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출신 송파 형사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송파역 횡령죄 변호사 – 공사대금 부풀리기 업무상횡령 무죄 판결

회사 임직원이 공사 계약 과정에서 대금을 부풀려 일부를 돌려받는 방식의 업무상횡령 혐의는 최근 기업 내 비리 사건에서 자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선기자재 업체의 구매 부장이 환경설비 공사 계약금액을 부풀려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를 선고받은 실제 사례를 통해 업무상횡령의 성립 요건과 법원의 판단 기준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검사출신 재산범죄전문 변호사 법무법인 여암

1. 업무상횡령죄란 무엇인가

업무상횡령의 기본 구조

업무상횡령죄는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불법으로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이 범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피고인이 업무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하고, 그 재물을 임의로 처분하는 횡령 행위가 있어야 하며, 해당 재물이 실제로 피해자의 것이라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공사대금 부풀리기를 통한 횡령 혐의에서는 원래의 정당한 공사 금액이 얼마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재물 보관자 지위의 의미

업무상횡령죄에서 말하는 ‘재물을 보관하는 자’란 단순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회사의 자금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담당자가 실무를 처리하더라도 최종 결재권한이 그 상위 결재권자에게 있다면, 실무 담당자를 재물의 보관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공소사실의 전제 자체가 흔들리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범죄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공사대금 부풀리기 횡령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면 계약금액이 얼마였을 것인지, 즉 기준 가격이 얼마인지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기준 가격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으면 과다 계상된 금액도, 그로 인해 횡령된 금액도 특정할 수 없어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이 사건의 개요

피고인의 지위와 혐의 내용

피고인은 조선기자재 생산업체의 구매 부장으로, 환경부 정책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유해물질 저감설비 공사 계약을 담당하였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납품업체 대표와 사전에 공모하여 공사대금을 부풀리고,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그 차액의 일부인 2억 5,000만 원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아 횡령하였다고 기소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이 사건 공사의 원래 기준 가격이 약 28억 원 수준이었는데 피고인이 30억 6,000만 원으로 계약금액을 부풀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납품업체 대표가 돈을 지급한 경위

납품업체 대표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금전 지급을 요구하였고, 이에 응하여 계약 성사 후 1억 원을, 이후 추가로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납품업체 대표는 피고인이 ‘내가 아니었으면 28억 원에 계약하지 않았겠냐’며 압박하였고, 이에 자신이 28억 원과 30억 6,000만 원의 차액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또한 납품업체 대표는 이 사건에서 공범으로 기소되었음에도 피고인에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공사 기준 가격에 관한 판단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기준 가격 근거 자료들이 이 사건 계약의 기준 가격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검찰은 기준 가격의 근거로 계약 체결보다 1년 전 작성된 비교 견적서와 입찰안을 제시하였으나, 법원은 이 자료들이 다른 공장, 다른 방식, 다른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이 사건 계약의 기준 가격으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 계약 무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고, 공장별 설비 구조도 달라 새로운 견적서가 필요했다는 사정도 인정하였습니다.

계약금액 결정 경위에 관한 판단

법원은 이 사건 계약금액 30억 6,000만 원이 최초 견적가에서 협상을 거쳐 결정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담당 실무자 N는 최종 계약금액을 30억 원 이하로 하고 싶었으나 납품업체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환경부 기한 내 설치 완료를 위해 더 이상 협상을 지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최종 승인하여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즉 법원은 계약금액 결정 과정이 피고인만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회사 대표이사가 직접 최종 결정한 것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재물 보관자 지위 및 무죄 선고

