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서 발생한 성적 접촉이 강간이나 강제추행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형사 분쟁이 이혼 소송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률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던 부부 사이에서 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전부 무죄를 선고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는가
강간죄의 성립 요건과 법률상 배우자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피해자의 범위에는 법률상 배우자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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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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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남편이 아내를 강간하면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부 사이의 강간죄 성립 가능성은 이미 확립된 법리입니다.
부부 사이 강간죄 성립을 위한 폭행·협박의 정도
다만 부부 사이에서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부부 사이의 성생활에 대한 국가 개입은 가정 유지라는 관점에서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남편이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혼인생활의 형태와 부부의 평소 성행, 성교 당시와 그 이후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게 됩니다.
2. 사건의 개요
당사자 관계 및 혼인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6년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로, 자녀들과 함께 생활해 왔습니다.
두 사람은 2023년 10월 법원에 협의이혼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24년 1월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후 변호사로부터 법률 상담을 받고, 피고인을 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공소사실의 내용
검사는 피고인이 협의이혼 신청 이후인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 사이에 피해자를 두 차례 강간하고, 두 차례 강제추행하였으며, 잠든 피해자를 한 차례 준강제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의 신체를 강압적으로 제압하고 성관계를 강요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폭행·협박에 의한 강압적인 성적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전부 무죄를 다투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혼인관계의 실질에 대한 판단
법원은 먼저 협의이혼 신청 당시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 상태였는지 여부를 살폈습니다.
피고인은 위 협의이혼이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한 위장이혼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였고, 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 내용, 재산 이전 경위, 별거의 형태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이 무렵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기소된 각 성적 행위에 대해 개별적으로 폭행·협박의 존재와 정도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였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이 크게 엇갈린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피고인의 음주운전을 신고할 때나 경찰에 귀가 요청을 할 때, 그리고 직접 경찰을 만나는 상황에서도 성범죄 피해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이혼 소장을 송달받은 이후에야 고소장을 제출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의 진술에 다소의 과장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각 행위별 폭행·협박의 정도에 대한 판단
법원은 개별 행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각 행위에서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은 부부 사이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수준, 즉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정도로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준강제추행 부분은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침대를 함께 쓰는 부부 사이에 일어난 신체접촉이라는 점에서 준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최종 판결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행사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모든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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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여, 45세)과 2016. 11. 21.경 혼인신고 한 법률상 부부 사이로,2023. 10. 24. 협의이혼 신청을 하였고 2024. 1. 12.부터 현재까지 이혼소송 중이다. 가. 강간 1) 2023. 12. 20.자 범행 피고인은 2023. 12. 20. 22:30경 전남 함평군 C에 있는 주거지 거실 침대에서 피해자가 성관계하는 것이 싫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부부인데 왜 그러냐, 주면닿냐"라고 말하며 왼손으로 피해자의 양손을 잡고 머리 위에 올리고 피해자의 상체를몸으로 짓눌러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강제로 벗기고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강간하였다. 