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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배임수재죄 무죄 판결, 타인의 사무처리자 지위 요건의 핵심 – 송파 배임수재 변호사

종교단체 내부의 이단 해제 문제를 둘러싼 금전 수수 행위가 배임수재죄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법적 다툼이 벌어지는 사례가 종교계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배임수재죄 및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항소심이 무죄를 선고한 사례를 통해, 배임수재죄의 성립 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배임수재죄란 무엇인가

배임수재죄의 기본 구조

배임수재죄는 형법 제357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6.5.29>

이 범죄는 단순히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으며, 반드시 일정한 지위와 청탁의 부정성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려면 크게 세 가지 요건, 즉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 ‘부정한 청탁’,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

배임수재죄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범죄의 주체가 반드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신분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배임수재죄의 단독 범행 주체가 될 수 없고, 신분 있는 자의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행위는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며,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해석입니다.

부정한 청탁의 의미

부정한 청탁이란, 사무처리자의 임무에 반하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가 이루어질 것까지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청탁의 내용이 해당 사무처리자의 직무 범위와 실질적으로 관련되어야 하고, 재물 수수 행위가 그 청탁의 대가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2. 사건의 개요

당사자들의 관계와 금전 수수 경위

이 사건에서 피고인 A는 특정 종교 연합체인 C의 심의위원회 서기와 총무를 역임한 목사이고, 피고인 B는 C로부터 이단으로 지정된 F교회의 담임 목사입니다.

F교회는 이단 지정으로 인해 교인들이 사회적·경제적으로 불이익을 겪어왔고, 피고인 B는 이단 해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피고인 A는 총 3차례에 걸쳐 피고인 B로부터 합계 4억 원을 수수하였는데, 검사는 이를 C 심의위원회에서의 이단 해제 청탁에 대한 대가라고 보아 피고인 A에게 배임수재죄를, 피고인 B에게는 배임수재죄 성립을 전제로 한 업무상횡령죄를 적용하여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 A는 수수한 금원이 C 심의위원회 이단 해제를 위한 청탁 대가가 아니라, N 총회장 선거 비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인 B 또한 C에 대한 이단 해제 기대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에서, N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선거비용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타인의 사무처리자 지위 인정 여부

항소심 법원은 먼저 피고인 A가 각 금전 수수 당시 C 심의위원회에서 F교회 이단 해제 업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는지를 살폈습니다.

심의위원회 서기는 의결권이 없고 조사권 또는 검토권을 가질 수 있을 뿐이며 전결권도 없는데, 피고인 A는 심의위원회 내에서 소수 교파 소속이었고, 실제로 F교회 이단 해제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논의된 적도 없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가 심의위원회 서기에서 물러난 후 총무로 재직하던 중 수수한 5,000만 원의 경우, 총무 직위는 이단 해제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심의위원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직위라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은 금전 수수가 C 심의위원회의 이단 해제 청탁에 대한 대가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 A는 자신이 N 총회장이 되면 F교회 이단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선거비용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C 심의위원회를 통한 이단 해제 청탁의 대가라는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한 사정에 해당합니다.

나아가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금원이 N에서의 이단 해제 청탁 대가로 평가하더라도, 피고인 A가 총회장 선거에서 모두 낙선한 이상 N 내부의 이단 해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 판단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와 관련하여, 법원은 이단 해제를 위한 자금 집행이 F교회 교인들의 의사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지출결의서를 구비하고 회계 장부에 기재한 점, F교회의 전체 예산 규모에 비추어 해당 금액이 비교적 소액인 점 등에서 자금 집행 절차에 중대한 흠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배임수재죄 및 배임증재죄 성립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주            문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5. 9. 15.경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위 5,000만 원은 N 총회장 선거 자금으로 받은 것이고, F교회 이단 문제 해결을 위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다. 또한 피고인 A이 역임하였던 C D 서기는 D의 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가 아니고, 2015. 9. 15.경 5,000만 원을 받을 때에는 D 서기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C 총무에 불과하였으므로, 배임수재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추징 5,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총 4억 원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는 이단지정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고 있는 F교회와 교인들을 위한 목적에서, F교회와 N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피고인 A의 선거비용을 지원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 B은 피고인 A에게 C 내부에서 F교회의 이단해제 재심청원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고, 피고인 A이 C D에서 F교회 이단해제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도 아니었다. 따라서 총 4억 원을 제공한 행위에 대하여 각 배임증재죄가 성립하지 않고,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될 수 없다. 결국 피고인 B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
가. 피고인 A의 공소사실(2022고단3355)

