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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죄 성립과 무죄사례

명예훼손 문제는 생각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한 번의 발언으로 인해 형사사건으로 비화되어 삶 전체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무심코 했던 말이나 게시한 글이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평가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과 처벌, 그리고 실제 무죄 사례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명예훼손죄 성립과 무죄사례에 대한 법률정보

1. 명예훼손죄 성립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에 규정되어 있는 범죄로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말들이나 소문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일 수가 있어서, 생각보다 자주 문제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명예훼손죄의 핵심적인 성립요건은, 공연성, 사실적시, 명예훼손적 표현입니다.

발언의 공연성이 있을 것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실제로 다수인이 인식하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상태에 놓였다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특히 한 사람에게만 사실을 전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은 인정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대화 상대가 특정된 소수라 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전파 구조에 비추어 타인이 알게 될 위험이 존재하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5. 4. 23. 선고 85도431 판결대법원 1990. 7. 24. 선고 90도1167 판결 등 참조).

사실을 적시하였을 것

사실 적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표현이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어 그 진위가 판단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진위 판단이 불가능한 추상적 표현이나 의견표명의 경우에는 사실 적시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명예훼손죄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의견이나 평가처럼 보이는 문장이라도, 일반 독자가 그 표현을 접할 때 특정 사실을 전제로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면 사실 적시에 해당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사실 적시인지 여부는 당해 표현의 내용 뿐만 아니라 ‘표현이 전달하는 의미’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도648 판결

어떠한 표현행위가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는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구별은, 당해 표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표현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표현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표현이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도2188 판결2003. 6. 24. 선고 2003도1868 판결 등 참조).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일 것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가 실제로 저하될 위험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주관적으로 기분이 상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이 되지 않으며, 그 말이 객관적으로 평판이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지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특정 정치적 표현이나 비난적 표현만으로 명예가 침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 표현으로 인해 사회적 명성이 훼손되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다284513 판결

명예는 객관적인 사회적 평판을 뜻하므로, 누군가를 상대로 단순히 ‘종북’ 등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명예훼손으로 단정할 수 없고, 그 표현행위로 말미암아 객관적으로 평판이나 명성이 손상되었다는 점까지 증명되어야 명예훼손책임이 인정된다.

모욕죄와의 구별

명예훼손죄는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반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경멸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순 추상적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역시 사실 적시 여부를 기준으로 두 범죄를 명확히 구별하고 있으며, 모욕적 언사는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사실 적시가 없다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도1397 판결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요하며 단지 모욕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모욕죄에 해당할 뿐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2. 명예훼손죄 처벌

명예훼손죄의 처벌은 사실을 적시했는지, 허위 사실을 적시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고,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등 훨씬 높은 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처벌 수위

구체적인 처벌 수위는 사건의 내용, 피해 정도, 표현의 방식, 전파 범위, 전과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초범의 경우 구약식 기소되어 벌금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많지만, 동종 전과가 있거나 다수에게 전파된 경우에는 구공판 기소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허위 사실 명예훼손은 법정형 자체가 높아 훨씬 엄하게 평가되며, 피해가 큰 경우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실제 처벌 사례

사건의 개요

아래 사건은 군 조직 내부에서 발생한 성추행과 그 후속 대응 과정에서의 허위사실 유포가 문제 된 사안입니다.
피고인은 성추행 사건으로 이미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상태였는데, 그 사실이 부대 내에서 알려지자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가 허위신고를 한 것처럼 말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허위로 신고했다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떨어뜨렸다고 보아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22. 6. 14. 고등군사법원에서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2022. 9. 2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1. 사건관계인들의 지위
피고인은 2015. 5. 1. 공군부사관후보생 D기로 임관하여 2019. 1. 7.부터 공군 E단 F대대 G중대 H반에서 근무하던 군인(계급: 중사)이고, 피해자 I(2021. 5. 21. 사망)은 같은 H반에서 피고인과 함께 근무하던 군인(계급: 중사)이다.
J는 같은 H반에서 근무하던 피해자의 선배 부사관(계급: 상사)이고, K은 같은 대대 L실에서 근무하던 군인(계급: 상사)이며, M는 같은 중대 N반에서 근무하던 군인(계급: 중사)이다.

