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방식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중대한 범죄로, 그 피해 규모와 사회적 해악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글에서는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수억 원을 편취한 사건에서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였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보이스피싱 사기죄의 성립요건
사기죄의 기본 구성요건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사람을 속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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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5.12.23> |
구체적으로는 거짓말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로 인해 상대방이 스스로 재물을 넘겨주는 일련의 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범행에서는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가 이를 믿고 돈을 송금하는 구조 전체가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합니다.
공모관계의 인정
보이스피싱 범죄는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는 조직 범죄인 만큼, 직접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도 공모에 가담하였다면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속이는 역할, 인출책을 모집하는 역할, 대포계좌를 수집·제공하는 역할 등 각자의 역할이 나뉘어 있어도 전체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실행에 가담하였다면 공모가 인정됩니다.
이처럼 조직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자는 직접 피해자에게 전화하지 않았더라도 사기죄의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2. 접근매체 양수·양도의 위법성
보이스피싱 범행에서는 피해금을 이체하고 인출하기 위해 타인 명의의 통장이나 체크카드, 즉 대포계좌가 사용됩니다.
이러한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에 의해 명백히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구 전자금융거래법(2020.
5.
19.
법률 제172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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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8조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의 양도 또는 담보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3호의 행위 및 이를 알선ㆍ중개하는 행위는 제외한다)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8.12.31, 2015.1.20, 2016.1.27, 2020.5.19>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4. 접근매체를 질권의 목적으로 하는 행위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알선ㆍ중개ㆍ광고하거나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권유하는 행위 |
따라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타인 명의 카드를 취득하거나 전달하는 행위에 가담한 것만으로도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3. 공소시효 정지와 횡령죄 성립
횡령죄의 성립요건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빼돌리거나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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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따라서 피해자로부터 특정 목적을 위해 돈을 맡아 보관하던 중 이를 도박자금이나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투자금 명목으로 교부받아 보관하던 돈을 개인 용도로 소비한 행위가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국외 도피 중 공소시효 정지 여부
피고인 측은 횡령 범행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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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253조(시효의 정지와 효력)
③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신설 1995.12.29> |
이때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은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일 필요는 없으며, 여러 목적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고, 이와 양립할 수 없는 명백한 사정이 없는 한 체류기간 동안 그 목적은 계속 유지된다고 봅니다.
법원의 공소시효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비록 횡령 고소사실을 직접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인적사항도 알려주지 않고 투자금의 극히 일부만 지급한 채 연락을 끊었으며 피해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 횡령 범행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이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 횡령 범행의 공소시효는 정지되었고,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4. 법원의 최종 판단과 결론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인출책을 모집하고, 대포계좌를 수집·제공하면서 피해금을 인출·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출국 전인 2008년에는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도박자금 등으로 소비한 횡령 혐의와, 2012년에는 대출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편취한 사기 혐의도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을 위해 타인 명의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 122개를 양수하거나 양도한 혐의도 포함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였고, 피해 규모가 상당하며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이스피싱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횡령죄와 대출 빙자 사기죄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을 선고하였습니다.
다만 검사가 기소한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 중 일부 18회, 총 약 2억 7,785만 원 상당의 편취 부분은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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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을 판시 2024고단2311 사건의 죄, 판시 2024고단3039 사건의 죄, 판시 2025고단25 사건의 제2죄에 대하여 징역 7년에, 판시 2025고단25 사건의 제1죄에 대하여 징역 4개월에 각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4고단2311 사건의 별지 범죄일람표⑴ 연번 39~55, 62번 기재 각 사기의 점은 무죄. 이 유 범죄사실 2. 사기 |
5. 결론
보이스피싱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횡령 등 복합적인 혐의가 얽힌 사건에서는 공소시효 쟁점, 공모 여부, 증거 충분성 등 다양한 법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당사자 혼자서 이를 모두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각 혐의별 성립요건과 증거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여 불리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중대한 형사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