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은
무죄.
이 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 12.경 섭외된 가짜 '부모' 등을 동원하여 피해자 B과 결혼식을 올리고 2023. 6. 30.경까지 피해자와 동거하며 사실혼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1. 컴퓨터등사용사기
가. C카드 카드론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1. 2. 27.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B으로부터 위 피해자 명의의 C카드(신용카드번호 1 생략)를 생활비(공동생활 물품 구매비 등) 결제 용도로 건네받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피고인이 사용하는 위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전화번호 1 생략)에 C카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접속한 다음 위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의 개인정보 및 카드정보 등을 입력하여 15,000,000원 상당의 카드론 신용 대출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5. 2.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4회 걸쳐 합계 31,200,000원 상당의 카드론 신용대출을 받아 피고인이 사용하는 위 피해자 명의의 D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E카드 카드론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1. 7. 19.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B으로부터 위 피해자 명의의 E카드(신용카드번호 2 생략)를 생활비(교통비, 식비 등) 결제 용도로 건네받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위 가항 기재 휴대전화에 E카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접속한 다음 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위 피해자의 개인정보 및 카드정보 등을 입력하여 7,000,000원 상당의 카드론 신용 대출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3. 1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3회 걸쳐 합계 8,200,000원 상당의 카드론 신용대출을 받아 피고인이 사용하는 위 피해자 명의의 D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다. E카드 현금서비스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1. 10. 17.경 불상의 장소에서, 위 나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 B 명의의 E카드(신용카드번호 2 생략)를 생활비 결제 용도로 건네받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위 가항 기재 휴대전화에 설치된 E카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한 다음 위 피해자의 개인정보 및 카드정보 등을 입력하여 위 피해자의 동의 없이 3,000,000원 상당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2. 2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총 18회 걸쳐 합계 53,300,000원 상당을 모바일 및 앱카드 현금서비스로 받은 다음 피고인이 사용하는 위 피해자 명의의 D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2. 사기
피고인은 2022. 8. 26.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F 주식회사의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B 명의로 대출을 신청하면서 목소리를 변조하는 등으로 마치 B인 것처럼 행세하며 위 직원에게 B의 주민등록증 발급일자, 휴대폰 인증번호를 알려주어 본인확인절차 등을 거치게 하는 방법으로 위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위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대출금 명목으로 15,000,000원을 피고인이 사용하는 B 명의의 D은행 계좌(계좌번호1 생략)로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6. 2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합계 19,950,000원을 대출금 명목으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3. 사전자기록등위작
피고인은 2022. 9. 20.경 불상의 장소에서, F 주식회사의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위 회사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한 다음 대출 신청 메뉴를 선택한 후 B의 허락 없이 그 명의로 대출을 신청하면서 대출금액 란에 '3,000,000원'을 입력하고, 입금 계좌를 'D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정하며 본인인증 절차 및 전자서명까지 거치는 방법으로 B의 '대출거래약정서' 전자기록을 위작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6. 2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4) 순번 2 내지 8 기재와 같이 총 7회에 걸쳐 B의 '대출거래약정서' 전자기록을 위작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권리 · 의무에 관한 B의 전자기록 등을 위작하였다.
4. 위작사전기록등행사
피고인은 2022. 9. 20.경 불상의 장소에서, 제3항 기재와 같이 위작한 B의 대출거래약정서 전자기록을 그 사실을 모르는 F 주식회사 담당 직원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행사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3. 6. 2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4) 순번 2 내지 8 기재와 같이 총 7회에 걸쳐 위작한 B의 '대출거래약정서' 전자기록을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B 명의로 카드론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사실, 피해자 B인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 F 주식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피해자 B 명의의 대출거래약정서를 위작하여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부분)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B의 각 고소장
1. 할부/대출 입금예정표, 이용내역확인서, 방문안내장, 대출잔액확인서, 신용카드 이용대금 납부 최고장, 입금내역, 개인 과거거래 현황, 문자메시지, 가족관계증명서, 녹취록, 보험계약대출원리금 납입내역서, 보험계약대출거래안내, 입출금내역, 사진, 청첩장
1. 수사보고서(이체내역에 대한 수사), 수사보고서(고소인 B 명의 D은행 계좌 이체에 대한), 수사보고서(계좌분석에 대한 수사), 수사보고서(F 금융거래정보제공요청에 대한 회신), 수사보고서(피의자 A가 제출한 이체내역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사용사기의 점, 포괄하여),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포괄하여), 각 형법 제232조의2(사전자기록등위작의 점), 각 형법 제234조, 제232조의2(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 B은 피고인이 C카드(신용카드번호 1 생략), E카드(신용카드번호 2 생략)(이하위 각 카드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카드'라고 한다)를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권한 없이 이를 사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B의 동의를 받지 않고 권한 없이 위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을 정보처리장치에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고인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해자 B은 피고인과의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생활비를 지출하는 데 사용하라는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카드를 교부하였다. 위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각 카드 중 C카드는 집에서 생활하면서 공동으로 들어가는 생활비로 사용하기로 하였고, E카드는 피고인이 먼저 발급받은 다음에 자신에게 '회사생활을 하면서 드는 점심값 등으로 쓰겠다'라고 하여 사용하라고 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피해자 B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각 카드로 카드론 신용대출이나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을 허락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이 사건 각 카드를 이용하여 위 피해자 명의로 별지 범죄일람표(1)~(3) 기재와 같이 총 25회에 걸쳐 합계 9,270만 원의 카드론 신용대출과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다. 피고인은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인 채 부모 역할을 대신할 사람까지 고용하여 피해자 B과 결혼식을 올리고 사실혼관계를 유지하였는데,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카드를 이용하여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돈을 피고인이 사용하던 위 피해자 명의의 D은행 계좌로 이체한 후 그 중 70,396,299원을 법률상 배우자인 G과 위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었던 피고인의 모친 H에게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은 위 피해자와의 공동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았다면서 굳이 이를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계좌로 다시 이체한 이유가 무엇이고, 이를 위 피해자 몰래 G, H에게 지급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라. 