2) 2024. 1. 8.자 범행 피고인은 2024. 1. 8. 17:00경에서 18:00경까지 사이에 전남 함평군 C에 있는 주거지 거실 소파에 누워있는 피해자 옆에 누워 그 자리를 피한 피해자의 오른쪽 손목을 잡아 소파 아래 침대로 눕혀 강제로 성관계를 하려고 하자 피해자가 "이러지 마라. 이러는 거 진짜 싫다. 이건 진짜 성폭행이다."라며 거부하고 화장실로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팔뚝을 잡고 거실 침대로 밀치듯이 던진 후 피해자 몸 위에 올라타 손으로 양손을 잡아 피해자로 하여금 움직일 수 없도록 하여 반항을 억압하고 피해자의 옷을 벗겨 피해자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여 강간하였다. 나. 강제추행 1) 2023. 12. 24.자 범행 피고인은 2023. 12. 24. 03:00경부터 05:06경까지 사이에 전남 함평군 C에 있는 주거지 거실 침대에서 피해자와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움켜쥐듯이 주무르며 만지고 양손으로 피해자를 껴안아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2) 2024. 1. 7.자 범행 피고인은 2024. 1. 7. 저녁경 전남 함평군 D 모텔 불상의 호실에서 피해자와 협의 이혼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화장실로 이동하는 피해자의 뒤에 따라가 갑자기 피해자를 껴안고 양손을 교차하여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만져 추행하였다. 다. 준강제추행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 제1의 가.항과 같은 성폭행 피해를 입은 후 추가 피해를 막고자 2023. 12. 25.경 주거지 현관문 잠금장치를 교체하여 피고인의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였음에도, 2024. 1. 8. 03:00~04:00경 전남 함평군 C에 있는 주거지에 이르러 그곳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다음 안방 큰 침대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의 옆에 누워 양손으로 피해자를 껴안고 가슴과 음부를 만져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를 폭행 · 협박에 의하여 강압적으로 강간하거나 강제추행하지 않았다. 3. 판단 가. 판단 기준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2) 형법 제297조가 정한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는 법률상 처가 포함되고,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우뿐만 아니라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남편의 아내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것인지 여부는, 부부 사이의 성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가정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그 폭행 또는 협박의 내용과 정도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 남편이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혼인생활의 형태와 부부의 평소 성행,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16. 선고 2012도14788,2012전도25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성적인 행위가 일부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부부 사이인 B(이하 편의상 '피해자'라 한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정도로 피해자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하여 피해자를 간음하고 추행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기초사실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6. 11. 21. 혼인신고를 한 이래로 함평 소재 주거지에서 자녀들과 함께 부부로 생활하였다. 나)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3. 10. 24. 법원에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하였다. 다) 피해자는 2023. 12. 25. 피고인과 함께 거주하던 주거지의 현관 도어락을 교체하면서 피고인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바꾸었다. 라) 피고인은 2024. 1. 12. 피해자의 부정행위 등을 사유로 하여 피해자를 상대로 이혼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마) 피해자는 2024. 1. 15. 피고인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성범죄로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로부터 법률상담을 받았다. 바) 피해자는 2024. 1. 23. 피고인이 제기한 이혼소송의 소장 부본을 송달받았다. 사) 피해자는 2024. 1. 30. 피고인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강간, 강제추행등으로 고소하였다. 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혼소송은 2024. 12. 18. 1심 판결이 선고되어(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4드단10128)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2) 협의이혼 신청 무렵 혼인의 실질 및 혼인생활의 형태 등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협의이혼 신청일 이후의 행위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협의 이혼 신청일 이후에는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상태였고, 협의이혼 신청에 따라 피해자는 더 이상 성적 행위에 응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인의 폭력 · 협박에 의한 강압적인 성적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취지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2023. 10. 24. 법원에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한 사실, 피해자가 2023. 12. 25. 