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들은 반대급부를 지급받을 때까지 반환을 거부한 것이거나 손해배상채권의 집행확보를 위해 반환을 거부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에게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2022. 5. 24.경 E이 운영하는 피해자 F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와의 사이에, '피해자 회사는 위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를 통해서 제품의 판매, 유통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회사와 D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위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는 시가 합계 257,500,000원 상당의 피해자 회사 소유인 G 103개(이하, "피해물품"이라 한다)를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아 국내에서 판매하여 왔다. 피고인들은 2022. 7. 26.경 위 E이 D 외의 제3자에게 위 G를 공급하려 한다고 생각하고, 사무실 비밀번호를 바꾸고 위 E의 사무실 출입을 금지하는 방법으로 위 E으로 하여금 피해물품을 반출하여 처분할 수 없게 하기로 공모하였다. 이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B은 2022. 7. 26.경 불상지에서 위 E에게 'G의 반출과 사무실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카카오톡으로 발송하고, 피고인들은 위 제품이 보관되어 있는 사무실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여 위 E으로 하여금 위 제품을 가져갈 수 없게 하는 방법으로 위 제품의 반환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해물품이 보관되어 있던 방은 E 이외에 피고인들을 포함하여 다른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던 공간인 점, ② 피고인들은 E과 분쟁이 발생하자 E이 피해물품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꾼 점, ③ E이 피해물품을 가져가지 못한 점, ④ 손해배상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법적 절차를 거칠 수 있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인들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보관하던 피해물품을 횡령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법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형법 제355조 제1항에서 정하는 '반환의 거부'란 보관물에 대하여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뜻하므로, '반환의 거부'가 횡령죄를 구성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단순히 반환을 거부한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반환거부의 이유와 주관적인 의사들을 종합하여 반환거부행위가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어야 한다.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하여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이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므로 비록 반환을 거부하였더라도 반환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1도2088 판결). (2)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기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들과 E은 2021. 9.경부터 E이 물건을 수입하여 D에서 영업과 판매를 담당하며, 고객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 E으로부터 D가 물건을 넘겨받아 고객들에게 인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였다. (나) 피해자 회사와 D 사이에 2022. 5. 24.경 업무제휴협약이 체결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인들은 2022. 7.경 D의 판매원들로부터 'D 산하 총판업체 P와 E이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는 D도 P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야 한다.'라는 말을 들었고, E의 계약위반 내지 이중계약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고 E에게 이에 관하여 확인하였으나 E은 이를 부인하였다. (라) D는 서울 강남구 C빌딩 9층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하였는데, 그 중 임원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은 E이 주로 사용하는데 피해물품을 비롯하여 수입한 물품들을 보관하였으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무실의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회의를 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E의 동의 없이는 임의로 출입하지 아니하였다. (마) 피고인 B은 2022. 7. 26.경 E에게 "…. 박사님은 P와 G를 공급해주기로 한 적이 없고 일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P에게 G 공급해주는 댓가로 수 억원의 돈을 받았고 P에게도 공급된다는 소문이 사업자들에게 퍼져 D의 판매조직이 흔들리고 물품주문이 감소하는 등 큰 손해가 발생하였기에 그 책임을 따져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한 법적 소송을 제기하고 그에 따른 보전절차를 밟기 위하여 D 사무실내에 E박사님 방에 보관 중인 F 소유의 G의 반출을 금지하고 박사님의 사무실 출입을 금지시키는 결정을 하였기에 통지합니다. (단, G 외에 박사님 소유의 물품을 반출할 경우에는 당사 직원 입회하에 협조해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하였고, 이후 피고인들은 피해물품이 보관되어 있는 이 사건 사무실의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여 E으로 하여금 위 제품을 가져갈 수 없도록 하였다. (바) 이후 E은 피고인들에게 피해물품의 반출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피해물품이 이 사건 사무실에 계속 있던 중, E의 채권자는 지급명령(2022. 5. 25.자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차전126037)에 기하여 유체동산압류를 신청하였고, 그에 기하여 피해물품이 2022. 12. 19.경 압류된 후 2023. 1.경 경매로 매각되었다. (아) D는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2022. 8. 8. 업무제휴협약서에 규정된 독점적 공급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피해물품을 가압류하는 취지의 유체동산가압류(서울중앙지방법원 2022카단815516)를 신청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 8. 25. 가압류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D는 2022. 8. 8.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위 손해배상청구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237763)를 제기하였으나, 2025. 1. 22. D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해자 회사의 채무불이행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었다.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피고인들이 횡령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반환거부를 하였다거나 정당한 권원 없이 스스로 소유권자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로서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가) 피고인들은 2022. 7.경 D와 총판계약을 맺고 G를 판매하던 업체 운영자들로부터 E이 P(대표자 Q)와 G에 대한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2014. 4.경부터 E과 함께 일해 왔고,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던 H은 원심 증언에서 "2022. 7.경 피고인들로부터 P와 E이 G에 대한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는 말을 듣고 E에게 확인하였으나 E은 이를 부인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업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여 E의 농협계좌를 확인하여 P 또는 Q으로부터 2억 원이 넘는 돈을 입금된 것을 발견한 후 E이 D와의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피고인들은 P가 G를 판매할 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소비자들과 구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E은 D가 P에게 G에 대한 판권을 판매하였고, 판권계약을 맺은 제2영업소에서 영업판매물을 만들고 하는 것은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다. 그러나 D가 P와 사이에 판권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고 이후 피고인들의 대처로 미루어 볼 때도 D와P 사이에 판권계약이 체결되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피고인들은 P가 G를 판매하기 위한 홍보물을 제작하거나 구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하였거나 설령 제3자를 통하여 소문으로 들었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E이 D와의 협약을 위반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범행일시인 2022. 7. 26.로부터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22. 8. 8.에 피해물품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고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피해물품이 E의 다른 채권자들에 의하여 경매처분이 될 때까지 이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임의로 사용하는 등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피고인 A은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동기를 묻는 조사관의 질문에 "피해자 회사가 돈이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 회사가 피해물품을 가져가게 된다면 저희는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에 부득이 비밀번호를 변경하였습니다. P라는 타업체에 제품을 유출하여 피해를 입을 염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회사는 당시 피해물품 이외에 별달리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E이 피해물품을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급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고인들의 진술과 이후 일련의 행동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사건 피해물품에 대한 반환거부를 한 것은 피고인들이 손해배상채권의 확보목적으로 일시적으로 반환을 거부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피고인들이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하여 피해자 회사의 소유권행사를 일시적으로 침해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의 내지 과실 여부에 따라 채무불이행 내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문제로 보일 뿐이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제3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횡령죄로 고소를 당한 상황에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혼자서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법적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반환거부의 이유와 목적, 이후의 행동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음을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횡령죄로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였다면, 즉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