2. 전제사실 – 피고인의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행
피고인은 2021. 3. 2. 22:37경부터 23:36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등과 회식자리를 가진 후 같은 H반 소속 군인인 O(계급: 하사)이 운전하는 싼타페 차량의 뒷 좌석에 피해자와 함께 탑승하여 부대로 복귀하던 중 오른손으로는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만지고, 왼손으로는 피해자의 등, 어깨, 허리를 쓰다듬다가, 손을 피해자의 바지주머니에 집어넣어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지고, 피해자의 오른손을 피고인의 왼손에 깍지 끼운 다음 피해자의 손등이 아래로 가게 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등을 피고인의 성기가 있는 바지 윗부분에 문질렀으며, 피해자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하면서 피고인의 혀를 집어넣어 휘젓고, 재차 손으로 피해자의 허벅지 안쪽을 약 10초가량 주무르고, 피해자의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만지고, 피해자의 바지 위의 성기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급성 스트레스 반응 등으로 3개월 이상의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 하였다.
당시 피해자는 위와 같은 피해를 입는 과정에서 두 손으로 피고인의 머리를 밀쳐내고 피고인의 얼굴을 피하며 운전 중이던 O이 들을 수 있도록 “A중사님, 저 내일 얼굴 봐야 되지 않습니까?”라고 말을 하는 등 계속하여 피고인의 범행에 대한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해자는 2021. 3. 3. 09:00경 같은 H반 소속 상급자에게 위 피해사실을 신고하였고, 위 신고내용은 같은 날 22:13경 지휘계통을 통하여 E단 군사경찰대대에도 전달되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당하자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축소·왜곡하여 동료 군인들에게 전파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기로 마음먹었다.

3. 구체적 범죄사실
가. M, K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피고인은 위 ‘2.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여 피해자에게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3. 중순 일자불상경 충남 서산시 P아파트에 있는 관사 휴게실에서 부대 내 선배인 M, K에게 “회식 다녀오다가 차에서 일이 있었다,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를 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세요.”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을 허위신고한 것처럼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발언’이라 한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J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피고인은 위 ‘2.항’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저항 및 거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추행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나 승낙을 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3. 초순 일자불상경 충남 서산시 소재 E단 F대대 G중대의 H반 사무실에서 피해자를 추행한 이유를 궁금해 하는 J에게 “받아주니까 했죠.”라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발언’이라 한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3. 명예훼손죄 무죄

명예훼손죄가 고소되더라도 모든 사건이 유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표현의 성격, 전파 가능성, 사회적 평가 침해 여부 등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무죄 판결 내지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무죄 사유

먼저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표현을 들은 사람이 극히 제한적이고 전파 가능성도 없다면 공연성이 부정됩니다.
예를 들어, 가족 간 비공개 대화처럼 외부로 알려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둘째, 사실 적시가 아닌 경우입니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감정을 표출한 표현이라도 구체적 사실을 드러내는 내용이 아니라면 사실 적시가 아니므로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셋째,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없는 경우입니다.
표현이 공격적이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사회적 명성과 평판을 실질적으로 훼손할 위험이 없다면 명예훼손으로 보지 않습니다.

넷째,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표현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되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실제 무죄 사례