주거지 현관의 도어락을 교체한 사실, 이 사건 무렵 피고인과 피해자가 별거하고 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위 협의이혼은 채무의 독촉을 피하기 위한 목적의 이혼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이 사건 무렵 피고인과 피해자의 혼인 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 상태였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의 직장 문제로 인하여 생활의 일부를 따로 하고 있었을 뿐, 여전히 피고인과 피해자의 혼인 생활은 유지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던 오랜 기간 중에 벌어진 여러 성적 행위들 중 일부 즉, 협의이혼 신청일 이후의 것만을 따로 떼어 기소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전체를 같은 성격으로 분류할 수 없고, 기소된 개개 행위별로 구체적인 폭행 · 협박 등을 살펴봐야 한다. ①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및 피해자의 협의이혼 신청일 이후에 벌어진 신체접촉 등을 대상으로 한다. 어떤 마음으로 협의이혼을 진행하려 했던 것인지는 당사자인두 사람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법정에서 "협의이혼을 할 때 확실히 마음을 정리했다. 이혼을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협의이혼 이후로 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고인의 신체접촉이 그 전의 부부관계와는 달리) 강제추행이고 강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단둘이 전화통화를 할 때에도 위 협의이혼은 채무 독촉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이혼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해 오고 있어 당사자들의 진술이 크게 엇갈린다. ②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2023. 10.경 피고인과 더 이상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아 협의이혼을 해 달라 부탁했으나, 피고인이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한 위장이 혼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진술하였는바, 혼인을 종료하기로 협의하였는데 피고인 혼자서만 위장이혼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말은 그 자체로 '협의'라는 것에 부합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착각하고 있다는 상태를 해소하지 않은 채, 피해자 일방만이 진정으로 이혼할 의사였다는 주장은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피해자는 재산분할이나 자녀 양육, 피고인의 주거 등 이혼 시에 논의해야 하는 주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에 대해 진술하지 못하고 있어, 과연 위 협의이혼 신청 시에 두 사람이 부부관계를 정리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사가 있었던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③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 기간 중인 2024. 1. 7. D모텔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대화의 내용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추궁하고, 피해자가 자녀가 세 명 있는 이혼남과 만나게 되었는데 곧 헤어지겠다는 내용 등으로, 이미 이혼하기로 했다는 관계에서 주고받을 만한 대화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위 대화 중에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우리가 이혼을 왜 하자 그랬어? 잘 살아보자고 그랬잖아"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어, 이 무렵 쌍방의 혼인관계 실질이 피해자가 주장하는바 혹은 공소사실의 전제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단된다. ④ 반면 피고인은 위 협의이혼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아내(피해자)의 명의로 사업을 하고 있다. 피고인 명의로 사업을 하다 망해서 현재 3억 원 정도의 빚이 있다보니 대부분 명의가 아내로 되어 있다. 아내의 지인들이 말하기를, 채권자들이 아내에게도 빚 독촉을 할 수 있다며 위장이혼을 하면 된다고 했고, 아내가 저에게 위장이혼을 해 주면 자신이 돈 관리를 하고 있으니 천천히 돈을 갚아주겠다고 해서 저도 동의했다."고 진술하는바, 내용이 그 자체로 있을 법한 일로 보이고,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에도 부합할 뿐만 아니라, "애들을 키우고 살아야 하는데 또 빚을 갚다 보니까 제가 사는데도 너무 힘들어졌고, 저도 빚을 지게 됐고, 나까지 이러다가 힘들어질 것 같다고 이러면서 나는 애들을 키우고 살아야 되니 제발 이혼을 해달라고 피고인에게 말했다. 그러자 피고인이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너라도 살아야지.' 하면서 이혼을 해 주기로 하였다(피해자의 법정진술)"는 피해자의 진술과도 일부 일치한다. ⑤ 피해자는 협의이혼신청서를 접수한 이후인 2023. 12. 27. 피고인 여동생 명의 (신용불량자인 피고인이 여동생 명의를 대여 받음)로 되어 있던 건설기계와 차량 2대의 소유권을 양도받았는데, 이혼하려는 마당에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 없이 주요 재산의 소유권을 타방에게 넘긴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며, 이는 부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장이혼을 했다는 피고인의 설명에 보다 더 부합하는 모습이다. ⑥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무렵 별거 중이었으나, 이는 이들 부부의 평소혼인생활 형태와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업무 특성상 전국 각지의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근무하는 관계로 주말이나 일이 없을 때만 피해자가 거주하는 주거지에서 생활하여, 이 사건 이전에도 이미 별도의 거주지에서 주로 생활하였다. 별거 중에 피고인은 피해자의 거주 공간에 별다른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별거 여부가 이들 부부 사이의 실질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⑦ 피고인은 건설 현장에서 입을 옷 몇 벌만 챙겨 집을 떠나 전국의 여러 공사현장 근처에서 숙식하였고, 나머지 개인적인 짐은 모두 피해자와 자녀들이 생활하는 주거지에 두고 있었다. 