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D의 집에 몇 차례 머문 사실, 범행 당일 G의 계좌로 30만 원이 입금된 후 D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 피고인이 D으로부터 소액의 돈을 빌린 사실이 인정되는 점, G는 피고인에게 G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와 휴대전화를 주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반면, 피고인은 다른 사건에서 G의 계좌를 이용한 범행을 인정하였음에도 이 사건 경찰 조사에서 G 명의 계좌를 알지도 못하고 접근매체 등을 받은 적도 없다는 등 그 진술을 번복하여 피고인의 진술에 비하여 G의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고 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이 D의 주거지에서 자고 간 적 없다는 D의 진술 및 D 계정 사용자와 피해자가 대화를 주고받은 시간의 흐름이 부합하는 점, D은 피고인에게 전화로 돈을 갚으라고 연락했다고 진술하나 피고인이 D으로부터 소액의 금원을 자주 빌려 D의 변제 요구도 수차례 이루어졌을 것이고 D이 이 사건 당시 돈을 갚으라고 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피고인의 진술은 계좌내역, D의 진술과 모순되는 등 신빙할 수 없는 점, D은 자신에게 개인적인 채무가 있는 사람은 피고인밖에 없다고 진술하였고, G의 계좌를 이용하여 D에게 돈을 송금할 이유가 있는 사람도 피고인밖에 없는 것 으로 판단되며, D의 집에 오는 사람 중 G 명의 계좌를 사용했을 사람은 피고인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 명의 페이스북 계정과 G 명의 계좌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3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공시송달은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 한하여 할 수 있으므로, 기록상 피고인의 집 전화번호 또는 휴대전화번호 등이 나타나 있는 경우에는 그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여 보는 등의 시도를 해 보아야 하고, 그러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6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4도2473 판결,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5도505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제1심이 위법한 공시송달 결정에 터 잡아 피고인이 2회 이상 출석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의 출석 없이 심리 · 판단하였다면, 이는 피고인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는 위법하고,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직권으로 제1심의 위법을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원심으로서는 다시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4. 4. 선고 2014도123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23. 10. 27. 공소장부본을 직접 수령하고, 2023. 10.27. 원심 제1회 공판기일, 2023. 11. 14. 원심 제2회 공판기일까지 출석하였으나, 2023.12. 7. 자 해외여행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2024. 1. 9. 원심 제3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한 사실, ② 원심은 서울관악경찰서에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주소 및 휴대전화번호로 소재탐지촉탁을 하였으나, 2024. 2. 16. 위 경찰서로부터 '대상자는 부재중이고, 현관문 앞에 부재중을 알리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여러 장 붙어있었으며, 인적사항조회 시 주소지는 동일하나 지속하여 부재중이다. 소재탐지촉탁서에 기재된 대상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하였으나 정지된 상태이다.'라는 취지의 소재탐지촉탁을 회신받은 사실, ③ 피고인은 2024. 3. 12. 원심 제4회 공판기일, 2024. 4. 26. 원심 제5회 공판기일에 불출석한 사실, ④ 원심은 2024. 11. 6. 피고인에 대한 송달을 공시송달로 할 것을 결정하고, 이후 2024. 11. 26. 원심 제6회 공판기일부터 2024. 12. 17. 원심 제7회 공판기일까지 피고인이 모두 불출석하자 2025. 1. 17. 원심 제8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의 출석 없이 선고기일을 진행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실, ⑤ 검사는 위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주소로 '서울 관악구 O건물, P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번호 1 생략)'가 기재되어 있는데, 피고인에 대한 2021. 10. 14.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자택 전화번호로 '(전화번호 2 생략)',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번호 3 생략)',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 1 생략)'가 기재되어 있고, 2022. 4. 18.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직장 전화번호로 '(전화번호 4 생략)',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번호 5 생략)',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 2 생략)'가 기재되어 있으며, 2022. 6. 14. 경찰 진술조서에는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번호 6 생략)'가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원심은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에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주소지와 휴대전화 번호 외에 위 휴대전화, 자택 및 직장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로 연락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으로서는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에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전화번호 내지 이메일 주소로 연락하여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다고 단정하여 곧바로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선고한 이상, 이는 피고인에게 출석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되어 그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여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6. 28.