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문피고인을 징역 3년6개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 · 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압수된 식칼 1개([2023고합244] 증 제1호)를 몰수한다.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2024고합85]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범 죄 사 실(2023고합244)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1. 4. 13. 제주지방법원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2022. 8. 1. 제주교도소에서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 B(여, 36세)와 지인 관계이다.
피고인은 2023. 12. 8. 새벽 무렵(00:00경부터 03:27경까지 사이) 안양시 만안구 C 소재 건물 지하층 D호 지인의 주거지(이하 '이 사건 거주지'라고 한다)에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로부터 '내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듣고, "너 오늘 여기서 살아남아서 나가지 못한다."라고 말하고, 계속하여 피해자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갑자기 주방에 있던 위험한 물건인 식칼(전체길이 31cm, 칼날 길이 19cm)을 집어 들어 피해자의 목에 겨누고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죽는 거다. 빨리 침대에 가서 누워."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였으며,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가 침대 위에 앉자, 피해자의 팬티를 손으로 찢으면서 벗기고,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간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B의 법정진술
1. B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1. B의 진술서
1. 압수조서, 압수목록
1. 압수된 식칼 1개(증 제1호), 여성용 속옷 1개(증 제2호)의 각 현존
1. 현장, 칼, 팬티 사진, 수사보고서(112신고사건처리표 첨부), 수사보고서(사건 현장 감식 실시), 사건현장 감식기록, 수사보고서(피해자로부터 받은 신고자 문자메시지 캡처사진 첨부), 각 감정의뢰회보(감정서)
1. 판시 전과 : 수사상황(피의자의 동종 전과 관련 사건 내용 확인 및 누범 확인), 판결문, 개인별 수용현황, 사건요약정보조회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형법 제297조(유기징역형 선택)1. 누범 가중
형법 제35조, 제42조 단서
1.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선고와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신상정보등록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위험성, 이 사건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공개 ·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1. 취업제한명령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부칙(2023. 4. 11.) 제3조,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본문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였을 뿐,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가. 관련 법리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 한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 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경험칙이란 각개의 경험으로부터 귀납적으로 얻어지는 사물의 성상이나 인과의 관계에 관한 사실판단의 법칙이므로 경험칙을 도출하기 위하여서는 그 기초되는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성폭력 범죄는 성별에 따라 차별적으로 구조화된 성을 기반으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피해자라도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게 되기 전까지는 피해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며, 피해상황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 누구든지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하였더라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수 있고, 피해상황에서 명확한 판단이나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이나 성정, 사회적 지위와 가해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도3451 판결 등 참조).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성 · 논리성 · 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 등 증인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742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주요부분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 논리성 · 구체성,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및 당시 피해자가 처한 상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범죄사실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강간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만으로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일으키기 부족하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인 2023. 12. 8. 피해자의 부탁을 받은 피해자의 남자친구E(이하 '남자친구 E'라 한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과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집에 간다고 하자 피고인이 칼을 가지고 와서 위협을 하며 목에 칼을 겨누고 침대에 눕혀 팬티를 찢고 억지로 성관계를 하였다. 집에 못 가게 휴대폰을 뺏고 감금하였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 · 제출하였고, 같은 날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가 집에 간다고 하자 피고인이 '너 오늘 여기서 살아남아서 나가지 못한다.'라고 위협적으로 말하고, 가방하고 휴대폰을 뺏었다. 그냥놓고 가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나가려고 하니까 피고인이 싱크대 좌측에서 칼을 꺼내서 갑자기 목에 겨누고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죽는 거다, 빨리 침대에 가서 누워.'라고 했다. 그러고는 싱크대 통 안에 칼을 놓았다.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 가서 앉아있었더니 피고인이 자기 고추를 빨라고 했다. 그래서 못하겠다고 하니까그러면 나랑 섹스를 하자고 하면서 팬티를 힘껏 당기면서 팬티를 손으로 다 찢어버렸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소리를 지르니까 욕을 했다. 피해자가 고개를 막 돌렸는데도 귀랑 목이랑 입술이랑 막 빨았다. 가슴도 빨고, 피해자가 막 싫다고 움직이니까 피해자의 양팔을 세게 잡으면서 10분가량 성관계를 하고 질 안에 사정을 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2024. 4. 3. 이 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과 술을 먹다가 피해자가 집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피고인이 주방 쪽에서 식칼을 꺼내 목에다가 겨누고 '여기에서 나갈 생각 하지 말라'고 하고, '방에 들어가라'고 해서 억지로 방에 들어갔다. 피고인이 식칼을 다시 싱크대 밑에 넣어놓고, 피해자를 침대 쪽으로 데려가 강제로 눕힌 다음에 피해자의 팬티를찢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입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피고인이 한 행위의 세부적인 내용, 피고인과 피해자의 상호적인 행동과 반응 등 피해사실의 중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진술 자체에서 모순되거나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인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2)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휴대폰과 가방을 빼앗은 시점 등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일부 일치하지 않는 진술을 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이는 피해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이 아닌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거나 진술을 일부 번복한 것은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사소한 차이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 보이므로, 이로 인하여 피해자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이 사건 범행 무렵 자신이 먼저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함께 술을 마시자고 했고,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한 번 있다는 등 보기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평가될 내용도 포함하여 진술하고 있다.