피고인은 이혼 소장을 접수한 이후인 2024. 1. 말경에야 주거지에 보관되어 있던 개인 사물의 일부를 가져갔고, 남아 있던 피고인의 짐은 2024. 4. 이후에야 피해자가 택배로 보냈다.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에 이들 사이의 부부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었던 것인지 다소 불분명하다. ⑧ 피해자의 외도 문제로 다투고 서로를 경찰에 신고한 2023. 12. 24. 이후로 피해자가 도어락을 교체하면서 비밀번호도 바꾸고 이를 피고인에게 숨기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짐을 챙겨 내보내는 대신 피고인에게는 초인종을 누르면 열어주겠다고만 해 두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앞서 살핀 2024. 1. 7. D모텔에서의 나눈 대화까지 더하여 보면, 도어락 교체가 부부관계의 본질적 변경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피해자 및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이 사건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이 크게 엇갈린다. 공소사실은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인 정황에 반하는 부분이 있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사건의 흐름이나 객관적인 증거에 부합하여 비교적 믿을 만하다. 구체적 상황별로 살펴본다. 가) 2023. 12. 20.자 강간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2023. 12. 20. 주거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2023. 12. 22. 피고인과 피해자는 전화로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등에 대해 공유하고 안부를 묻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어서,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한 남편, 강간 피해를 당한 아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색하다. 위 전화에서 이틀 전 있었던 일에 대한 추궁이나 해명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나) 2023. 12. 24.자 강제추행 범행에 관하여 피해자는 2023. 12. 24. 공소사실 기재 시간 직후에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그런데 당시 피해자는 단순히 음주운전을 이유로 신고하였을 뿐, 그에 앞서 이루어진 2023. 12. 20.자 강간이나, 바로 직전에 이루어진 2023. 12. 24.자 강제추행 등에 관하여는 신고하지 않았다. 다) 2023. 12. 25.자 도어락 교체에 관하여 피해자는 2023. 12. 20.자 강간범행 때문에 2023. 12. 25. 현관 도어락을 바꾸었다고 진술한다. 반면 피고인은 2023. 12. 24. 07:00경 피고인이 피해자의 외도 문제에 대해 추궁하며 말다툼을 하던 중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를 때리고 치아로 깨무는 등폭행을 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경찰에 폭행으로 신고하고, 피해자도 피고인을 음주운전으로 신고하는 등의 소란이 있었는데, 이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피해자가 피고인을 집안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현관의 도어락을 바꾸었다고 설명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가 이날 112에 "음주운전 하고 집에 왔다.", "남편 A.", "지금 옆에 있다." 라는 내용으로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 피고인도 피해자가 자해를 한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한 사실,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의 얼굴과 가슴을 수십 회 때리고 치아로 왼팔과 가슴 부위를 깨물어 상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4.4.경 송치된 사실이 확인된다(증거서류목록 순번 72, 73번 수사보고서 참조). 통상 도어락 교체는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2023. 12. 20.자 범행 때문에 5일 뒤 도어락을 교체하였다는 설명보다는, 상호 112 신고까지 진행되었던 전날의 다툼으로 도어락을 교체하였다는 설명이 보다 더 자연스럽다. 라) 2024. 1. 7.자 강제추행에 관하여 2024. 1. 7. D모텔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피해자의 설명은, D모텔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남자가 있는지를 집요하게 추궁하더니 양손을 교차하여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하였고, 성관계까지 요구하기에 모텔에서 도망쳐 나와 경찰에 귀가를 요청하였고, 큰길가에서 피고인을 마주쳐 다시 모텔로 갔다가 경찰관과 함께 집에 돌아갔다는 것이다(증거서류목록 순번 8, 피해자 진술 참조). 반면 이에 대한 피고인의 설명은, D모텔에서 진지한 대화를 나눴기에 가슴을 만지거나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고, 화장실에 갔다가 나와 보니 피해자가 사라져 있어서 전화를 수십 통 하며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내를 찾았고, 결국 통화가 되니 피해자가 어딘지도 모르고 다리 밑에 있다고 하기에 서로 112에 신고를 하자고 제안하였고, 결국 아내를 찾아서 D모텔이 아닌 주변의 상호를 알 수 없는 다른 모텔로 들어가 숙박을 잡았으며, 둘이 함께 모텔에 있을 때 경찰이 신고가 접수되었으니 출동을 해야 한다고 하여 모텔로 들어와 상황을 확인하였고, 피고인은 먼저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내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증거서류목록 순번 61, 71, 피고인에 대한 검찰,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참조). 기록에 의하면, 2024. 1. 7. 20:43경 피해자가 경찰에 귀가 도움을 요청하는 취지로 신고하였고, 그로부터 약 10분 뒤인 같은 날 20:54경 피고인이 경찰에 '부인이 술에 취해 있다. 통화는 되는데 위치를 모르고 있다. 와이프가 술을 한잔 먹고 112 전화 했는데'라며 경찰에 신고하였다.