법원은 나아가 피고인이 과연 회사 재물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계약은 회사 대표이사가 직접 진행 상황을 챙기고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였으므로, 피고인만을 회사 자금의 실질적 보관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래 계약금액이 28억 원이었는데 피고인의 부당한 개입으로 30억 6,000만 원으로 부풀려졌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울산시 북구 B에 소재한 조선기자재 생산업체인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소속 직원으로, 2016.경부터 2021.경까지 C 구매팀 차장으로, 2021.경부터 2023. 3.경까지 구매팀 부장으로, 2023. 3.경부터 2024. 2.경까지 생산지원부문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2022. 5.경 당시 납품업체의 기술검토 및 선정, 가격 협상, 계약 체결, 발주품의서 결재 및 그에 따른 집행 업무를 총괄하는 C의 구매부장으로, C가 전자입찰시스템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 억제 방지 시설(이하 ‘VOCs 저감설비’라 한다)을 입찰하지 아니하고, 구매부에서 각 납품업체들에 대한 기술검토자료를 작성하여 납품업체를 선정하게 되고, 이에 따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D에 있는 환경전문공사업체인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경북 포항시 북구 F에 있는 C ‘포항1공장 VOCs 저감설비 설치공사(4,245CMM 용량)’를 체결하게 된 것을 기화로, 발주처 구매부장인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시공사인 E 대표이사인 G과 사전에 공사대금을 과다하게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과다지급된 공사대금 중 일부를 G으로부터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이를 횡령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➊ 2021. 4. 30.경 E에서 ‘포항1공장’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저감설비(4,500CMM 용량)를 최초 27억 3,100만 원으로 견적을 제출하였고, ➋ 2021. 9. 14.경 C 구매팀에서 위 견적을 근거로 C의 또 다른 ‘냉천공장’에 E이 설치할 저감설비 협상 목표가를 4,500CMM 기준 27억 7,600만 원으로 산정하였음에도 G과 사전에 모의한 대로 과다계상된 금액의 차액만큼을 되돌려 받기 위하여 G과 입찰금액을 협상한 후, G으로 하여금 2022. 6.경 ‘포항1공장’에 설치될 저감설비 견적을 30억 원 상당으로 제출하게 하고, 최종적으로 피고인이 총괄하던 C의 구매팀에서 2022. 6. 14. ‘포항1공장 VOCs 저감설비 입찰안(4,245CMM 용량)’의 견적가를 33억 5,600만 원으로, 협상 목표가를 30억 5,000만 원으로 작성하고, 2022. 6. 15.경 해당 공사대금을 최종적으로 30억 6,000만 원으로 확정하여 2022. 6. 21.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C로 하여금 2022. 6. 28.경부터 2023. 2. 13.경까지 업무상 보관 중이던 C의 자금에서 과다계상된 공사대금인 30억 6,000만 원을 E에 분할하여 지급하게 하고, 약정한 바와 같이 2022. 6. 29.경 울산 북구 H 소재 I J점에서, G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전달받고, 같은 해 12. 21. 17:00경 같은 장소에서 G으로부터 현금 1억 5,000만 원을 전달받아 합계 2억 5,000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G과 공모하여 업무상 보관하는 C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2. 판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1) 환경부는 위해성이 강한 아세트알데히드 등 37개 유해물질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 지정하고, 조선소 등 대규모 도장시설에 대해 2022년까지 VOCs 배출 억제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였다.
2) 조선기자재 생산업체로서 도장공장을 운영하는 C 역시 이에 따라 VOCs 배출 억제 방지 시설(VOCs 저감설비)을 설치하여야 했다. C는 2021. 3.경 VOCs 저감설비를 제작하는 K, L, M, E 등 4개 업체로부터 기술설명을 듣고, 2021. 4. 12. 각 회사 설비의 성능을 검증하는 기술검토자료를 작성하였다.
3) C는 포항과 냉천에 3개의 공장이 있었는데(포항1공장, 포항2공장, 경주 냉천공장), 구매부 담당자인 N는 위 각 회사의 제품을 비교분석하는 과정에서 G에게 E의 제품 중 소각로 방식과 전자빔 방식에 대한 비교견적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G은 2021. 4. 30. 아래 [표1]과 같은 내용의 비교 견적서를 제출하였다. 당시 전자빔 방식은 개발 단계에 있었으므로 소각로 방식보다 비용이 높게 책정되었다(이하 G이 2021. 4. 30. C에 제출한 견적서를 ‘비교 견적서’라 한다). 위 견적서의 유효기간은 30일이다.
4) 검찰은 ‘➊ E이 2021. 4. 30.경 포항1공장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의 견적을 최초 27억 3,100만 원으로 제출하였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하였으나(공소사실 중 ➊항 부분, 원문자는 공소장에는 없는 것으로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기재한 것이다), 위 견적서에 따르면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의 가액은 소각로 방식을 적용했을 때 27억 3,100만 원이고, 전자빔 방식을 적용했을 때는 32억 8,100만 원이다. 또한 위 견적서는 냉천공장에 설치할 저감시설에 대한 소각로 방식과 전자빔 방식의 가액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포항1공장을 염두에 두고 견적을 받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➊ E이 2021. 4. 30.경 포항1공장에 설치될 예정이었던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의 견적을 최초 27억 3,100만 원으로 제출하였다’는 공소장 내용은 오류이다.
