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발생한 다툼이 특수협박 혐의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이러한 사건에서는 목격자 진술과 물적 증거의 신빙성이 결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소주병을 이용한 협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특수협박죄의 성립요건과 증거 판단 기준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목차
1. 특수협박죄란 무엇인가
특수협박죄의 성립요건
특수협박죄는 형법 제284조에 규정된 범죄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를 범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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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84조(특수협박)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전조제1항,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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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①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여기서 ‘협박’이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목적으로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단순한 욕설이나 흥분 상태의 언행과는 구별됩니다.
또한 ‘위험한 물건의 휴대’란 범행 당시 위험한 물건을 몸에 지니거나 손에 들고 사용한 경우를 포함하므로, 소주병처럼 일상적인 물건도 위험한 방식으로 사용되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물건 해당 여부의 판단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물건 자체의 속성뿐 아니라 사용 방법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소주병은 그 자체로는 일상용품이지만, 깨뜨려 상대방의 목에 들이대는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깨지지 않은 빈 소주병을 단순히 손에 들고 있는 행위만으로는 위험한 물건의 휴대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형사재판에서 증명의 기준
검사의 증명책임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유죄임을 입증할 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 대한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이나 목격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신빙성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진술 증거의 신빙성 판단
진술 증거의 신빙성은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다른 증거와의 부합 여부 등을 종합하여 평가합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이 수사 단계에서 여러 차례 바뀌거나 법정에서 핵심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신빙성이 크게 낮아집니다.
또한 목격자가 수사기관에 허위 연락처를 제공하는 등 신원을 숨긴 채 진술한 경우에도, 그 진술의 신뢰성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이 사건의 경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우연히 합석한 술자리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이 벌어진 후, 소주병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고 다른 소주병을 피해자의 목에 들이대며 위협했다는 혐의로 특수협박죄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해자의 진술과 현장 목격자의 진술, 현장 사진, CCTV 영상, 출동 경찰관의 확인 내용 등을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실제로 깨진 소주병을 피해자의 목에 들이대며 위협하였는지 여부였습니다.
피해자 및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는 최초 경찰관 진술과 1회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소주병을 깨뜨린 후 깨진 병을 목에 들이댔다고 진술하였으나, 2회 경찰 조사에서는 병을 어떻게 깼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깨진 병인지 깨지지 않은 병인지 모르겠다고 번복하였습니다.
법정에서는 소주병을 목에 직접 들이댄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진술하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으며, 처음에는 마치 깨진 병으로 찔릴 뻔한 것처럼 과장하여 진술하다가 이후 이를 번복한 점에서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현장 목격자 역시 최초에는 피고인이 깨진 소주병으로 피해자를 위협했다고 진술하였지만, 수사기관에 허위 연락처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고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에 소주병을 들이댄 사실이 없으며 소주병이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을 뿐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습니다.
물적 증거의 한계
현장 사진에서는 의자 사이 바닥에 소주병 파편이 발견되었으나, CCTV 영상에는 소주병이 어떻게 깨진 것인지 촬영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CCTV에서 피고인이 소주병을 잠시 손에 든 장면은 확인되었지만,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실제로 위협하는 장면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출동 경찰관이 피고인이 빈 소주병을 소지한 것을 확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고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부족, 목격자 진술의 번복, CCTV 영상의 한계 등을 종합한 결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에게 특수협박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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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4. 6. 7. 22:24경 부산 사상구 B에 있는 ‘C’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된 피해자 D(남, 58세)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로부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집에 가라.’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나, ‘니가 새끼야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라고 말하며 위험한 물건인 소주병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고, 이어 테이블에 있던 다른 소주병을 피해자의 목에 대며 ‘니 같은 놈 뒤져야 된다. 죽여버리겠다.’라고 위협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빈 소주병을 간이 테이블 모서리에 내리쳐 깨뜨린 후 깨진 병을 피해자의 목에 가져다 대며 “죽인다.”라고 협박하였다.’고 진술하였고, 5일 후 1회 경찰조사에서도 ‘피고인이 소주병을 테이블에 쳐서 깨고 깨진 소주병으로 피해자의 목을 향해 찌를 듯 갖다 대며 “니 같은 놈은뒤져야 된다. 죽여버리겠다.”라고 협박하였다. 진짜 찌를 것 같아서 겁이 났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2회 경찰조사에 이르러 수사관으로부터 ‘현장 사진상 테이블위나 바로 밑에 소주병 파편이 없고, 파편들이 바닥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설명을 듣고 ‘소주병을 어디에 쳐서 어떻게 깼는지 기억이 안 난다. 술병으로 협박한 것은 맞는데 순간적인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 소주병을 깬 것과 소주병을 목에 대면서 위협한 것은 사실인데, 깨진 병인지 테이블 위에 남아있던 병인지 기억 안 난다. 빈 병으로 위협한 것 같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또한 피해자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병을 어떻게 깼는지, 병으로 피해자를 어떻게 위협했는지에 관하여 전혀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였고, ‘피고인이 소주병을 목에 들이댄 것은 아니고 소주병을 손에 들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하다가 ‘잘 모르겠다.’고 하는 등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구체성이 매우 부족하며, 특히깨진 병으로 위협하는 것과 깨지지 않은 병으로 위협하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보이는데, 당초 ‘진짜 찌를 것 같아서 겁이 났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당했다’는 등 마치 깨진 병으로 찔릴 뻔한 것처럼 과장하여 진술하다가 이후 진술을 번복한 점에 비추어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2) 목격자 E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빈 술병을 깨뜨려 피해자의 목에 갖다 대고 위협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당시 자신의 인적사항 제시를 거부하였고, 자신의 전화번호 중 일부를 바꾼 허위번호를 알려주어 수사단계에서 추가 조사를 받지 않았다. E의 위와 같은 최초 진술내용은 피해자가 2회 경찰조사 이후 번복진술한 내용과 배치되고, 수사기관에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진술한 것이어서 신빙성이 부족하다. 3) 한편 E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에 소주병을 들이댄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술에 취해서 소주병을 들다가 손에서 소주병이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을 뿐 피고인이 소주병을 던져 깨뜨린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피고인과 E의 2025. 5. 20.자 녹취록 기재내용도 이에 부합한다(E가 ‘그냥 깬다 말은 하고 있다가 깨버린 거라. 술이 돼서.’라고 말한 부분은 있으나, 이후 ‘한 잔 먹자해서 한 잔 먹고 이래서 깨버린 거라.’, ‘먹자 해서 깨버린 거라. 그러다 보니 떨어졌는 거라. 술이 되어 놓으니.’라고 말한 것까지 종합해 보면, E의 법정진술과 배치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4) 현장 사진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앉았던 의자 사이의 바닥에 소주병이 깨진 파편들이 있으나, 현장 CCTV 영상에는 위 소주병이 어떻게 깨진 것인지 녹화되어 있지 않고, 이후 피고인이 다른 소주병을 잠시 들고 있는 것은 촬영되어 있으나 이를 가지고 피해자를 위협하는 장면도 발견되지 않는다. 5) 현장에 출동한 경사 F가 피해자의 요청으로 피고인이 빈 소주병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4. 결론
특수협박 혐의를 받게 된 피고인이 법률 지식 없이 혼자 수사기관과 법원의 증거 판단 과정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진술의 신빙성 다툼이나 물적 증거의 분석과 같은 전문적인 대응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물적 증거의 의미가 불분명한 경우일수록, 증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효과적인 방어 논리를 구성할 수 있는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특수협박 등 형사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