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와 모텔에 함께 들어간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해자와의 성적 접촉은 없었다. 그럼에도 신빙성 없는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이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원심의 선고형(징역 3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18세, 여)와 친구 사이이다.
피고인은 2023. 11. 16. 21:20경 부산 기장군 C건물 D호에서, 화장실만 쓰겠다며 피해자가 숙박하는 위 호실로 따라 들어온 후 그곳 침대에 누워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팔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우려고 하자 피해자의 양팔을 잡고 침대에 눕힌 후 피해자 위에 올라타, 피해자가 "하지 말라"고 하면서 피고인을 밀쳤음에도 팔과 다리 등으로 피해자의 몸을 눌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뒤 피해자에게 키스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빨고,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 · 청소년인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직접증거인 피해자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인정되고, 합리적 의심을 가질 만한 특별한 사정은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 조사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 피고인과 단둘이 술을 마시고 헤어지면서 혼자 모텔에서 자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겠다며 객실로 따라 들어왔고, ㉡ 이후 술에 취해 침대에 누워 있는 피고인을 일으켜 세우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피해자를 침대에 눕히고 피해자 위에 올라 타 팔과 다리 등으로 피해자의 몸을 누르며 피해자에게 키스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입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빨고, ㉢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었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② 이 사건 범행의 핵심적이고 주된 부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범행 이틀 후 피고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 등 다른 객관적 정황과도 부합하고 특별히 합리적이 지 않다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
③ 피해자 진술은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할 당시의 상황, 피고인의 말과 행동,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보인 반응과 태도, 피고인이 범행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 경위,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녹음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의 대처, 피고인이 모텔을 나오게 된 과정 등에 관한 비전형적인 내용을 다수 포함하면서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구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나. 한편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가 검찰 조사 전까지는 일관되게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가 번갈아 화장실을 이용한 직후 이 사건 범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검찰 조사에서는 '모텔에서 있었던 모든 상황에 대하여 기억나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 범행 직전 침대에 누운 피고인을 깨우던 시점부터 정확히 기억이 난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고 피고인이 모텔 객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순간부터 약 8분9초간 녹음한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화장실에서 나온 직후에도 피해자와 TV를 시청하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만 확인될 뿐이므로 피해자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평소 주량을 초과한 것은 아니지만 사건 당일 저녁에 소주 한 병반 정도를 마셨을 뿐만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 등으로 범행 전후의 세부적인 부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거나 범행 직전의 상황에 관하여 다소 착각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 실제로 피해자는 검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일부 순간적인 장면들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해자로서는 이 사건 범행의 핵심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일관되고 모순 없이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제출한 약 8분간의 녹취 상황과 피해자가 진술한 사건 당시 상황 및 범행 발생 시점은 충분히 양립가능한 것이므로, 범행 전후 세부적인 상황에 관한 일부 진술내용이 다소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섣불리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 범행 이틀 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니는 계속 힘쓰면서 내만질거 다 만지고 강요하고, 니가 한 짓은 강간미수임, 나한데 범죄 저지른 사람이랑 어떻게 친구를 하니 등), 범행 21일 후 피해자가 피고인의 모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저를 억지로 추행했고 하지 말라고 싫다는 의사를 몇 번이나 밝혔는데 힘을 쓰며 저를 못 움직이게 했고 제 중요부위에도 억지로 손을 넣고 빼지 않았어요)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가 번갈아 가며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온 직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제출한 약 8분간의 녹음 상황 후로서 두 사람이 모텔 객실에서 함께 있던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라.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직후인 2023. 11. 16. 21:59경 모텔 객실을 혼자 나와 1층으로 내려갔는데 불과 4분 뒤에 피해자가 1층으로 내려와 로비에 있는 피고인과 잠시있다가 다시 객실로 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피해자는 이후에도 SNS에 일상적인 사진을 게시하는 등 이전과 다름없이 지냈다'는 취지로 성폭력 피해자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녹음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무서워서 모르는 척 하면서 1층으로 데려다 주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범행 전후의 상황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해명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성폭행 피해에 대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들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할 것은 아니다.
