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변경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지가 더욱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성추행 범죄의 성립요건과 피해자 진술의 중요성
강제추행이란?
성추행 범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는 형법 제298조에 규정된 강제추행죄로 처벌됩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성추행 사건은 대부분 밀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중요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피해자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지, 범행 전후 상황 및 가해자의 언행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다만 피해자의 일부 진술이 변경되거나 사실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부정되지 않으며, 이는 기억의 한계나 심리적 압박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것입니다.
2. 전문증거와 증거능력의 법리
전문증거란 무엇인가
전문증거란 법정 외에서 한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증거를 의미하며,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제한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는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있으며, 이는 반대신문권을 보장하고 증거의 신빙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전문증거와 증거능력의 제한) 제311조 내지 제316조에 규정한 것 이외에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 |
다만 형사소송법 제311조부터 제316조까지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예외적으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전문증거 해당 여부의 판단
다른 사람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전문증거인지는 요증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해지며,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전문증거가 됩니다.
반면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므로,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증거능력을 인정한 후 다시 진술 내용의 진실성을 증명하는 간접사실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됩니다.
3. 실제 판례 사안의 내용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부터 제1심,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증인으로 출석하여 범행 전후의 상황 및 피고인의 언행 등에 관하여 진술하였으며, 주요 부분에서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였습니다.
한편 제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제3자는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추행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법원은 이를 피해자 진술에 부합하는 증거로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변경되었고 일부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었습니다.
또한 제3자의 진술은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며, 따라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변호인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할 수 있는 여러 사정들을 제시하며 원심 판단의 잘못을 지적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부터 제1심, 원심에까지 주요 부분에 있어 비교적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일부 진술이 변경되거나 일부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정들만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습니다.
다만 제3자의 진술에 대해서는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러한 잘못이 판결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피해자가 제1심에 이어 원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범행 전후의 상황 및 범행 당시 피고인의 언행 등에 관하여 진술하였는데,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부터 제1심, 원심에까지 주요 부분에 있어 비교적 일관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며, 피해자의 일부 진술이 변경되거나 일부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정들만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관련 법리와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심리미진의 잘못이 없다. 2. 원심은, 증인 공소외인의 제1심 법정진술 중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추행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부분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의 존부’에 대한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전문증거에 해당하나 피해자가 공소외인에게 위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에 대한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공소외인이 경험한 사실에 관한 진술에 해당하여 전문법칙이 적용되지 않고, 나아가 위 공소외인의 진술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른 사람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전문증거인지는 요증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다른 사람의 진술, 즉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전문증거이지만,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다. 어떤 진술 내용의 진실성이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사용될 때는 전문증거가 되지만, 그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 또는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때는 반드시 전문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떠한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것이라는 이유로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다음 그 사실을 다시 진술 내용이나 그 진실성을 증명하는 간접사실로 사용하는 경우에 그 진술은 전문증거에 해당한다. 그 진술에 포함된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을 증명하는 데 사용되어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311조부터 제316조까지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증거능력이 없다(대법원 선고 2018도137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피해자가 공소외인에게 ‘피고인이 추행했다.’는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에 대한 증거로 사용된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이나, 원심은 위와 같이 판단한 다음 공소외인의 위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보아 공소외인의 위 진술을 피해자의 진술 내용의 진실성을 증명하는 간접사실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위 공소외인의 진술은 전문증거에 해당하고,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제316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이 부분 원심판단에는 전문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앞서 본 원심판단에 잘못이 없으므로 판결결과에 영향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
4. 결론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과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문제는 법률 전문가가 아닌 당사자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영역입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거나 입증하는 전문적인 기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정확히 적용하여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판례와 같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사건 초기부터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