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전부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 D와 ㈜E 사이의 F 빌딩 1층 G, H, I호(이하 위 건물 전체를 지칭할 경우 '이 사건 건물'이라 하고, 위 각 호실을 지칭할 경우 '이 사건 점포'라 한다)에 관한 2019.10. 25.자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은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이 투자계약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 이전을 목적으로 한 분양계약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 분양계약 체결 무렵 ㈜E 명의로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위 빌딩 내 약국에 관한 독점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확인서가 교부되었는데, ㈜E의 이사 J의 진술에 비춰보더라도 위 분양계약 및 확인서 작성에 관한 사항은 ㈜E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에게 보고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설령 피고인 A가 위 계약 체결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 A는 이 사건 분양계약 및 확인서에 관한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 D가 지급한 6억 원 중 5억 원은 피고인 A가 운영하는 ㈜K 명의 계좌로 입금되어 피고인 A가 진행하던 다른 공사대금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위 계약으로 인하여 피고인 A가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 이 사건 분양계약은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임에도 당시 소유자였던 ㈜L의 승인이 없이 이루어졌고, 분양대금 중 5억 원도 L 명의 계좌로 입금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의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고, ㈜E의 재정 상태, 이 사건 건물의 분양 실적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전매가 이루어져서 피해자 D가 전매 차익을 얻을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C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 피고인 B, C은 ㈜E 측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대형병원이 입점할 예정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에 따라 병원으로부터 다수의 처방전이 발급될 경우 독점권을 갖는 약국이 입점할 이 사건 점포의 가치가 상승하여 전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피해자 D에게 그대로 설명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 B, C이 피해자 D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에게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 설령 피고인 B, C이 피해자 D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피해금액은 M과 N의 투자금액을 제외하고 피해자 D가 투자한 5억 원에 국한되어야 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B 징역 2년 6개월, 피고인 C 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공소장 변경으로 인한 직권파기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2025. 10. 13. 당초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기망행위에 관한 부분(공소장 3면 13~20행)을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 A가 운영한 ㈜E은 2019. 6. 12.경 이 사건 건물에서 병원을 임차하여 운영하려는 O과 2020. 2. 1.부터 임대기간을 시작(영업개시)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임차인 사정으로 인한 계약이행 지연으로 임대기간이 변경되어 2020. 6. 1.에야 임대기간을 시작하게 되었고 업종도 재활병원이었으므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약국 입점시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형병원의 입점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위 'F' 빌딩은 2018. 2. 27. 준공을 마쳤으나 상가 대부분이 장기간 동안 미분양 상태로 놓여 있는 등 분양 실적이 저조한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분양가액 규모로 보더라도 분양대행계약서상 이 사건 점포 분양가는 40억 원 내지 50억 원 상당이고, 의료시설의 분양가는 250억 원 상당에 분양하기로 약정되어 있어 더욱 그 수분양자를 구하기 쉽지 않았는바, 약속한 기일 내에 수분양자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계약 내용에 비추어 D가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더라도 약속한 기일인 2020. 2. 내에 전매가 이루어질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며, 더욱이 D로부터 위 점포에 대한 분양계약금을 받더라도 D의 위 점포 분양권취득 등 분양과 관련된 용도가 아닌 ㈜E에 대한 투자금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도였으므로, 약속한 기일 내에 위 점포를 전매하여 D에게 원금과 전매차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2025. 10. 17. 이를 허가하였다. 