마.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의 상황이 모두 녹음된 파일이 별도로 존재하여 자신의 피해사실이 그대로 확인될 것이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식 상황하에서 피해자가 무고죄의 처벌 위험을 무릅쓰고 허위로 피해사실을 꾸며내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 피고인을 객실 밖으로 내보내면서 피고인의 휴대전화로 약 49분가량 녹음되고 있는 화면을 보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바 있다.
②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이틀 후인 2023. 11. 18. 피고인에게 "니 녹음 무슨 목적으로 켜놓은건데? 내가 확인했을 때 이미 49분 동안 녹음중이던데", "니가 한 녹음본 들어보면 알겠지만 난 20분을 넘게 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 같은데 니가 힘쓰면서 강요했고 녹음까지 켜놓은 상황에서 내가 이제 무슨 대처를 해야될 것 같음? 내가 실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니가 니 싶냐고 자자고 강요하면서 녹음 몰래 켜 놓은 건 절대 안변하는 상황이니까 니 알아서 해라"고 당시 녹음 상황 등에 관한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피고인은 극구 부인하거나 반대 의사를 적극 표명하지 않은 채, 사실상 피해자의 항의를 묵시적으로 수긍 ·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③ 2023. 12. 26. E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제가 이틀 뒤에 개한테 연락을 했을 때 녹음한 것도, 녹음한 건 아에 모르겠다면서 이상한 영상이 찍혀있긴 했는데 하면서 저한데도 그 영상을 자기가 보내, 보낸.. 녹음한 건 아직 확인을 못 해봤다고 하길래 제가.. 니가 직접 들어보라면서.. 그렇게 해서 녹음을 듣고 저한데 사과를 한 거예요"라고 진술하는 등 적어도 피해자 조사가 있었던 2023. 12. 26.경까지는 피고인에 의한 휴대전화 녹음파일이 실제 존재한다고 믿고서 자신의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바.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모친에게 합의금을 요구하려고 먼저 연락을 취하였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허위 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2023. 12. 7. 피고인의 모친에게 "그 동안 그 일이 자꾸 떠오르고 생각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어요. 더 늦어져서 제가 힘들어지기 전에 해결하려고 엄가한테도 말씀드릴 거예요. 그래도 이모는 알고 계셔야 할 거 같아서 연락드린거예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다음 날인 2023. 12. 8. 피고인의 모친으로부터 "미안하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너는 더할텐데 어머니께 말씀은 드렸니"라는 질문을 받자 "아직 말씀은 못드렸는데 혹시 이모는 어떻게 해결하고 싶으세요"라고 답장을 보냈을 뿐, 피고인의 모친에게 합의금 등 경제적 이익을 요구하였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설령 성폭력 피해자가 합의금을 요구하였다거나 그러한 내심의 의사를 가진다는 사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 고소 경위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이례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① 피해자는 2023. 12. 8. 위 대화 이후 피고인의 모친에게 "막상 신고하려니까 이 방법밖에 없나 싶고 저도 고민이 많이 돼요. . ", "일단 A이랑은 너무 오래 봐왔어서 솔직히 이번 일 일어나기 전까지는 엄청 믿고 의지했던 친구예요.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감정이더 복잡하고 힘든거 같아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②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모친으로부터 "나도 어떤 방법이 한데 상처가 덜 가는 방법인지 잘 모르겠어. 내가 너를 딸처럼 안아주면서 말하고 싶지만, 자식 잘못둔 이모가 너무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고 니앞에서 내가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고 싶은 심정이야"라는 답장을 받았다.
