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에 컨테이너박스나 철조망을 설치해 인근 주민들의 통행로를 막는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신의 토지 위에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여 농로를 막은 행위가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된 실제 사례를 통해 그 성립요건과 법원의 판단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반교통방해죄는 형법 제185조에 규정된 범죄로, 육로·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하거나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이 범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민사 분쟁으로 생각하고 자력으로 통행로를 막았다가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 일반교통방해죄의 핵심 성립요건
육로의 의미와 범위
형법 제185조에서 말하는 ‘육로’란 반드시 지적도상 도로로 등록된 토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일반 공중의 왕래에 이용되고 있는 육상의 통로라면 토지의 소유관계, 통행 권리관계, 통행인의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모두 육로에 해당합니다.
즉, 지적도상 농지나 임야로 분류된 토지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 주민들이 통행로로 이용해 왔다면 형법 제185조의 육로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
중요한 점은 해당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이미 공중의 통행에 이용되고 있는 도로를 막으면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지 소유권은 민사적으로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행사 방법이 형사적으로 금지된 방법이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분쟁이 있더라도 법원에 통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고, 직접 장애물을 설치하는 방법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범죄 완성 시점과 고의의 의미
일반교통방해죄는 교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발생하는 순간 범죄가 완성됩니다.
따라서 실제로 피해자가 통행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장애 상태가 만들어지면 처벌이 가능합니다.
또한 교통방해의 고의는 자신이 설치하는 장애물이 다른 사람의 통행을 막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위를 한 경우에 인정되며, 반드시 통행을 막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자신의 아들 등이 경매로 취득한 토지를 관리하던 중, 해당 토지를 가로지르는 통행로가 지적도상 도로 부지가 아님을 확인하고 컨테이너박스와 쇠말뚝, 철조망 등을 설치하여 통행로 대부분을 막았습니다.
문제가 된 통행로는 이미 19년 이상 인근 주민들과 성묘객들이 차량과 경운기를 이용해 통행해 온 사실상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인근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장애물을 설치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육로 해당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해당 통행로가 19년 이상 인근 주민들과 성묘객들이 실제로 이용해 온 점, 피고인이 토지 관리를 시작할 당시 이미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었던 점, 지적도상 지목이나 경계가 아닌 사실상의 이용 여부로 육로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통행로가 형법 제185조의 육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측량경계대로 울타리를 설치하겠다’는 안내판을 게시한 사정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통행로의 공공성이 소멸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범행 이후 인근 주민들이 우회로를 개설한 사실도 이미 성립된 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교통방해 고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통행로의 폭 전체를 가로막는 대형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여 차량과 경운기의 통행이 완전히 불가능하게 만든 점, 피고인 스스로 경찰 조사에서 주민들이 이용하는 사실을 알면서 설치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교통방해의 고의를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주 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1) 광주시 C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중 통행로로 사용되던 부분(이하 '이 사건 통행로'라 한다)은 형법 제185조에서 정한 육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이 사건 토지는 지적도상 '답' 또는 '전'으로 분류된 농지이고, 이 사건 통행로를 인근 토지소유자들이 통행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토지 소유자가 개인적으로 이를 사용하면서 부수적으로 타인의 통행을 묵인한 것에 불과하였는데 2020년경부터는 안내문을 부착하여 그와 같은 묵인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였으며, 이 사건 이후에는 인근 주민들이 스스로 우회로를 개설하여 이용 중이므로, 이 사건 통행로는 육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인은 사유지를 적법한 경계 내에서 관리하려 이 사건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였던 것으로서 교통방해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기존 도로를 침범하지 않았고, 교통을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는 적어도 2004년경부터 인근 주민들의 농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2023년 4월경 이 사건 토지 부분에 컨테이너박스 등을 설치하여 농로의 대부분을 막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인근 주민들 사이에 이 사건 토지 부분을 농로로 사용하는 것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법률이 정한 사법절차를 통하지 않고 실력행사로 나아가 위 농로의 대부분을 막은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교통을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법리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공중의 교통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서의 '육로'라 함은 사실상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으로서 그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권리관계 또는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을 가리지 않으며, 그 부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 도로의 중간에 장애물을 놓아두거나 파헤치는 등의 방법으로 통행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6903 판결 등 참조). 