이러한 공소장 변경은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의 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이를 두고 단순히 기존 공소사실의 내용을 보충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볼 수 없어서, 위와 같은 공소장 변경에 의하여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변경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A를 무죄로, 피고인 B, C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는 공소장 변경에 의한 심판대상의 변경이라는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이로 인하여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과 변경된 공소사실이 부합하지 아니하게 되었으므로, 검사 및 피고인 B, C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이 사건 건물 신축사업의 시행사인 ㈜E의 대표이고, 피고인 B는 위 사업의 분양대행사인 ㈜P의 대표이며, 피고인 C은 ㈜P의 사내이사이고 공인중개사로 이 사건 건물의 분양업무를 담당한 사람으로, 피고인들은 2019. 10.경 피해자 D와 이 사건 점포에 관하여 분양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교부받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B, 피고인 C은 2019. 10. 25.경 이 사건 건물 1층에 있는 ㈜E 사무실에서, D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형 병원이 입점할 예정이고 G, H, I호는 약국이 입점할 자리이며 이 점포들을 분양받은 후 바로 전매하면 2억 원의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 점포들에 대한 분양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1차 중도금으로 7억 원을 입금하면 이 점포들을 책임지고 전매한 후 분양대금 7억 원에 차익 2억 원을 더하여 총 9억 원을 늦어도 2020. 2. 말까지 주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고, 피고인 A는 위 빌딩 6층에서 피고인 B와 분양 계약 내용에 대하여 상의한 후 피고인 B가 내려와서 피고인 C과 함께 D에게 위 점포에 대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 A가 운영한 ㈜E은 2019. 6. 12.경 이 사건 건물에서 병원을 임차하여 운영하려는 O과 2020. 2. 1.부터 임대기간을 시작(영업개시)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임차인 사정으로 인한 계약이행 지연으로 임대기간이 변경되어 2020. 6. 1.에야 임대기간을 시작하게 되었고 업종도 재활병원이었으므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약국 입점시 고수익이 보장되는 대형병원의 입점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위 'F' 빌딩은 2018. 2. 27. 준공을 마쳤으나 상가 대부분이 장기간 동안 미분양 상태로 놓여 있는 등 분양 실적이 저조한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분양가액 규모로 보더라도 분양대행계약서상 이 사건 점포 분양가는 40억 원 내지 50억 원 상당이고, 의료시설의 분양가는 250억 원 상당에 분양하기로 약정되어 있어 더욱 그 수분양자를 구하기 쉽지 않았는바, 약속한 기일 내에 수분양자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계약 내용에 비추어 D가 이 사건 점포를 분양받더라도 약속한 기일인 2020. 2. 내에 전매가 이루어질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며, 더욱이 D로부터 위 점포에 대한 분양계약금을 받더라도 D의 위 점포 분양권 취득 등 분양과 관련된 용도가 아닌 ㈜E에 대한 투자금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의도였으므로, 약속한 기일 내에 위 점포를 전매하여 D에게 원금과 전매차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D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D로부터 2019.10. 25.경 피고인 A가 대표로 있는 ㈜K 명의의 Q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5억 원, 2019. 11. 12.경 C이 지정한 계좌인 ㈜R 명의의 S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억 원을 각각 입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D를 기망하여 위 점포에 대한 분양 계약금 명목으로 합계 6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피고인들의 주장 요지
가. 피고인 A
피고인 A는, ㈜T와 분양대행계약을 체결하면서 ㈜T로부터 40억 원을 투자 내지 대여받기로 한 뒤, B가 그 투자금 내지 대여금의 일부로서 D 명의로 이 사건 피해금을 먼저 입금한다고 말하여 이를 입금받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였을 뿐이다.
피고인 A는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이전에 이 사건 건물 중 병원 부분에 관하여 O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O로부터 받은 병원 운영 계획에 관한 내용의 일부를 일부 피고인 B, C과 공유한 바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진료과목의 내용 또는 처방전의 수를 확약한 사실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이 사건 병원에 재활의학과를 비롯하여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및 직업환경의학과가 개설되었으므로, 당초 계획과 비교하여 개설과목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A가 피해자 D를 상대로 이 사건 점포를 분양하여 준다거나 전매차익을 얻게 해준다고 기망했다거나 또는 피고인 B, C이 피해자 D를 기망함에 있어서 이들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인 B, C
앞서 2.나.항 기재 피고인 B, C의 항소이유의 요지 기재와 같다.