③ 피해자는 다음 날인 2023. 12. 9. 피고인 모친에게 "솔직히 이모랑 대화해 보고나서 이모도 많이 힘들어하시는걸 보고 신고하는 거까진 다시 생각해보려고 했었는데. 오늘 우연히 A이가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방송하는 걸 봤어요. 저랑 관련된 얘긴지 확실하진 않지만 A이가 들어오자마자 친구들이 웃으면서 왕자지 들어온다 이러고 아무렇지 않게 담배피면서 고 떠드는 걸 보고 저만 힘들어하고 신경스고 있는거 같아서 심경이 다시 L너무 복잡해졌어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2023. 12. 10. 경찰서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④ 이처럼 2023. 12. 8.~2023. 12. 9. 피해자와 피고인 모친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등에 비추어, 사건 당시 만 18세로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인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이 사건 발생 이틀 후 피고인에게 범행 사실을 알렸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자 피고인의 모친에게 연락을 취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모친이 대신 사과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주저하다가 피고인이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과 SNS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서 2023. 12. 10. 비로소 이 사건 고소에 이른 것으로 보이므로, 고소 경위와 당시 피해자 심정 등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4.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 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황, 다른 경험칙 등에 비추어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물론 피해자도 하나의 객관적 사실중 서로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경험한 부분에 한정하여 진술하게 되고, 여기에는 자신의 주관적 평가나 의견까지 어느 정도 포함될 수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진술하더라도 그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즉,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 · 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당일 만나게 된 경위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2005년생으로, 중학교 무렵 알게 되어 이 사건 당시까지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 사이다.
② 피고인은 2023. 11. 3. 피해자와 인스타그램 메신저로 대화하던 중 피해자가 소년보호시설에서 위탁교육 중인 사실을 알게 되어, 피해자에게 위탁교육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였다. 피해자는 2023. 11. 15. 피고인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였으나, 피고인이 선약이 있어 다음 날인 2023. 11. 16.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③ 피고인은 2023. 11. 16.(이하 이 사건 당일에 한하여 날짜 표시를 생략하고 시간만 기재한다) 18:30경 피해자를 만나 부산 기장군 N에 위치한 'O매장'에서 소주 2병과 안주 등을 함께 먹은 후 20:21경 위 가게에서 나와 20:50경 공소사실 기재 범행 장소인 'C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에 도착하였다.
2) 피고인의 객실 내부에서의 행동
피해자가 이 사건 모텔 요금을 계산한 후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객실(D호, 이하 '이 사건 객실'이라 한다)로 이동하였고, 피고인은 그로부터 1시간 가량 지난 21:59경위 객실에서 나왔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와 함께 이 사건 객실에 머무르는 동안 피고인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에 의하여 확인되는 피고인의 행동은 다음과 같다.
①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54경 피고인의 휴대전화 음성녹음 기능이 활성화되었다. 20:54경부터 21:02경까지 약 8분 가량 녹음된 위 음성녹음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객실 내부에 있는 컴퓨터를 켜려고 시도하거나 TV를 틀어서 영화를 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계속 대화를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② 피고인은 21:02경 친구인 P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아 22초가량 통화하였고(증거기록 제91면), 위 통화과정에서 피고인 휴대전화의 녹음기능이 종료되었다(피고인이 사용한 아이폰의 경우 녹음기능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전화가 오면 녹음기능은 자동종료되고, 당시까지의 녹음 내역은 자동 저장되게 된다).
③ 피고인은 21:09경부터 21:14경까지 여자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하였다(증거기록 제162~163면).
④ 피고인은 21:36경부터 21:44경까지 친구인 Q와 인스타그램 메신저 대화를 하였고, 피고인의 휴대전화에는 21:54경이 촬영시간으로 된 피고인 얼굴이 촬영된 사진이 존재한다(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3호증).
3)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에서 나온 이후의 정황 등
① 피고인은 21:59경 이 사건 객실에서 혼자 나온 후 22:00경 엘리베이터를 타고이 사건 모텔 1층으로 이동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객실에서 나온 후 복도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거나 복도에 설치된 조명을 만지는 등 행동을 하였고, 당시 피고인의 걸음걸이가 조금 비틀거리는 모습도 확인된다.