5) N는 냉천공장에 설치할 저감설비에 대한 K, L, M, E 4개 업체의 제품을 비교분석하여 2021. 5. 25. 아래 [표2]와 같은 내용의 『냉천공장 VOCs 저감설비 검토안』을 작성하였다. 검토안에 따르면 E의 전자빔 방식([표2]의 CASEⅠ)에 따른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은 30억 3,100만 원이고, 소각로 방식([표2]의 CASE Ⅱ)에 따른 같은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은 27억 3,100만 원이다(비교 견적서에 비해 전자빔 방식의 가액이 내려간 것임).
6) N는 4개사의 제품을 비교하여 ‘E의 전자빔 방식이 설치비용은 가장 높으나 운영 형태에 따른 연간 유지비용은 제일 낮다’고 평가하였고, 그 결과 G이 운영하는 E이 저감설비 납품업체로 선정되었다.
7) C는 2021. 9. 13. 규모가 작은 포항2공장에 대한 저감설비 납품계약부터 체결하였다(위 계약을 시작으로 C와 E 사이에 2022. 11. 8.까지 4건의 저감설비 납품계약이 체결되었는데 모두 전자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계약 체결은 아래 각주에서 보듯 포항2공장 ➪ 냉천공장 1차 ➪ 이 사건 포항1공장 ➪ 냉천공장 2차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8) N는 위 계약이 체결된 다음 날인 2021. 9. 14. 냉천공장에 설치할 전자빔 방식의 2,6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한 『냉천공장 VOCs 저감설비 입찰안』을 작성하였다. N는 위 입찰안을 작성하며, 냉천공장에 설치할 전자빔 처리 방식의 2,6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은 20억 7,200만 원이나([표2] 검토안에 기재된 단가와 동일함) 위 금액에서 8.4%를 감액한 18억 9,800만 원을 협상 목표가(네고 금액)로 기재하였다. C와 E 사이에 2021. 10. 5. 냉천공장에 설치할 2,6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한 납품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실제 계약금액은 위 네고 가액에 근접한 18억 8,200만 원이었다(냉천공장 1차 계약). N는 위 입찰안을 작성하며 입찰안의 하단에 (앞으로 체결될 계약의) 시리즈별 협상 목표가도 기재하였다. 시리즈별 협상 목표가는 아래 [표3]과 같다.
9) 위 시리즈별 협상 목표가에 따르면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은 30억 3,100만 원이나([표2] 검토안에 기재된 단가와 동일함) 협상 목표가(혹은 네고금액)는 위 금액에서 8.4%를 감액한 27억 7,600만 원이다. 검찰이 공소장 ➋항 부분에 “2021. 9. 14.경 C 구매팀에서 위 견적(2021. 4. 30.자 비교 견적)을 근거로 C의 또 다른 ‘냉천공장’에 E이 설치할 저감설비 협상 목표가를 4,500CMM 기준 27억 7,600만 원으로 산정하였음에도”라고 기재한 것은 2021. 9. 14.자 (냉천공장 2,600CMM 용량 저감설비) 입찰안 중 하단에 기재된 시리즈별 협상 목표가에 기초한 것이다. 그런데 위 금액은 N가 냉천공장에 설치할 전자빔 처리 방식의 2,6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해 입찰안을 작성하며 E이 제시한 금액에서 8.4%를 감액한 금액을 협상 목표가로 정하고, 향후 체결될 나머지 시리즈 계약에 대해서도 일응 8.4%를 감액한 금액을 협상 목표가로 예상하며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
10) 냉천공장 1차 계약이 체결된 후에는 순차적으로 같은 공장에 2차로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한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공장당 오염물질 저감설비를 매년 몇%씩 증가시키라는 환경부의 정책에 따라 냉천공장 2차 계약에 앞서 같은 규모의 포항1공장에 대한 납품계약이 먼저 진행되게 되었다. 포항1공장의 저감설비 용량은 나중에 4,245CMM으로 조정되었다.
11) C의 담당자인 N와 E의 대표인 G은 포항1공장에 설치할 4,245CMM 용량의 저감설비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위 저감설비를 ‘이 사건 저감설비’라 한다) 관련하여 2022. 5.경부터 6.경 사이에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하였다. 앞에서 보았듯이 C의 계약체결은 E이 제시하는 최초 견적가가 있고, 이에 대해 C가 생각하는 협상목표액이 있으며, 위 두 금액 사이에서 협상을 거쳐 이루어진다. 2021. 5. 25. 작성된 검토안([표2])에 따르면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한 E의 견적가액은 30억 3,100만 원이고, 2021. 9. 14. 작성된 (냉천공장 2,600CMM 용량 저감설비) 입찰안([표 3])에 따르면, 위 저감설비에 대한 협상 목표가액은 8.4%를 감액한 27억 7,600만 원이었다.