3. 인정사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건물 중 병원 부분에 관한 임대차계약 체결
(1) 이 사건 건물 신축사업의 시행사인 ㈜E은 O과 사이에, 2019. 6. 12. ㈜E이 O에게, 병원 용도로 이 사건 건물 지상2~6층 46개 호실 및 지하1층 1개 호실 합계 10,776.5623㎡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2019. 11. 15.(영업개시일)부터 2024. 11. 14.까지 5년(임대차기간 5년 + 5년. 시설 공사 지연이 발생할 경우 임대차기간은 실제 영업개시일로 조정한다), 임대차보증금 500,000,000원, 월 차임 12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매월 25일 지급)으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위 병원을 '이 사건 병원'이라 하고, 위 계약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이후 임대차기간개시일은 2020. 2. 1.로 늦추어졌고, 뒤에 보는 바와 같이 실제 영업개시일은 2022. 6.1.이었다).
(2) ㈜E과 O은 위 임대차계약의 특약으로 영업개시일로부터 3개월 간은 월 차임을 면제하기로 하고, ㈜E이 O에게 시설지원금 총 4,600,000,000원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3) O이 ㈜E에 교부한 계획서에는, 이 사건 병원에 재활의학과(진료과 원장 4명), 마취의학과(1명), 소아과(1명), 가정의학과(1명), 신경과(1명), 영상의학과(1명)를 유치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나. 이 사건 분양계약의 체결
(1) 피해자 D는 피고인 B, C의 권유로 2019. 10. 25. ㈜E과 사이에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분양계약서에는 매도인(시행사)은 ㈜E, 매수인(분양계약자)은 피해자 D로 기재되어 있으며, '공급금액은 L의 U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만 입금(납부)해야 유효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은 신탁계약에 따라 ㈜L에게 있었다.
(2) 피해자 D는 2019. 10. 25.경 피고인 A가 대표로 있는 ㈜K 명의의 Q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5억 원을 입금하였다.
(3) 피고인 B, C는 같은 날 피해자 D에게 ㈜E 명의의 확인서를 교부하였는데, 위 확인서에는, '계약완료 후 병원동 1층 약국독점권 부여'라는 문구와 함께, ㈜K 명의 계좌로 입금하는 7억 원은 '계약금'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계약금은 ㈜K로 입금하고 잔금은 L 계좌로 입금하며 이 사건 점포에 대하여 소유권이전 및 분양계약완료로 진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E과 ㈜T 사이의 분양대행계약 체결
㈜E과 ㈜T(대표이사 V)는 2019. 10. 25.경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E이 ㈜T에게 분양업무를 위임하기로 하는 내용의 분양대행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에는 '이 사건 점포의 분양가는 40~50억 내외 금액에서 분양계약하며 분양수수료는 원분양가의10%를 지급하도록 한다', '이 사건 점포에 대한 약국독점권에 대한 약국독점권 동의서를 취득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특약사항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이후의 진행 경과
(1) 피해자 D와 함께 이 사건 점포에 투자하기로 한 N과 M은 2019. 10. 29. 피해자 D 명의로 위 ㈜K 명의의 Q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합계 2억 원을 입금하였다.
(2) 피해자 D는 2019. 11. 12. ㈜R 명의의 S은행 계좌로 1억 원을 입금하였는데, 입금통장표시내용에는 'M W호', 출금통장표시내용에는 'M이름으로R'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순번 36번).
(3) 피고인 B는 2020. 2. 20. ㈜P를 설립하였고, ㈜P는 ㈜T로부터 ㈜E과의 분양대행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4) ㈜E은 ㈜P에게, 2020. 6.경 이 사건 건물과 관련한 대여금 7억 원을 상환할 것을 합의하는 내용의 확약서, 2020. 12. 24. '이 사건 건물 약국 관련 대여금 7억 원'을 최우선 변제할 것을 확인하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해주었다. 이후 ㈜P가 ㈜E을 상대로 발신한 '이 사건 건물 대여금 및 분양대행수수료 미지급금 관련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D 대여금 1) 2019년 10월 25일 500,000,000원 2) 2019년 10월 30일200,000,000원 3) 위 대여금에 대한 이자 200,000,000원'이라는 기재가 있고, ㈜E은 2022. 3. 23. ㈜P에게 9억 원의 대여금 상환을 약속하는 취지의 지불각서를 작성해주었다.