② 피고인은 22:00경 이 사건 모텔 1층으로 이동한 후 다른 사람(피고인의 어머니 로 보인다)과 통화를 하였고, 피해자는 22:02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사건 모텔 1층으로 이동하여 피고인과 만난 직후 곧바로 혼자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이동하였다.
⑤ 피고인은 22:04경 이 사건 모텔 1층 로비에서 전화를 하였는데, 피고인의 인스타그램 대화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은 인스타그램의 통화기능을 이용하여 피해자와 통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이후의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화 등
①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부터 이틀이 지난 2023. 11. 18.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휴대전화로 녹음기능을 활성화한 것에 관하여, "니 녹음 무슨 목적으로 켜놓은건데? / 니 내따라 텔 들어온날에 녹음켜놨더만 / 내가 확인했을때 이미 49분동안녹음중이던데"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당시 피고인이 촬영된 동영상과 화면녹화가 되어 있는 것은 확인했으나 녹음은 보지 못했고, 녹음 역시 잘못 누른 것 같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②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니가 한 녹음본 들어보면 알겟지만 난 20분을 넘게 하지말라고 얘기한거같은데 니가 힘쓰면서 강요햇고 녹음까지 켜놀은 상황에서 내가 이제 무슨 대처를 해야될 것같음? / 기억안나는척인지 끝까지 모르는척하려는건진 모르것지만ㅋ ㅋ 정 궁금하면 녹음본 확인이나 해보고 내가 실다는 의사 분명히 밝혔는데도 니가 니 실냐고 자자고 강요하면서 녹음 몰래 켜놓은건 절대 안변하는 상황이니까
니 알아서 해라 / 백번 양보해서 녹음은 실수로 킨게맞다치고 내가 실다는데도 니가 강요한건 뭐라하게 그럼 / 난 분명히 길다고 몇십분동안말햇고 닌 계속 힘쓰면서 내만질거다만지고 강요하고 녹음카놓고 니가 한 짓은 강간미수임 ㅋㅋ"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진짜 내가 그랬다면 진짜 미안해 / 진짜 할 말이 없어 /이제 널 어떻게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 나 진짜 꿈에도 몰랐어 / 진짜 미안해 / 한순간에 이렇게"라고 대답하였다.
③ 피해자는 2023. 12. 7. 피고인의 어머니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유사강간 범행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알렸고, 이 사건을 피해자의 어머니에게도 이야기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④ 피고인의 어머니는 2023. 12. 8. 피해자에게 이 사건을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이야기하였는지를 물었고, 피해자는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아직 말하지 않았고, 신고하려니까 이 방법밖에 없나 싶어서 고민이 많이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⑤ 이후 피해자는 2023. 12. 9. 피고인의 어머니에게, '같은 날 피고인이 우연히 인 스타그램에서 라이브방송을 하는 것을 보았고,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이 사건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신고할 테니 그에 관한 조치를 하라'는 취지로 말하였으며, 피고인의 어머니가 제안한 피고인의 어머니 또는 피고인의 사과 역시 거절하였으며, 다음 날인 2023. 12. 10. 피고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하고,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유사강간 행위의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는 비교적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이 충분한 신빙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범행 시점 관련
①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10일이 지난 2023. 12. 26. E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이 화장실을 갔다가 나온 후 피해자 역시 화장실을 갔다가 나왔는데 피고인이 패딩이랑 니트를 벗고 침대에 누워서 잠들어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양팔을 일어나라면서 당기자 피고인이 오히려 피해자를 당겨서 힘으로 제압하여 침대에 눕혔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 시점을 '피고인과 피해자가 화장실을 이용한 직후'로 구체적으로 특정하였다(증거기록 제35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범행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고소장의 기재와도 일치하는 점, 피해자는 당시 자신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고 멀쩡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48면)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위 진술 당시 기억의 왜곡이나 착각으로 실제와 다르게 진술하였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아 보인다.