사건의 개요

아래 사건은 아파트 동대표 해임 절차 과정에서 제출된 소명서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안입니다.
피고인은 자신에게 제기된 해임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거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먼저 싸움을 걸어온 것처럼 기재하였고, 검사는 이러한 기재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아 명예훼손으로 기소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소명서가 해임 절차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되는 문서라는 점을 고려하여, 일부 표현이 축소·과장되었더라도 전체 취지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허위사실 적시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허위임을 인식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하여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울산지방법원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울산 울주군 B아파트 C동 동대표로 재직중인 사람이다. 피고인은 동대표로 재직 당시 ‘벌금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자’에 해당하였다는 사유로 동대표 해임 요청이 올라온 건에 대해 2024. 11. 19.에 소명서를 작성하면서 피해자 D와 E을 언급하며 “F동 동대표 D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험한 욕설을 하여 그만하라는 뜻으로 손을 내밀자, 이날 모임 참석자 대상도 아닌 D 남편 E와 D가 동시에 옷 자락을 당기고 싸움을 걸어왔고 이를 피할려고 밀고하다가 결국은 욕설과 함께 밀고 당기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로 D가 폭행으로 고소를 제기하여 소송중입니다.”라고 작성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 D의 입을 손으로 막아 밀치는 폭행을 한 것이었으며 피해자들에게 그만하라는 뜻으로 손을 내민 사실도 피해자들이 동시에 피고인의 옷 자락을 당기고 싸움을 걸어온 사실도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마치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먼저 싸움을 걸어온 것처럼 소명서를 작성하여 이를 아파트 단지 내 게시판에 게시하게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보고 내지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 등 참조).
또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공연히 사실의 적시를 하여야 하고, 그 적시한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허위이어야 하며,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하였어야 한다.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757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규약상 해임절차의 진행을 요청받은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임투표 당사자인 동 대표자에게 5일 이상의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간을 주어야 하고, 해임 사유와 소명자료를 해당 선거구 입주자 등에게 투표 공고와 동시에 7일 이상 공개하여야 한다.
▪ 피고인은 위 규약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자신의 해임 진행 공고문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였고, 위 관리소장이 해당 소명서를 아파트 게시판 등에 게시하였다.
▪ 이 사건 소명서에서 피고인은 “이번 기회를 통하여 자랑스러운 일은 결코 아니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일 일거고 알려야 될 것 같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건을 설명하겠습니다.”라면서 판시 기재와 같은 내용 및 G 등과 관련된 소송에 관하여 기재한 뒤 “이 3건의 소송은 해임 사유인 아파트 관리업무와는 무관합니다. 이유는 공식적인 상견례를 끝내고 각자 귀가 중에 생긴 일이라 개인 간에 생긴 일입니다. 따라서 해임사유도 되지 않습니다. 다른 것도 처음 발생한 D 폭행 사건으로 인한 연루된 것으로 결국은 공동주택관리업무와는 무관한 3건의 소송은 동대표 해임사유는 아닙니다. 아파트 관리규약의 동대표 해임사유는 공동주택관리업무와 관련하여 벌금형 이상을 확정 선고를 받을 경우로 되어 있습니다만 공동주택관리업무와 관련하여 벌금형 이상 확정된 적도 없습니다. 현재 소송중입니다.”라고 기재하였다.
▪ 이 사건 소명서에 기재된 D, E과의 2023. 9. 5. 자 폭행 사건 발생 당시 D가 먼저 별다른 이유 없이 피고인에게 ‘뭐 이런 새끼가 있어’라는 취지로 욕설을 하자 피고인이 ‘그만해’라고 하며 위 D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이에 D의 남편인 E과 그들 주변에 있던 H, I이 합세하여 D와 피고인을 말리고 서로 떼어 놓기 위해 피고인의 팔이나 옷 등을 잡아 당겼고 피고인과 그들 사이에 서로 밀고 당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소명서를 작성하여 허위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소명자료’ 또는 ‘소명서’를 작성하는 목적, 이를 제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작성자가 ‘소명자료’ 내지 ‘소명서’를 작성함에 있어 객관적인 사실관계 중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재를 생략하였다거나 다소 축소하여 기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함부로 단정 지어서는 아니 되고, 그와 같은 기재의 생략 또는 사실관계의 축소 등을 통해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불합치하게 되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소명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까닭이나 이유를 밝혀 설명하다’<각주1>로, ‘소명자료’ 또는 ‘소명서’는 그 문서의 성격상 작성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평가나 의견을 피력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해임, 징계 등 작성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처분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변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소명자료 내지 소명서의 제출기회가 절차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경우 그 내용은 더더욱 작성자의 관점에서 그에게 유리한 내용 위주로 작성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절차 내에서 소명자료 내지 소명서를 접하는 독자들 또한 해당 내용이 작성자의 주관적인 관점에 입각한 것임을 당연히 전제한 상태에서 그 내용을 파악하게 될 것이다.
▪ 이 사건 소명서 또한 피고인에 대한 해임절차의 진행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보장된 권리로서 제출되어 게시된 것이다.
▪ 이 사건 소명서의 내용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이 사건 소명서를 작성함에 있어 D의 입을 막았음에도 단지 손을 내밀기만 한 것처럼 자신의 행위를 다소 축소한 측면은 있으나, ‘D의 욕설로 다툼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결국 피고인도 D 측과 서로 욕설을 하고 밀고 당기는 등의 행위를 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형사소송이 계속중이다.’라는 이 사건 소명서의 주된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합치하고, ‘E와 D가 동시에 옷자락을 당기고 싸움을 걸어왔다’는 부분 또한 사실관계에 대한 피고인의 평가 내지 의견 피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인이 D로부터 욕설을 들은 후 그만하라는 뜻으로 단순히 손을 내민 것에 그치지 않고 그와 같이 손을 내밀어 D의 입을 막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D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피고인에게 먼저 험한 욕설을 하였던 것 또한 사실이므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D가 먼저 싸움을 걸어 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피고인이 손을 내밀어 D의 입을 막은 뒤 E을 비롯한 주변인들이 피고인의 팔이나 옷 자락 등을 잡아당기는 등의 행위가 단 시간 내에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는바, 피고인의 관점에서는 이 또한 D 일행이 피고인에게 싸움을 걸어 온 것으로 인식하였을 여지가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소명서에서 ‘D 측에서 싸움을 유발하기는 하였으나 자신도 결과적으로 D 측과 욕설을 주고받고 서로 밀고 당기는 등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명예훼손 사건은 구성요건이 까다롭고, 사실 적시인지 의견표현인지, 사회적 평가가 실제로 저하되었는지 등 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요소가 많아 증명 자체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문제는 당사자가 스스로 이를 정리하여 해명하고 법적 쟁점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잘못 대응하면 필요 이상으로 사건이 커지거나 오히려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변호인의 전문적인 조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법무법인 여암은 검사 출신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검토하고, 수많은 명예훼손·모욕 사건에서 무혐의무죄를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전략을 제공합니다.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셨거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법무법인 여암 형사전담팀에 상담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담만으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명확한 대응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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