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인근의 'E 모텔'에서 만났으며, 피고인은 모텔에서 자고 피해자는 집에 돌아가기를 원해서 분리하여 피해자를 귀가조치시켰다는 사실이 확인된다(증거서류목록 57, 58, 수사보고서 참조). 쌍방이 설명하는 당시 상황이 엇갈리는데, 이 사건 당일 두 사람으로부터 각 112 신고가 접수된 경위, 경찰이 두 사람을 E 모텔에서 찾게 된 과정 등은 피고인의 설명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고 자연스럽다. 피해자는 그 주장에 의하면, 이미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이날 다시또 추행을 당하였다는 것임에도 112 신고를 하면서도, 혹은 E 모텔에 출동한 경찰을 마주하면서도, 피고인과 분리되어 경찰과 함께 귀가하면서도 성범죄 피해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적어도 이 무렵 피해자가 성범죄피해사실을 신고하는데 있어 장애가 될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마) 이 사건 고소 및 이혼소송 제기의 전후 사정에 관하여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2023. 12. 24. 경찰에 피고인의 음주운전을 신고하면서도, 2024. 1. 7. 경찰에 귀가요청을 하면서도, 실제로 경찰을 만나 귀가하는 과정에서도 그 전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성범죄에 관한 신고 내지 진술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후 이 사건에 관한 법률 상담을 받고 피고인을 고소하였다(피고인이 제기한 이혼소송 소장 송달 이후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이미 시작된 이혼 소송에 이 사건 성범죄 성립 여부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정, 협의이혼 신청과 달리 소송으로써 이혼을 하려는 단계에서는 상호 이해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고소에 다소의 과장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피해자는 고소가 늦어진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녀들의 아버지인 데다가 부부 간에는 성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어서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도차마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진술하나, 상호간 폭행, 음주운전 등으로 신고 등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와 유사한 '폭행 · 협박'에 의한 강제적인 성 접촉을 신고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진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한편 피고인은, 2024. 1. 이혼소송을 제기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 "아내가 외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여러 번 추궁하였다. 2024. 1. 7. D모텔에서 아내가 상대방과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여 화해를 했다. 그러나 그 다음 다음날, 아내가 아들의 학교에 가는 대신 목포 종합터미널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에 방문한 것을 보고 (외도가 계속되는 것으로 여기고) 아내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해서 이혼소송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4)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 및 정도 등 ①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2023. 12. 20.자 강간에서 피고인이 사용한 유형력은 '니가 남자가 생겨서 나를 안 받아 주냐. 부부관계를 피하는 거냐. 성관계에 응하지 않으면 생활비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폭행은 없었지만 어깨와 가슴을 몸으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이 전부이다(증거서류목록 순번 8 피해자의 검찰 진술, 순번 39 경찰 진술 참조). 이를 부부간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정도의 폭행·협박이라 보기는 어렵다. 피해자는 위 사건 직후 다음 날 아침 피고인과 함께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교체해주러 다녀오기도 하였다. ② 2023. 12. 24.자 강제추행에 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과 마주보고 대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제 가슴을 세게 만졌다. 부부사이니까 스킨십을 해도 되지 않느냐로 옥신각신 하던 중에 피고인이 껴안기도 하였다. 몸싸움으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하였다. 피고인과 분리되는 게 목적이어서 신고는 강제추행이 아닌 (실제 하지 않은) 음주운전을 이유로 신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같은 날 싸우면서 가슴을 만진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강제로 가슴을 세게 움켜쥐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는 다소 과장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피해자의 설명만으로는 당시 이 행위가 부부인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추행 행위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2024. 1. 7.자 강제추행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식당에서 두 사람이 술을 마신 후 추가로 할 이야기가 남아 모텔로 이동했고, 쌍방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켜고 대화를 이어가다가, 피해자가 지치자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피고인은 추행사실 자체를 부인한다. 피해자의 진술 외에 추행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데, 설령 인정된다 하더라도 부부 사이에 단둘이 모텔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후 쌍방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나, 피해자는 위와 같은 추행에 관하여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 ④ 피해자는 2024. 