12) 그런데 실제로 이 사건 저감설비에 대한 납품계약을 체결할 무렵인 2022. 5.경은 위 검토안(2021. 5. 25)이나 입찰안(2021. 9. 14)이 작성되었을 때로부터 1년 혹은 8개월 정도가 지난 상황이었고 그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은 크게 상승하였다. 또한 2021. 9. 14.자 입찰안은 냉천공장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이 사건 계약은 포항1공장에 대한 것인데, 각 공장은 배관 등 설비구조가 달라 C로서는 E으로부터 포항1공장에 맞추어서 다시 견적서를 받아야 했다(공장 구조별로 설치비용과 운영비용이 달라짐). N는 “2021. 9. 14.자 냉천공장 4,500CMM 저감설비의 협상 목표가는 27억 7,000만 원 상당인데, 이 사건 계약에서 협상 목표가가 달라진 이유가 있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러니까 그 전년도 대비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있었고, 주요 장비들 같은 경우에 저희도 수입품. 그쪽에서 말했던 ACF필터라 든지 전자빔에 들어가는 주요장비들이 대부분 다 수입품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가격인상이나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했었고. 저희도 일반적으로 어느 업체든 견적서를 제출하면 견적서 제출일로부터 30일 내지 많게는 최대한 90일 정도까지 견적서가 유효하다고 했기 때문에. 그걸로 인해서 다시 받아서 검토를 했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13) C는 환경부 정책에 따라 2022년 내에 포항1공장에 대한 저감설비 설치를 완료해야 했고, 그런 이유로 계약을 서둘렀다(관할 관청에서 검사도 나올 예정이었음). 그런데 G으로부터 좀처럼 협상을 위한 견적서가 들어오지 않자 N는 2022. 5. 13. 13:35경 G에게 연락하여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하여 인상된 금액으로 협상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에 관한 자료를 빨리 주지 않으니 계속 자료를 주지 않으면 예전의 검토안이나 입찰안에 나온 대로 할 수도 있다. 그러니 협상 견적서를 빨리 달라’고 하였다.
14) N로부터 위 전화를 받고 20분 정도 지난 같은 날 14:00경 G이 N에게 연락하고, 17:25경 N가 다시 G에게 연락하였다. N는 G에게 “1차 기본이랑 최종이랑 같이 주셔야 한다(입찰안에 필요한 1차 견적 가액과 G이 실제 계약하기를 원하는 금액에 대한 네고 견적서 둘 다를 보내달라는 의미로 보임)”, “네고 금액은 일단 네고 금액대로 생각하시는 금액 넣어주시고, 그리고 네고 파이널 금액 맞추면 역으로 최소한 8% 정도를 그냥… 그러니까 최종적으로 C한테 이만큼 받겠다고 정하시면 거기서 견적가를 8∼10% 정도는 업 해가지고…아 8∼10%까지는 안되나? 아무튼 5% 선이라도 그렇게 해가지고 그래 주셔야지 저도 그걸 가지고 베이스를 잡고 하니까… 뭐 양쪽 다 힘들긴 한데 빨리 좀 해서 주세요.”라며 견적서 제출을 독촉하였다. N는 G에게 견적서 제출을 재촉하며 “저희가 검토하면서 네고가를 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사장님께서 급하게 진행을 해야 될 상황이라 네고가도 바로 물어보라고 하셔 가지고”, “저희 당장 검토해서 월요일 날 저 보고드리고 당장 E에 발주 내야 돼요. 4200 그거는”, “저도 어차피 주말에 들어오면 주말에 나가서 빨리 정리해서 월요일날 아침에 사장님 오시자마자 보고를 드려야 되거든요.”라고 하였는데, 이는 위 계약에 대해 C의 대표가 직접 진행상황을 챙겼으며, N가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였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검사는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금액 결정에 대해서 증인은 실무자로서 가격을 협상하고 낮추도록 시도를 하고, 이런 절차를 밟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고, 최종적인 금액 결정은 피고인이 했나요.”라고 질문하였는데, 이에 대해 N는 “아니요. 이건 금액이 다 커서 대표이사님까지 갔고, 대표이사님이 최종 결정을 하셨습니다.”라고 답하였다.
15) N로부터 독촉을 받은 G은 2022. 5.경 이 사건 저감설비에 대한 입찰안을 제출하며 최초 견적가로 33억 5,600만 원을 기재하고, 6.경에는 2차 견적가로 31억 5,000만 원을 기재하였으며, 네고 금액은 30억 5,000만 원으로 정하였다.
