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당초 매매계약상으로는, 피고인이 아파트를 담보로 B로부터 대출받은
9,000만 원을 상환할 수 있게 매수인이 피고인에게 중도금 조로 위 금액 상당액을 지급하면 피고인이 매수인에게 위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 주되 매수인으로부터 잔금으로 3,000만 원의 현금을 추가로 지급받기로 하면서 부동산중개업자인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등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까지 맡겨놓았는데, 위 매매계약 체결 이후 매수인의 요구로 중도금 없이 잔금을 지급받기로 계약내용이 변경되면서 피고인이 B에 대한 대출금이자를 위 중도금지급기일부터 잔금지급기일까지 추가로 부담하게 되자, 피해자가 잔금지급기일에 피고인이 매수인으로부터 받을 현금에서 변제받기로 하면서 이 사건 금원을 빌려준 것인데, 피고인이 개인적 사정으로 잔금지급기일에 나가지 못함에 따라 위 매매계약상 매도인으로서의 의무를 이 행하지 못하고 잔금도 지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피해자에게 이 사건 금원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 차용 당시에는 위와 같이 매수인으로부터 받을 잔금으로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을 뿐더러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인중개사인 피해자 C을 통해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중도금 지급절차를 생략하기로 계약 내용을 변경하였고 그 과정에서 2022. 12. 14.경 불상지에서 피해자로부터 전화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이를 승낙하면서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금 중 일부라도 상환하여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싶다, 피해자의 중개로 매도하게 된 아파트 잔금기일인 2023. 2. 15. 상환할테니 25,000,000원을 빌려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대부업체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하거나 잔금 지급기일에 피해자에게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의 D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5,000,000원을 송금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먼저 돈을 빌려주고 잔금날 상환할 것을 제안하자 피고인이 이를 승낙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대출금 이자 때문에 돈이 급하게 필요한 것처럼 말하였으나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실제로는 대출금 상환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잔금 지급기일에 나타나지 아니하여 결국 피고인 소유의 아파트가 경매에 넘겨지게 되면서 피해자가 차용금 회수를 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적어도 묵시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빌려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도311 판결 등 참조).
(2) 인정되는 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2022. 12. 이전에 피해자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세금 관련 문제를 문의하면서 피해자를 알게 되었는데, 그 후 교류가 없다가 2022. 12. 초순경 피해자에게 피고인 소유의 화성시 E아파트 F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매매중개를 의뢰하였다.
(나) 이 사건 아파트에는 주식회사 G의 채권최고액 275,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전세금 500만 원의 전세권설정등기와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 1,500만 원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는데,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위 아파트를 담보로 한 실제 채권액을 파악하였는데, G의 담보채권액은 2억 5,000만 원이었고, B에 전화하여 문의한 결과 담보채권액이 1억 원 가량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은 2022. 12. 13. 19:00경 피해자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매수인 H 등(이하 'H 등'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대금 390,000,000원에 H등에게 매도하되, 계약금 4,000만 원은 계약일에, 중도금 9,500만 원은 2022. 12. 20.에, 잔금 2억 5,500만 원은 2023. 2. 15.에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H 등으로부터 중도금을 받으면 B의 전세권설정등기와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모두 말소하고 H 등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하는 특약을 기재한 다음, H 등으로부터 계약금 4,000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위 계약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는 다운계약서이고 위 계약서보다 대금이 4,000만 원 가량 많다'고 진술하였다.
(라) 피고인과 피해자는 2022. 12. 14. 12:52경까지도 위 중도금 지급기일인 2022. 12. 20. H 등의 개인일정을 이유로 시간을 10시에서 11시로 변경하자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 후 같은 날 저녁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전화로, 중 도금 없이 잔금지급기일에 중도금과 잔금을 한꺼번에 지급하고 피고인은 그 때 이 사건 아파트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모두 말소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하자고 제안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동의하였다.
(마) 그 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같은 날 19:05경부터 2022. 12. 19.경까지 아래와 같은 순서와 내용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은 실제 대화를 생략한 부분임).
(바) 피고인은 2022. 12. 14. 20:46 피해자로부터 2,500만 원을 송금받은 다음 사업을 같이 하기로 한 친구의 어머니인 J의 계좌로 그 날 송금하였다.
(사)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니까 피고인이 그때 계약조건 변경에 동의한다고 이야기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 '2022. 12. 15 오전에 B에 전화 걸어 피고인이 대출금을 상환했는지 물어보았으나 상환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날 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전화해 달라고 하여 통화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아) 피고인은 잔금 지급기일 1주일 전부터 피해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집에도 없었으며 잔금지급기일에도 부동산중개업소에 나오지 않아서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은 무산되었는데, 피고인은 경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어차피 계약이 성사된다 해도 계산을 해 보니 채무를 갚는 데에는 역부족이었고, 전화요금을 내지 못해서 전화번호도 정지되었으며 살던 집에서도 나가게 되고 가족도 뿔뿔히 흩어지는 힘든 상태여서, 머리도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서 그냥 처한 상황을 모두 내려놓고자 하다보니 잔금지급기일에 나가지 않은 것이고, 그 때 나가서 최대한 빚을 변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것 같아 후회한다'고 진술하였다.