나. 피고인 B의 공소사실(2022고단3827)

3. 원심의 판단
가. 피고인 A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 2015. 9. 15.경 5,000만 원을 받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 무죄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A의 배임수재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아래와 같이 피고인 A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피고인 B에 대한 판단
피고인 B은 원심에서 피고인 A에게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2013. 8. 22.경 1억 5,000만 원, 2014. 8. 11.경 2억 원, 2015. 9. 15.경 5,000만 원을 건넨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F교회에 우호적인 A 목사를 지원하기 위한 선거자금이었을 뿐 C D에서 이단해제를 받기 위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었고, F교회 교인들을 위한 자금집행이므로 불법영득의사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B의 업무상 횡령죄를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피고인 B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4.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당심의 판단 – 받아들임
가. 쟁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현금제공행위는 ① 2013. 8. 22.경 1억 5,000만 원, ② 2014. 8. 11.경 2억 원, ③ 2015. 9. 15.경 5,000만 원 총 3회이다. 피고인 A의 경우, ①, ② 각 현금제공행위는 공소시효가 도과하였고, ③ 2015. 9. 15.경 5,000만 원을 제공받은 행위에 관하여만 배임수재죄로 기소되었다. 한편 피고인 B은 위 ①, ②, ③ 각 현금제공행위에 대한 배임증재죄 성립을 전제로 하는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되었다.
피고인 A은 원심에서는 돈을 받은 사실 자체부터 부인하였으나, 당심에서 번의하여 2015. 9. 15.경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였다. 다만 위 5,000만 원은 N 총회장 선거비용으로 받은 것일 뿐,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편 피고인 B은 위 ①, ②, ③ 각 현금제공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이를 배임증재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영득의사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게 ① 2013. 8. 22.경 1억 5,000만 원, ② 2014. 8. 11.경 2억 원, ③ 2015. 9.15.경 5,000만 원의 현금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이 이 사건 당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는지, 위 각 현금제공행위가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에 관하여 살핀다.
다만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 B의 범죄사실에 의하면, 부정한 청탁의 내용이 'C D에서 진행 중인 F교회의 이단해제 재심청구를 해결해 주는 것'인지, 아니면 'N에서 F교회의 이단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인지 다소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원심이 범죄사실 이전에 인정한 기초사실과 함께 기록에서 나타난 원심의 심리과정 및 당심 공판 진행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부정한 청탁의 내용은 'C D에서 진행 중인 F교회의 이단해제 재심청구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우선 이에 관하여 살핀다. 그 후 예비적으로, 이 사건 현금제공 행위를 'N에서 F교회의 이단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도 본다.
나. 관련법리
형사재판에 있어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07조), 이는 증거능력 있고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에 의해서만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4645 판결 등 참조).
형법 제357조 제1 항에 정한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의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원칙적으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야 그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그러한 신분을 가지지 아니한 자는 신분 있는 자의 범행에 가공한 경우에 한하여 그 주체가 될 수 있으며(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663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도3504 판결 등 참조),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를 가진 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행하여야 성립하는 것으로 형법 제357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행위를 처벌하는 별도의 구성요건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타인의 사무처리자의 지위를 취득하기 전에 부정한 청탁을 받은 경우에 배임수재죄지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991 판결,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2878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 A은 2013. 4. 11.부터 2015. 1. 27.까지 C D 서기, 2015. 3. 21.부터 2015. 10. 15.까지 C 총무를 역임하였다.
