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업무 처리 과정에서 사문서위조나 횡령 혐의를 받는 사례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체 간사로 근무하던 직원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횡령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 판결을 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각 범죄의 성립 요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문서위조죄는 형법 제231조에 따라,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 명의의 문서나 도화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231조(사문서등의 위조ㆍ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핵심은 ‘행사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과 ‘타인 명의의 문서를 권한 없이 작성했다’는 객관적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비록 타인의 이름으로 문서를 작성하였더라도, 그 타인으로부터 위임이나 승낙이 있었다면 위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위임 또는 묵시적 승낙이 있는 경우
문서 작성 권한을 명시적으로 위임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 위임받은 경우에도 사문서위조죄의 ‘위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업무를 전담하던 직원이 오랫동안 해당 명의로 문서를 작성해 왔고 그 과정에서 책임자의 묵인이나 위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 위조의 고의가 없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문서위조죄의 성립 여부는 단순히 문서에 기재된 이름이 누구인지보다는, 문서 작성 권한이 실질적으로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위조사문서행사죄의 성립 요건
위조사문서행사죄는 형법 제234조에 따라, 위조된 문서를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사용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234조(위조사문서등의 행사) 제231조 내지 제233조의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행사한 자는 그 각 죄에 정한 형에 처한다.
이 죄는 사문서위조죄와 마찬가지로 행사의 고의가 필요하고, 위조 문서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제출하거나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위조사문서행사죄 역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2. 횡령죄의 성립 요건
횡령죄의 기본 구조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라,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여기서 ‘보관’이란 위탁 관계에 기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점유하는 상태를 의미하고, ‘횡령’이란 그 재물을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불법으로 처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따라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하고, 그 재물을 불법으로 처분하려는 의사, 즉 횡령의 고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횡령 고의의 판단 기준
횡령죄에서 고의는 재물이 타인 소유임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임의로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행위자가 해당 금원의 성격을 오해하여 자신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인식한 경우라면, 횡령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원금 등의 법적 성격이 불분명하거나 그 귀속 주체에 대한 인식에 혼란이 있었던 경우에는 횡령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특정 사단법인 김포시지부에서 간사로 근무하면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업무를 담당해 왔습니다.
피고인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서류에 당시 실질적인 지부장 역할을 했던 전임 지부장의 이름을 기재하고 법인 도장을 날인하여 제출하였으며, 이후 해당 지원금 일부를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횡령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오랫동안 사단법인 업무 전반을 혼자 처리해 왔고, 전임 지부장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위임하였던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지부장 교체 시기에도 피고인이 누구의 이름을 기재해야 할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기존 방식대로 전임 지부장 이름을 기재한 것으로 보았고, 이 사건 지원 신청 자체에 대해서도 지부장의 묵시적인 위임이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횡령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일자리 안정자금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이를 근로자 개인인 자신에게 지급되는 급여 보전 목적의 금원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이 해당 지부의 유일한 직원으로서 그러한 인식 하에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에게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횡령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5. 1. 1.경부터 2021. 6. 18.경까지 김포시 B, 3층에 있는 사단법인 C김포시지부에 입사하여 간사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D은 2013. 1.경부터 2018. 12.경까지 위 사단법인의 지부장이었던 사람이며 2020. 7. 9.경부터는 E이 위 사단법인의 지부장을 맡게 되었다. 가.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20. 10. 20.경 위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 사무실에서, 검정색 볼펜을 사용하여 근로복지공단 부천지사에 일자리 안정 자금을 신청에 필요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요건 준수 확인서의 공란으로 비워둔 날짜 란에 '2020', '10', '20'이라고 각 기재하고, 신청인(사업주)란에 'D'이라고 기재하고 그 이름 옆에 피고인이 미리 가지고 있던 위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의 법인도장을 날인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장 명의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요건 준수 확인서' 1장을 위조하였다. 나.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가항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가항 기재와 같이 위조한 가입신청서를 그 사실을 모르는 성명불상의 근로복지공단 부천지사 직원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팩스를 이용하여 제출함으로써 행사하였다. 다. 횡령 피고인은 2018. 4. 16.경 가항 기재와 같은 장소에서 근로복지공단 부천지사로부터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 명의 F은행 계좌로(계좌번호 1 생략) 일자리 안정자금 130,000원을 송금받아 이를 피해자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를 위해 보관하던 중, 2018. 4. 26.경 피고인 명의의 F은행 계좌로(계좌번호 2 생략) 송금받아 임의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6. 25.경까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31회에 걸쳐 합계 4,930,223원을 송금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2. 판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 피고인이 2020. 10. 20.경 작성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요건 준수확인서의 신청인(사업주)란에 'D'이라고 기재하고 사단법인 C 김포시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고 한다)의 법인도장을 날인한 사실, 2020. 10. 20.경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이 E이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2015. 1. 1.경부터 계속하여 이 사건 지부의 간사로 근무하면서 실무적인 일을 혼자서 해왔던 점, 피고인은 2018. 3. 28.경부터 이 사건 지부 명의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였는데 당시 지부장이던 D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위임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D은 검찰조사 시 일자리 안정자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등과 관련한 아무런 말을 듣지 못했으며 지원금을 받은 사실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는데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보고를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진술하다가 피고인으로부터 일자리 안정자금이 있으니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얘기를 듣고 좋은 제도가 있으면 처리하라고 말한 적이 있고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하여 피고인과 상의하고 의논도 했다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이 검찰조사 시의 진술과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차이가 나는 이유가 명확치는 않으나 D이 이 사건 지부 운영과 관련한 실무적인 부분에는 관여하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에 대하여는 상세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경우 D에게 구두보고를 자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시 피고인이 D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과 관련한 내용을 보고하였고 D이 이를 피고인에게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그 이후에도(2019. 2. 25.경, 2019. 11. 25.경,2020. 1. 31.경)에도 일자리 안정자금 관련 서류들에 D을 기재하였는데 위와 같은 시기는 이 사건 지부에 지부장이 없이 직무대행체재가 유지되고 있던 시기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누구를 기재해야 할지 몰라 기존 지부장인 D을 계속하여 기재하여 온 것 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인식은 2020. 10. 20.경 당시에도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E에 대한 임명장이 2020. 6. 10.자로 되어 있기는 하나 당시 피고인이 E이 정식으로 지부장이 되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2020. 9. 15.경이 사건 지부가 G단체로부터 제명되는 등 계속하여 혼란이 지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할 당시 이 사건 지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요건을 준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지부의 입장에서는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자체에 대하여는 이 사건 지부장의 묵시적인 위임이 있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사문서위조및 위조사문서행사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 횡령의 점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의 목적은 최저임금 인상 시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안정적 사업운영을 지원하고 근로자의 고용안전을 위하여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신청하도록 하는 것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은 사업주가 해당 지원금을 사용하는 것은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이 반드시 근로자 개인에게 지급되어야 할 성질의 금원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에 관련하여 D의 위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사업주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반드시 근로자 개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지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성격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여 일자리 안정자금이 근로자의 급여 보전을 목적으로 근로자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목적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였으며 그러한 인식하에 이 사건 지부의 유일한 직원에 해당하는 피고인이 일자리안정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횡령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이와 같이 사문서위조나 횡령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서 고의 여부나 위임 관계의 존재 등을 입증하는 것은 법률 전문 지식 없이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매우 어렵고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범죄 성립 요건 중 결여된 부분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횡령 등의 혐의를 받게 된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