또한 일반교통방해죄는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교통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발생하면 바로 기수가 되고 교통방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7545 판결 참조). 2) 육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행로는 형법 제185조에서 정한 육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D 등 이 사건 토지의 인근 주민들(이하 '인근 주민들'이라 한다)은 광주시 K 토지 등에 농막 등을 설치하여 생활하고 있는데, 이 사건 통행로는 인근 주민들이 자신들의 토지와 농막 등으로 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길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2004년경 이전부터 이 사건 통행로로 차량이나 경운기 등을 운행하며 이를 통행에 사용하여 왔고, 성묘객들도 성묘를 위해서 이 사건 통행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진을 보면, 2004년 9월경 이미 이 사건 토지를 지나는 이 사건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고, 그 이후부터 이 사건 범행시인 2023년 4월경까지 약 19년간 이 사건 통행로의 위치에 변화가 없다. ○ G, L, 피고인의 아들 B는 2018. 5. 10. 이 사건 토지 중 각 1/3 지분을 경매절차에서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피고인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면서 관리하여 오고 있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관리를 시작한 시점에도 이 사건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는 상태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한 지적도와 지적 측량결과 이 사건 통행로가 지적도상 도로 부지가 아닌 이 사건 토지를 지나는 것으로 확인되자 2020. 10. 30.경 '측량경계대로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는 취지의 안내판을 게시하기도 하였다. ○ 위와 같이 이 사건 통행로는 19년 이상 인근 주민들과 성묘객들의 통행로로 이용되어 온 점, 피고인의 아들이 이 사건 토지 중 일부 지분을 매수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관리를 시작한 시점에도 이 사건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는 상태였던 점, 이처럼 피고인이나 피고인 아들의 동의로 비로소 이 사건 통행로가 개설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토지를 관리하는 피고인이 '측량경계대로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는 취지의 안내판을 게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이 사건 통행로의 공공성이 소멸된다고 볼 수 없는 점, 육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지적도상 지목이나 경계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사실상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도로가 아니거나 이 사건 통행로가 지적도상의 도로 부지와 일치하지 않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통행로는 형법 제185조에서 정한 육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이후에 인근 주민들이 우회로를 개설하여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우회로는 이 사건 범행 이후에 비로소개설된 것으로서, 이미 성립된 이 사건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3)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교통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이 사건 통행로는 폭이 약 3m 정도인데, 피고인은 2023년 4월경 이 사건 통행로에 높이 약 2.5m, 길이 약 6m, 폭 약 3m인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고, 그 주변에쇠말뚝, 철조망 등을 설치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통행로에는 더 이상 차량 또는 경운기 등이 지나갈 수 없게 되었고, 통행로의 폭이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좁아지게 되어 농사에 필요한 퇴비나 농기구들을 옮기기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관리를 시작한 시점에 이미 이 사건 통행로가 개설되어 있는 상태였다. 피고인은 2020. 10. 30.경 이 사건 통행로 부근에 '측량경계대로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는 취지의 안내판을 게시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통행로가 인근 주민들의 통행에 이용되고 있는 것을 알고 게시한 것 으로 볼 수 있다. ○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이 사건 통행로를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실을 알면서 컨테이너 박스 등을 설치하였다.', '인근 주민들과 이 사건 통행로의 한시적 사용 및 우회로의 개설 등에 관하여 법무사 사무실을 통하여 합의를 논의하기까지 하였으나 합의가 되지 않고 현재까지 온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3.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이미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이 포함된 여러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양형조건의 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포함하여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결론
일반교통방해죄는 사유지와 통행권이 얽혀 있는 복잡한 사실관계와 법리가 문제되기 때문에, 당사자가 혼자서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제대로 펼치거나 적절한 법적 대응을 마련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육로 해당 여부, 고의 유무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법리적 분석과 증거 수집 전략을 통해 의뢰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