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상대방이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만으로 성범죄로 처벌받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점점 더 많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교제 상대방이 만 16세 미만인 사실을 몰랐다는 이유로 미성년자의제강간 및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미성년자의제강간죄란 무엇인가
법률 규정의 내용
형법 제305조 제2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에도 강간죄 또는 유사강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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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신설 2020.5.19> |
이를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및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죄라고 부르며,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하였더라도 상대방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라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나이를 알아야 하는가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적용되려면, 피고인이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모든 범죄는 고의, 즉 범죄 사실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상대방이 16세 미만임을 몰랐다면, 설령 실제로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라 하더라도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나이에 대한 인식, 어떻게 증명하는가
검사의 입증 책임
형사재판에서 범죄 성립에 필요한 모든 사실은 검사가 증명해야 하며,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알고 있었다는 주관적 인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나이를 몰랐다고 주장하며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검사는 피고인이 실제로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증명하여야 합니다.
이때 피해자가 실제로 16세 미만이라는 객관적 사실 하나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간접사실에 의한 증명 방법
피고인이 나이 인식을 부인하는 경우, 검사는 피고인의 내심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을 통해 이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자의 실제 생년월일을 알고 있었다거나, 피해자의 외모가 또래보다 현저히 어려 보였다거나, 대화 내용에서 피해자의 나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이러한 정황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상대방이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사실만으로는 만 16세 미만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3.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판단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자를 알게 되어 교제를 시작하였고, 교제 직후 피해자와 성적 접촉 및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실제 나이는 만 15세였으며, 만 16세가 되기까지 약 3개월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2008년생으로 연 나이 17세이며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과 피고인의 인식
피해자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자신이 2008년생으로 17살이고 고등학교 1학년임을 알려주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생년월일 등 정확한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았고, 피해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도 생일과 같은 인적사항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 내용 중에서 피고인이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외모와 행동을 통한 인식 가능성
CCTV 영상에 촬영된 피해자의 모습은 통상적인 고등학교 1학년 학생보다 특별히 어려 보이거나 체격이 작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는 키 162cm에 긴 머리와 안경, 귀 피어싱, 네일아트를 한 모습이었으며, 룸카페에서 나온 뒤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모습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외형이나 행동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연 나이와 만 나이의 차이 문제
우리식 연 나이로 17세는 만 나이로 환산하면,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 만 15세, 생일이 지난 경우 만 16세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생년월일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만 16세 미만인지 여부를 알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고소인의 정확한 인적사항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 연 나이 17세이고 만 15세 또는 16세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가 만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 및 미성년자의제강간 모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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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가명, 여, 이 사건 당시 만 15세, 이하 '고소인'이라 한다)와 교제한 사이이다. 가.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 피고인은 2024. 3. 23. 16:00경 서울 광진구 C에 있는 D룸카페에서 고소인 옆에 누워 손으로 고소인의 음부를 문지르고, 손가락을 음부에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고소인을 유사강간하였다. 나. 미성년자의제강간 1) 피고인은 2024. 3. 24.경 서울 강남구 이하불상지에 있는 불상의 룸카페에서, 고소인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2)피고인은 2024. 3. 29. 16:40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고소인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고소인을 간음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에서 정하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죄의 성립이 인정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가 13세 미만임을 알면서 그를 강간하였다는 사실이 검사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물론 피고인이 일정한 사정의 인식 여부와 같은 내심의 사실에 관하여 이를 부인하는 경우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 내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추단된다고 볼 수는 없다. 설사위 조항이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미숙한 단계인 13세 미만 미성년자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13세 미만의 여자라는 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검사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따라서 13세 미만의 여자에 대한 강간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사실을 몰랐다고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다른 범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의하여 그 입증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73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형법 제305조 제2항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및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임을 알면서 그와 간음하였다는 사실이 검사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고소인을 간음 또는 유사간음하는 과정에서 고소인의 나이가 16세 미만이라는 점에 대하여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고소인은 E 생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고, 만 16세가 되기까지 약 3개월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2) 피고인은 틱톡에 영상을 올렸다가 2024. 3. 20.경 고소인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이틀 정도 고소인과 연락을 하다가 같은 달 22.경 사귀게 되었으며 고소인이 2008년 생으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고소인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자신이 2008년 생으로 17살이고 고등학교 1학년이고 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고소인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인적사항 외에 다른 인적사항은 알려주지 않았고 인스타그램에도 고소인의 생일과 같은 인적사항을 찾아볼 수 없으며, 피고인이 당시 고소인이 만 16세 미만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대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3) 수사기관에서는 고소인이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것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피고인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해서 미성년자의제강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수사기관도 피고인에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위법하다고만 알려주었을 뿐이다), 피고인이 고소인의 나이가 만 16세 미만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4) CCTV에 촬영된 고소인의 모습을 보더라도 통상적인 고등학교 1학년 학생보다특별히 어려 보이거나 체격이 작아 보이지는 않는다. 진술조력인 보고서 상에도 '진술자(고소인을 의미한다)는 162cm에 통통한 편, 어깨 밑으로 내려오는 긴 머리에 검은테안경, 귀 피어싱, 네일아트 등'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게다가 2024. 3. 29. 룸카페에서 나온 고소인이 길거리 모퉁이에서 흡연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하는바, 고소인의 외형이나 행동 등을 통해 피고인이 고소인이 만 16세 미만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반면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 당시 나이가 만 19세 5개월 정도에 불과하여 성인이 된지 얼마 안 되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르바이트를 해 오던 사람으로 사회 경험이나 규범에 대한 인식·이해가 풍부한 상태로 보이지도 않는다. 5) 종전의 우리식 나이인 연 나이 17세는 만 나이로 생일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는 만 15세, 생일이 지난 경우는 만 16세에 해당하여 대상자의 생년월일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정확한 만 나이를 알기 어렵다 할 것인데, 피고인과 고소인은 사귀기로 한 사이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고소인의 인적사항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바가 없었고, 이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만 고소인과 만나 성적인 관계를 한 후 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이나 정황사실에 의한 별도의 증명 없이 고등학교 1학년생은 연 나이로 17세이고 만 15세 또는 16세일 수 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고소인이 만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에 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
4. 결론
미성년자의제강간 사건은 피해자의 나이, 피고인의 인식 여부, 당사자 간의 대화 내용 등 다양한 사실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당사자가 혼자 대응하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에서 검사의 증명이 충분한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간접사실과 정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변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미성년자의제강간 또는 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게 된 상황이라면, 반드시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