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피고인으로부터 30,0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에 대하여 2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고, 별지 기재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겸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B에게 졸피뎀 성분이 들어 있는 스틸녹스를 몰래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다음 위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위 피해자에 대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강간치상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 및 고지명령을 면제한 것도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에서 피해자 B(이하 2항에서는 '피해자'라고 한다)에게 숙취해소제를 먹도록 할 당시 졸피뎀 성분이 들어 있는 스틸녹스를 몰래 섞어 함께 복용하도록 한 사실 및 그로 인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피해자를 간음함으로써 강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1)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 사건 호텔방 안에서 깨어나기까지의 사건의 경과, 즉 피해자가 이 사건 주점에서 기억을 잃기 이전에 있었던 일, 특히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에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피해자에게 숙취해소제 음료와 알약을 건네는 과정에서 보인 특징적인 행동이나 말, 당시 피해자가 느꼈던 감정, 이후 피해자가 이 사건 호텔방 안에서 깨어난 다음에 있었던 일 등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된 부분이 없는 점, 피해자의 진술은 이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등 객관적인 증거와 부합하는 점, 피해자가 이 사건 당일 처음 만난 피고인에 대해 무고하거나 허위로 진술할 동기는 발견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① 피해자가 이 사건 당일 어느 시점에 스틸녹스를 복용하였음은 분명한데(피고인 역시 스틸녹스의 교부 시점과 장소를 다툴 뿐, 피해자에게 스틸녹스를 복용하도록 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건네준 숙취해소제의 복용을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기억을 잃은 점, ② 스틸녹스에 함유된 졸피뎀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로서 환각, 우울증 악화, 기억 상실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졸피뎀을 복용한 사람에게는 이른바 복합수면행동, 즉 수면 등 정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운전, 음식 섭취, 무의식적 대화, 전화, 성관계 등을 한 뒤 이러한 행동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기억 상실 증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일반적으로 알코올 섭취는 졸피뎀으로 인한 복합수면행동의 위험인자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당시 어느 정도 술을 마신 상태였던 피해자가 피고인이 건네준 숙취해소제의 복용을 기점으로 기억을 상실한 것은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에서 피해자에게 숙취해소제와 함께 건네어 복용하도록 한 약물중 하나가 스틸녹스였기 때문이었다고 봄이 합리적인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의또 다른 피해자인 C를 상대로 피해자에 대한 범행 이후 불과 약 2주 뒤인 2025. 1.14.~15.경 피해자에 대한 범행과 매우 유사한 수법의 범행(피고인은 주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C에게 스틸녹스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숙취해소제라고 속이고 복용하게 하여 의식을 잃게 한 다음 인근 호텔로 데려가 간음하였다)을 저질렀는바,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범행에 있어서도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스틸녹스를 사용했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에서 피해자에게 숙취해소제라고 하면서 음료와 알약을 건냈을 때 그 알약 중에 스틸녹스가 포함되어 있었고, 바로 그 시점에 피해자가 스틸녹스를 복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설령 피해자가 스틸녹스의 복용 이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의식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피고인을 따라 인근에 있는 이 사건 호텔에 동행하거나 성관계에 대하여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졸피뎀의 영향으로 중추신경계가 억제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복합수면행동으로 보일 뿐, 피해자가 정상적인 의식 상태 또는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에서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에게 졸피뎀 성분이 들어 있는 스틸녹스를 몰래 먹여 이를 사용하고, 그로 인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피해자를 간음함으로써 강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타당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주점에서 이 사건 호텔로 이동할 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었음에도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졸피뎀이 아닌 알코올에 의한 블랙아웃 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주점에 있었던 약 3~4시간 동안 피고인과 피해자는 '새로' 소주 4병, '테라' 생맥주(400㎖) 2잔을 시켰고(피해자는 기억을 잃은 시점, 즉 피고인이 건네준 숙취해소제를 복용한 무렵까지 소주 3병 정도를 피고인과 나누어 마셨다고 진술한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소주 6병 정도를 나누어 마셨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과거 주량, 음주 습관 및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의 술자리에서 피해자가 기억하는 음주 속도와 양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해자의 숙취해소제 복용이라는 특정 시점 이후의 기억 상실이 단순히 알코올에 의한 블랙아웃의 결과로 보이지는 않는다.