②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은 피고인 휴대전화 내 녹음파일 및 피해자의 진술에 의
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객실로 들어간 직후 각자 화장실을 이용하였고, 피고인은 20:54경부터 21:14경까지는 이 사건 객실 내에 있던 컴퓨터를 켜려고 시도하거나 TV를 켜서 영화를 보는 등의 행동만을 하였을 뿐이고, 피고인은 21:02경에는 친구인 P과 통화하였으며, 21:09경부터 21:14경까지는 여자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하였다.
이에 따르면, 적어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객실로 들어간 20:50경부터 약 24분 가량이 지난 21:14경까지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피고인의 범행 시도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앞서 본 것과 같은 피해자의 진술과 배치되는 객관적 정황에 해당한다.
③ 피해자는 검찰 진술 당시에도 피고인과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간 직후의 사정에 관하여 경찰에서의 진술과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327면), 검사는 피해자의 위 진술 직후 이와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의 속기록을 제시하면서 피해자의 주장과 같은 상황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질문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솔직히 제가 기억하는 것은 제가 객실 안에서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왔더니 피고인이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고, 피고인을 개우자 갑작스럽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서 제가 강간을 당할 벤한 그 순간, 그리고 이를 피하기 위해 제가 피고인을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섰던 순간, 이후 피고인을 밀어내어 피고인에게 집에 가라며 급히 모텔 객실 밖으로 보내려고 하였고, 피고인의 휴대폰이 모텔 객실 내에 있는 침대 바로 옆 전하기가 있는 데이블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피고인에게 건네려는 순간 약 49분 동안 당시 상황이 녹음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 그 부분만 기억이 납니다¹라고 진술하여(증거기록 제328면), 이 사건 객실 내에서 있었던 상황 전부가 기억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것과 같은 피해자의 종전 진술에 반하여 쉽사리 믿기 어렵다.
③ 나아가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는 "술을 마셨어서 앞에 부분은 기억이 잘 안나고 그냥 당할 뻔했을 때부터만 기억이 난다"고 진술하였는데(피해자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3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 역시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에 들어온 직후 녹음된 음성파일에서 확인되는 피해자의 반응, 즉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머리 아프지 않냐고 묻자 피해자가 "지금 아예 말짱해, 술 안 먹은 것 같애"라고 대답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믿기 어렵다.
2)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고인의 유사강간 행위의 실제 실행 가능성에 관하여
가)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 등을 통하여 확인되는 피고인의 행동에 의하더라도, ① 피고인이 21:14경 여자친구와 카카오톡 대화를 마친 후 같은 날 21:36경 친구 Q와 인스타그램 메시지 기능으로 대화를 하기까지의 약 22분 가량, ② 피고인이 같은 날 21:44경 친구 Q와 대화를 종료한 후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21:54경까지의 10분 가량 사이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을 하는 것 자체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는 보이지 않고, 검사 역시 이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한 기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한편 21:54경부터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을 나간 21:59경까지의 시간은 5분 내외에 불과하여 현실적으로 위 시간 동안 범행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그러나 다음의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시간 사이에 실제로 이 사건 범행이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도 상당한 의문이 든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간 직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피해자에게 유형력 행사를 포함한 성적 접촉을 시도하지 않은 채 TV를 본다거나 여자친구 또는 친구와 메시지 대화를 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하였을 뿐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갑자기 피해자를 유사강간한다는 것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는 일관하여 피고인을 깨우려고 팔을 당겨 일으켜 세우려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후 피해자를 유사강간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은 피고인의 이 사건 객실 내 행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범행 직전 상황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떨어진다.