16) N는 2022. 6. 9. G에게 연락하여 G이 최초 견적가로 기재한 33억 5,600만 원에 대해 대표에게 보고는 했으나, G이 원하는 협상가액 31억 5,000만 원은 최초 견적가에 비해 9.1% 밖에 감액되지 않았으니, 11% 정도를 감액한 29억 8,500만 원을 최종 협상 가액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17) N로부터 협상가액을 29억 원 정도까지 내리는 것을 검토하라는 말을 들은 G은 N의 상사인 피고인에게 연락하였다. G은 ‘N가 단가를 너무 후려치고 있다’고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30억 5,000만 원에서 30억 7,000만 원 정도로 최종 입찰가(3차 입찰가)를 적으라고 하였다. G은 최종 견적가를 30억 6,000만 원으로 기재하였고, 위 금액으로 2022. 6. 21.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었다.
18) 이와 관련하여 N는 2024. 5. 22. 경찰에서 조사받으면서 “최초에 생각했던 것은 27억 7,600이었고,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것을 감안하더라도 29억 8,500으로 하고 싶은데, 구매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자재비, 인건비를 인정안하고 더 낮추고 싶은 거죠. 그런데 아까 진술했듯이 30억 5,000으로 네고 견적을 받았고, 계약시기가 급해서 보고를 했는데, 승인이 나면서 제 마음과는 달리 공사금액이 정해졌던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변호인은 법정에서 N의 위 진술 중 “최초에 생각했던 것은 27억 7,600이었고”라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였는데, N는 이에 대해 “포항1공장도 똑같이 4,500CMM이니까 당연히 제가 견적이나 네고가 아무 것도 안 들어 왔을 때 제일 처음에 생각한 거는 당연히 냉천 4,500을 기준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최초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 최초라는 거는, 제가 견적을 받기 전에 물가가 인상되고 인건비가 인상되었다고 그쪽에서 이야기해서 견적을 주려고 했어도, 그러니까 제 개인적으로는 어쨌거나 같은 용량의 4,500이니까 최소한 그 전년도에 검토했던 4,500의 기준을 저는 그냥 찾고 있었다는 거지, 이걸 가지고 협의하거나 한 건 아닙니다.”, “이게 경찰진술에서도 계속 문제가 되었던 게, 냉천 건과 포항 건은 다르다고 계속 별개로 했었는데, 조사하시던 경찰관 분도 어떻게 보면 포커스가 거기에 너무 집중이 되어서 포항 거와 냉천 거 4,500이 동일하다고 해서 계속 작성이 되었던 거고. 제가 여기서 답한 뜻은, 각 공장 장비별이라고도 답했지만, 최초 27억 7,600이라는 거는 냉천을 할 때 보고를 하고 사인을 받았으니까 4,500이 이 정도 가격으로 우리는 협의를 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고. 그리고 포항1공장 시점에 와서 견적이 이 만큼 올랐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을 한 겁니다.”라고 진술하였다.
19) 이 사건 계약(포항1공장 4,245CMM 용량의 저감설비 납품계약)이 30억 6,000만 원으로 성사되자, 피고인은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였다. G은 자금세탁 등의 과정을 거쳐 2022. 6. 29.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하였다. 피고인은 위 돈을 받은 후에도 돈이 적다며 G을 압박하였고, G은 2022. 12. 21. 추가로 돈을 지급하였다.
나. 이 사건 저감설비의 가액이 28억 원 정도였는지
1) 검찰은, “피고인이 G과 사전에 공사대금을 과다하게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과다지급된 공사대금 중 일부를 G으로부터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횡령하기로 공모하였다”고 주장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전제는 “피고인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면 이 사건 계약은 최초의 적정한 금액인 28억 원 정도로 체결되었을 것인데 피고인이 발주처 구매부장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금액을 30억 6,000만 원으로 부풀렸다”는 것이며, 검찰은 그 근거로 이 사건 저감설비와 용량이 같은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이 2021. 4. 30.자 비교 견적서에 따르면 27억 3,100만 원이고(➊항), 2021. 9. 14. 작성된 입찰안에 따르더라도 27억 7,600만 원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➋항).
