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미성년자의제강간죄란 무엇인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연령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 처벌하는 범죄입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한 경우에도 같은 조 제1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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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신설 2020.5.19> |
따라서 피해자가 동의하였더라도, 피해자의 나이가 16세 미만이라면 원칙적으로 범죄가 성립합니다.
2.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 연령 인식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연령 인식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일정 연령 미만임을 알면서 간음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는 범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요건, 즉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몰랐다면, 단순히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간접사실에 의한 연령 인식의 입증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 검사는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의 나이를 알고 있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속 인식과 같은 내면의 사실은 직접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고인의 인식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적 사실이나 정황을 통해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간접사실의 판단은 경험칙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막연한 추측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증명의 기준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의 확신에 이를 수 있는 수준의 증거가 제출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형사재판에서 검사가 모든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3. 실제 사건의 내용과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지인의 소개로 만 15세인 피해자를 처음 만났고, 그날 함께 술을 마시다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16세 미만임을 알면서 간음하였다는 이유로 형법 제305조 제2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나이가 16세 미만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연령 인식 가능성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자신의 나이나 생년월일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구인 B을 통해 피해자의 나이를 간접적으로만 짐작하였는데, B은 피고인에게 자신이 2008년생으로 17세라고만 말하였을 뿐 정확한 생년월일까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한국식 나이로 17세는 생일이 지났는지 여부에 따라 만 15세 또는 만 16세가 될 수 있으므로, B의 나이만으로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외관상 나이에 대한 판단
피해자의 체격이 왜소한 편이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는 사건 당일 코트와 청바지에 굽 있는 구두를 신고 마스크를 착용하였으며, 차 안에서 짙은 화장을 시작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사진에서 확인되는 외양을 함께 고려할 때,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피해자가 만 16세보다 어리다고 의심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반면에 피해자 스스로도 피고인이 자신을 고등학생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미성년자의제강간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처럼 피고인의 내면의 인식 여부가 범죄 성립의 핵심 쟁점이 된 사건에서 법원은 엄격한 증명의 기준을 적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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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시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지인인 B의 소개로 피해자 C(가명, 여, 15세)를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4. 2. 12. 05:10경 인천 중구 D건물 E호실에서, 피해자와 B, F 등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침대에 눕자 피해자의 옆에 누워 잠을 자던 중 잠에서 깬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1회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9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형법 제305조 제1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성립이 인정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13세 미만임을 알면서 그와 간음하였다는 사실이 검사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물론 피고인이 일정한 사정의 인식 여부와 같은 내심의 사실에 관하여 이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 내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3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형법 제305조 제2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2008. 11.생으로, 이 사건 당시 만 16세가 되기까지 9개월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2) 피고인과 피해자는 피해자의 친구인 B의 소개로 이 사건 당일 처음 만났고, 이전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피고인에게 자신의 나이와 생일, 출신 학교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인스타그램에도 피해자의 생년월일과 같은 사항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이 당시 피해자가 만16세 미만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대화 내용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3)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의 나이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B으로부터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받았으므로 피해자도 B과 같은 나이일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피고인신문 녹취서 12, 13쪽 등 참조). 피해자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B의 나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나이도 알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52쪽 참조),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B의 나이를 통해 피해자의 나이를 간접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을 처음 만났을 때 피고인에게 자신이 2008년생이라고 이야기했고, 그 뒤로 몇 번 만났을 때도 17살이라는 이야기를 하였으나, 몇 월생이라는 말까지는 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6, 11쪽 참조). 한국식 나이인 '연 17세'는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는 만 15세, 생일이 지난 경우는 만 16세에 해당하여 생년월일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만 나이를 알기 어렵다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였고, 피고인이 B 또는 피해자의 생년월일까지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B은 G생으로, 피해자와 달리 이 사건 당일 만 16세이기도 했다). B이 피고인에게 자신이 2008년생으로 17세이며, 피해자와 친구라고 말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에 의한 별도의 입증 없이 곧바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피해자는 키 155cm, 몸무게 39~40kg 정도로, 체격이 왜소한 편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사진들에서 확인되는 피해자의 외양에 더하여, 이 사건 당일 피해자는 검정색 코트, 청바지 차림에 굽이 있는 구두를 신은 상태로 얼굴에 마스크를 끼고 있다가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짙은 화장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처음 만났을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만 16세보다 어릴 것이라고 의 심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
4. 결론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은 피고인의 연령 인식 여부라는 복잡한 주관적 요건이 쟁점이 되기 때문에, 혼자서 수사와 재판을 대응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고인의 인식 여부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간접사실과 정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검사의 증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