2)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을 결제하는 등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주점에서 이 사건 호텔로 이동하여 성관계를 할 때까지 의식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당심에서의 이 사건 주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할 때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에 대한 결제가 피해자의 일본 은행 체크카드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①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에 대한 결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호텔을 예약하고 숙취해소제를 사서 피해자에게 건네준 때로부터 약 10~15분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스틸녹스에 함유된 졸피뎀은 대개 10분 이내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여성에게 더 빠르게 나타나고, 특히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면 훨씬 더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설령 피고인이 건네준 숙취해소제의 복용을 기점으로 기억을 상실한 피해자가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을 결제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느 정도 술을 마신 상태였던 피해자가 피고인이 숙취해소제와 함께 건네준 스틸녹스의 복용 이후 졸피뎀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의식 상태가 아닌 반수면 상태에서 외관상 마치 의식이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는 복합수면행동으로 보이는 점(스틸녹스에 함유된 졸피뎀의 부작용인 복합수면 행동은 스틸녹스 복용 후 수면 상태에 든 다음에 나타나는 이상증상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평소 사용하던 하나은행 체크카드의 경우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을 때 이 사건 주점 등에서 사용된 내역이 없었고, 일본 은행 체크카드의 경우 물품대금 등 결제시 높은 수수료 때문에 급여 인출시 외에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것이어서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에 대한 결제가 피해자의 일본 은행 체크카드로 이루어진 것을 당심에서의 위 사실조회결과가 도착할 때까지 알지 못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을 수긍 못할 바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점에서의 술값에 대한 결제가 피해자의 일본 은행 체크카드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주점에서 이 사건 호텔로 이동하여 성관계를 할 때까지 정상적인 의식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처음 만난 피해자 B,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 C와 각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졸피뎀 성분이 들어 있는 스틸녹스 등 향정신정의약품을 숙취해소제의 알약이라고 속여 복용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그로 인하여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빠진 피해자들을 강간하여 일시적인 의식 불명 등의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범행의 경위와 수법, 내용, 범행 수단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피해자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 C와, 당심에서 피해자 B와 합의하여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재물손괴죄와 형법 제37조의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한편 원심은,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의 위험성, 이 사건 범행의 종류, 동기, 과정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 대상 성범죄의 예방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 대하여 공개및 고지명령을 면제한 것은 정당하고, 검사의 공개 및 고지명령 면제 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사건이 파기되는 이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8, 제9조 제5항에 따라 피고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그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보호관찰명령사건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11도453, 2011전도12 판결 등 참조)].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보호관찰명령 원인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전력 중 '2025. 3. 21.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재물손괴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8개월을 선고받고'를 '2025. 6. 24.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재물손괴죄로 징역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로 고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다.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01조, 제297조(강간치상의 점), 각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5. 4.1. 법률 제208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제5호, 제4호 제1항 제1호, 제2조 제3호 (라)목(향정신성의약품 사용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① 피해자 B에 대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와 강간치상죄 상호 간, 형이 더 무거운 강간치상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② 피해자 C에 대한 각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와 강간치상죄 상호 간, 형이 가장 무거운강간치상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각 강간치상죄에 대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1. 경합범 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전문(각 강간치상죄와 판결이 확정된 재물손괴죄 상호 간)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피해자 C에 대한강간치상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1. 이수명령의 미부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3항 단서(피고인에 대하여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면서 그 준수사항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부과하므로, 따로 이수명령을 부과하지 않는다)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1. 취업제한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5. 4. 22.) 제4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본문, 장애인복지법 부칙(2025. 4. 1.) 제2조,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1. 추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 단서[추징금 산정 근거: 30,000원(= 피해자 B에 대한 스틸녹스정 1회 투약분 가액 10,000원 + 피해자 C에 대한 스틸녹스정 1회 투약분 가액 10,000원 + 피해자 C에 대한 알프라졸람정 1회 투약분 가액 10,000원)]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1. 보호관찰명령 및 준수사항 부과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3 제1항, 제21조의2 제1호, 제21조의4 제1항, 제9조의2 제1항 제3호, 제4호, 제5호, 제6호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각 강간치상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