3) 그런데 이 사건 저감설비는 전자빔 방식이며, 2021. 4. 30.자 비교 견적서에 따르더라도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은 전자빔 방식을 적용했을 때 32억 8,100만 원이다. 검찰이 주장하는 27억 3,100만 원은 소각로 방식에 대한 것이니, 이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4) 2021. 9. 14.자 입찰안에 기재된 협상 가액에 대해서도 본다. 위 입찰안은 냉천공장에 설치할 전자빔 방식의 2,600CMM 용량의 저감설비에 대한 것으로 C의 담당자 N는 위 저감설비의 협상 목표가를 정하며 최초 견적가 20억 7,200만 원에서 8.4%를 감액한 18억 9,800만 원으로 기재하였고, 이에 더하여 향후 체결될 용량이 다른 나머지 시리즈 계약에 대해서도 일응 위와 같이 8.4%를 감액한 금액을 협상 목표가로 제시하였다([표3]). 위 입찰안에 기재된 시리즈 계약의 협상 가액은 어디까지나 예상 금액이며 어느 업체든 제출된 견적서는 30일 내지 90일까지 유효하므로 위 입찰안이 작성된 때로부터 8개월 정도 지난 2022. 5.경 포항1공장에 설치될 이 사건 저감설비에 대한 협상을 개시하면서 위 금액을 기준으로 할 수도 없다.
5) 2022. 2.경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N와 G은 원자재 값 상승 등을 반영하여 이 사건 저감설비에 대한 협상을 하기로 하였다. 또한 포항1공장과 냉천공장은 배관 등 설비구조가 달라 C로서는 포항1공장의 구조에 맞춘 견적서를 다시 받아야 했다. C의 담당자인 N 입장에서는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종가액을 30억 원 대(30억 6,000만 원)가 아닌 29억 원 대(29억 8,500만 원)로 하고 싶었으나 G은 인상요인 등을 말하며 30억 6,000만 원을 제시하였다. C로서는 6월 중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했기에 더 이상 검토하거나 협상할 시간이 없었다. N는 위 금액으로 대표에게 보고하였는데 예산 이내의 금액이라 그대로 승인이 되면서 계약금액은 30억 6,000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6) G은 N로부터 ‘용량이 4,500CMM 이었던 냉천공장 2차 저감설비의 협상 목표가액이 27억 7,000만 원 상당이었으니, 그보다 용량이 적은 4,245CMM의 이 사건 저감설비의 협상가액은 27억 7,600만 원 보다 높을 수 없고 대략 28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여러 차례 진술하였으나, N는 G에게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였다. G과 N는 이 사건 계약 관련하여 2022. 5.경부터 계속하여 통화하였는데, 통화내용 중에 G의 진술에 부합하는 내용은 없다(N와 G이 위 내용만 직접 만나서 대화하였을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N가 G에게 연락한 내용은 견적서를 (최초 가액과 네고 가액을 구분하여) 빨리 제출하라는 것과 최초 견적가로 제출한 33억 5,600만 원에서 11% 정도 감액된 29억 8,500만 원을 협상가액(네고 가액)으로 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는 것이다. 변호인은 법정에서 “2022. 5.경 G과 포항1공장 4245CMM 용량 저감설비 네고가를 협상하면서, 2021. 9. 14. 냉천공장 입찰안 작성 당시 4500CMM 협상목표가였던 27억 7,600만 원에 맞춰라, 또는 그 가격에 가깝게 27억 내지 28억 원 정도로 하라고 요구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라고 질문하였고, N는 “없습니다. 아까도 봤듯이 너희가 그 제출을 안 하면 그걸 근거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고. 그 녹취록에 똑같이 있는 거는, 너희가 요구한 만큼 당연히 견적 대비해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까 너희 말대로 자재비 인상된 걸 내가 검토할 테니 새로운 견적을 달라고 요청을 한 거지, 어디에도 제가 27억에 하라고 했던 내용은 없습니다.”라고 답하였다.