경 수원시 팔달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의 주거지에서, D 명의로 가입된 페이스북 계정에 닉네임 'E'로 접속하여 소액대출 광고글을 게시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 F에게 '대출 공증서 대금 명목으로 G 명의의 H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 30만 원을 입금해주면 연 4.5%의 이율로 300만 원을 대출해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할 의사로 위와 같은 거짓말을 하였을 뿐,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G 명의의 H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30만 원을 입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G가 피고인에게 2021. 6.경 자신의 계좌를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D의 집에서 몇 차례 머문 사실, G의 계좌로 피해금이 입금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D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 피고인이 D으로부터 돈을 빌린 적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D의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나, ① 피고인은 G의 계좌를 관리한 사실이 없고 D의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하여 페이스북이나 I 계정에 접속한 사실이 없다고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다툰 점, ② 'E'라는 닉네임으로 피해자와 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21. 6. 27. 15:22경이고 이후 I 오픈채팅방으로 이동하여 같은 날 21:00경까지 대화가 이어지다 다음날 09:50경부터 I 오픈채팅방에서 대화가 다시 이루어진 점(기록에 의하면 경찰은 I 대화 당시 ip주소가 D의 주거지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③ D은 피고인이 자신의 집에서 자고 간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D의 집에서 잠을잔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D에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오전부터 D의 집을 찾아가 머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④ D은 수사기관에서 '제 집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피고인이나 피고인 일행인 사람이 그랬을 것이다'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 외의 다른 사람이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하였을 가능성에 대하여도 언급한 점, ⑤ G, D, J은 서로 알고 있는 사이로 보이고 위 사람들 사이에 금전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든 사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범행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의 정도를 넘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도329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기망행위를 직접 하였다거나 이에 가담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 범행은, ① D 명의로 가입된 닉네임 'E'의 페이스북에 소액대출 광고글을 게시하여 피해자가 이를 보고 연락하면, ②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에게 페이스북메시지로 I 오픈채팅 1:1 대화방 주소를 알려준 다음, ③ 기망행위자는 D 명의 I 계정을 사용해 위 오픈채팅 대화방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한 뒤, ④ 피해자로부터 G 명의 H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받고 송금받은 돈을 D 명의 계좌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돈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일련의 기망행위를 하거나 이에 가담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나) 피고인이 'E'의 페이스북에 소액대출 광고글을 게시하였거나 이에 가담하였는지 여부
먼저 D 명의로 가입된 닉네임 'E'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소액대출 광고글을 게시한 자가 피고인인지 본다. 페이스북 계정의 가입자인 D은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이 위 게시글을 올려서 범행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나, D이 위 게시글이 어떤 경위로 누구에 의하여 게시된 것인지에 관하여 명확히 진술한 부분이 확인되지 않고, 피고인은 위 소액대출 광고글에 관하여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할 뿐이다. 또한 기록상 위 소액대출 광고글의 원문을 찾을 수 없고, 피고인이 위 광고글을 게시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 또한 확인되지 않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기 위한 수단인 위 게시글을 올린 기망행위자가 피고인인지 여부를 알 수 없다.
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여 기망행위를 하였거나 그러한 연락을 통한 기망행위에 가담하였는지 여부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직접 연락하여 일련의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이러한 연락을 통한 기망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기록상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와 연락할 당시 사용한 페이스북, I의 IP주소를 추적한 증거자료는 확인되지 않으나, 경찰 조사 당시 경찰관이 D과 피고인에게 질문한 내용에 의하면, 위 페이스북, I의 IP주소는 D의 주거지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5쪽, 순번 19번 2권 71쪽). 이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 있어서 피해자와 직접 연락을 한 기망행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직접 기망행위를 실행한 자라고 볼 수 없다.
㉮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 방문한 적이 있는지에 관하여, D은 '2021. 5. 내지 6. 중으로 피고인을 자주 만났었는데, 그때 저희 집으로 피고인이 왔었던 적이 있다. 자고 간 적은 없는데 늦게까지 있었던 적은 있다.'(증거기록 순번 19번 2권 72쪽), '피고인과 한참 만났을 때 한 달에 거의 절반은 만났고, D 자신의 집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7쪽)는 취지로 진술하고, 피고인도 'D의 집에 2번 정도 방문했다'(증거기록 순번 2번 1권 47쪽, 순번 20번 2권 85쪽), 'D의 집에 3, 4번 정도 갔었다. 집에 한 번 갈 때마다 1~2시간 머물렀고, 바로 집에 갔다.'(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7쪽)는 취지로 진술한다. 이에 피고인이 D의 주거지에 방문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과 D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에 방문한 것인지 그 구체적인 날짜는 알 수 없다.
