아동의 기억이 변형될 여지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진술 당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암시적 질문이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또래 아동의 진술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면담자의 영향 없이 아동 스스로의 진술이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법정에서 피해사실에 대해 어떤 진술을 하고 있는지도 신빙성 판단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
3. 실제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만 4세 여아 피해자의 부모와 지인 관계로,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피해자를 돌봐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해자로부터 신체접촉에 관한 말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고, 피고인은 손으로 피해자의 입술·얼굴·눈·코·귀·목·배를 만지고 가슴 부위에 뽀뽀를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를 돌봐주고 놀아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신체접촉이 있었을 뿐, 추행의 의도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아동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해 아동의 진술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구체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이 사건과 관련된 진술을 오랫동안 하지 않다가 수사관의 반복된 유도적 질문에 반응한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었고, 신체접촉 행위를 한 사람이 피고인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진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거나 가슴에 뽀뽀한 사실이 없다고 명시적으로 진술하여, 공소사실의 핵심 부분을 직접 부정하였습니다.
추행 고의 및 행위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눈·코·귀·목·배를 만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신체접촉이 성인이 만 4세 유아를 돌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접촉을 넘어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먼저 안아 달라고 하거나 뽀뽀를 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피고인과 함께 인형놀이·동물놀이·슈퍼맨 놀이 등을 즐겼다고 진술한 점도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피해자는 수사기관과 법정 모두에서 피고인에 대한 친밀한 감정을 반복적으로 표현하였고, 피해자의 옷에 대한 감정 결과도 성적 추행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는 점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법원의 최종 결론
법원은 진술분석전문가가 피해자의 진술이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진술이 발화량이 적고 구체성이 부족하며 일화적 기억 능력이 미숙하다는 점은 그 의견만으로 보완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하였거나 추행의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짓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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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4세)의 부모의 지인으로 2025. 4.경부터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5. 4. 17.경 군산시 C아파트 D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의 부모가 외출한 틈을 이용해 손으로 피해자의 입술, 얼굴, 눈, 코, 귀, 목, 배를 만지고,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 부위에 뽀뽀를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미만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의 가슴에 뽀뽀를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를 돌봐주고 놀아주는 과정에서 얼굴 등에 자연스러운 접촉이 발생한 사실이 있을 뿐이므로,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피고인이 범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증거관계 및 경험법칙상 위와 같이 의심스러운 정황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의 원칙이고, 그 추정의 번복은 직접증거가 존재할 경우에 버금가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2) 성추행 피해 아동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증거로 제출되어 그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아동의 경우 질문자에 의한 피암시성이 강하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내용에 대한 출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아동의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사건 발생 시부터 얼마나 지난 후에 진술을 하였는지, 사건 발생 후 진술을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최초로 아동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보호자나 수사관들이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고 아동에게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반복적인 신문 등을 통하여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등으로 아동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는 없었는지, 위 진술 당시 질문자가 오도할 수 있는 암시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지 않았는지, 같이 신문을 받은 또래 아동의 진술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면담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아동 자신의 진술이 이루어졌는지, 법정에서는 피해사실에 대하여 어떠한 진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2520 판결 등 참조). 3)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인 상황 및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6416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은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추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일인 2025. 4. 17.경 및 피해자가 E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은 2025. 4. 18.에 피해자의 나이는 만 4세였는데, 피해자는 해바라기 센터에 온 이유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엄마가 아파'라고 답변하고, '어떤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제 있었던 일, 선생님한테 전부 다 얘기해보자'라는 질문에는 '나는밖에 나가는 걸 제일 좋아해'라거나 'O 벨똥땡'이라고 답변하는 등 한참 동안 이 사건 공소사실과 연관된 진술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의 조사 당시, 이 사건 무렵 자신을 돌봐주었던 사람을 'F'라고 표현하면서 'F가 엉덩이 만진 얘기 좀 더 선생님한테 해주라'라는 질문에 조사실에서 손가락을 앞으로 뻗으며 '삼촌 저기, 할아버지 삼춘이가 여기 있다'라고 답변하기도 하였고, 계속해서 F가 몸을 만진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다른 말을 하거나 신뢰관계자에게 다가가서 안기는 등의 행동을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하였다. 2)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만진 신체 부위에 관하여 머리카락, 허벅지, 발, 입술 등의 순서로 진술하거나 손으로 지시하였는데, 그 행위태양을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짚거나, 무릎에서 허벅지를 쓰다듬거나, 발등을 쓰다듬고, 입술과 치아 부분을 손으로 만지는 동작 등의 몸짓으로 표현하였다. 이 법정에서는 '입술을 손가락으로 만졌다'라고 진술하였고, '마이크 삼촌(피고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피해자가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이 어떻게 만졌는지 기억이 나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변하는 등 피고인이 한 추행행위의 태양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였다. 다만 피해자는 수사기관 조사 말미에 'F가 또 어디를 만졌느냐'는 취지의 경찰관의 반복된 질문에 대해 지겨워하거나 지쳐하는 기색을 보였고, 동석한 신뢰관계자인의 등 부위 등에 계속하여 뽀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F가 B한테 뽀뽀했어?'라고 경찰관이 질문하자 아래와 같이 반응하였다. 그러나 위 진술 내지 행동의 내용과 그에 이른 경위, 전체적인 맥락에다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가 지칭하는 신체접촉을 한 사람이 피고인만을 지칭하는 것인지도 의구심이 드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의 이와 같은 진술 내지 행동을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에 뽀뽀를 하였다'는 의미로 명확히평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몸을 만졌다고 진술을 하면서도, 만진 부위에 대해서는 '다 만졌다'라고 말하여 구체적인 신체 부위를 특정하지 못하였다. 특히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가슴을 만지거나 가슴에 뽀뽀한 사실은 없다'라고 진술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에 뽀뽀를 하였다'라는 추행행위의 존재는 명시적으로 부정하였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에 뽀뽀를 한 사실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
4. 결론
아동 성추행 사건은 아동 진술의 신빙성 판단, 추행 해당 여부, 고의 입증 등 여러 법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피고인이 혼자 대응하다가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와 법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불이익한 결과를 맞이할 위험이 매우 큽니다.
성폭력 사건에 정통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체계적으로 탄핵하고, 행위의 성격과 고의 유무에 관한 법적 주장을 효과적으로 구성하여 피고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된 경우에는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