3)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범행을 당한 후 피고인이 잠들자 2023. 12. 8. 03:30경 남자친구 E에게 "살려주세요. 나 강간당하고 피고인이 칼꺼냈어요."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였고(증거기록 85쪽), 남자친구 E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칼부터 회수해주세요."라고 하면서 피해사실을 진술하였으며, 같은 날 10:00경 경찰서에 출석하여 재차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신고 경위와 피해자의 진술 경위에 특별히 부자연스러운 면은 발견되지 않는다.
4) 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촬영한 현장 사진 및 압수물 사진에 의하면,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이 사건 거주지 주방 싱크대 내부 칼꽂이에 식칼이 꽂혀 있
었던 사실이 확인되고, 피해자가 현장에서 허리 밴드 아래 부분이 찢어진 팬티를 위 경찰관에게 제출한 사실도 확인된다.
5)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 우측 가슴에서 피고인의 유전자 Y염색체와 동일한 유전자 Y염색체가 검출되었고, 좌측 가슴, 입술, 목, 양측귀에서 피고인의 유전자 Y염색체를 포함한 혼합 유전자 Y염색체가 검출되었으며, 피해자의 성기(질, 자궁경부)에서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혼합 디엔에이형(정자층)이 검출되었는바, 이는 앞서 본 '피고인이 피해자의 귀와 목, 입술, 가슴을 빨았고, 성관계를 하다가 질 안에 사정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에도 부합한다.
6)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팬티를 벗긴 사실, 피해자의 팬티를 찢은 사실은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23. 12. 19.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당일 피해자와 성관계를 서너 번 했는데, 갑자기 피해자가 돌변하여 거리를 두면서 피고인을 친구로 대하는 태도를 보여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했다. 피고인이 욕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꺼져'라고 했고, 이미 그전에 성관계를 하면서 바닥에 있던 피해자의 팬티를 찢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일인 2023. 12. 8. 최초 경찰조사에서 "자세히 기억은 없는데 무언가를 하다가 팬티를 찢은 기억은 있다."라고 진술하고, 2023. 12. 12. 제2차 경찰조사에서도 "피해자에게 무언가 화가 나서 피해자의 팬티를 찢은 것은 기억이 난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진술은 이 사건 범행 직후에는 명확하지 않던 피고인의 기억이 그로부터 열흘 정도 지난 이후 갑자기 더 선명해졌다는 것이어서 선뜻 믿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6개월~2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성범죄 > 01. 일반적 기준 > 가.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 [제3유형]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주거침입등 강간/특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5년~8년
3. 선고형의 결정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협박하여 강간한 것으로 그 범행수법이 가지는 위험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은 다수의 폭력전과가 있을 뿐 아니라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기까지 하였음에도 누범기간 중에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는바, 그 죄책이 무겁고 비난가능성도 큰 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유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성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무죄 부분(2024고합85)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검사는, 피고인(남, 35세)이 [2023고합244] 피해자 B(여, 36세)에게 연락하여 "모텔로오지 않으면 예비 신랑에게 자신과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여 피해자를 안양시 만안구 F(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로 불러내고, 2023. 11. 28. 13:30경부터 18:39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모텔 G호 내에서, 피해자에게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기절놀이를 하자며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피해자의 아래 속옷을 벗긴 후 "내 성기를 빨면 보내주겠다."라고 위협하여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구강에 자신의 성기를 넣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을 유사강간죄로 기소하였다.