7) 담당자인 N로부터 이 사건 계약의 최종 가액이 28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G의 진술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신뢰하기 어렵다. ➀ G이 주장하는 28억 원은 2021. 9. 14. 작성된 냉천공장 2,600CMM 용량 저감설비 입찰안의 하단에 기재된 (나중에 계약하게 될) 시리즈별 협상 목표가 중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 27억 7,000만 원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표3]), 위 협상 목표가는 그보다 4개월 정도 앞선 2021. 5. 25. 작성된 냉천공장 저감설비 검토안에 기재된 전자빔 방식의 4,500CMM 용량의 저감설비 가액 30억 3,100만 원에서([표2]) 8.4% 감액된 금액이다. ➁ 그런데 이 사건 계약은 그로부터 1년 혹은 8개월 정도가 지난 2022. 5.경부터 협상이 개시되었고, 그 사이 국제 정세의 변동으로 저감설비에 들어갈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으며, 냉천공장과 포함1공장은 배관 등 구조도 다르다. 공장의 구조가 다르면 설치비용과 운영비용이 달라지며 이에 기초한 새로운 견적서가 제출되어야 한다. ➂ 담당자 N의 진술에 따르면 각종 견적서는 대략 30일 내지 최대 90일까지 유효하다. 그럼에도 N와 G이 2022. 5.경 이 사건 저감설비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면서 굳이 2021. 5. 25.자 검토안([표2]) 혹은 2021. 9. 14.자 입찰안([표3])에 기재된 가액을 최종 가액으로 정하고 협상을 시작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8) 이상의 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의 가액은 최초의 견적가액에서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검찰은 이 사건 업무상횡령의 전제로서 “원래 28억 원이었던 기준 가액이 피고인의 부당한 개입으로 30억 6,000만 원으로 부풀려졌다”라고 주장하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 G이 피고인에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는지
1) C는 2021. 9. 13. 규모가 작은 포항2공장에 대한 저감설비 납품계약부터 체결하였다[위 가.항의 7)항 참조]. 당시 C의 구매팀 부장이었던 피고인은 위 계약 직전인 2021. 9.초경 G을 만나 ‘E이 기술력은 되지만 신용이 부족하여 C에 부담이지만 (본인이) 신경을 많이 써서 업체로 선정하게 해주었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금전 제공에 대한 은근한 요청을 받았다고 느낀 G은 위 계약이 체결된 이틀 후인 2021. 9. 15. 피고인을 만나 개인적으로 마련한 돈 중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2) 포항2공장에 대한 계약이 체결된 후(계약금액 17억 9,500만 원) 2021. 10. 5. 냉천공장 1차 계약이 체결되었고(계약금액 18억 8,200만 원), 포항1공장에 대한 이 사건 계약이 2022. 6. 21. 30억 6,000만 원으로 체결되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이 성사된 것에 대해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금전 지급을 요구하였고, G은 자금세탁 등의 과정을 거쳐 2022. 6. 29. 피고인에게 1억 원을 전달하였다(자금세탁은 주식회사 R 계좌에서 주식회사 S 계좌로, 다시 주식회사 T 계좌로, 이후 U 계좌로 수회 이체된 후에 G의 형인 V 계좌에서 다시 G의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자금세탁에 동원된 대부분의 회사는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보인다. G은 피고인에게 돈을 전달하기 전에 루이 까또즈 쇼핑백에 5만 원 권 20개 묶음이 담긴 상태로 사진을 찍었다).
3) 피고인은 1억 원을 전달받은 후 돈이 적다는 뉘앙스로 전화하며 G에게 ‘앞으로 시리즈로 해야 하는데, 내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는 줄 아냐’, ‘내가 아니면 28억에 계약하지 않았겠냐’는 등의 말을 하였다.
4) 한편 G은 이 사건 저감설비 설치 공사 관련하여 2022. 12.초경까지 기성금을 받지 못하였고, 협력업체에 돈을 지급할 수 없어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G은 이러한 사정을 2022. 12. 9. 전화로 피고인에게 하소연하였다. G은 통화를 하면서 피고인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돈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그리고 그거 조금 기다려 주이소. 죄송합니다.”, “너무, 너무 죄송합니다. 진짜.”, “한 번만, 한 번만 더 해 주시면.”, “10일만 더 연기해 주이소.”, “(한숨을 쉬며) 20일인데 20일.” 등의 말을 하며 사정하고, 이에 피고인은 “또, 또요?”, “얼마나요? 지금 신뢰 바닥인데 지금.”, “그거 언제까지인데요?”, “너무 늦다, 그거는.” “다음 주중으로 하면 안 될까요?”라는 등의 말을 하였다. G이 (현재 자금이 없으니) 기성금이 지급되면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하겠다는 의미로 “그러면 그거 좀 풀면 내가 그거를 하입시다.”라고 하자 피고인은 “와, 또 뭐 이거 조건 있네. 조건이 가?”라고 대응하며 “다음 주 중으로 우리도 빨리, 빨리 정리하입시다.”라고 하였다. 위 대화에 대해 변호인은, 피고인이 G에게 먼저 돈을 달라고 한 적은 없고, G은 2022. 연말쯤 한 번 더 크게 하겠다고 장담하였는데, 돈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하자 반쯤 농담으로 ‘먼저 준다고 해놓고 왜 미뤄, 줄 거면 빨리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며, G과 친하게 지냈고 농담도 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하여 반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G은 너무너무 죄송하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신뢰바닥이라며 짜증을 내고 있다. 도저히 농담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으로부터 빨리 정리하자며 채근당한 G은 앞서와 같은 자금세탁 등의 과정을 거쳐 1억 5,000만 원을 마련하여 2022. 12. 21.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5) G도 처음부터 피고인에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이 납품업체로 선정하고 나서 피고인은 G에게 자신이 신경써서 업체로 선정되게 해주었다는 등의 말을 하였다. G은 이를 금전에 대한 요청으로 알아듣고 자신의 돈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위 다.1)항 참조, 피고인은 100만 원을 받았다고 주장함]. 그 후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었고, G은 선급금으로 받은 돈 중 1억 원을 지급함으로써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계속하여 ‘내가 아니었으면 28억 원에 계약하였을 것’이라며 압박하자 ‘28억 원과 30억 6,000만 원의 차액을 전부 지급해야 비로소 만족하겠구나’라고 생각하여 나머지를 추가로 지급하였다.