(자) 이 사건 아파트는 2023. 3. 6. 채권자 B의 신청으로 임의경매가 개시되어 2023. 11. 28. 낙찰되었는데, 2023. 5. 11. 기준으로 주식회사 G에 대한 담보채권액은 248,370,378원이었고, 위 경매절차에서 피해자도 가압류권자로서 750만 원 내지 800만 원 사이의 금액을 배당받았는데, 피해자는 당심에서, '위 아파트는 5억 원 초반의 가격에 낙찰되어 피해자도 이 사건 피해금액 전액을 배당받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피해자가 선임한 법무사의 실수로 750만 원 내지 800만 원 사이의 금액만 배당받았다'고 진술하였다.
(3)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 2,500만 원을 잔금지급기일에 피해자에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 C이 제출한 고소장에 '피고인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잔금 지급기일에 잠적한 행위는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전을 편취한 것'이라는 기재부분, 피해자가 경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피고인이 대출금을 상환한다고 해서 돈을 빌려준 것인데, 대출금을 갚지도 않았기 때문에 피고인이 처음부터 돈을 편취할 생각으로 차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한 부분, 피해자가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돈을 상환하지 않았고 잔금일에도 안 나타났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속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B의 전세금이 500만 원, B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 각 채권최고액 합계가 1억 3,500만 원이고,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피고인이 H 등으로부터 중도금 지급기일인 2022. 12. 20. 중도금으로 9,500만 원을 받으면 위 전세권과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고 H 등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약정하였으므로, B의 담보채권액은 9,500만 원 상당, 혹은 피해자가 당심 법정에서 진술한 대로 1억 원 가량일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22. 12. 13.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위와 같이 2022. 12. 20. 중도금 9,500만 원을 지급받아 B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할 생각이었는데, H 등의 요구로 매매계약이 변경된다면, 2022. 12. 20. 중도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잔금지급기일인 2023. 2. 15. 중도금과 잔금을 같이 지급받게 되고, 그에 따라 중도금 지급기일인 2022. 12. 20.부터 잔금 지급기일인 2023. 2. 15.까지 B에 대한 이자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이자액이 300만 원이 된다고 호소하였던 점, 피해자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계약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는 다운계약서이고 위 계약서보다 대금이 4,000만 원 가량 많다는 것인바, 피고인은 잔금 지급기일인 2023. 2. 15.에 H 등으로부터 매매대금 잔금으로 현금 4,000만 원을 지급받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위 돈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변제받을 생각으로, 피고인에게 B에 대한 이자나 원금을 일부 상환하라는 취지로 이 사건 돈인 2,500만 원을 대여해 주겠다고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도 이 사건 매매계약 변경에 동의한 점, 피해자는 피고인이 위 돈으로 B에 대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사건 다음날인 2022. 12. 15. 오전에 알았는데, 연체가 없음을 증명하라고 H 등이 요구한다고 피고인에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피고인이 '잔금 받을 것이 있는데 왜 H 등이 위와 같은 증명을 하라고 하느냐'면서 반발하자 피해자는 피고인을 달랬을 뿐, 피고인이 왜 약속과 달리위 돈으로 대출을 상환하지 않았느냐고 따져묻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위 2,500만 원으로 B에 대한 대출금 중 일부를 상환하지는 않았으나, 피해자 입장으로서는 잔금지급기일에 피고인이 H 등으로부터 받을 잔금 4,000만 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을 변제받으면 되기 때문에 피고인으로부터 위 돈을 변제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위 잔금지급기일에 나가 잔금 중 현금 4,000만 원을 지급받았더라면 피해자에 대한 이 사건 차용금 2,500만 원은 충분히 변제할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아파트가 5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어 위 경매절차에서 그 각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전세권설정등기의 피담보채무가 모두 변제되었으며,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이 사건 차용금까지 전액 변제될 수 있었다는 것인바, 이 사건 차용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 2,500만 원을 피해자에게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정신적 이유로 잔금지급기일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변소가 선뜻 납득되지는 않지만, 이 사건 계약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인감도장과등기권리증까지 모두 맡긴 상태에서, 피고인이 잔금지급기일에 나타나지 않음으로 인한 피고인의 경제적 이익은 기록상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잔금지급기일에 나타나 지 않음으로서 피고인은 경제적 불이익을 입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금원을 차용할 당시에 잔금지급기일인 2022. 2.15.에 나가지 않겠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었을 만한 경제적 동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 작성의 고소장과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에게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에 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