㉯ 또한, 피해자와 기망행위자의 연락 내용에 의하면, ㉠ 2021. 6. 27. 15:22경 피해자가 'E'에게 처음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전송한 사실, ㉡ 같은 날 16:04경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에게 답장하고, 한동안 연락이 없던 사실, ㉢ 같은 날 20:35경 피해자가 대출이 안 되는지 묻자,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에게 I 오픈채팅 대화방 링크를 전송한 사실, ㉣ 같은 날 20:38경 피해자가 기망행위자에게 I 오픈채팅 대화방으로 연락하고, 곧바로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에게 답장하여 21:06경까지 대출 관련 대화를 지속한 사실, ㉤ 2021. 6. 28. 09:50경부터 09:58경까지 기망행위자와 피해자가 개인대출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I 대화를 나누고, 다시 10:39경부터 11:45경까지 I 대화를 지속한 사실, ㉥ 같은 날 15:54경 업무를 마친 피해자가 기망행위자에게 재차 연락하고, 16:20경까지 대화를 지속한 뒤 피해자가 G 명의 계좌로 피해금을 송금하자 기망행위자가 피해자를 대화방에서 내보냄으로써 대화가 종료된 사실이 인정된다(증거기록 순번 14번 2권 9쪽, 순번 15번). 위와 같은 대화 시간에 비추어 보면 기망행위자와 피해자는 피해자가 연락하면 기망행위자가 곧바로 답장하는 형식으로, 2021. 6. 27.에는 15:22경부터 16:04경까지, 20:35경부터 21:06경까지, 2021. 6. 28.에는 09:50경부터 09:58경까지,10:39경부터 11:45경까지, 15:56경부터 16:20경까지, 약 5회 대화가 지속되었고, 짧게는 약 8분부터, 길게는 약 1시간 6분 동안 대화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피고인은 'D 집에 2번 정도 방문하였을 당시 첫 번째는 J과 같이 점심쯤 가서 한 2시간 정도 머물다 나왔고, 두 번째는 G, J과 같이 밤 12시쯤 가서 30분가량 머물다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순번 20번 2권 85, 86쪽), D은 '피고인이 늦게까지 있었던 적은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나(증거기록 순번 19번 2권 72쪽), 피고인이 D의 주거지 내에서 장시간 머물렀다거나, D의 주거지에 D 없이 방문하거나 머무른 적이 있다거나, 이틀 연속 온 적이 있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진술하지 않는바,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대화가 이루어진 시간, 대화의 횟수가 진술을 통해 확인되는 피고인의 D 주거지 방문 횟수, 시간과 부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더욱이 D은 'D 자신이 씻는 동안, 피고인이 D의 계정이 자동 로그인되어있는 D의 컴퓨터를 만져 이 사건 범행을 하였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는데(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0쪽, 순번 19번 2권 73쪽),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대화는 상당한 시간 지속된 점, D의 주거지가 약 11평의 원룸이어서 비밀성이유지되는 공간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순번 20번 2권 86쪽), 기록상 D과 피고인이 공범이어서 위와 같은 범행이 D의 주거지 내에서 D의 묵인 내지 동조 아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볼 만한 자료 내지 진술 증거도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D은 '전화로 했을 때 (피고인이) ' 계좌 보내주세요' 해서, 돈을 갚은 것으로 생각했고, 얼추 금액이 맞아서 피고인이 저에게 돈을 갚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5쪽) 기망행위자가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고 G 명의 계좌 관리인이 D에게 돈을 송금할 당시 피고인과 다른 장소에 있음을 전제로 진술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이씻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원룸 안에서 D이 모르게 D의 계정으로 피해자와 연락하여 기망행위를 하는 상황은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
㉱ 특히 수사기관은 이 사건 범행이 이루어질 당시 I, 페이스북 계정의 IP주소가 D의 주거지라고 특정한 것으로 보임에도, 기록상 이 사건이 발생할 당시 피고인, D 등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행적에 관한 조사(진술 조사, 발신기지국 추적 등)가 이루어진 바 없다.