6) 변호인은, G이 자금세탁 등의 과정을 거쳐 1억 원과 1억 5,000만 원을 마련하였다고 한들 위 돈이 전액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다툰다. 변호인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➀ 피고인은 2022. 6. 29. 2,000만 원, 2022. 12. 21. 2,000만 원을 받았을 뿐이고, 그 외 2021. 9.경 G으로부터 1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➁ G은 이 사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회사 돈을 자금세탁하여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G은 형인 V를 동원하여 자금세탁을 거쳐 1억 원과 1억 5,000만 원을 마련하였으나 위 돈 중 4,000만 원만 피고인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사용하였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마치 업무를 위해 사용한 것처럼(E 관련 사람들과의 문제로 인해 위 돈 대부분을 차마 자신이 가져갔다고 인정할 수 없어) 피고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7) 그런데 G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2022. 11. 24. 형인 V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냉천 구매부장에게 돈을 또 주어야 하거든, 1억 5,000만 원 만들어서.”라고 하였는데, G이 지금과 같은 형사사건을 예상하며 형에게 미리 ‘금액을 맞추어’ 거짓말을 하였을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G이 2022. 11. 24. V와 통화하며 ‘1억 5,000만 원 만들어야 한다’고 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22. 12. 9. G과 통화하기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돈을 줄 것을 압박하였고, 미처 돈을 마련하지 못한 G은 ‘너무 너무 죄송하다’며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G 역시 업무상횡령죄의 공범으로 기소되어 피고인에게 4,000만 원을 준 것인지, 2억 5,000만 원을 준 것인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질 수 있는데 굳이 거짓말 할 이유도 없다.
8) G은 C의 담당자 N로부터 ‘이 사건 저감설비의 가액이 28억 원을 기준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객관적인 사정에 비추어 보면 G의 말은 신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G이 이와 같이 믿게 된 데에는 피고인이 G으로부터 이 사건 계약 관련하여 최대한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하여 자신의 공을 내세우며 ‘내가 아니었으면 28억 원에 체결되었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압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라. G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이 C의 재물인지
1) 피고인은 E이 저감설비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이 자신의 공인 것처럼 내세우며 G으로부터 돈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피고인의 행위가 C의 재물을 횡령한 것이 되려면 위 돈이 C의 재물이라는 점, 즉 이 사건 저감설비의 원래 가액은 28억 원 정도였는데 피고인이 G과 사전에 모의하여 30억 6,000만 원으로 부풀렸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이 제대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검찰은 피고인이 C의 구매부장으로 ‘납품업체의 기술검토 및 선정, 가격 협상, 계약 체결, 발주품의서 결재 및 그에 따른 집행 업무를 총괄한다’고 전제하고 피고인을 ‘이 사건 계약 관련하여 C의 재물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사실상 C의 자금을 보관하는 자’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계약은 2022년까지 유해물질 저감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환경부의 정책에 따라 2022. 6. 중으로 체결되어야 했던 것으로 C의 대표 역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진행상황을 직접 챙겼으며 담당자 N는 직속 상사인 피고인뿐만 아니라 대표에게도 진행상황을 계속하여 보고하였다 [위 가.14)항 참조]. 이 사건 계약의 최종 결정 역시 C의 대표가 하였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과연 ‘C의 재물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 혹은 ‘C의 재물을 사실상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4. 결론

이처럼 업무상횡령 혐의는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증거 분석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므로, 당사자가 혼자 혐의에 대응하다가는 핵심 쟁점을 놓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공소사실의 전제가 되는 기준 가격의 부당성, 재물 보관자 지위 여부, 증거의 신뢰성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방어 전략을 수립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횡령 혐의로 수사 또는 기소된 경우라면 지체 없이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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