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물품을 지급받은 뒤 퇴사 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횡령죄로 고소되는 사례가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반환 거부에 의한 횡령죄의 성립요건과 실제 무죄 판결 사례를 통해 어떤 경우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지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맡긴 취지를 어기고, 아무런 권한 없이 스스로 그 물건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반환을 거부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반환이 늦어졌다거나 사정이 생겨 즉시 돌려주지 못한 경우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유죄라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만 유죄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실제 판례 사안의 검토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강원도 소재 사진관에서 근무하던 중, 피해자로부터 컴퓨터에 장착하여 사용하도록 SSD 메모리 카드를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이 퇴사하자 피해자는 해당 메모리 카드의 반환을 요청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즉시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이 횡령을 하였다며 형사고소를 하였고, 검사는 피고인을 횡령죄로 기소하였습니다.
피고인 측 주장
피고인은 메모리 카드를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인에 따르면, 피해자와 반환 일정이 맞지 않았고, 메모리 카드에 자신의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어 백업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즉시 반환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가 처음에 메모리 카드를 줄 당시 반납하라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이 메모리 카드를 돌려주지 않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으나,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이 주목한 사정으로는, 피해자가 메모리 카드를 전달할 때 퇴사 시 반납하라는 고지를 하지 않았던 점, 메모리 카드가 피고인의 컴퓨터에 장착되어 사용된 것이어서 소유관계가 불분명한 점, 피고인의 데이터 백업 필요성이 있었던 점, 그리고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피고인이 그 결과를 기다릴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점 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3. 10. 10.경부터 2024. 3. 3.경까지 피해자 B이 운영하는 강원 평창군C에 있는 'D' 사진관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3. 11. 17.경 강원 평창군 E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로부터 업무에 사용할 목적으로 피해자 소유인 시가 251,500원 상당의 SK 하이닉스 플래티넘 P41NVMe SSD 카드(이하 '이 사건 메모리 카드'라 한다)를 교부받았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위와 같이 교부받은 피해자 소유인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보관하던 중 퇴사한 이후인 2024. 3. 27.경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메모리 카드의 반환 요구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환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인 시가 251,500원 상당의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환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횡령하였다. 2.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반환하려 하였으나 피해자와 시간이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이를 반환하지 못하였을 뿐, 피고인이 소유할 의사로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반환하지 않으려는 의사가 없었다. 3. 판단 반환 거부에 의한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위탁 취지에 반하여 권한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로서 반환 거부를 하려는 의사를 의미한다.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메모리 카드의 반환을 요구받았음에도 이를 반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그러나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증여하였다고 변소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고용되어 일하면서 피고인 컴퓨터의 메모리가 부족하여 추가 메모리를 요청하자, 피해자는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주문하여 피고인에게 제공하면서 '일단 이것을 쓰라'고만 말하였을 뿐, 고용관계가 종료할 경우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반납하라고 따로 고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해자 스스로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와 같이 진술하였다), ○ 이 사건 메모리 카드는 노트북 등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사무기기 등과 달리 컴퓨터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피고인도 자신의 컴퓨터에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부착하여 사용하여 왔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메모리 카드가 반드시 피해자의 소유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고용되어 일할 당시 피고인의 집에 피해자의 짐들을 보관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해고되면서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던 피해자의 짐들을 가져가라고 하였고, 이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메모리카드의 반환을 요청하였던 사실, ○ 피해자의 동생이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의 짐을 모두 받아가면서 이 사건 메모리 카드만 받아가지 않았는데,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자신의 컴퓨터에 부착하여 사용하면서 자신의 데이터도 저장해 두었던 탓에 이를 백업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메모리 카드는 곧바로 반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서 분리하여 반납하여야 하는데, 컴퓨터에서 메모리 카드를 분리하는 것이 반드시 간단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점,○ 피해자는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평창군법원에 피고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피해자가 청구하는 손해배상의 액수에는 이 사건 메모리 카드 대금 상당액도 포함되어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민사분쟁의 결과를 지켜본 후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반환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메모리 카드를 소유할 의사로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황에서 자신의 의도나 구체적인 사정을 혼자서 효과적으로 소명하고 방어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불법영득의사의 부존재를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고 법리적으로 정리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에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횡령 혐의로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를 받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