2) C은 2012. 12. 21.경 H언론를 통하여 I 목사와 관련된 이단문제에 관한 성명서를 게시하면서, 기존에 이단으로 규정된 교회에 소명기회를 준다는 내용을 C D 위원장 명의로 발표하였다. 한편 F교회 특임총무 목사로서 이단해제 문제 등을 담당하던 J은 2013년 봄경 지인 소개로 N 소속 목사인 피고인 A을 만났고, F교회는 그 무렵인 2013. 3.경 C에 이단해제를 위한 재심청원서를 제출하였다. 그 후 2013. 5.경에는 C D위원장 K를 비롯한 C D 인사들이 F교회를 방문하기도 하였고, 그 자리에는 D 서기였던 피고인 A도 동행하였다.
3) 피고인 A은 2013. 8.경 N 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이 N 총회장이 되면 F교회 이단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선거비용 지원을 요청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 B은 2013. 8. 22.경 피고인 A에게 1억 5,000만 원을 제공하였으나, 피고인 A은 N 총회장 선거에서 낙선하였다.
4) 피고인 A은 2014. 8.경에도 N 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시 선거자금 후원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B은 2014. 8. 11.경 2억 원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은 그 해 선거에서도 낙선하였다.
5) 피고인 A은 2015. 8.경 다시 N 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선거자금 후원을 요청하였고, 피고인 B은 2015. 9. 15.경 5,000만 원을 제공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N 총회장 선거에서 다시 낙선하였다.
라.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B을 비롯한 F교회 측은 이단 해제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J은 피고인 A을 소개받았다. 피고인 B을 비롯한 F교회 측은 2013. 3.경 C에 이단해제 재심청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피고인 A은 2013. 4.경부터 D 서기를 역임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 B이 피고인 A에 대하여, C D에서 진행 중인 F교회 이단해제를 위한 재심청원을 잘 진행되게 해달라고 청탁하면서 3차례에 걸쳐 총 4억 원의 거액을 제공하였고, 피고인 A에게도 그와 같은 청탁의 대가로 위 현금을 제공받는다는 인식과 양해가 있었다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제4의 나.항의 각 관련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함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① 피고인 A이 이 사건 각 현금제공 행위 당시 C D에서 F교회 이단해제 업무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 ② 피고인 A, B 상호간에 위 각 현금이 C D의 재심청구와 관련한 청탁의 대가라는 양해가 있었다는 점, ③ 피고인 B의 이 사건 각 현금제공행위에 대하여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에게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B도 배임증재죄 성립을 전제로 하는 업무상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 예비적으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현금을 C이 아닌, 'N에서 F교회의 이단해제를 위한 청탁의 대가'로 상호 인식하였다고 보더라도, 피고인 A이 N에서 F교회 이단해제와 관련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 A의 배임수재죄 및 피고인 B의 배임증재죄 성립을 전제로 하는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피고인 A이 C D에서 F교회 이단해제를 위한 재심청원과 관련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C D가 F교회의 이단해제 재심청원을 실질적으로 논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C에서 이단해제 업무는, ① 이단으로 지정된 개인이나 교회, 총회 등에서 이단해제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② 위 공문이 D로 이관되며, ③ D에서 이단해제 문제에 관하여 조사, 검토 후 이단해제 청원을 기각 또는 인용하는 결의를 한 뒤, ④ D 결의를 임원회의에 보고하고, 임원회의 결의를 실행위원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2022고단3827 증거기록 1책 96면).
그런데 J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F교회의 재심청원서를 C에 제출하였다.'고 진술하고는 있으나, C에서는 F교회의 재심청원이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았다고 회신하였다(2023. 5. 19.자 사단법인 C 사실조회 회신). 실제로 C D는 2013. 4.경부터 2014.11.경까지 여러 차례 회의를 개최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였으나, F교회의 이단해제와 관련한 재심청원이 정식 안건으로 논의되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2022고단3827 증거기록 2책 902 내지 914면).
따라서 J의 진술과 달리, C D 내부에서는 F교회의 이단해제를 위한 재심청원이 정식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임수재죄 내지 배임증재죄의 성립을 위하여 임무위배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질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F교회의 재심청원이 공식 접수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C D에서 가까운 장래에 F교회의 이단해제에 관하여 논의할 것이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나) 피고인 A이 C D 서기였던 기간 이루어진 각 현금제공행위(2013. 8. 22.경 1억 5,000만 원, 2014. 8. 11.경 2억 원)
D 서기는 의결권은 없고, D 내부 결정으로 조사권이나 검토권을 가질 수 있을 뿐이며, 조사하고 검토한 내용을 D에 보고하여 D 회의에서 결의하기 때문에 전결권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2022고단3827 증거기록 1책 96면). 또한 D의 인적 구성을 살피면, D는 서기 외에도 위원장 1인, 부위원장 1인, 회계 1인, 위원 5~7인, 전문위원 약 10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와 같은 D 임원 및 위원들은 대부분 BR 또는 BS 교파이며, N 소속은 피고인 A 1인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2022고단3827 증거기록 2책 899면).