마. 이 사건 병원의 개원에서 폐업에 이르기까지 진행 경과
(1) 이 사건 병원의 개원은 인테리어공사 등의 지연 등으로 당초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예정된 시점보다 지체되었고, O은 2020. 6. 1.경 ㈜E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인도받아 영업을 시작하였다.
(2)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은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였고, 당초 계획에 있었던 마취의학과, 소아과, 신경과, 영상의학과는 진료과목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3) ㈜E은 2022. 3.경 O에게 차임 연체 등을 원인으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에 대한 해지 통지를 하였고, O은 2022. 3. 30.경 이 사건 병원을 폐업하고 퇴거하였다.
4. 판단
가. 관련법리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 D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 참조).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2도6011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 A 부분에 관하여
(1)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A가 대표로 있는 ㈜E 명의로 이 사건 점포에 이 사건 건물 내 약국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다는 내용의 확인서가 교부된 사실, 피고인 A는 그 무렵 자금난을 겪고 있었고 피해자 D가 입금한 5억 원은 피고인 A가 대표로 있는 ㈜K 명의 계좌로 입금되어 피고인 A의 다른 현장의 공사대금으로 사용된 사실, 이 사건 병원은 2020. 6. 1. 개원하였는데, 당초 계획과 달리 소아과, 신경과는 진료과목에 포함되지 못하였고, 재활의학과 2명, 정형외과 1명, 가정의학과 1명, 직업환경의학과 1명의 전문의가 유치되어 재활의학과 위주로 운영된 사실 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관련법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가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 내 약국에 관한 독점적 지위가 부여된 이 사건 점포의 기대 전매차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이 재활의학과와 같이 처방전 발행건수가 많지 아니한 진료과목으로만 운영될 것을 알면서도 피고인 B, C과 공모하거나 또는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을 이용하여 피해자 D를 기망하고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먼저 피고인 A가 피해자 D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해자 D는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피해금 입금 당일 이 사건 건물 1층에서 피고인 B, C, ㈜T의 대표 V과 논의하였을 뿐 피고인이나 시행사 측 임직원을 만나 설명을 들은 사실은 없다', 'B가 이 사건 건물 6층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여 왔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J도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건물 현장은 자신이 총괄하였고 피고인 A가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는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러한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 A가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일 피해자 D를 직접 대면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A가 피해자 D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물론 피해자 D가 입금한 5억 원이 피고인 A가 대표이사로 있는 ㈜K 명의 계좌로 입금되기는 하였으나, ㈜E과 ㈜T 사이의 분양대행계약이 같은 날 체결되었고, ㈜T의 지위를 승계한 ㈜P와 ㈜E 사이에 오간 문서에는 ㈜E이 ㈜P로부터 피해자 D가 입금한 금원을 포함한 9억 원을 차용하였음을 확인하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 A로서는 피해자 D가 ㈜K 명의 계좌로 입금한 금원을 위 분양대행계약에 따라 ㈜T가 ㈜E에게 대여한 금원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A는 이 사건 건물 중 병원 입점 부분에 관하여 O과 임대차계약을 이미 체결한 상태였고, 당시 O의 병원 운영계획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에 재활의학과 이외에 마취의학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영상의학과도 포함된 상태였으므로, 설령 O이 그 이후 실제 개원한 이 사건 병원에 소아과, 신경과 등 당초 계획에 포함되었던 진료과목이 포함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A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A가 이 사건 병원에 소아과, 신경과 등 당초 계획에 포함되었던 진료과가 개설되지 아니한 채 운영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피고인 B, C과 공모하거나 또는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을 도구로 이용하여, 이 사건 병원의 개설과목에 소아과, 신경과 등이 포함될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점포의 전매차익 등을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 B, C 부분에 관하여
