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타인 소유 물건을 자신의 것인 양 속여 판매하는 사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전자기기를 빌린 후 이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판매하는 경우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인에게 빌린 휴대폰을 자신 소유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사기 사건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사기죄의 기망행위란 무엇인가
기망행위의 의미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속이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며, 이는 재산상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를 의미합니다.
기망행위는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합니다.
어떤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재물편취와 재산상 손해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사기죄의 핵심적인 해석 기준이 됩니다.
|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5.12.23>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2. 실제 사례 – 빌린 휴대폰 판매 사건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지인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린 삼성 갤럭시 폴드3 휴대폰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중고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피해자에게 판매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새로 선물받아서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판매하겠다고 말하면서 120만 원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공소외인에게 휴대폰 개통을 요청하여 빌려 쓰던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해당 휴대폰이 분실이나 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매수했으나, 이후 공소외인이 분실 및 도난 신고를 하면서 피해자는 해당 휴대폰을 되팔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1심과 항소심의 판단
1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인 원심 법원은 피해자가 민법 제249조에 따라 동산인 휴대폰을 선의취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적법하게 사용 및 보관 중이던 휴대폰을 매수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휴대폰을 정당하게 인도받았으므로 권리 실현에 장애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휴대폰에 대한 적법한 처분권한이 있다는 사실은 피해자가 휴대폰을 매수하는 데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처분권한이 없는 피고인에 의해 임의로 처분되는 것이어서 분실 및 도난 신고가 될 경우 이를 되파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해자는 휴대폰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선의취득 가능성과 재산상 손해
대법원은 피해자가 휴대폰을 매수한 후 계속 점유하고 있더라도 이는 분실 및 도난 신고된 휴대폰을 팔 수 없어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권리 행사에 장애가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 소유가 아닌 휴대폰을 자신 소유인 것처럼 말하며 매도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사실상 되팔 수 없는 휴대폰을 매수하게 되었으므로, 선의취득 가능성만을 들어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 대법원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광주 서구 (주소 생략) 건물 1층에 있는 ‘(업체명 생략)’에서 피해자 공소외 1(이하 ‘피해자’라고만 한다)에게 지인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린 ‘삼성 갤럭시 폴드3’을 마치 자신의 휴대전화인 것처럼 말하면서 ‘휴대전화를 새로 선물 받아서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판매하겠다.’고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농협은행 계좌로 120만 원을 송금받아 그 판매대금을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쟁점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가.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매매계약에 따라 이 사건 휴대폰을 사용·보관하고 있던 피고인으로부터 이를 인도받음으로써 민법 제249조에 의하여 동산인 이 사건 휴대폰을 선의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그가 적법하게 사용·보관 중이던 이 사건 휴대폰을 매수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동산인 이 사건 휴대폰을 정당하게 인도받았기에 이에 대한 권리를 실현하거나 그 소유권을 취득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매매계약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휴대폰의 소유자가 공소외 2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사정만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휴대폰 매매대금을 편취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며,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선고 2003도7828 판결, 대법원 선고 2005도1991 판결 등 참조). 한편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다(대법원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해자는 중고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자로, 피고인이 매장을 찾아와 휴대폰을 새로 선물 받아서 기존에 사용하던 이 사건 휴대폰을 판매하겠다고 하자,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사건 휴대폰이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피고인으로부터 이를 매수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휴대폰은 피고인이 공소외 2에게 휴대폰 개통을 요청하여 빌려 쓰던 것으로 피고인 소유가 아니었고, 공소외 2는 피고인이 이 사건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자 분실·도난 신고를 하였다. 3) 피해자는 이 사건 휴대폰을 매수한 후 다시 분실·도난 신고 여부를 조회하였다가 그사이 분실·도난 신고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게 되어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분실·도난 신고로 인하여 결국 이 사건 휴대폰을 매도하지 못한 채 여전히 매장에 보관하며 점유하고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본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휴대폰을 되팔기 위하여 매수하였다. 피고인에게 이 사건 휴대폰에 대한 적법한 처분권한이 있다는 사실은 피해자가 이 사건 휴대폰을 매수하는 데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해당한다. 이 사건 휴대폰이 처분권한이 없는 피고인에 의하여 임의로 처분되는 것이어서 분실·도난 신고가 될 경우 이를 되파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해자는 이 사건 휴대폰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가 이 사건 휴대폰을 매수한 후 계속하여 점유하고 있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을 팔 수 없어 휴대폰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결과이지, 권리 행사에 장애가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였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이 자신 소유가 아닌 이 사건 휴대폰을 자신 소유인 것처럼 말하며 매도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는 사실상 되팔 수 없는 휴대폰을 매수하게 되었으므로, 선의취득 가능성만을 들어 피해자의 소유권 취득 그 밖의 권리실현에 장애가 없다거나 피해자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다. 라. 그럼에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기죄의 기망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김선수(주심) 노태악 서경환 |
3. 이 판결이 가지는 의미
처분권한의 중요성
이 판결은 타인 소유의 물건을 판매할 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가 사기죄 성립에 있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됨을 명확히 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적법한 처분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를 자신의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특히 중고거래에서는 판매자가 해당 물건에 대한 적법한 처분권한을 가지고 있는지가 거래의 핵심적인 판단 기초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선의취득 가능성의 한계
원심은 피해자가 선의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배척했습니다.
선의취득의 가능성만으로는 사기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으며, 실제로 피해자가 완전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분실 및 도난 신고로 인해 휴대폰을 되팔 수 없게 된 상황에서는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4. 결론
타인 소유 물건을 자신의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사기 사건에서는 처분권한 여부, 피해자의 권리 행사 가능성 등 복잡한 법률적 쟁점이 얽혀 있어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사기죄의 구성요건, 기망행위의 범위, 재산상 손해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전문적인 법리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방어 또는 공격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사기 사건에 연루되었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