②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 없었더라도, 피고인과 공범인 제3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기망행위를 하였다면 피고인은 사기의 죄책을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 D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는 '피고인 또는 피고인 일행이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D 자신은 이 사건 범행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며, G 및 피고인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도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전혀 모른다'는 것이므로, 진술 증거들에 의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 있던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고, 기록상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서 피해자와 연락한 '기망행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 점, ㉯ D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직접 기망행위를 한 '기망행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상, 그 '기망행위자'와 피고인이 공범인지 여부 또한 알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공범으로서 가담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점, ㉰ 한편 기록상 확인되는 관련 인물인 J은 이 사건 범행이 발생한 시점 무렵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고인과 동거한 자로, D과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J은 피고인과 함께 D의 주거지에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증거기록 순번 19번 2권 71쪽, 순번 7번 1권 99쪽, 순번 20번 2권 85, 86쪽), 2022. 4. 29.경부터 2022. 4. 30.경까지 피고인 등과 페이스북에 대출 광고글을 올려 연락한 사람들에게 대출한도를 알아보는 데 필요하다며 돈을 교부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금을 편취하였다는 등 이 사건과 유사한 대출 관련 기망 수법을 이용한 범죄사실로 처벌받고 그 형이 확정되기도 하였는데(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고단3055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노1524 사건), J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고, 피고인, D, G의 J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도 확인되지 않는 등 J, D,G 및 피고인 등의 인적 관계 내지 금전 관계, 이 사건 발생 전후의 행적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J 등이 피고인의 공범이자 단독의 '기망행위자'일 가능성 등을 함부로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 당시 D의 주거지에서 범행을 한 제3자가 누구인지, 그 제3자가 피고인과 공범인지 등을 알 수 없는바, 피고인이 공범으로서 이 사건 사기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한편, ㉮ G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에 의하면(조회기간 2021. 6. 8.부터 2021. 7. 5.까지), 2021. 6. 21.부터 G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은 수초 내지 수분 내 피고인 명의 계좌로 이체되는 사실이 확인되는 점(증거기록 순번 17번 32 내지 34쪽), ㉯ G는 '2021. 6. 중순 내지 말경부터 피고인에게 핸드폰, 유심 등 모든 접근매체를 넘겼다'고 진술하고(증거기록 순번 1번 1권 30쪽), 거래내역에 의하면 G 명의 계좌에서 생활비로 인출된 돈은 피고인으로부터 별도로 입금받은 뒤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점, ㉰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은 G 명의 계좌로 입금되자마자 곧 D의 계좌로 인출되고, D의 진술 및 D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D으로부터 돈을 빌린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순번 7번 1권 91, 102쪽, 순번 19번 2권 70쪽), ㉱ G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작업 대출 손님을 페이스북으로 구해서 그 손님에게 대출을 해주는 대신 공증비 내지 서류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상담하여 그 돈을 G 명의 계좌로 입금받고 피고인이 말하는 계좌로 다시 이체하는 범행 방식'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증거기록 순번 1번 1권 35쪽), ㉲ 피고인의 진술은 D과 채무 관계에 있어 번복되고(증거기록 순번 3번 1권 58쪽, 순번 7번 1권 90, 95쪽, 순번 20번 2권 88쪽), 접근매체 관리에 대한 G의 진술과 배치되는 등(증거기록 순번 1번 1권 49쪽, 순번 3번 1권 60쪽, 순번 7번 1권 92, 93쪽, 순번 20번 2권 88쪽) 신빙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기는 한다.
그러나 ㉮ G는 다른 사건에서 '대부장'에게 J과 G 명의의 각 신분증, 전화번호, 계좌번호, 피고인 명의 신분증, 계좌번호를 전달하였다고 진술하여(증거기록 순번 1번 1권 37쪽) 위 정보를 공유받은 다수의 사람들이 당시 J, G, 피고인 명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은 G가 피고인에게 접근매체를 넘겼다고 진술한 부분에 관하여 'G가 J이 무서워서 피고인이 한 것이라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G는 피고인이 보는 앞에서 오산 피고인의 집에서 J에게 접근매체를 줬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순번 20번 2권 88, 89쪽), G 명의 계좌 거래내역에 관하여 'J이 처벌받지 않기 위해 피고인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G 계좌가 곧 차단될 것 같아서 피고인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며(증거기록 순번 4번 1권 71쪽), 달리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을 배척할만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 점, ㉰ 피고인은 다른 공범들과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한 대출 관련 기망행위로 형사처벌받고 그 형이 확정된 사실이 있으나(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고단3055 사건), 위 사건에서 사용된 피고인이 알고 있는 범행 방식이 이 사건에도 사용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려운 점과 별개로, 피고인의 기망행위 가담 여부를 알 수 있는 직접 내지 간접 증거가 부족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망행위 당시 피고인이 그 기망행위 장소에 있었는지 여부, 이 사건에 관한 공범이 존재하였는지 여부 등을 알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위 의심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구체적인 기망행위를 주도하였다거나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
위 제3.의 가.항의 기재와 같다.
2. 판단
위 제3.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