2. 판 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에는 검사가 공소장에 기재한 구체적 범죄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특히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증명을 통해 그 특정한 대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증명이 부족한데도 다른 시기에 범행을 하였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도15767 판결, 대법원 2011. 4.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특히 피고인이 일관하여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수사기관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유일하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고 유사성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나 그 전후 상황,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 등 그 주요 부분에 관하여 일관되지 않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사람의 기억이 흐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당시 피해자가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는 하나,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이 사건이 발생한 때부터 이 법정에서 증언할 때까지는 약 4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므로, 아래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 변경을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의 혼동이나 왜곡 등 기억력의 한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인 2023. 11. 28. 피해자의 부탁을 받은 모텔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억지로 술을 먹이고 감금을 했고, 모텔전화와 휴대전화를 빼앗아 못 쓰게 하고 '조커'가 우상이라며 목을 조르고 기절놀이를 하자며 여러 차례 목을 조르는 시도를 하였다. 위 속옷은 피해자가 벗고 아래 속옷은 피고인이 억지로 벗겼다. 피고인이 힘으로 팔을 제압한 뒤 침대에 눕혀 강간하려고 하다가 (피해자의) 심한 난동에 관계는 못하고 성기를 빨아야 보내준다고 하였고, 비닐을 머리에 씌우는 둥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려 뾰족하게 한 뒤생식기와 목에 겨누어 찔렀다. 피고인의 성기를 30분 간 빨아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 · 제출하여, '피고인이 (i)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ii) 피해자의 속옷을 벗긴 후 (iii) 피해자의 팔을 제압하고 강간하려고 하다가 피해자가 거부하자 (iv)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하고 (v) 나무젓가락 등으로 위협하여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2023. 12. 6.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는 "피고인이 갑자기 성관계를 하자고 해서 싫다고 했다. 그러다가 피고인이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고, 조커가 우상이라며 피해자에게 비닐봉지를 씌우고 약간 목을 조르기도 했다. 이때까지도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정도가 심해져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속옷을 벗고 성기를 빨면 보내준다.'고 해서 두려움에 입으로 피고인의 성기를 5분 정도 애무했다."라고 하여, '피고인이 (i) 성관계를 요구하였다가 피해자가 거절하자 (ii)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고, (iii) 피해자의 목을 졸랐으며, (iv) 이후 피해자에게 속옷을 벗고 유사성행위를 해 달라고 요구하여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2024. 8. 14. 이 법정에 출석하여서는 "피고인이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한 후 기절놀이를 하자고 말하며 피해자의 목을 졸라서숨을 못 쉬고 얼굴이 빨개져서 울었다.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의 속옷을 벗긴 후 피해자에게 '내 성기를 빨면 보내주겠다.'라고 말하고, 피해자의 팔을 힘으로 제압하는 등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후에 피해자의 구강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다."라고 진술하여, '피고인이 (i)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ii) 피해자의 속옷을 벗긴 후 (iii) 유사성행위를 요구하였으며, (iv) 이후 피해자의 팔을 제압하고 유사성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은 피고인이유사성행위 이전에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해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한 것이 피해자의 속옷을 벗기기 전인지 후인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한 후 피해자의 팔을 제압한 사실이 있는지, 유사성행위가 몇 분간 지속되었는지 등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순서와 같은 핵심적인 부분에서 계속 번복되고 있는바, 이에 대한 피해자의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의 한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2) 특히 피해자는 피고인이 '부러뜨린 나무젓가락'으로 피해자를 위협한 사실이 있는 지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당일 작성한 진술서에서는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려 뾰족하게 한 뒤 생식기와 목을 겨누어 찔렀다."라고 하였다가, 그로부터 약 일주일후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는 "피고인이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기는 하였으나, 나무젓가락으로 피해자를 직접 위협하지는 않았다."라고 그 진술을 번복하고,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진술서 작성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고, 흥분해서 과장되게 진술한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 법정에서는 다시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려 목에 겨누기도 하고, 생식기는 살짝 찌르기도 했다."라는 취지로 확대된 피해사실을 진술하면서 위와 같은 경찰진술을 번복하였다.