(1)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자 D는 피고인 B, C으로부터 "F에 약국자리가 있고 대형병원이 들어서는데, 한두달이면 약국자리가 팔려 전매차익이 날테니 분양받아라"라는 등의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음이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관련법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 C이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건물 내 약국에 관한 독점적 지위가 부여된 이 사건 점포의 기대 전매차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이 재활의학과와 같이 처방전 발행건수가 많지 아니한 진료과목으로만 운영될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 D를 기망하고 금원을 편취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이 사건 점포에 관한 이 사건 분양계약이 ㈜E과 ㈜T(또는 ㈜P) 사이의 분양대행계약에 따라 체결되었음은 인정되나, 한편 이 사건 건물 내 독점적인 지위의 약국으로서 이 사건 점포의 가치는 결국 이 사건 건물 내에 입점할 이 사건 병원의 처방전 발행건수에 따라 좌우된다고 봄이 합리적인데, 위 분양대행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병원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 A가 이미 O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으므로, 위 병원 부분은 피고인 B, C이 위 분양대행계약에 따라 분양할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과 처방전 발행건수 등에 관한 사항은 피고인 B, C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피고인 A와 O 사이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 피고인 B, C으로서는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 등에 관하여 피고인 A를 포함한 ㈜E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이들이 피고인 A 등 ㈜E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의 현실적인 이행 가능성을 검증해야할 책임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 등에 관하여 O이 피고인 A에게 밝힌 이 사건 병원 운영계획상 진료과목에 재활의학과 이외에 마취의학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영상의학과도 포함되어 있었고, 피해자 D가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 B, C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기재된 진료과목도 이와 동일하므로(증거목록 순번 39 병원입점자료), 결국 피고인 B, C은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에 관하여 피고인 A 등 ㈜E 측으로부터 들은 내용 그대로 피해자 D에게 전달했다고 보아야 하고, 설령 이 사건 병원에 실제 개설된 진료과목이 이와 일부 다르다고 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 피해자 D는 위 피고인들이 "F에 약국자리가 있고 대형병원이 들어서는데, 한두달이면 약국자리가 팔려 전매차익이 날테니 분양받아라", "7억 원을 입금하면 전매차익까지 포함하여 총 9억 원을 늦어도 2020. 2.월말까지 주겠다"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목록 순번 38 4면), 피고인 C은 "피해자 D에게 '이 사건 빌딩 내 대형병원이 입점할 예정으로 전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설명은 했다"(피고인 C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조서 2면),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었고, 약국이 팔리면 주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증거목록 순번 44 6면).
그런데 ① 피해자 D가 말하는 '이 사건 점포의 전매차익'은 결국 이 사건 병원의 처방전 발행건수에 좌우되고, 이는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에 의하여 정해진다고 보아야 하는데, 전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 B, C이 피고인 A로부터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 편취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② 이 사건 점포의 전매로 인한 '차익 실현 시점'(2020. 2.말) 부분도 결국 이 사건 병원의 진료과목을 전제로 전매가 이루어질 경우에 관한 설명으로 보일 뿐, 피고인 B, C이 확정적으로 그 시점까지 전매 차익 실현을 확약했다고 보기 어렵다(이 사건 병원의 영업개시 시점은 당초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는 2019. 11. 15.이었다가 2020. 2. 1.로 연기되었고 실제영업개시일은 2020. 6. 1.이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 B, C이 이 사건 분양계약 체결 무렵 이 사건 병원 개원 이전에 이 사건 점포의 전매 차익 실현 시점까지 확언하였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설령 이 사건 건물의 상가 대부분이 장기간 동안 미분양 상태로 놓여 있는 등 분양실적이 저조한 상태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에 관하여 이미 O과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고, 그 개설계획에 재활의학과 이외에 처방전 발행건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이 포함되었으며, 이 사건 점포는 이 사건 건물 내에서 약국에 관한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은 이상, 앞서 든 사정만으로 피고인 B, C에게 편취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