③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의 이 사건 유사강간 범행은 20분 넘게 이루어졌고, 이후 피해자의 저항 끝에 피고인이 손을 빼자 피해자가 짐을 챙겨서 나가려고 하자 피고인이 자신이 나가겠다고 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에서 나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사건 범행이 21:14경부터 21:36경 가량 사이에 이루어졌다면, 피고인이 범행 직후 20분 넘게 이 사건 객실에 계속 머물렀다는 것은 피해자의 진술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유사강간 범행 직후 피해자와 아무런 대화 등 없이 친구인 Q와 아무렇지 않은 듯 인스타그램 메시지 대화를 한다는 것 역시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④ 다음으로 만약 이 사건 범행이 21:44경부터 피고인이 친구 Q와 메신저 대화를 마친 후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21:54경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가정하더라도, 피해자가 진술하는 피고인의 범행 내용 및 그 과정에서의 피해자의 저항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시간 동안 그 범행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은 21:54경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범행 직후에 한 피고인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피고인의 태도는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피해자가 건네주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과도 모순된다.
3)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하는 그 외 사정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직후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에서 나갈 당시 피고인의 짐을 챙겨주는 과정에서 테이블 위에 놓인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보았을 때 49분 정도 녹음 중인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 의하면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간 직후인 20:54경부터 21:02경까지 녹음된 녹음파일 이외에 추가적인 녹음파일은 확인되지 않았다.
②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인 2023. 11. 18.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의 유사강간 행위에 관하여 곧바로 항의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객실 내에서 녹음을 켜놓은 사실에 관하여 항의하면서, 이를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하였다고 이야기하였고(다만 피해자가 이를 촬영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유사강간 범행에 관하여 항의하였는데, 이러한 피해자의 모습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이는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진 피해자의 진술분석 결과에 의하더라도 마찬가지다(증거기록 제273면).
③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위와 같이 피고인과 대화하면서 사과를 받았음에도 추가적인 해결을 요구하면서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고인을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증거기록 제156면), 2023. 12. 7.부터는 피고인의 어머니와 대화하면서 피고인 측의 사과 이외의 추가적인 해결책을 요구하였는데, 비록 피해자가 금전적 보상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나 대화의 맥락상 피해자는 피고인 측에 금전적 보상의 지급을 원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친구와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하여 '피고인을 신고해야겠다 / 강간미수이니 합의금을 많이 받아야 한다 /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받을 것이다 / 신고하지 않고 피고인의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합의금을 받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피고인 제출의 증 제8호증). 이러한 피해자의 태도까지 더하여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 측의 합의금 내지 금전적 보상의 지급을 기대하였으나 피고인 측이 이러한 의사를 밝히지 않자 이에 대한 악감정 등으로 인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과장된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④ 피해자는 이 법원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았고(피해자 주장의 이 사건 범행과 휴대전화 녹음을 인지한 때와의 시간적 간격, 21:14부터 21:36까지의 사이에 피해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피해자 변호사를 통하여 현재 순천에 거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시도를 하는 등 외출 자체가 힘들어 증인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현재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법원의 증인 소환에 관하여 친구와 그 진술 내용이 원심과 동일하여야 한다거나, 피고인이 자신을 무고죄로 고소할 것을 걱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피고인 제출의 증 제14~16호증 참조), 이러한 피해자의 태도 역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4)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등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해자와 술을 마신후의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피건대, ㉠ 피고인과 피해자의 이 사건 이전 대화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술에 약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 역시 피고인이 술을 잘 마시지 못하고, 피고인이 술집에서 이미 술에 취한 것 같다고 진술한 점, ㉢ 이 사건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메시지 대화에서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피고인이 당시 술에 만취하여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점, ㉣ 이 사건 객실 내부에서 이루어진 피고인과 여자친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역시 피고인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이른바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이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가장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② 피해자가 2023. 11. 18.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피고인의 녹음 행위 및 유사강간행위에 관하여 항의할 당시 피고인은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은 채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 위 대화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실제 자신의 휴대전화에 피해자가 주장하는 49분 가량의 녹음파일이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었던 점,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자신이 술에 취해 이 사건 객실 내에서 발생한 일을 기억하지 못함을 전제로, '만약 피해자가 주장하는 유사강간행위가 있었다면 미안하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오히려 피해자에게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물어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피해자의 항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사과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이 있었음을 인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5.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고, 이는 제4항 기재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