3) 피해자는 당시 이 사건 모텔에 가게 된 이유에 관하여도 이 사건 당일 작성한 진술서에서는 "피고인이 예비신랑에게 말을 꾸며내 지어낸다고 오라고 해서 갔다."라고 하였다가,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경찰조사를 받으면서는 "피고인이 모텔에서 술을 먹자고 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이 사건 모텔에 갔다."라고 하여 그 진술을 번복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다시 "피고인이 '지금 모텔로 오지 않으면 예비신랑에게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있다고 말하겠다.'라고 협박하여 이 사건 모텔에 갔다."라고 하여 그 진술을 또다시 번복하였으며,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기억이 잘 안 난다. 예비신랑한테 말을 한다고 해서 갔던 것은 맞다."라는 취지로 진술할 뿐, 그 번복 경위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4)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사건 당일 오후에 피고인으로부터 "모텔로 오지 않으면 예비 신랑에게 자신과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다."라는 취지로 협박을 당하여 이 사건 모텔로 갔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모텔 3층 복도 및 로비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에 의하면, 피해자는 2023. 11. 20.경부터 피고인 등과 함께 이 사건 모텔에 자주 출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2023. 11. 28. 14:24경 피고인이 있는 H호에 들어가는 피해자의 모습에서 평소와 달리 위와 같은 협박을 당하였음을 짐작하게 할 만한 별다른 징후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는 그때부터 약 30분간 H호에 있다가 피고인과 함께 퇴실하였고, 위 30분간은 "그냥 평상시의 대화를 하였다."라고이 법정에서 진술한 점, 피해자가 14:52경 피고인과 함께 이 사건 모텔 1층 카운터에 방문하여 방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모텔비를 피해자의 카드로 결제한 점,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술을 사러 나갔다가 10분 뒤 이 사건 모텔 G호에 함께 입실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이 사건 모텔 G호에 입실하기 전까지 피고인과 별다른 갈등 없이 동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5)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피해자의 목 부위, 왼손 및 오른손 손바닥에서 피고인의 타액이나 정액은 검출되지 않았고, 남성 특이적인 Y-STR 디엔에이형 역시 검출되지 않았다.
6) 나아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아래 속옷을 강제로 벗겼다."라고 진술하면서도 이를 경찰에 제출하지 않았고,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이 속옷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였을 뿐인바,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의 속옷을 강제로 벗긴 것이 사실이라면 속옷을 감정하면 가장 확실한 증거가 나올 텐데도 피해자가 이를 제출하지 않은 것도 쉽게 수긍하기가 어렵다.
7) 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스스로 이 사건 모텔에 왔고, 성관계를 시도하였으나 피해자가 거부하여 더 이상 시도하지 않고 유사성행위만 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이 "당시 젓가락을 부러뜨려 피해자에게 던지고,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은 있다."라고 진술하는 등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도 자발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비록 피고인이 2023. 12. 6.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 진술이 사실이다."라는 취지로 진술서
를 작성한 사실은 있으나, 2023. 12. 19. [2023고합244] 사건과 관련하여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그때(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한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한 때)는 '피해자가 좋게 끝내 주겠다.'고 했고 내가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실도 있어서 사건을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 피해자가 진술한 것이 있어서 내가 어떻게 될까봐 무서웠다."는 취지로 그 진술 번복의 경위를 설명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
8) 이 사건 모텔업주도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수일 동안이 사건 모텔에 있었던 점, 서로 술을 마시며 둘 사이에 문제가 없었던 점, 이 사건 전일인 2023. 11. 27.부터 이 사건일인 2023. 11. 28.까지도 피해자가 혼자서 이 사건 모텔에 들어오고 나가고 한 점을 봤을 때 범죄 피해가 아닌 서로 오해가 생겨 해프닝일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9) 나아가 피해자는 이 사건일인 2023. 11. 28.로부터 약 일주일 후인 2023. 12. 5.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고, 사과할 의사가 있다면 택시비를 내줄테니 안양으로 오라고 하여 피고인을 만나기도 하였는데,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하여 성폭력 피해자가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처지를 폭넓게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불과 일주일 만에 피고인에게 먼저 연락하여 함께 술을 마실 것을 제안하고 피고인을 만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에 의하여 유사성행위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정도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