즉 피고인 A은 C D 서기를 역임하기는 하였으나, D 내에서 소수 교파 소속이었고, 의결권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D의 이단해제 업무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만약 D 서기가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이 D 서기를 역임하는 동안 D에서 F교회 이단해제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논의하지도 않았고 피고인 A에게 조사권 또는 검토권을 부여하지도 않은 이상(W 원심 및 당심 법정진술), 애초부터 피고인 A이 D에서 F교회에 유리한 쪽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기록을 전부 살펴도, 피고인 A이 D 서기로서 F교회 이단해제에 관하여 어떠한 조사나 검토 업무를 하였는지, 다른 D 위원들을 만나 논의하였는지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다) 피고인 A이 D 서기에서 물러나 C 총무였던 기간에 이루어진 현금제공행위 (2015. 9. 15.경 5,000만 원)
피고인 A은 2015. 1. 27. D 서기에서 물러났고,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후 인 2015. 9. 15.경 피고인 B으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을 당시에는 C 총무를 역임하고 있었다. 그런데 C 총무나 사무총장은 사무처에 해당하는 직이므로 이단해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D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2022고단3827 증거기록 1책 96면, W 원심 법정진술, 피고인들의 당심 법정진술). 2015. 9.경 D 서기도 아니었던 피고인 A은 당시 C D 업무에 관여할 권한도 없었고, C의 다른 위원회에서 F교회 이단해제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찾기 어렵다.
라) 소결
위와 같은 C D의 이단해제 절차와 인적구성, D 서기의 권한 범위, C D에 F교회 재심청원서가 정식으로 접수되지도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이 사건 각 현금제공행위 당시 C D에서 F교회 이단해제와 관련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합리적인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각 현금이 C D의 F교회 이단해제를 위한 청탁의 대가로 제공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F교회는 적어도 2000년대 초순경부터 2014년경까지 교계와의 관계 완화를 위하여 C에 선교비 등 명목으로 상당한 금원을 꾸준히 지원해 왔던 것으로 보이고(2022고단3827 증거기록 3권 13 내지 28면), 피고인 B과 J도 이 사건 이전부터 F교회의 이단해제를 위해 다방면으로 상당한 노력을 하였음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또한 J과 U는 원심에서 이 사건 각 현금은 C D의 F교회 이단해제를 위해 제공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고, A이 D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 A은 당심에 이르러 2015. 9. 15.경 5,000만 원은 N 총회장 선거비용 지원 명목으로 받았을 뿐, C D의 F교회 재심청원과 관련하여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인 B도 이에 부합하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최초 현금제공행위 이전인 2013. 7.경 J 등으로부터 C 대표회장의 반대로 이단해제 진행이 어렵다는 말을 전달받았고, C에 대한 재심청원은 사실상 기대를 포기한 채 N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선거비용을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취지로 진술한 J도, 피고인 B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최초로 고발되었던 시점과 근접한 2020. 7. 10. 경찰에서는 'A은 자신이 N총회장에 당선되면 F교회 이단을 풀어줄 수 있다고 말하였다. 당시 F교회에서는 N이 제일 중요한 교단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22고단3827 증거기록 5권 223면), 원심에서는 'A이 2013년에 어떤 핑계를 대셨느냐 하면, BH이 한꺼번에 많은 이단을 풀면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까봐 좀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약간 홀딩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공판기록 2책 784면).'고 피고인 B의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다만 J은 C D의 재심청원을 포기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들 및 J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피고인 A은 자신이 N 총회장이 되면 F교회의 이단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 B도 이 사건 각 현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고인 A이 N 총회장 선거비용 확보를 위하여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것에 가깝고(근거도 없이 장담을 했다면 거의 '기망'에 가깝다), 더 나아가 이 사건 각 현금을 제공받을 당시 C D의 재심청원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금전을 수수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 한편 피고인 B도 충분한 근거 없이 피고인 A의 능력을 실제보다 과신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C D에서 이단해제와 관련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우선은 N에서부터 이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로 이 사건 각 현금을 제공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각 현금제공행위가 교인들의 의사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고, 자금집행절차상 중대한 하자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법영득의사도 단정하기 부족하다.