1. 8.자 준강제추행 범행에 대해 '자고 있는데, 누가 몸을 만지는 느낌이 들어서 깼다. 제가 놀라서 집에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었다. 뭔가를 더 하면 경찰을 부르려고 했는데 피고인이 잠이 들었다. 그 이후에 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진술한다. 그런데 이 역시 한 집, 한 침대를 같이 쓰는 부부 사이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면, 자고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평소와 특별히 다르지 않은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를 준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⑤ 피해자는 2024. 1. 8.자 강간 범행에 대해 '혐오스럽다, 안 하고 싶다. 이러는 거 진짜 싫다. 당신이 만질 때마다 벌레 기어가는 것 같다. 진짜 싫은데 왜 이러는 거야. 소름 끼친다'라고 말하며 거부하였으나, 피고인이 부부 간에 무슨 성폭행이냐고 하면서 몸을 만지고 강제로 입을 맞추고 피해자의 위에 올라타서 양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옷을 벗기고 성기를 삽입해서 강간하였다고 진술한다(증거서류목록 순번 8 피해자의 검찰 진술, 순번 39 경찰 진술 참조). 만약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한다면, 이 부분은 강압적인 성관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역시 유죄의 의심을 넘어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에 이르지는 못하였다고 판단된다. ㉮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부분의 핵심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인 정황에 비추어 다소 어색한 부분이 확인되고, 두 사람 사이의 이혼 소송 문제로 인해 과장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피해자의 나머지 진술과 2024. 1. 8.자 강간 범행에 관한 진술을 달리하여 구별할 수도 있겠으나, 피해자가 여러 가지 성범죄 피해사실을 함께 고소한 이 사건에서 일부 진술만을 떼 내어 유독 강한 신빙성을 부여할 만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 피해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 집안에 함께 있었던 자녀들(2013년생, 2017년생)은, '아빠가 엄마를 괴롭혀서 엄마 구출 작전을 했다'거나 '엄마가 계속 하지 말라고 하는데, 아빠가 계속 엄마를괴롭혀서 저희가 엄마를 구출작전 했다'고 하여(증거서류목록 순번 32, 33),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일정한 유형력을 행사하였던 것을 뒷받침하기는 한다. 그런데 '괴롭혔다'는 것과 관련하여, 2013년생 자녀는 경찰 조사단계에서 '아빠가 엄마를 못 움직이게 했다. 때린 것은 보지 못했다. 과거에 이렇게 누른 모습을 본 적은 없다'고 진술한다. 나이 어린 자녀들 입장에서 부모 사이 신체 접촉 모습을 처음 보게 되는 경우 이를 성인과 다르게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 자녀들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당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5) 소결론 이 사건은 부부 사이가 유지되던 중에 발생하였다는 점, 사건 당시의 상황을 확인할 다른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 특수성이 있다. 부부 사이의 성적 접촉을 어느 일방의 의사로 형사법의 규율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로 보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평소 부부 관계에 대하여 '피고인은 집에 있을 때는 거의 매일 부부 관계를 원했다. 제가 다 받아주지 않아서 그렇지 받아 줬으면 매일 했을 것이다. 시댁 식구가 있을 때도 해달라고 했고, 받아주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잘 냈다'고 말하고(증거서류목록 순번 39), '피고인과 부부생활을 유지할 때도 내심 내키지 않으면서도 피고인의 성적인 요구를 받아줄 때가 있었다'고 말한다(피해자의 법정진술).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의 성적 접촉이 늘 원만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짐작되고, 부부사이가 유지되던 과정에서 피해자가 내켜하지 않는 성관계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것이어서, 그 중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부터의 것을 폭행 · 협박에 의한 성범죄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징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쌍방이 진행하려던 협의이혼의 실질 의사가 명확하지 않고, 피해당하였다고 지목하는 날과 다른 날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으며, 개개 행위에 있어 피해자의 진술 외에 폭행 · 협박을 분명하게 뒷받침하는 증거 혹은 정황이 다소 부족하다. 이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어느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부부인 상대방이 진정으로 성관계를 원하는지에 대한 소통이 부족하여 빚어진 문제일 가능성이 있고, 기록상 확인되는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가 부부 사이의 강간죄 성립이 인정될 정도 즉,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정도로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
4. 결론
부부 사이의 성범죄 사건은 혼인관계의 실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개별 행위별 폭행·협박의 정도 등 복잡한 사실관계와 법리가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혼인관계의 실질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논리를 구성하며, 각 행위별 폭행·협박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정확하게 적용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 사이에서 발생한 성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