피해자 B은 이 법정에서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I은행에 생활비 계좌를 만들었고, 자신이 매월 200만 원을 위 계좌로 입금하여 생활비로 사용하고 피고인이 매월 200만 원씩 적금을 하기로 하였다. 자신이 매월 200만 원씩 위 계좌로 입금하여 생활비로 사용하였고, 피고인과의 공동생활비로 대출을 받아야 할 정도로 많은 금액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마. 피해자 B이 피고인과의 사실혼관계를 해소할 무렵인 2023. 6. 30.경 피고인과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 및 녹취록에 의하면, 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얼마를 대출받아서 어디에 사용했는지 추궁하자 피고인이 부친의 요양원비로 사용하였다면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위 피해자와의 생활비에 충당하기 위해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것이라면 위와 같이 거짓으로 변명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카드를 이용하여 신용대출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위 9,270만 원은 피해자 B과의 공동생활비가 아니라 피고인의 개인적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판단되고, 위 피해자가 이러한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에 동의한 바 없음이 명백하므로, 피고인이 권한 없이 애플리케이션에 위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신청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사. 변호인은 피고인이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이후 이를 상당 부분 상환하였다면서 변제한 금액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이상 그 자체로 피해자 B에 대한 재산침해가 되어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편취금액이 사후에 변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그 편취액은 피고인이 변제한 금액을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지급받은 금액 전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11090 판결 등 참조).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가. 제1범죄(사전자기록등위작)
[유형의 결정] 사문서 > 사문서 위조 · 변조 등 > [제1유형] 사문서 위조 · 변조 등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다량의 문서를 반복적으로 위·변조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1년 ~ 3년
나. 제2범죄(컴퓨터등사용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1년 ~ 2년 6월
다. 제3범죄(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월 ~ 1년 6월
라.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 징역 1년 ~ 4년 9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 제3범죄 상한의 1/3)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피고인은 피해자 B으로부터 카드를 건네받아 가지고 있음을 기화로 권한 없이 카드 애플리케이션에 위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을 입력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위 피해자 행세를 하며 위 피해자 명의로 대출거래약정서를 위작하여 행사하는 방법으로 대출을 받아 이를 편취하였는바,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 역할을 대신할 사람까지 고용하여 피해자 B을 속여 결혼식을 올리고 수년간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면서 위 피해자 몰래 거액의 대출을 받아 부당하게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은 점, 결혼식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범행을 시작하여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33회에 걸쳐 범행하였고, 피해금액이 총 112,650,000원에 달하는 거액인 점,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 B이 경제적 피해에 더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법률상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관계증명서를 변조하여 상대방에게 제시하였다는 내용의 공문서변조죄 및 변조공문서행사죄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피해자 B에게 접근하여 사기결혼을 하고, 이 사건 범행까지 저지른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권한 없이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받은 금액 중 상당액을 변제하여 피해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6. 6.경 부산 부산진구 J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 B이 식사하는 틈을 이용하여 그곳에 주차된 피해자의 차량 안에 보관되어 있는 피해자의 지갑에서 피해자 소유의 신용카드(C카드)(신용카드번호 3 생략) 1장, K 체크카드(신용카드번호 4 생략) 1장을 꺼내어 가 이를 절취하였다.
2. 판단
가. 타인의 재물을 점유자의 승낙 없이 무단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사용으로 인하여 물건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또는 사용 후 그 재물을 본래 있었던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 버리거나 곧 반환하지 아니하고 장시간 점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때에는 그 소유권 또는 본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다고 보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고 그 사용으로 인한 가치의 소모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경미하고, 또한 사용 후 곧 반환한 것과 같은 때에는 그 소유권 또는 본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7819 판결 등 참조).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275조의2).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를 하는 단계뿐만 아니라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형사절차와 형사재판 전반을 이끄는 대원칙으로서,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오래된 법언에 내포된 것이며 우리 형사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라고 정한 것의 의미는, 법관은 검사가 제출하여 공판절차에서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여야 하고,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신을 가지는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로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유리한 증거를 제출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여전히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장 사실에 관하여 증명할 책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공소사실에 관하여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차량에 보관되어 있던 B의 지갑에서 B 소유의 카드 2장을 꺼내어 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위 카드를 가져갔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은 사건 당시 B의 지갑에서 몰래 카드를 꺼내어 간 후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애플리케이션 등록을 한 다음 위 카드를 B에게 바로 돌려주었다. B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카드를 B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새로 발급받은 카드인 것처럼 거짓말을 한 정황이 있으나, 피고인이 위 카드를 그대로 반환한 사실 자체는 명백하다.
2) B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카드를 돌려받고 그 다음날 지갑에 넣으려고 봤더니 기존에 넣어뒀던 C카드가 없어져 있었다. K 체크카드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은 위 카드를 B에게 자진해서 돌려주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3) 피고인은 B 명의의 위 카드를 가져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등록을 한 다음 B에게 실물인 카드는 돌려주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이를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애플리케이션 등록 알림이 전송되는 등으로 인하여 L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비난받을 만한 것임은 분명하나, 피고인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 등록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카드의 가치가 소모되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그대로 반환한 이상 위 카드 자체에 대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