F교회는 이단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한 것으로 보이나, F교회 교인들은 이단지정으로 인하여 기독교 관련 회사 입사, 사업상 불이익, 가정에서의 갈등과 같은 여러 불편함을 겪어왔던 것으로 보인다(J 원심 법정진술, BT 당심 법정진술). F교회일부 교인들은 그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기도 하였으나(BU 당심 법정진술), 실제로교인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피고인 B이 기존 교단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단해제를 위하여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 F교회 교인들의 의사에 배치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F교회의 운영원칙'에 의하면, '담임자는 사무처리회의 위임을 받아 교회를 대표하며, 목회, 행정, 재정, 재산, 교육, 건설, 선교의 최고 집행자이다.'라고 규정하였고(제7조), 고정재산(교회 본당 대지 및 건물) 및 보통재산(기타 부속건물들과 그 대지)의 변경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나(제9조), 고정재산과 보통재산에 속하지 않는 교회 재산의 관리·처분이나 기타 재정지출에 관하여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따라서 기타 재정지출에 관하여는 사무처리회 또는 소위원회의 결의가 없어도 담임자가 그 집행을 위임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실제로 F교회 측이 분쟁 중이던 BV협의회 측 일부 교인들을 상대로 신청한 가처분 사건에서도 그와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8라20648 결정). 이에 더하여 ① 이 사건 각 현금제공행위에 관하여 기본적인 지출결의서를 구비하였고, 선교비 계정별 원장에 지출일시와 금액이 누락되지 않고 기재된 점, ② F교회의 연간 지출예산 규모는 2013년 약 724억 원, 2014년 약 501억 원,2015년 약 540억 원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현금의 액수는 F교회 전체 예산규모에 비추어 비교적 소액이고, ③ F교회는 이 사건 이전부터 기존 교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금을 지출해온 점 등에 의하여도, 이 사건 각 현금 집행절차에 다소 미비한 점이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우나, 더 나아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아도, 앞서 살핀 것처럼 배임수증재가 인정되기 어려운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현금제공행위에 업무상 횡령죄의 성립을 긍정할 정도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부족하다.
4) 예비적으로 이 사건 각 현금이 N에서 F교회 이단해제를 위한 청탁의 대가로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배임수재죄 및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피고인 A은 2015. 9. 15.경 받은 5,000만 원은 N 총회장 선거자금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피고인 B도 N과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이 사건 각 현금을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현금이 N 내부에서 F교회의 이단문제 해결을 위한 청탁의 대가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그러나 피고인 A은 2013. 9.경까지 N 부총회장이기는 하였으나, N 내부에서 F교회 이단문제가 논의되었다거나, N 부총회장이 그와 같은 사무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나 영향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무엇보다 피고인 A은 2013년, 2014년, 2015년 N 총회장 선거에서 전부 낙선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청탁과 현금제공행위 당시 및 그 이후에도 N의 F교회 이단해제 업무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없다. 결국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 A의 배임수재죄 및 피고인 B의 업무상횡령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마. 소결
피고인 A, B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인다.
5. 결론
피고인 A,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모두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 A, B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제2의 가.항 및 나.항 기재와 같고, 이는 제4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배임수재죄나 업무상횡령죄와 같이 범죄 성립 요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혼자 자신의 지위와 행위의 법적 의미를 분석하고 방어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타인의 사무처리자 지위’ 해당 여부, 청탁의 부정성, 불법영득의사 등 각 요건에 대한 정밀한 법리 분석과 증거 검토가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핵심이므로,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이러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적절한 방어 전략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배임수재죄, 업무상횡령죄 등 경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사건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출신 변호사 - 사기죄전문변호사,횡령죄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